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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SS번역] 나의 불운한 해피메이커(치카요시)

파란거북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8.01 16:28:09
조회 1512 추천 30 댓글 8

														

나의 불운한 해피 메이커
私の不運なハッピーメーカー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8037610



석양이 지는 오렌지색 하늘 아래, 교문에 혼자서.

왠지 안절부절 초조했다. 누군가를 기다린다는 것은, 특히“연인”이 나에게로 오는 그 순간을 기다린다는 것은, 이런 느낌이구나.

나답지 않은 생각이라는 것을, 알고 있지만.


치카의 머리 색보다, 더욱 타오르는 듯한 붉은 하늘에 뜬 옅은 구름을 올려다 보면서 후우, 하고 가늘고 긴 숨을 내쉬었다.

그렇게 있는 동안 천천히 가까워져 오는 발소리가 누구의 것인지, 치카는 이미 알고 있다. 계속 기다리고 있었으니까.

그런데도 왠지, 그쪽을 볼 수 없어서.

말을 걸어올 때까지 하늘을 보았다.


「…미안, 기다렸어?」

「아니! 지금 막 왔어」

「그래. 그렇다면 괜찮지만」

뭘까 이 대화. 막 사귀기 시작한 커플 같다. 실제로도 그렇지…? 라니, 너무 제멋대로인 걸까.


눈앞의 반듯한 얼굴은, 살짝 자연스럽게 입가를 올리고, 눈초리가 올라간 눈을 가늘게 뜨며, 온화하게 나를 응시했다.

언제나 나쁜 척을 하고 있지만, 사소한 순간 그녀의 자연스러운 태도는 분명 그 이름대로 누구보다도, 착한 아이 그 자체.

아, 너무 좋아.


「…왜 히죽대고 있어?」

「아무것도 아닙니다-」

교문을 나오는 요시코쨩에게 일부로 어깨를 부딪치고, 그대로 달라붙은 채로 걸었다.

부딪친 순간 얼굴을 비쭉거린 요시코쨩이지만, 곧바로 뺨이 느슨해진 것을 놓치지 않았다구?


아무것도 들지 않은 채 늘어져 있는 요시코쨩의 손이 바로 앞에 있었다. 손만 뻗으면 닿는다.

괜찮을까, 괜찮겠지. 잡아 버려.


연인, 인 걸.


그 손을 꼬옥, 하고 잡은 것은 치카인데도, 동시에 가슴 속이 꽉 붙잡힌 것처럼 괴로워졌다.



「리얼충 체험을 하고 싶어」


「응?」

「그러니까 치카씨가 연인이 되어줘」

「저기, 뭐라고?」

「…이해력이 부족하네」

「기다려, 지금 대화로 이해하는 쪽이 이상해」


방과후, 연습을 마치고 모두가 돌아갈 때 요시코쨩이 팔을 잡고, 「이야기가 있어」라고 묘하게 진지한 얼굴을 했다.


입학 당시부터 가졌던“리얼충이 되고 싶어”라는 소망을 아직도 은밀히 안고 있었는지, 느닷없이 연인이 되어줘, 라고 별다른 분위기도 없이 말했다.


「간단히 말하면 연인 놀이, 라는 녀석이야」

「…그걸로 되는거야? 리얼충이라는 건」

「뭣, 질리면 그만둬도 되니까! 어쨌든 체험해보고 싶어!」


질리면 그만둬, 인가.

치카는, 살짝 기대했었어.

치카의 손을 당기는 그 손의 힘이라든지, 곧은 시선이라든지, 평소보다 침착한 음색이라든지.


뭐 그런게 아니어도, 결국은 내 마음의 문제.

요시코쨩에게 끌리고 있다.

무엇이 계기인지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어느새인가.

그런 상대에게 둘이서 이야기가 있다고 들으면, 있지도 않은 가능성을 기대해버리는 것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달랐다.

요시코쨩은 치카가 아니라, 사랑을 동경해서, 그래서 치카를 연인 대용으로 한다고.

