대대 상근으로 복무 할 때 썰임

평소 내가 좀 느끼하게 먹는 걸 좋아하는 편이야.

카레같은 음식에도 치즈랑 마요네즈 넣고 반숙 프라이 비벼 먹을 정도로 느끼한 게 입맛에 맞는데.

한 날 군대에서 퇴근하고 집에 왔는데 라면이 ㅈㄴ 뗑기는 거야.

그래서 라면 두 봉을 끓였지.

근데 그냥 끓인 게 아니라 라면에다가 계란을 3개 풀고 4개는 수란형태로 넣은 다음 치즈도 6장인가? 풀어서 끓였어.(치즈가 다 안 풀려서 일부분은 덩어리 졌던 걸로 기억)

거기서 끝이 아니라 치즈를 또 한 6,7장정도 준비해서 면에다가 싸서 먹었거든?

물론 난 지성인이라 거기서 끝내지 않고 남은 소스같은 국물에 밥도 한계치까지 비벼 먹었어.

그렇게 먹고 설거지만 싹 해놓고 ㅈㄴ 더부룩한 상태로 잠이 들었지.

그리고 다음 날 평소처럼 출근하려고 6시쯤 일어났는데 배가 살짝 아프데? 그래서 화장실을 갔는데 안 나오길래 출근해서 싸야겠다 하고 준비해서 집을 나섰어.

당시 상근은 8시 반까지 출근해서 아침점호를 하고 일과를 시작하는데 난 그 때 나름 짬 좀 차있어서 항상 시간을 아슬하게 딱 맞춰서 가는 편이였어.

그렇게 집을 나서서 버스를 타고 가는데한 10분 갔으려나?(부대까지 50분 거리) 배가 점점 아파오면서 식은땀이 나는 거야.

근데 지금 내려서 싸고 다시 버스 오는 거 기다려서 타면 백퍼 지각이거든.

참을성이 좋은 난 어떻게든 참아보기로 했지.

5분 더 가니까 참을성이고 나발이고 아무것도 없더라.

지각이고 나발이고 군인이 버스에서 똥 지리면 뉴스 나오겠다 싶어서 바로 다음역에서 내렸는데 마침 다행히 지하철역 있는 곳이라 지하철 화장실로 곧장 향했어.

화장실 가는 도중에도 몇 번이나 멈춰섰다가 겨우 가서 쌌는데 진짜 그 순간만큼은 지각같은 건 1도 생각 안 나고 행복하더라ㅋㅋ

그렇게 결국 30분정도 지각해서 군대에 갔는데 지각으로 휴가 3일 짤렸다ㅋ

징계위원회 때 전날 라면 쳐먹고 똥싼다고 늦었다고 솔직하고 상세하게 말하니까 ㅂㅅ보듯이 쳐다보더라ㅅㅂㅋㅋ

교훈: 라면에 계란과 치즈는 적당히 넣어 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