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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SS번역][카나다이] 기억과 사랑 - 1. 단 한 번의 사랑 (1)

ㅇㅇ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8.08.21 23:50:26
조회 1556 추천 21 댓글 14

														

※ 문맥과 맛을 살리기 위해 서 의역 및 오역을 많이 함.

오타는 지적해주면 추후 수정 예정.

※ 본편은 하나로 만들어져 있지만 

텍스트가 많아서 임의로 나눔.

※ 해당 작품은 '기억과 사랑' 연작 중 1부인

'단 한 번의 사랑(たった一度の恋)'에 해당.


※ 기억과 사랑 시리즈에는 배신의 사랑(裏切りの恋)

파트라고 하나 더 있는데 원래는 기억과 사랑 시리즈는

배신의 사랑으로 끝이었음. 그런데 이 '단 한 번의 

사랑'은 배신의 사랑 내용을 해피엔드로 만들고 싶어서

작가가 배신의 사랑을 기본으로 다시 구성한 것. 

그래서 픽시브 원문에는 3부 구성이 됨, 원문의 2부인 

'단 한 번의 사랑' 내용에는 1부 배신의 사랑의 내용을

재인용한 것도 많기에 1부를 안 봐도 무방.


※ 2부인 '당신의 사랑을 없었던 것으로 하진 않겠어'

(貴女の恋をなかったことになんてしない)까지 예정 중.

※ 원문 https://www.pixiv.net/novel/show.php?id=7396791










"다이아"


눈을 떴을 때, 새하얀 천장이 보였다. 그리고, 내 옆으로

급하게 달려나가는 간호사의 모습도 보았다. 곁에는

검은 머리의 여성과, 비슷한 신장이지만 어딘가 어려

보이는 얼굴의 붉은 머리의 여자아이가 있었고, '언니'

라며 누군가를 불렀다.


그게, 처음으로 눈을 뜬 후 보고, 귀로 들은 것이었다.


두 사람과 이야기하면서 알게 된 것은, 검은 머리의

여성이 나의 어머니이며, 붉은 머리 여자 아이는 내

여동생이라는 것. 여동생의 이름은 루비 쨩이며, 

내 이름은 쿠로사와 다이아라는 것이었다. 

두 사람으로부터 여러 이야기를 들었고, 백의를 입은 

의사 같은 사람에게서도 물론 질문을 받았지만 무엇 

하나 답을 할 수 없었다.


내가 모르는 것만이 가득했기에, 혼란스러워하고 있자

의사는 그 이상의 질문은 하지 않았다. 무어라 이야기를

들어도 기억은 어슴푸레한 무언가가 끼인 듯 떠오르지

않았다.


한 쪽 손을 어머니라 소개받은 이에게 꼬옥 강하게

붙잡힌 채, 소리내 우는 루비 쨩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두 사람 모두 엄청나게 힘들어보였지만, 해줄 수 있는

말이 없었다. '쿠로사와 다이아'라면 이럴 때 어떻게

했었을까. 하지만, 나는 '쿠로사와 다이아'가 어떤 

사람인지를 모른다. 그래서, 그저 말 없이 그녀들의

시선을 받아 들이지 못하고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며칠 간 입원해 있으며, 기억 이외에는 별 다른 이상이

없었기에 빠르게도 퇴원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퇴원해서 내가 간 곳은 내가 처음 가는 우리 집. 어떤

집인지 전혀 모른다. 어머니는 전통복을 좋아하시니까,

서양 느낌의 집은 아닐지도 모른다. 루비 쨩에게

물어봤지만, 횡설수설하고 있어 제대로 된 설명을

들을 수가 없었다. 확실히 '집은 어떤 느낌?'이라고 

역으로 질문 받는다면, 나라도 그럴 것이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을 해버린 것을 반성했다.


퇴원 수속을 마치고, 루비 쨩의 손에 이끌려 돌아오게

된 우리 집은, 기모노를 확실하게 차려 입은 어머니의

이미지대로 일본 가옥이었다.


"어때?"

"뭐랄까, 엄청 고풍스럽고 엄청난 집."

"여기가 '우리 집'이야."