얼마나 죄가 깊은 걸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어째서 치카야? 그거라면 하나마루쨩이나…」

「안 돼. 있을 수 없어, 즈라마루에게 이런 말 하면 바보 취급 당할 뿐이야」

「에, 음-…루비쨩은?」

「루비는 리틀데몬이니까 각하」

요시코쨩 안의 교우 관계의 경계를 모르겠다. 애초에 리틀데몬이라는 것을 아직도 모르겠다.


그럼 반대로, 치카는 요시코쨩에게 있어서 뭐야?

라고 물어볼까 생각해봤지만, 어쩐지 그건 무덤파는 것 같고, 일단 연인이라고 할 정도니까 지금보다 요시코쨩의 가까이에 있을 수 있는 럭키 찬스일지도.


「거기에」

「거기에?」

「치카씨라면, 받아들여 줄거라고 생각해서」

「므―, 역시 따라가지 못하겠는데…」

「…싫어?」

「싫, 지는 않은데」

「그러면」

「응, 좋아」

눈치챘을 땐 수긍해버렸다.

정말로? 하고 휘둥그레진 요시코쨩의 눈동자가 반짝거려서, 치카는 요시코쨩의 그런 얼굴을 보고 싶으니까.

거기에 연인인 척을 한다면, 내 마음도 놀이의 연장으로 받아줄지도 모르니까.

질려서 끝난다면, 그걸로 좋다.


「그럼, 함께 돌아가자! …연인, 이고」

「리얼충을 동경하다니 요시코쨩도 소녀구나아」

「시끄러워! 가자, 버스가 온……아」

「………가, 버렸네」


교문에서 떠나간 버스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는데, 옆에서 깊은 한숨.

다음 버스가 오는 것은 1시간 후.

요시코쨩으로 가득 차 있었으니까, 버스 시간 같은 건 머리 속에 없었다.

그렇지만 요시코쨩과 함께라면 돌아가지 못해도 괜찮을까? 라니, 치카도 자신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연인 놀이에 들뜬 걸지도.

「미안…나 때문에」

「에? 뭐가?」

「이런 일, 자주 있으니까」

「그렇구나, 이럴 때 평소엔 어떻게 해?」

「걸어서 돌아가는데…」

「그러면 같이 걸어가자? 연인, 이잖아?」


솔직한 마음으로 웃었더니, 요시코쨩도 곤란한 듯이 웃었다.


그렇게 우리의 연인 같은, 연인과는 가장 먼 관계가 시작되었다.



「…손,」

「아, 미안, 싫었어?」

「그게 아니라. 나 차가우니까…」

「시원해서 기분 좋아」


이렇게 걸어서 돌아가는 것도 습관처럼 되었다.

왠지 모르게, 버스 시간은 신경쓰지 않게 되었다.

과감히 잡은 손은 확실히 차가웠지만, 손을 떼지 않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이 차가움이 기분 좋다.

이전보다 확실히 요시코쨩이랑 있는 시간이 늘어나서, 나에게 있어서는 꿈만 같다.


「저기, 치카씨」

「응―?」

「이렇게 함께 돌아가는 건 벌써 당연한 일처럼 되었지만…리얼충은, 연인은, 앞으로 뭘 하면 되는거야?」

「…나한테 그걸 묻는 거야?」

「아니, 그야, 인생의 선배니까」

한 살밖에 차이나지 않는데.

확실히 요시코쨩이랑 함께 돌아가게 되었지만, 이러기 전에는 요우쨩이나 리코쨩이랑 매일 함께 돌아갔었으니까, 결국 친구와 다를 바 없지 않을까.

하지만, 손을 잡는 건 특별한 느낌이지.


「손을 잡거나…데이트를 하거나?」

「데이트…그거다!」

연결된 손에 꾸욱 힘이 들어갔다.

기뻐하면서 나의 눈동자를 응시하는 요시코쨩.


「치카씨, 데이트 하자!」


아―, 이건 예상외로, 상당히 심장에 나빴다.

요시코쨩은 리얼충 체험이 하고 싶어서, 다른 뜻 없이 그런 말을 꺼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어쩔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왜냐하면 요시코쨩이 즐거워 보이는 걸. 그 옆에 있는 사람이 치카인 걸.


