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난「그러니까 만일, 우리들이 모를 뿐이고, 언제든 만나러 와 주고 있다면......」
치카「......」
요우「......」
카난「나도 옛날이랑 다를 바 없이 둘이랑 같이 지내고 싶다고 생각해」아하하...
80 : :2017/01/28(土) 00:29:32.72 ID:8rer8lGU.net[24/44]
◆
◆
◆
➰밤, 해변가➰
치카「......」
요우「......」
치카「......곤란하네」
요우「......카난 쨩 말이야?」
치카「응......역시나라고 할까, 뭐라고 해야 할까......」
요우「인간 이상이지, 여러가지로……」
치카「동물적이라고 하나.....아니, 그건 좀 심한 말이려나......」
요우「그러고보니 시이타케도 우리가 보이는 거 같던데」
치카「......응. 역시 동물이야 카난 쨩」
82 : :2017/01/28(土) 00:31:46.34 ID:8rer8lGU.net[25/44]
치카「요우 쨩 요우 쨩」
요우「왜 그래 왜 그래 치카 쨩」
치카「카난 쨩은 낮에 일어나 있을 때도 조금은 우리의 존재를 느끼고 있잖아?」
요우「음음?」
치카「그러니까 잘 때 베갯머리에 서 있으면 대화할 수 있지 않을까?」
요우「으음...... 유령답게 나가자는 말이지?」
치카「응응」
요우「그치만 베갯머리에 서 있는 정도로 눈치채려나......」
치카「그 때는 뭐, 꿈 속으로 들어가서」
요우「가능하긴 해?」
84 : :2017/01/28(土) 00:32:57.13 ID:8rer8lGU.net[26/44]
치카「그치만 우리들 바다 위를 걷거나 좁은 곳에 들어가는 것도 되잖아!」
요우「그치만 꿈 속이야? 카난 쨩의 차 트렁크에 숨어드는 거랑은 다르다구?」
치카「음-그럼..... 둘이서 자는 카난 쨩을 꼭 안아준다던가!」
요우「호오호오, 그리고?」
치카「둘이서 힘껏 안아준다면 눈치채주지 않을까아」
요우「......가위 눌릴 거 같은데」
치카「카난 쨩이니까 가위눌리기!(※역주- 카난시바리(金ん縛り), 말장난) 라고나 할까! 」
요우「......」
치카「앗, 지금 건 말야? 카난 쨩이랑 가위눌리기의 발음이」에헤헤
요우「설명불필요소로-!」따악
치카「아윽」
85 : :2017/01/28(土) 00:34:50.00 ID:8rer8lGU.net[27/44]
요우「그래서, 만일 카난 쨩이랑 이야기할 수 있다면 뭐라고 할 건데?」
치카「음-……그거야 역시......」
치카「......일단 죄송합니다. 려나」
요우「그렇지......」
치카「그리고, 우리들은 잘 지내고 있다고, 걱정해줘서 고맙다고 전해주고 싶어」
요우「곁에 아무도 없을 때, 갑자기 울기 시작하는 카난 쨩은 이제 보고 싶지 않으니깐 말이지」
치카「그 떈 정말 충격이었어.....그치만 그 카난쨩, 이야? 언제나 씩씩하고 믿음직스러운 카난 쨩이......」
요우「아빠가 우는 거 볼 때만큼 충격이었어」
치카「게다가 그 원인이 우리들이니까 말이지……」