루비 쨩은 끝까지 해맑은 태도로 나에게 말을 걸어

주었다. 끌려들어가듯이 집안으로 들어가보니, 외관만

그런 게 아니라 내부도 훌륭했다. 멍한 상태로 있자,

'다이아 반응이 마치 어린 아이 같구나'라고 어머니께서

말했다. 나이는 분명히 17살이라고 생년월일을 가르쳐

주셨기 때문에 알고 있다. 고등학생도 분명히 어린

아이겠지만, 어쩐지 부끄러워졌다.


"언니가 부끄러운 모양이야, 엄마."

"그래 그래, 오늘 아버지는 늦게 오실 것 같으니까

세 명이서 놀자꾸나. 아버지에게는 비밀로."

"뭐 할 거야?"

"그렇네, 숨바꼭질이라도 할까?"


어머니는 의외로 장난을 좋아하는 성격이어서 때때로

농담도 하신다. 그게 또 귀여웠기에, 이런 어머니가

있는 다이아가 부럽게 생각되었다. 아니, 분명 '우리

어머니'이겠지만, 아직 어머니라고 해도 솔직히 

말하자면 잘 와닿지 않았다. 그런 티를 내지 않으려고

하고 있지만, 어쩌면 이미 깨닫고 있을지도 모른다.

루비 쨩도 귀여운 여동생이라고 인식은 하고 있지만,

여동생이라는 실감은 들지 않는다. 그녀가 다가와서

말을 걸어주면 이야기는 나눌 수 있지만, 내가 먼저

말을 걸려고 하면 화제가 떠오르지 않았다.


어쨌든 지금의 나는, 양친과 여동생, 그리고 주치의와

담당 간호사. 이 정도의 사람 밖에 모른다. 내가 본 것도

병실 안과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 이 집으로 오면서

봤던 모습들, 그리고 이 집 안. 이 정도 뿐이다.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의사가 말했기에 집 밖으로는

나갈 수 없었다. 내 방에는 교복이 걸려있지만, 그 옷을

입을 날은 아직 알 수 없었다. 학교를 가야 할텐데, 혼자

집에 있자니 몹시 심심했다. 다이아가 사용했던 책상,

교과서, 노트를 펼쳐본 적이 있었는데, 책상 안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으며, 노트에는 글자가 예쁘게

쓰여져 있었다. 아마도 이 쿠로사와 다이아라는 사람은

엄청 꼼꼼한 사람이었던 모양이다.


내가 퇴원한 이후로는, 루비 쨩은 학교에서 돌아오면

가능한 한 내 곁에 있어주었다. 집 책장에서 오래된

앨범을 가져와는, 스스로가 기억하는 '쿠로사와 다이아',

'쿠로사와 루비', 그리고 '부모님', '조부모님'의 이야기를

해주었다. 하지만, 나는 아무 기억도 떠오르지 않았다.


때때로 그 사진들 속에는 나와 같은 나이로 보이는

긴 머리의 여자 아이와 금발의 여자 아이가 찍혀

있었는데, '이 사람들은 누구인가요'라고 루비 쨩에게

묻자 '마츠우라 카난 씨랑 오하라 마리 씨야'라고

답해주었다.


"일본인인데, 금발인건가요? 불량?"

"아냐, 마리 씨는 하프야."

"아아, 그런 거네."

"응, 맞아."

"엄청 즐거워 보이네."

"응, 언니는 두 사람이랑 있을 때 정말 즐거워보였어."

"이 두 사람한테는 내 이야기 했어?"

"응, 일단 입원했던 것과 퇴원한 것까지 전부.

언니가 기억이 없는 것도 이야기했어."

"그렇구나. 그러고보니 책상 위에도 이 아이들과

닮은 사람들 사진이 장식되어 있었는데, 분명 이

두 명이 그 사람들이겠네."

"응, 지금도 언니는 카난 씨랑 마리 씨랑 사이가

좋으니까! 하지만 언니를 만나러 오지 않는 건, 절대

그런 의미가 아니라 의사 선생님이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말한 거니까."

"나도 그 자리에 같이 있었으니까 알고 있어."

"그, 그렇네. 미안해."