「좋아-, 언제 할까?」

「내일은 주말이지만…연습이 있지」

「아, 그래도 오전중에 끝나고, 그 후에는 어때?」

「나는 괜찮지만, 쉬지 않아도 돼?」

「그것보다 요시코쨩이랑 데이트하고 싶어」

「…뭐야, 그건」

「헤헷, 리얼충 같네 지금 대화!」

방심한 틈에 자신의 마음의 소리가 나와 버려서, 순간적으로 얼버무렸다. 기분 탓인지 요시코쨩의 뺨이 붉게 물들어, 삐진 것처럼 외면하고 있다.


그 표정에 꼼짝 못하게 되어서, 옆을 지나가는 자전거의 존재를 깨닫지 못했다.

「치카씨,」

「왓?」

잡고 있던 손을 이끌려, 기세가 지나친 나머지 길가에 파인 사람 한 명분 여유롭게 통과할 수 있을 정도의 넓은 도랑에 오른쪽 다리가 빠졌다.


순간, 신발도 양말도 진흙투성이가 되어, 신발 바닥에서 철벅 소리가 났다. 그러고 보면 어제는 비였지. 수분을 포함한 흙이 질척질척 다리에 달라 붙었다.

「읏, 미안해!」

「으응, 살았어~ 고마워!」

기세로 매달려 버린 요시코쨩의 얼굴을 들여다 보자, 울 것 같은 얼굴로 마주 보았다.

그보다, 요시코쨩도 두 발 모두 도랑에 빠져서 진흙투성이.


「역시, 치카씨를 불운에 말려들게 해버렸어…」

「아니야! 지금껀 치카의 부주의고, 요시코쨩은 도와준거야! 미안해, 요시코쨩의 다리가 더러워져 버렸네」

「그치만…」

아스팔트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왼발로 지면을 박차고, 올라타듯이 요시코쨩의 목을 팔로 감싸, 그대로 왼발을 도랑에 착지시켰다.

철벅, 소리를 내며 더러워진 두 발과, 요시코쨩과 가까워진 거리.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눈을 크게 뜬 요시코쨩에게 힘껏 안겼다. 이런 때 정도는, 자신의 기분에 솔직해져도 괜찮을까.


「헤헤, 두 발 모두 진흙투성이. 똑같네」

「…바보 아냐」

「응. 치카는 있지, 버스를 눈앞에서 놓쳐 버려도, 다리가 진흙투성이가 되어도, 요시코쨩이랑 함께라면 기뻐. 즐거워! 그런 시간이, 그러니까, 그……좋, 아」

기세에 맡기려고 생각했지만, 도중부터 점점 부끄러워져서 목소리가 작아져 버렸다.

부끄러운 기분을 어딘가에 밀어넣고, 요시코쨩의 가냘픈 어깨에 이마를 댔다.


「치카, 씨」

「…네」

「팔, 풀어줘」

아…싫었나. 너무 무거웠던, 걸까.

어떤 얼굴을 하면 좋을까, 요시코쨩도 분명 곤란하겠지. 역시 솔직한 기분 같은 건 말하지 않는 편이 좋았어.

여러 가지 후회가 밀어닥쳤지만, 그래도 놓으라는 말을 들은 이상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

연인 놀이는, 이제 끝일까.


「미안, 돌아갈까」

「기다려!」

팔을 풀고, 요시코쨩에게 등을 돌리려고 했는데 무참히도 막혔다. 지금, 울 것 같은 얼굴을 보여줘 버리면, 정말로 질릴거라구.

「치카씨,」

「…왜에?」

「저기, 연인 놀이는 내 쪽에서 꺼낸 이야기고, 그, 치카씨에게는 거절할 권리가 있, 으니까…!」

「에, 뭐야? 무슨 말?」

더듬거리며 내 등 뒤로 말을 건네는 요시코쨩의 모습이 어쩐지 이상해서, 무심코 되돌아 보자 새빨간 얼굴이 있었다.


「키스, 해도, 될까…?」

「읏,!」


천천히 손목을 잡혔다.

그 손은 아직 차가웠다, 라는 것보다, 치카의 몸이 뜨겁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진다고 생각한다.