요우「이름 부르시면서 우시는 건 역시 힘들지 말입니다.......」
치카「남겨진 사람들은 힘들다고들 하잖아?」
요우「응」
치카「남겨진 사람들을 보는 것도 힘들어」
요우「응. 알 거 같아. 정말 제멋대로긴 하지만」
86 : :2017/01/28(土) 00:36:13.20 ID:8rer8lGU.net[28/44]
치카「아, 그리고 말야! 이거! 이것만은 저어얼대로 말하고 싶어!」
요우「뭐뭐? 뭔가 중요한 말 있어?」
치카「『쌀밥 외의 음식도 불단에 올려 줘』」
요우「......」
치카「라고 언니한테 말하고 싶어! 아, 물론 삼시세끼 전부!」
요우「......맞아! 어엄청 공감해!!」
치카「뭐 안 먹어도 상관없는 몸이지만! 냄새 맡는 것만으로 꽤 만족해버리는 이상한 몸이지만 말야!」
요우「응응!」
87 : :2017/01/28(土) 00:37:40.00 ID:8rer8lGU.net[29/44]
요우「애초에, 불단 위에 올려놓지 않으면 못 먹는 시스템 어떻게 좀 해 줬으면 좋겠어!」
치카「매일매일, 흰 쌀밥, 쌀밥, 쌀밥..... 가끔 귤이랑 과자..... 반찬은 냄새만......」
요우「몇 초만 올려주면 신비한 힘으로 카피할 수 있으니까! 부탁이니까 반찬도 올려 주세요!」
치카「우리는 성장기란 말이야!」
요우「우리들은 이제 성장하지 않지만!」
치카「어, 어-음, 생각해 봐, 몸의 성장은 멈췄지만 머리는 좋아질지도 모르고」
요우「유령한테는 학교도 시험도 없다구」
89 : :2017/01/28(土) 00:40:04.09 ID:8rer8lGU.net[30/44]
치카「......그러고보니 리코 쨩이 시험에서 치는 곡은」
요우「아아, 방금 스카이프에서 말했었지」
치카「그래 그래 식빵의」
요우「쇼팽이야 치카 쨩」
치카「그래그래 치즈랑 작품 십상시」
요우「에튀드 작품 10-3말하는 거지?」
치카「그, 그래그래, 결국 그만두고 다른 곡으로 한다고 했었지」
요우「뭐랬었더라, 라벨?」
치카「거울의 세번째 곡이라던가 말했던 거 같은데... 무슨 곡일까」
요우「글쎄...... 뭐 리코 쨩이 우치우라에 돌아왔을 때 들을 수 있지 않을까?」
치카「응, 그러네」
90 : :2017/01/28(土) 00:41:56.49 ID:8rer8lGU.net[31/44]
요우「그것보다 왜 쇼팽 음악 치는 건 그만둔다고 하는 걸까」
치카「으-음....심경의 변화?」
요우「어떤?」
치카「......실연해서 축 처져 있었지만 새로운 사랑을 발견했다던가」
요우「헤-, 리코 쨩 좋아하는 사람 있었어? 누구야?」
치카「미안 대충 말한거야」
요우「알고 있어」
92 : :2017/01/28(土) 00:43:16.04 ID:8rer8lGU.net[32/44]
치카「애초에 전의 곡도 무슨 곡인지 들어본 적이 없으니깐 말야......」
요우「......」
요우(심경의 변화, 라..... 만일 그렇다면 분명 우리가 죽은 거랑 관련이.....)
치카「? 요-쨩?」
요우「아니, 아무 것도 아니야」
쏴아아...
철써억...
쏴아..