"사과 할 건 없어, 루비 쨩."

"응..."

"그것보다, 어머니도 루비 쨩도 머리가 짧으니까

나도 자를까 생각하고 있는데."

"그건 안 돼!"

"에?"

"아... 그래도 언니가 그렇게 하고 싶다면."

"왜 그래?"

"있잖아, 내 기억 속의 '언니'는 그 긴 흑발을

몹시 소중해 했었거든."

"그랬구나."

"하지만... 언니가 하고 싶다면."


금방이라도 울 것 같은 얼굴을 하면서도, 지금의 '나'를

존중해주는 여동생. 이 아이는 대체 얼마나 마음이

강한 걸까. 분명 기억을 잃기 전의 다이아는, 이 아이를

엄청 소중히 생각했었을 것이며, 루비 쨩도 좋아했겠지.

사진도 그렇지만, '내'가 눈을 뜬 이후의 행동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


아마도 인근 사람들에게도 사정이 알려져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루비 쨩은 잠깐 산책할 때나 근처를 

걸을 때에도 내 손을 잡고 걸어주었다. 근처의 아저씨나

아주머니가 때때로 나를 안타까운 듯이 볼 때면, 루비

쨩은 그 분위기를 날려버릴 듯 큰 목소리로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근처를 걷고 있을 때면, 옛날 이야기뿐만

아니라 최근 학교에서 있었던 이야기도 해주었다. 

루비 쨩의 친구라는 하나마루 쨩과 요시코 쨩은 만난

적은 없지만 덕분에 자세히 알게 되었다. 루비 쨩은

내가 '알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대부분 가르쳐주었다.

물론, '쿠로사와 다이아'가 어떤 사람이었는지도.


쿠로사와 다이아를 알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쿠로사와 다이아의 '또 다른 인격으로서 살고 있는

나'는 대체 어떤 존재인걸까 생각하게 된다.


의사 선생님이 무리하면 안된다고 말을 했기에, 

다이아의 가족들은 그다지 나에게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 본심은 쿠로사와 다이아가 원래대로 돌아와

줬으면 하고 바라고 있을텐데도, 아무 것도 말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나를 차갑게 대하는 것은

아니고, 오히려 잘 대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여동생인 루비 쨩은, 시간만 나면 나를 만나러 와서

이야기 상대가 되어주니까.


루비 쨩에게서 들은 것 중 가장 놀라웠던 것은 

쿠로사와 다이아가 이런 집안에서 살고 있으면서도

스쿨 아이돌로서 활동했던 것이었다. 거기다가

엄청나게 좋아했다고 하자 신기하다고 생각했을 정도.

루비 쨩은 '언니는 정말로 스쿨 아이돌을 좋아했어'

라고 신이 나서 말하고 있었기에, 루비 쨩에게 '스쿨

아이돌 좋아하는구나'라고 말하자 '그렇다'며 힘차게

답해주었다. 루비 쨩의 친구인 요시코 쨩과 하나마루 

쨩도 같은 멤버였으며, 다이아의 친구인 마리 씨와 

카난 씨도 멤버였다. 그리고 한 살 연하인 치카 씨와 

리코 씨, 요우 씨도 있다고 들었다.


루비 쨩은 분명히 귀여우니까 스쿨 아이돌이라고

들어도 납득이 가능했지만, 이 다이아가 스쿨 아이돌로

활동했다는 것은 의외였다. 나와 다르게 귀여운

여동생에게, '루비 쨩은 귀여워'라고 말하자 루비 쨩은

'사실은 언니처럼 되고 싶었어. 옛날부터 쭉 언니를 

동경했었으니까'라고 부끄러워하며 가르쳐주었다.


하지만 루비 쨩이 말하는 '언니'가 

분명히 내가 아닌 것은 알고 있었다.


진짜 다이아를 말하는 것이었다.


내가 아니라.


********************************************************


집 안의 여러 방들을 살펴보고 있자니, 유독 관심이

가는 한 방이 있었기에 루비 쨩에게 물어보았다.


"언니는 여기서 꽃꽂이랑 거문고 연습을 했었어."

"그런 것도 했었어?"

