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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SS번역] 여유가 없는 것은 피차일반(요시마리)

파란거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6.13 17:47:04
조회 1546 추천 25 댓글 7

														

여유가 없는 것은 피차일반
余裕がないのはお互い様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8786578



「재미없어」


숙이고 있던 고개를 들고 희미하게 중얼거리자, 호응하듯이 서류 뭉치 너머로 들떠 보이는 타천사의 목소리가 되돌아 왔다.


「어머, 요하네는 지금 엄청 즐거워」

「마리의 눈에는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는 걸로 밖에 안보이는데」

「후후후……생각이 얕네, 리틀데몬. 하계의 트랜드를 체크하는 것도 타천사인 요하네의 사명……타천사를 동경하는 사람들에게서 태어나는 칠흑의 레플리카들……아, 인간이란 얼마나 어리석은가! 하지만 살거야! 다음 달 용돈으로!」


스마트폰을 움켜쥐고, 반짝이는 눈동자로 화면을 주시하며 소리치는 요시코를, 마리는 선망의 눈으로 바라보았다.


오하라 마리는 우라노호시 여학원에서 전대미문의 학생 겸 이사장이다.

재정난으로 폐교 직전인 우라노호시를 오하라 그룹이 경제적으로 지원해, 그 자리를 채운 것이니까 실질적으로는 오너에 해당하겠지만.

학생이라고 해서 이사장직이 장식인 것은 아니었다. 물론 교사의 인사 등은 마리의 아버지를 통해서 하지만, 그 외의 학교 행사나 견학, 각 부활동의 운영 등, 이사장의 인가가 필요한 때는 확실히 검토해서 승인을 내고 있다. 오히려, 교사와 관련된 일 외에는 모두 마리가 해야 하는 범위였다.

눈앞의 산더미 같은(비유 없이) 서류는, 전부 마리가 해야할 범위. 따라서 도망칠 곳은 없었다.

직시하면 할 마음이 사라지니까, 자신을 북돋아 가며 조금씩 착수했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골에 할 마음이 사라져버리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기분전환 삼아 스마트폰으로 유행을 체크하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공교롭게도 그런 기분은 아니었다.

첫째로, 여기는 이사장실이다.

언제 교사가 들어 올지 모른다. 해야할 일을 내팽개치고 스마트폰으로 놀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이사장이기 전에, 오하라 마리는 학생. 공사는 확실히 구분해야 한다.



그 이사장실에 츠시마 요시코가 편하게 있도록 허가한 시점에서 그런 명분은 전부 무너져 버리지만.


「그보다- 빨리 일하라구 일. 요하네의 착각이 아니라면 높이가 전혀 안변하는데, 서류의 탑」

「그치만 하고 싶지 않은 걸. 오늘은 그럴 기분이 아니야. 부활동도 없고」

「이런게 이사장이라도 괜찮은 걸까, 우라노호시」

「요시코도 도와줘. 둘이서 하면 분명 빨리 끝날거야」

「싫어!! 일개 학생이 그런 일을 도울 수 있을 리가 없잖아!」

「No problem! 간단해. 서류를 읽고, 좋다고 생각하면 도장을 찍으면 돼」

「프라블럼이 잔뜩 있는데!?」


전력으로 거절당해(당연하지만), 마리는 체념 서린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내팽개쳤던 볼펜을 손에 들고, 다시 한 번 마주했다.

시선은 요시코에게 지적받은, 타워처럼 우뚝 선 서류로.

철저히 흰색으로 통일된 그것은, 한 장 한 장은 두껍지도 않은 단순한 종이지만. 그것이 몇 장, 몇 십장, 몇 백장이 겹치자 마치 바닥에서 올려다보는 자유의 여신상 같았다. 실제로 상징하고 있는 것은 자유는 커녕 구속이지만.


압도적 위압감.


그 위력은, 몸속에서 끌어모은 의지를 전부 바다 너머로 날려 버렸다.

한번 더 싸우려고 결의한 직후인데도, 손도 대지 못하고 오늘 몇 번째인가의 패배를 맛보았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마리는 책상에 엎드렸다.

그리고 첫머리로 돌아간다. 엔들리스 루프는 무섭습니다!