요우「아, 슬슬 0시네」
치카「에? 벌써 그런 시간이야? 아직 22시 쯤인 줄 알았는데」
요우「명절엔 교통량 많으니까, 시간 감각 좀 이상해지지」
치카「그러고 보니 명절인데도 유령 본 적 없네」
요우「아-......」
93 : :2017/01/28(土) 00:46:09.64 ID:8rer8lGU.net[33/44]
치카「도시같은 곳으로 나가면 점점 귀성하지 않는다는 말을 들은 거 같은데, 죽은 사람도 마찬가지인 걸까」
요우「음-, 어떠려나.....」
치카「애초에, 모두들 왜 '저 쪽'으로 가버리는 걸까. 지금처럼 이 곳에 남아있는 것도 좋은데」
요우「.....나, 조금 알 거 같은 기분이 들어」
치카「에?」
요우「예를 들자면, 사람은 대체로 태어날 때는 혼자잖아?」
치카「쌍둥이가 아니라면, 그렇지」
요우「그리고, 죽을 때도 혼자서 죽고, 말이야」
치카「뭐어...맞는 말이지」
요우「그렇다는 건, 죽은 뒤 여기 남아 있어도 쭉 외톨이라는 거잖아」
치카「아......」
94 : :2017/01/28(土) 00:48:03.95 ID:8rer8lGU.net[34/44]
요우「아무한테도 자기 모습이 보이지 않고, 누군가와도 말할 수 없고, 아무도 자기 목소리를 들을 수 없어 」
치카「그런 걸까...... 확실히 그럴 바엔 차라리 '저 쪽'으로 가고 싶어질지도......」
요우「......」
치카「그치만 치카는 우치우라가 좋으니까, '저 쪽'으로 가고 싶다곤 생각해본 적이 없네......」
요우「.........」
요우「......저기, 치카 쨩」
치카「왜 그래?」
요우「나 지금부터 엄청 나쁜 말 할 건데, 싫어하지 말아줘」
치카「에, 뭐야뭐야? 그렇게 미리 밑밥 깔아두는 거 엄청 무섭습니다만......」땀뻘뻘
95 : :2017/01/28(土) 00:50:11.32 ID:8rer8lGU.net[35/44]
요우「죽어버렸을 때, 아아, 내 인생 끝나버렸구나...... 라고 눈치챘을 때......」
요우「......역시 슬프고 힘들었어」
치카「......」
요우「그치만 어쩔 수 없지. 아직 하고 싶은 게 많았고, 선장이 되고 싶다는 꿈도 있었으니까」
치카「......응」
요우「그치만..... 곁에 치카 쨩이 있고, 치카 쨩도 같은 상황이라는 걸 알았을 때...」
요우「......」
요우「......물론 슬펐어. 어째서 여기 치카 쨩이 있는 거야, 치카 쨩은 살아남은 거 아니야, 라고 생각했어」
요우「그치만...」
치카「......」
요우「마음 속 어딘가....., 안심, 해 버렸어.」
치카「......!」
96 : :2017/01/28(土) 00:53:03.99 ID:8rer8lGU.net[36/44]
요우「아니, 그뿐만이 아니야. 사실은 기뻤을지도 몰라」
요우「기뻐...... 치카 쨩이랑 함께다..... 나는 혼자가 아니야...... 외톨이가 아니야, 라고......」
치카「요우 쨩...」
요우「좀 더 살고 싶었던 건 치카 쨩도 마찬가지일텐데......미안해」
치카「아니야, 나도 그랬어.... 요우 쨩이 죽었다고 생각했을 땐 엄청 분하고 슬펐지만」
치카「함께라는 걸 깨달았을 땐 조금 안심해 버렸는 걸......」
요우「치카 쨩도......?」
치카「그치만 생각해 봐, 혼자는 외롭잖아」
요우「......그렇지」
97 : :2017/01/28(土) 00:53:59.37 ID:8rer8lGU.net[37/44]
치카「그러니까 쌤썜인 걸로. 맞지?」
요우「응......」
요우「......」
요우「......오늘 아침, 나 자고 싶지 않다고 말했잖아」
치카「응 그랬었지」
요우「솔직히 말하자면, 졸리지 않은 게 아니고, 잠들고 싶지 않은 거야」
치카「응? 왜?」
요우「......그치만 자고 있을 때 치카 쨩이 없어지는 건 싫으니까」
치카「!」
98 : :2017/01/28(土) 00:54:59.86 ID:8rer8lGU.net[38/44]
요우「사실,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거잖아?」
요우「언제까지 이렇게 여기에 남아있을 수 있을지도 몰라」
요우「치카 쨩도 언제 '저 쪽' 으로 불려갈지 모르니까」
치카「나는 안 갈 거야」
요우「......모르는 일이야」