「괜찮, 습니까」

「왜 경어…」

「정말이지, 대답하지 않으면 억지로 할거야?」

「그럼 대답 안할거야」

「하아? 잠깐, 그건…」

「응. ……해줘?」

숨을 삼킨 요시코쨩의 올곧은 적자색에 의식이 빨려 들여가, 그 후의 일은 별로 기억나지 않았다.


단지 엄청 행복해서, 연인 놀이든지 뭐든지 좋다는 기분과, 진짜 연인이 될 수 있다면 좋을텐데라는 기분으로 가슴이 가득 찼다.

닿아 있던 요시코쨩의 입술이 떨어질 무렵에는, 정강이 근처까지 튄 진흙이 말라서 굳어 있었다.


「…내일, 데이트, 지」

「으, 응」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대화를 시작해봤지만, 서로의 눈을 볼 수 없었다. 뜨겁고, 부끄럽고, 기뻐서.

다시 철벅 소리를 내며, 도랑에서 아스팔트로 올라간 요시코쨩이 손을 뻗어 주었다. 잡은 손은 따뜻한데다, 요시코쨩으로선 드물게 땀을 흘리고 있었다.

꽉 잡은 기세로 길에 올라가, 어깨를 나란히 했다.

무릎 아래, 진흙투성이로 위화감 밖에 없는 다리를 한 발 한 발 내디뎠다.


「이런 곳에서 퍼스트 키스라니 불찰이야」

「치카도 처음이라구! 그보다 요시코쨩 쪽에서 한거니까!」

「우,…미안」

「그래도 평생 잊지 못할거라고 생각해」

「그렇지」

퍼스트 키스 상대가 연인 대용인 치카로 좋았던 걸까, 라고 문득 생각했지만, 요시코쨩은 웃고 있었고. 나 자신, 좋아하는 사람이랑 했으니까 됐나.


그날 밤은, 기억나지 않았던 요시코쨩의 입술 감촉이 순간적으로 떠올라, 거기에 더해 데이트라는 일대의 이벤트가 기다리고 있으니까 전혀 잘 수 없었다.



다음날, Aqours의 연습을 끝내고, 모두와 헤어졌다.

이 후 둘이서 만난다고 하면 놀림 받을 것 같아서, 왠지 모르게 요시코쨩과도 아무 일도 없는 듯이 손을 흔들고 귀가했다.

데이트는, 어떻게 하면 되는 걸까? 여러 가지 생각해봐도 경험이 없는 이상, 아무 대답도 나오지 않았다.

우선 마음에 드는 원피스를 입고, 평소 이상으로 거울을 바라보며, 이것저것 하는 사이에 요시코쨩에게서 착신이 왔다.

「여보세요, 요시코쨩?」

『준비가 끝나서, 누마즈역에서 만나는 거지?』

「응, 나도 준비 다 했으니까 지금부터 갈거야! 도착하면 연락할게!」

『응, 조심해. 그러면 나중에 보자』

「네-에」


「왠지, 두근두근 했어…」

통화가 끝난 뒤, 무심코 혼잣말을 중얼거릴 정도로 들떠버려서, 새삼 자신의 마음을 재확인했다.

버스 시간이 다가와서, 놓치지 않도록 서둘러 집을 나왔다.


누마즈 역전에서 버스를 내린 바로 그 순간, 비가 올 것 같은 하늘을 눈치챘다. 연습 중에는 맑았으니까, 당연히 우산은 가져오지 않았다.

이건 위험할지도? 라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뺨에 차가운 물방울이 하나 떨어지고, 그것을 경계로 쏴아아, 하고 단번에 쏟아지기 시작했다.


들떠서인지 수면 부족 때문인지 비를 피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에 없어서, 비를 맞으면서도 우선 요시코쨩에게 연락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도착했어」

『나도 방금 도착했는데,』

「응?」

『잠깐 기다려』

일방적으로 전화가 끊겨서, 어쩔 수 없이 빗속에 서 있었다.

다시 걸려 올까, 하고 멍하니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비가 그쳤다.

그렇다기 보다는, 새까만 우산에 의해 가로막혔다. 그녀의 말을 빌린다면…칠흑, 이라는 녀석?


「바보! 왜 밖에 있는 거야! 젖지 않는 곳에 있으라구!」

「에헤헤, 어서와~」

역시 요시코쨩이다.