「앗, 어이-. 일해라 이사장~」

「아- 이제 싫어. 부활동은 없지 후배는 안 도와주지 매정한 녀석은 날아 오지, 마리의 Motivation은 현저하게 급강하입니다-」

「거의 요하네 탓으로 돌리고 있잖아」

「그러면 여기서 Question. 어떤 말을 하면 해저까지 떨어진 마리의 Motivation이 회복될까. 전능한 타천사 요하네, 대답해봐-. 그럼 Start!」

「모른다구!!」

「어쩔 수 없네~, 특별히 3개의 선택지를 줄게. ①사랑해, ②I love you, ③Ti amo」

「우와, 이거 귀찮은 녀석이지! 아무거나 상관없어!」

「안됩니다-, 번호로 선택해주세요」

「하아!? 음……그럼 ①?」

「붓부, 입니다! 정답은 ②였습니다~」

「어차피 의미는 전부 같은데 무슨 차이가 있는 거야」

「의미는 같지만 마리가 지금 듣고 싶은 언어는 영어였습니다」

「진짜 귀찮아!! 이사장 귀찮아!!」


문제를 틀린 것으로 인해 해저까지 가라앉은 마리의 모티베이션은 오르지 않았다.

엎드린 바람에 책상에 부채처럼 퍼진 금색 앞머리를 정돈하고 고개를 들어, 손님용 소파에서 유유자적하게 있는 요시코를 매섭게 노려보았다.



뭐야 이 녀석, 남의 기분도 모르고 스마트폰이나 보고 있다니.

애초에 학교가 끝나고 이사장 업무라니 노동 기준법이 무색하지 않아? 급료는 당연히 없고. 적어도 당분이라도 섭취하지 않으면 머리가 안돌아갈거야.

왠지 달콤한게 마시고 싶은데. 그러고 보니, 스타벅스의 신메뉴가 이번 주였던가.

가고 싶은데.

좋아 가자.

가는 김에 저기서 으스대며 앉아 있는 타천사도 강제 연행하자, 거부권 없음.


그렇게 결론을 내리고, 힘차게 고개를 들었다. 그 소리에 요시코도 무심코 이쪽으로 시선을 향했다.


「요시코!」

「요, 요시코가 아니라 요하네! 그래서, 왜?」

「스타벅스의 신메뉴를 먹고 싶어」

「…에, 오늘?」

「응」

「일은」

「안해」

「아니……, 있잖아. 최소한 절반 정도는 끝낸 뒤에 가자고 하는게 어때」

「절반을 끝내면 같이 갈거야?」

「그렇다면야, 요하네가 돌아가는 방향이고 별로 상관없는데」

「겸사겸사 집에서 자고 가도 될까? 하숙비는 몸으로 지불할게」

「네 무리한 부탁~, 요하네의 보금자리에 들어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품지 말아줘」

「엣-, 마리의 Body를 즐길 수 있는 Chance인데?」

「그건 다음 기회로 괜찮습니다-」

「매정하네, 달링」

「아-, 됐으니까 빨리 해치우자. 스타벅스 갈거지? 도울 수 있는 건 도울테니까」

「엣, 도장 찍어 줄거야?」

「그런 건 스스로 해! 요하네가 돕는 건 정리 같은 것!」


이 타천사를 부려먹다니…하고 투덜대면서도 그때까지 만지고 있던 스마트폰를 가방에 넣고, 요시코는 일어섰다. 서류의 양에 조금 질려했지만, 그래도 돕는다고 해준 것만으로 든든했다.

그리고, 끝난 뒤에 즐거움이 기다리고 있다면. 날아가버린 의지를 모아서, 다시 불태울 수 있을 것 같다. 작은 불씨가 커다란 불꽃이 되는 것처럼.

마리는 다시 한번 탑처럼 쌓인 서류 무리와 대면했다. 눈을 피하고 싶어지는 충동을 억제하기 위해 심호흡을 하고 나서 응시했다.

전부가 아니어도, 절반만이라도 괜찮다.


이제, 더 이상 도망치지 않아. 타천사도 기다리고 있으니까.