치카「안 가. 적어도 요우 쨩을 두고 가진 않아」
요우「그치만......」
치카「그렇게 걱정된다면 말야」꼬옥
요우「읏, 치카 쨩......!」
치카「잘 때도, 이렇게 손 잡고 있자」
요우「......」
99 : :2017/01/28(土) 00:56:35.37 ID:8rer8lGU.net[39/44]
치카「이 세상에서 요우 쨩이 느낄 수 있는 체온은 나 뿐..... 이니까, 손의 감촉이 남아있는 한 나는 여기 있는 거야」
요우「......」울먹
치카「요우 쨩이 손을 잡아 준다면, 나도 맞잡아 줄게. 그러니까 내가 손을 잡으면, 요우 쨩도 맞잡아 줘. 알겠지?」꼬옥
요우「......으, 응......」뚝뚝
치카「요우 쨩이 원하는 한, 나는 언제든 여기 있을게」
요우「치카 쨩......, 치카 쨩......」뚝뚝
치카「만일 요우 쨩이 '저 쪽'으로 가고 싶어진다면, 손을 놔도 되「놓지 않을 거야!」
치카「......요- 쨩?」
요우「......」눈물 슥슥
100 : :2017/01/28(土) 00:57:28.94 ID:8rer8lGU.net[40/44]
요우「......절대 놓지 않아! 만일 '저 쪽' 으로 가야 할 떈, 치카 쨩도 데리고 갈 거니까......!」
치카「......」
요우「그러니까, 계속 곁에 있어 줘. 계속 함께, 나랑......!」
치카「......응, 고마워.......!」
요우「에헤헤......」
치카「......자, 그럼 갈까!」
요우「에? 간다니 어디로?」
101 : :2017/01/28(土) 00:58:21.15 ID:8rer8lGU.net[41/44]
치카「정말이지- 잊어버린 거야? 카난 쨩한테 가는 거야!」
요우「아.... 진짜 하는 거구나 가위눌리기 작전」뻘뻘
치카「물론이지! 카난 쨩이랑 말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요우「평범하게 괴롭히는 형태가 되지만 않으면 좋겠는데...... 」
치카「자자 얼른얼른, 가자?」꼬옥
요우「어휴, 어쩔 수 없네-」꼬옥
102 : :2017/01/28(土) 01:00:20.03 ID:8rer8lGU.net[42/44]
요우(이 앞이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요우(이론도 뭣도 모를 부조리한 힘이 당연하게 된 뒤론 )
요우(이 세계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도, 우리가 있어야 할 장소도...... 아직 잘 몰라)
요우(지금에 비하면, 살아있었을 땐 어느 정도 앞일을 알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라고 생각될 정도야)
요우(사실 아직 불안하지만...... 치카 쨩과 함께라면-)
요우「자-아, 출항 준비-! 아와시마를 향해 전속전진 요소로-!」
치카「요-소로!」
요우(- 어떻게든 될 거 같단, 생각이 들어!)
끝!
107 : :2017/01/28(土) 01:05:16.07 ID:8rer8lGU.net[43/44]
오마케
리코「네......알겠습니다..... 이 곡으로 하겠습니다......」
리코「......」
리코「......아니오......그럼 내일까지 악보 숙지해 가겠습니다......네......」
리코「잘 부탁드립니다......실례했습니다......」삐익
리코「......」후우
리코「둘은 옛날이랑 다름없이 그 곳에 있어, 라......」
리코「......」흘깃
【악보】(쇼팽 : 에튀드 작품 10-3 (역주 - '이별의 곡' 이라고 불림) )
리코「만일 그게 사실이라면......"작별"이 아니라는 거지?」
리코「평소대로라는 거잖아」
리코「처음 둘과 만났던, 그 무렵과......」스윽
【악보】(라벨 : 「거울」(역주 - '바다 위의 작은 배' 라는 제목)
리코「제 3곡......Une Barque sur l’Ocean......」
리코「......맞아, 분명 그 때처럼」
리코「둘은 언제나 그 바다에 있을 테니까」
진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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