통화하면서 내가 있는 곳을 눈치챈 것 같다. 그렇다 치더라도, 갑자기 나타나면 깜짝 놀란다구.

「감기 걸리잖아…집, 가자」

「에―? 데이트는?」

「그럴 때가 아니잖아!」

「괜찮아, 조금 밖에 안 젖었고…」

「세상에는, 집 데이트라는 것도 있어」

「그래도……헤엣취!」

「봐봐. 가자구」

내가 봐도 전혀 여자 아이답지 않은 재채기를 해버렸어…! 그런 작은 걱정을 요시코쨩은 신경쓰는 기색도 없이, 내 손을 잡아 끌었다.

아주 자연스럽게 손을 잡아준 것이 기뻤다.


어젯밤, 이불 속에 들어가 잠 못 자는 시간을 보내는 동안, 계속 요시코쨩을 생각했다.

그리고 결정했다.

오늘 데이트에서 마음을 전하기로.

연인 놀이 같은게 아니라, 훨씬 전부터 연인이 되고 싶다고 생각했던 것.

연인 놀이라고 하는 제안을 좋을 대로 받아들여서, 흑심을 품은 채 요시코쨩의 옆에 있었던 것.

고백도 사죄도, 전한다면 오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렇지 않으면, 치카는 이 관계에 응석부릴테니까.


성큼성큼 빠르게 걷는데도 제대로 손을 잡고, 치카가 젖지 않게 우산을 기울여 주는, 그 상냥함이 정말 좋아.

비에 젖어 차가워져 버린 손이니까, 요시코쨩의 낮은 체온조차 따뜻하게 느껴진다.

가는 손가락을 꽉 잡자, 마주 잡아 주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도착한 요시코쨩의 집은, 그녀를 Aqours로 끌어들인 날 이래일까.

안에 들어가는 것은 처음이라, 왠지 조금 긴장되었다.

「들어와」

「젖어버리니까 여기로 괜찮아」

「왜 현관에 서서 이야기해야 되는 거야. 뭘 위해서 데려 왔다고 생각해? 자, 올라와. 그리고 옷 벗어」

「설마…!」

「뭐야?」

「몸이 목적입니까!? …에취,」

「하아…바보같은 소리 하지 말고 빨리 갈아입어」

「네, 실례합니다」


터벅터벅 앞을 걷는 요시코쨩이지만, 무의식인지 손은 잡은 그대로. 이제 집까지 와버렸으니까, 치카는 어디로도 도망치지 않는데.


거실을 통과해, 문의 건너편이 요시코쨩의 방인 것 같다. 방 안으로 안내되자, 뭐라고 할까 방이 전체적으로, 새까맣네―….

방을 바라보는 사이에, 내 손에 갈아입을 옷과 수건이 놓였다.

「일단 수건 쓰고. 내 실내복이지만…이걸로 갈아입어. 사이즈는 별 차이 없으니까」

「고마워」

「목욕물 받을테니까 기다리고 있어, 춥지?」

「조금…그래도, 괜찮아 거기까지 하지 않아도!」

「재채기하고 있잖아. 제법 강하게 내리기도 했고…아직 추운 시기니까. 감기 걸리면 곤란해」

「미안해…」

「사과해야될 사람은 나야…」

「에?」

「어쨌든! 따뜻하게 해서 기다리고 있어. 거기 이불을 휘감고 있어도 되니까」

그렇게 퉁명스럽게 내뱉으며 방을 나가 버렸지만, 지금 한 말들 전부에 상냥함이 채워져 있었다.

새까만 방에 혼자 남아, 요시코쨩답네, 하고 중얼거렸다. 미소짓는 자신의 얼굴이 거울에 비쳤다.

수건도 옷도 여자 아이다운 달콤한 향기가 나서, 그것만으로 얼굴이 뜨거워졌다. 이건 이제, 집 데이트 이상의 체험을 하는 것 같습니다만.


갈아입은 뒤에 소매에 얼굴을 문지르며 그 냄새를 폐에 가득 들이마시고 있었기 때문에, 달칵, 하고 문이 열리는 것과 동시에 등을 쫙 폈다.

「…왜 정좌하고 있어?」

「아니요, 아무것도」

습관처럼 경례로 돌려주자 쓴웃음을 지었다.