「와버렸구나……악마인 요하네가 날개를 쉬어 가는 결계에……. 암흑의 열매로부터 착취하는 엑기스는 이 요하네의 마력을 현저하게 높여주지. 후후후…지상에 나의 옥염이 퍼지는 것도 시간 문제야」

「요시코는 뭘로 할래? 마리는 물론 이 기간 한정 Flavor!」

「요시코가 아니라 요하네! 그리고 요하네는 오직 블랙뿐이야!」

「일부러 그렇게 쓴 걸 마시다니 타천사는 이상하네」

「너, 그 말은 대부분의 커피숍을 부정하는 거라구?」

「자잘한 일은 신경쓰지마~!」

「엄청 들떴네……」


경이적인 집중력을 발휘해 선언대로 절반량의 서류를 하이 스피드로 처리하고(요시코는 「왜 처음부터 그렇게 하지 않은 걸까」라고 한탄했다), 어안이 벙벙해 하는 타천사를 질질 끌고 누마즈에 도착, 목표인 커피숍에 도착한 두 사람.

저녁이라서 그런지, 귀가중인 사회인이나 우리처럼 딴 길로 샌 고등학생들로 계산대가 붐벼서, 아까부터 조금씩 밖에 줄이 나아가지 않았다.

그런데도 마리는 콧노래를 흥얼거릴 정도로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뭐라고 해도 일의 절반을 처리했고, 단 것도 마실 수 있고. 무엇보다 요시코가 있으니까. 그 요시코는 도무지 움직이지 않는 줄에 자기 어깨를 손가락으로 톡톡치면서 초조해 하고 있었지만.


「그보다 딱 봐도 빈 자리가 없을 것 같은데? 어떻게 할거야?」

「밖의 테라스석은 어때?」

「지금 마침 석양이라 태양 직격인데」

「파라솔이 있으니까 괜찮아!」

「안 돼……요하네는 어둠 속에 사는 타천사……태양이라고 하는 성스러운 빛의 아래로 나오면 이 몸이 불타올라 버려…」

「조금 전까지는 평범하게 태양 아래를 걸었으면서?」

「시끄러워!」


그런 대화를 하는 사이에도 줄은 나아갔다.

역시나 가게측도 익숙해졌는지, 그토록 길었던 판매 줄이 이제 3, 4명 정도로 줄어 있었다.

점원이 메뉴판을 가져와서 그것을 둘이서 바라보며 차례를 기다렸다.


「마리는 이거야!」


귤을 풍부하게 사용했다는 선전 문구와 함께, 오렌지색의 차가워 보이는 음료 위에 생크림을 올린 드링크가 사진에 실려 있었다. 이것이 마리의 목적인 신메뉴다.

거기에 생크림 위에는 오렌지 소스가 뿌려져 있어서, 흰색과 주황색의 콘트라스트가 예뻤다. 달콤함과 시큼함의 유니존을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여자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은 신작이다.

실제로 그것을 구입하는 손님을 보면, 자리에 앉은 뒤 사진을 찍거나 하면서 분위기를 살리고 있었다. 이맘 때의 여자의 마음을 확 잡은 것 같다.


「우왓……」


이맘 때는 이맘 때라도, 귤을 싫어하는 요시코는 그것을 보고 진심으로 얼굴을 굳혔지만.




결국 빈 자리가 없어서 마리의 제안대로 테라스석에 앉았다. 가게 안에서 본 대로 석양빛이 들어와서, 두 사람은 눈을 가늘게 뜰 수 밖에 없었다.


「분하군……태양 따위가 요하네의 두 마안을 막아 버리다니……」

「앉아서 마실 곳이 여기 말고는 없으니까, 어쩔 수 없어」

「좀 더 자리를 늘렸으면 좋겠어, 이렇게 꽃다운 여고생들이 많이 오는데」


요시코는 중얼거리면서 주문한 아이스 커피를 빨대로 빙글빙글 휘저었다. 그렇다고 해도 밀크도 설탕도 아무것도 안들어 있으니까 단순한 버릇이겠지만.

마리도 무사히 신작 드링크를 산 것에 만족하면서 빨대를 꽂아 마시기 시작했다.

입속에 퍼지는 생크림과 감귤계의 새콤달콤함은, 한입 마신 것만으로도 행복한 기분이 들게 했다.


역시 SNS에서도 평판이 높은 것 답게 맛있네. 이 행복, 다른 사람에게도 나눠주고 싶어.

아마 다이아라면 『맛있어-!』라고 외치고 기뻐하며 자기 몫을 사러 가지 않을까. 그 아이 단 걸 좋아하니까.

카난은 한입 마시고 『맛있네, 이거』라고 상쾌하게 웃으면서 말하겠지. 어쩐지 청량 음료의 CM같네.