벗은 옷을 어떻게 할까 고민하고 있는데, 요시코쨩이 집어들었다.

「원피스, 젖어 버렸네…귀여웠는데」

「아하하…어울리지 않는 걸 입어서 비를 맞아버린 걸까」

「어울렸어. 다음 데이트에서도 입어줘? 좀 더 제대로, 보고 싶으니까」

「으, 응」

치사해.

귀엽다든가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고, 다음 데이트라니, 이 다음 약속을 어느샌가 잡아버렸다.

다시 방에 혼자 남았다고 생각하면 컵에 핫초코를 담아 가져와 주고, 자신이 마시고 싶었다고 우기고.

연인 놀이라니 이런 건, 원래부터 좋아했던 요시코쨩을 좀 더 좀 더 좋아하게 되어서, 깊은 곳에 빠져들 뿐이잖아.


「욕실에 들어가도 돼」

「여러 가지로 미안해, 요시코쨩」

「사과할 필요없어. 따지고 보면, 내가 비를 내리게 한 것과 다름없고」

「그럴 리…!」

「있어. 기대하는 날에는 반드시 비가 내리니까」

「기대, 했어?」

「응. 치카씨는 달랐어?」

「치카도 너무 기대돼서 잘 수 없었어」

「후후, 똑같네」

「…이런 걸 리얼충, 이라고 하는 걸까」

왜냐하면, 입안 가득 퍼지는 핫초코의 맛도, 신체를 감싸는 요시코쨩의 실내복 냄새도, 치카의 눈앞에서 상냥하게 미소짓는 그 표정도 음색도, 전부 달콤하니까.

「요시코쨩,」

「응?」

「키스 해도, 돼?」

「그래」

이걸로 연인 놀이는 끝낼거야.

닿은 입술은 놀랍도록 달아서, 이 사람의 진짜 연인이 되고 싶다고, 진심으로 생각했다.



목욕을 하고, 요시코쨩의 방 앞.

지금부터 요시코쨩에게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연인 놀이를 끝내고, 고백해서.

결과가 어떻든, 지금의 관계를 바꿔야 한다.

욕실에서 여러 가지 패턴의 시뮬레이션은 했다. 나와서 전부 잊어버렸지만.

한숨을 돌리고 문을 열자, 요시코쨩이 미소지었기 때문에, 나도 미소를 지었다.


「하아―, 따뜻해졌어! 욕실 고마워」

「천만에. 저기 치카씨, 연인 놀이는 그만두자?」

한 마디로 그렇게 통보받아서. 지금부터 요시코쨩에게…라고, 생각했었는데.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지.

추월당했다고 할까, 아아, 고백할 틈도 내주지 않는 걸까? 질리면 끝내자고, 말했었지.

「…치카도, 그럴 생각이었어」

「그렇, 구나」

어쩐지 쓸쓸한 듯이 웃는 요시코쨩의 옆에 앉아, 왠지 모르게, 그 손을 잡았다.

변함없이 차갑고, 요시코쨩도 목욕하고 오면? 이라니.


「치카를 상대로, 리얼충 체험 할 수 있었어?」

「응. 즐거웠고, 계속 이대로였으면 좋겠어」

「그럼 어째서…」

「치카씨를 불행하게 하니까. 연인 놀이 따위, 치카씨가 견딜 수 있는 일이 아니야」

「그건, 불운을 말하는 거야?」

버스를 놓치거나 다리를 진흙투성이로 하거나.

하지만 그런 시간도 요시코쨩이랑 함께라면 좋다고, 말했을 텐데.

「그것도 포함해서 즐겁다고 말해줬지만…오늘처럼 데이트가 매번 비면, 최악이지 않아?」

「세상에는 집 데이트라는 것도, 있잖아?」

「매번 그러면 재미없잖아」

「비라도 요시코쨩이랑 함께면 즐거운데?」

「그래서 치카씨가 감기에 걸리면 못 보겠는 걸. 그러니까, 지금까지 미안해」


왜 요시코쨩이 사과하는 걸까? 운이 좋은 것과 나쁜 것은, 어떻게든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그런 이유로 이 관계를 끝낸다면, 아직 치카에게도 찬스가 있는 걸까.