그런 생각을 하면서 크림을 섞고 있는데, 어느샌가 요시코가 이쪽을 보면서 웃고 있는 것을 깨달았다.


「왜에?」

「아니, 너가 엄청 싱글벙글하면서 마시니까, 그 정도로 맛있구나 라고 생각해서」

「그것도 있지만, 카난이랑 다이아가 이걸 마셨을 때의 리액션을 상상했어. 분명 그 두 사람 마음에도 들거야」

「……헤에~」


그때까지 즐거워 하던 얼굴이 갑자기 도끼눈으로 바뀌었다.


「어머? Jealousy?」

「흥, 이 전능한 타천사 요하네가 리틀데몬의 교우 관계 정도로 일희일우할 리가 없잖아. 우쭐대지마」

「미간에 주름이 생겼어」

「커피가 써서 그런거야!」

「평상시에 블랙을 마셔서 익숙한데도?」


마리의 지적에, 벌레를 씹은 듯한 얼굴을 하고 타천사는 갑자기 반대 방향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녀가 보여주는 알기 쉬운 감정 변화에, 마리는 기뻐서 무심코 몸을 내밀었다.

상대는 놀라며 몸을 젖혔지만 전혀 상관없었다.


「뭐, 뭐야!」

「으응? 요시코는 마리를 엄청 좋아하는구나-해서」

「자의식 과잉 아니야!? 그보다 얼굴 가까워!」

「엣-, 마리의 Cute face를 이렇게나 가까이서 볼 수 있는데 기쁘지 않아!?」

「아-진짜- 가깝다니까! 떨-어-져-!」


어깨를 잡혀 그대로 밀려났다. 테이블을 짚고 있던 손이 미끄러져서 균형이 무너졌지만, 순간적으로 의자의 팔걸이를 잡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엉덩이로 착지했다.

조금 아픈데. 이건 일종의 가정폭력이 아닐까?

그렇게 바보같은 생각을 하다가 문득 떠밀린 여파로 흔들리는 컵에 시선이 닿았다. 투명한 컵 안에서 뒤섞인 흰색과 귤색이 넘실거렸다.


「있지, 요시코도 마셔 볼래? 오렌지」


필요없어, 라든지 악마의 음료! 라고 말하겠지.


「……음~」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요시코가 신기한 표정을 띄우고 컵으로 손을 뻗는 것에 순간적으로 반응하지 못했다.

놀라움은 계속됐다. 무려 꽂혀 있는 빨대를 입에 물고 드링크를 마시는게 아닌가. 녹색 빨대 안을 올라 가는 그림자가 확실히 보였다.

그리고,


「우왓, 이거 꽤 오렌지 맛이 세네!」


요시코는 한입 두입 정도 마신 뒤 곧바로 떨떠름한 얼굴로 컵을 되돌려 놓고, 자신의 커피를 허둥대며 쏟아 붓듯이 마셨다.


「요, 요시코 귤 싫어하면서 괜찮아!? 나, 농담이었는데……」

「흐흥, 연옥의 불꽃에 타오르는 타천사 요하네가 두려워하는 건 없어. ……거기에」

「거기에…?」

「이걸로, 다른 리틀데몬보다 먼저 타천사 요하네를 떠올리게 됐지?」


씨익하고 입가를 올리며, 못된 장난을 성공시킨 아이처럼 천진난만하게 웃었다.


아, 정말 이 사람은, 정말로……….



마리는 순간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가슴의 고동이 빨라졌다. 얼굴로 혈액이 몰려서, 뜨거워지는 것이 느껴졌다. 이런 상태를 보면 무슨 말을 할까.


「……에, 어라. 왜 엎드리는 거야?」


아마 요시코는 그 이유를 알아차리지 못하겠지. 그래서 쥐어짜낸 말이 살짝 떨려 버렸다.


「……요시코는 바보……」

「요시코가 아니라 요하네! 그보다 묵과할 수 없는데!?」

「그치만……나, 점점 더 요시코를 좋아하게 되어버려」

「당연하지. 뭐라고 해도 이 요하네라구?」

「……요시코 쪽이 자의식 과잉이야」

「아-아, 귀가 새빨간 이사장이 고개를 숙이고 있어서 전혀 안들리는데~. 제대로 고개를 들고 큰소리로 말해봐」

「우우」


살짝 고개를 들어, 요시코를 노려보았다.

턱을 괴고 히죽히죽 웃으면서 이쪽을 바라보는 여유로운 타천사. 뭔가 되돌려주고 싶었다.

당하기만 하는 것은 분하다, 일단 이쪽이 2년 선배인데. 그러니까 응석부리는 부분도 있지만, 오늘은 연상의 여유를 보여 주고 싶었다.


……그렇다면.


「후후후, 미안해. 요하네는 커피 다 마셨으니까 버리고 올게」


요시코가 빈 컵을 들고 일어섰다. 평상시라면 마리가 다 마실 때까지 기다렸다가 함께 정리하지만, 이번엔 마리가 진정할 수 있게 일부러 자리를 피해주는 듯 했다.

가게 안의 쓰레기통 쪽으로 가기 위해 이쪽으로 등을 돌린 순간, 마리는 힘차게 일어서서 요시코의 어깨를 잡았다.


「에, 뭐」


놀라서 돌아보는 요시코의 입술에서 말이 나오기 직전, 그대로 자신의 입술을 겹쳤다.

그녀가 방금 전까지 마셨던 커피 맛과 마리가 마셨던 오렌지 맛이 섞여서, 씁쓸함과 새콤달콤함이 코를 찔렀다.

닿아 있던 시간은 대략 몇 초였지만, 체감적으로는 계속 따스함에 닿아 있는 것 같았다. 일부러 입술 소리를 내면서 떨어지며,


「……요시코가 커피를 마실 때, 이제 가장 먼저 마리의 얼굴을 떠올리게 됐지?」


아까의 답례로, 방금 전 들었던 말을 그대로 귓가에 속삭였다.

결과적으로 되돌려준 것뿐만 아니라 마리의 반격은 상당한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 조금 전까지 여유로운 표정이었던 타천사의 얼굴이 새빨개져 있었다.


「너…너말야…, 여긴 대중 앞이라구!? 그보다 부끄러우면 무리하지마! 얼굴이 엄청 빨개!」

「아, 아닌 걸, 이건 석양 때문이야! 요시코도 빨갛다구!」

「하아!? 아니거든! 이것도 석양 때문이거든?!」

「……그, 그것보다, 빨리 쓰레기 버리고 오지 그래?」

「불러 세운 건 그쪽이잖아! 뭐냐구 정말!」


내뱉듯이 외친 뒤 이번에야말로 등을 돌려, 요시코는 조금 빠른 걸음으로 가게 안에 들어갔다. 멀리서 봐도 그 얼굴은 붉게 물들어 있어, 명백히 석양 때문은 아니었다.

자리에 앉아, 뺨에 손을 대었더니 열기가 느껴졌다. 아직 내용물이 남아 있는 드링크를 무심코 뺨에 대자 차가워서 기분 좋았다.



『이걸로, 다른 리틀데몬보다 먼저 타천사 요하네를 떠올리게 됐지?』


「……아아, 정말」


나도 모르게 엎드렸다. 다시 떠올려버려서, 점점 더 화끈해졌다. 마리의 체온으로 드링크도 미지근해졌다.

되갚아주기 위해서라고 하기에는 지나친 감이 있어, 새삼스럽지만 수치심으로 머리가 끓어오를 것 같았다. 연상의 여유, 라고 말했지만 요시코와 있을 때 여유가 있었던 적은 거의 없다.

같이 있는 것도 엄청 부끄럽지만, 집에 돌아가서 혼자 있더라도 오늘은 글렀다는 생각이 든다. 여러 가지로.


「……역시, 자고 가게 해주지 않을까……」


이것도 저것도 대부분 요시코가 나쁜거니까, 요시코가 책임져야 돼. 구체적으로는 오늘 쭉 함께 있어 준다든가.

요시코네 집이 안되면 우리집이라도 괜찮고. 어쨌든, 오늘은 함께 있지 않으면, 곤란해.

일단 요시코가 나빠. 거부권은 없어.


결론을 내리는 것은 언제나 빠르다. 요시코가 돌아오는 것이 좁은 시야로도 보여 고개를 들었다.


「요시코, 책임져줘」


요시코는 얼굴에서 붉은 기가 사라져 있었지만, 마리의 말을 듣고 그 말이 의미하는 것에 살짝 신음 소리를 낸 뒤,


「……엄마한테 여쭤보고」


여유가 없는 것은, 눈앞의 타천사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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