슬쩍 치카의 손에서 떨어지려 하는 그 손을 붙잡았다.


「치카도, 사과해야할 일이 있어」

「오늘 일이라면, 그건 내 탓이고…」

「달라! 확실히 조금 불행한 일이 늘었을지도 모르지만, 그 이상으로 요시코쨩이랑 있으면 즐거워서, 웃게 돼」

「치카씨…」

「좋아해. 요시코쨩. 그러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요시코쨩이 있어 준다면 그걸로 좋아…그래서, 미안해」

「왜 사과하는 거야?」

「연인 놀이 하자고 들었을 때, 엄청 복잡했는데…그래도, 그걸로 요시코쨩의 옆에 있을 수 있다면 좋을까 하고. 요시코쨩이 리얼충을 동경하는 마음을, 이용했어」

「치카씨는…바보야?」

「에?」

「누구라도 좋을 리 없잖아. 리얼충에 동경…은 조금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일부러 연인 놀이를 하자고 말할거라고 생각해?」


일방적으로 잡고 있었던 손을 마주 잡아주었다.

치카씨는 바보야? 부터 그 다음이 이해가 안된다고 할까. 에, 반대로 요시코쨩은 대체 어떤 생각으로 치카와 연인 놀이를 한거야?


「뭐야-, 치카씨는 나를 좋아했구나」

「…뭣, 섬세함 좀-!」

「마음이 바뀌었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앉아 있던 요시코쨩이 몸을 내밀고, 머리가 안 돌아가는 치카의 입술을 가볍게 빼앗았다.

더욱 사고가 정지했다. 요시코쨩과의 키스는 이제 저걸로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으니까, 그렇다고 할까 너무 갑작스러워…!


「이제 키스할 때 확인도 승낙도 필요없지」

「저기, 미안해, 바보 치카도 알 수 있게 설명을…」

「연인 놀이는 끝. 나와 치카씨는 진짜 연인. …알겠어?」

「모르겠어! 요시코쨩은 왜 연인 놀이를 제안한거야!」

「그건…치카씨와 같아. 함께 있고 싶었어. 그렇지만, 좋아한다는 것을 전하면 분명 거기서 끝날 거라고 생각했으니까…미안해」


피차일반이라고 할까, 요시코쨩은 역시 치사하네. 그런데도 나를 불행에 말려들게 하니까, 자신의 마음을 덮고 친구로 돌아가려고 하고.

「화났어」

「하?」

「요시코쨩이 제대로 고백해주지 않으면, 용서하지 않을거야」

「……무, 무리이,」


갑자기 얌전해진다니까. 역시 요시코쨩에게는 이길 수 없다. 그렇지만 적어도, 요시코쨩에게 좋아한다는 말을 듣고 싶다.

「마음이 바뀌었다든가 말했던 주제에~」

「됐잖아 서로 마음이 통했으니까!」

「치카는 화내고 있는데?」

「~~으 정말! 치카씨를 좋아해」

「응」

「연인이, 되어 주세요」

「용서할게!」

진흙투성이가 된 어제의 귀갓길처럼 요시코쨩에게 달려들자, 콧속 가득 달콤한 향기가 퍼졌다.

「요시코쨩은 좋은 냄새가 나네」

「난 모르겠어, 그렇게 냄새를 맡으면 좋은 기분은 아닌데…」

「떨어지고 싶지 않은데?」

「읏, 불운해질거야」

「말했지? 요시코쨩이랑 함께라면, 뭐든지 좋아-」


얼굴이 보일 정도의 거리를 두고 적자색 눈동자를 들여다 보자, 스스로도 부끄러워질 정도로 행복해 보이는 치카의 느슨한 얼굴이 비쳤다.

확인도 승낙도 필요없는, 진짜 연인.

빨려 들어가듯이 얇은 입술에 자신의 것을 닿게 해, 미소지으며, 서로 끌어안았다.


요시코쨩은 나를 불행하게 한다든가 말했지만, 이렇게 행복하게 해주는 것도 요시코쨩 밖에 없다고, 언젠가 전해졌으면 좋겠다.


「다음 데이트 어디에서 할까?」

「…실내,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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