"언니는 여러가지를 배우면서도, 스쿨 아이돌 활동과

학생회장의 일도 했었으니까."

"다이아는 거문고 연주 할 수 있어?"

"응, 일단 나도 연주할 수 있지만, 

중학교 갈 때 쯤에 그만둬버렸어."

"루비 쨩도 할 수 있구나! 조금 연주해줄 수 있어?"

"잘하진 못한다구?"


루비 쨩은 가조각(거문고 탈 때 끼우는 조각)을 꺼내곤,

천천히 곡을 연주해주었다. 루비 쨩은 스스로 잘하지

못한다고 말했지만, 전혀 그런 식으로 느끼지 못했다.

끝난 후, '대단해'라고 말하자 조금 쑥스러워하며 '역시

어렵네'라며 웃었다. 이후로 이 방에서 정원을 바라보는

것이 내 일과가 되었다. 거문고는 연주할 수 없지만,

루비 쨩이 연주했던 것을 떠올리며 정원을 바라보며

멍하게 있었다.


집에 있어도, 떠오르는 기억은 없었다. 병원을 꾸준히 

다니고는 있지만, 상황이 영화처럼 바뀌진 않았다.


나는 이대로 기억을 되찾지 못한 채 지낼 수 있을까.

분명히 기억을 되찾기를 바라고 있을텐데도,

어떠한 조각 하나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기억이 돌아온다는 것을,

분명 '나'는 바라고 있지 않을 것이다.


아버지도 어머니도 루비 쨩도 상냥하기에 잊었겠지만,

나는 '임시'적으로 쿠로사와 다이아니까, 언젠가는

사라지게 된다. 차라리 그럴 거면 지금 바로라도 기억을

되찾는다면 좋을텐데. 그랬다면, 이라고 생각해버리게

되는 시점에서 느껴지는 고독이 사라지지 않았다.


나는 외로웠다.

모두 친절하지만, 외로웠다.


루비 쨩은 내 앞에서 밝은 모습을 보여주지만, 때때로,

정말 가끔 울 것 같은 표정을 짓는다. 그 모습을 볼 때,

나도 힘들기에 눈치채지 못한 척을 했다.




루비 쨩이 드물게 평소보다 귀가가 늦은 날이었다.

무슨 일이 있는 건가 불안해져 진정하지 못하고 있자

현관에서 '다녀왔습니다'라는 루비 쨩의 목소리가 

들렸다. 내가 황급히 '어서 와'라며 현관으로 향하자, 

거기엔 루비 쨩만이 아닌 '오하라 씨'와 '마츠우라 씨'가 

있었다.


"어머니가 슬슬 괜찮을 거라고 해서, 

오늘은 카난 씨랑 마리 씨가 와주셨어."

"엣, 아 저기."

"다이아, 괜찮아. 저기, 자기 소개하는 게 낫겠지?"

"그것보다, 현관이니까 두 사람 모두 올라와.

언니, 손님 방으로 모실까? 아니면 언니 방?"

"손님 방이라도 괜찮아, 다이아."

"그럼, 안내할게요."

"알고 있으니까 걱정마."


그리 말하며, 두 사람은 익숙한 듯 손님 방으로 향했다.

사진에서 본 것보다 두 사람은 귀여웠달까, 예쁘고

귀여웠기에 다이아의 친구들은 굉장하네, 라고

생각하며 손님 방으로 이동했다.


"다이아, 역시 기억 안 나?"

"에에. 그, 루비 쨩에게서 들었기 때문에, 마츠우라 씨랑

오하라 씨에 대해선 조금은 알고 있, 습니다."

"그런가ㅡ. 아아, 마츠우라 씨랑 오하라 씨는,

조금 듣기에 그러니까 이름으로 불러도 괜찮아."

"다이아한테 그렇게 불리면, 당황스러우니까."

"그럼, 카난 씨랑 마리 씨로 괜찮을까요?"

"물론."

"학교는 아직 휴학인 거네."

"아직 주치의로부터 허가가 안 떨어져서."

"그랬구나."

"갈 수 있게 되면, 데리러 올까."

"루비 쨩이랑 같은 학교 인거죠? 

교복 소매가 좀 다른 것 같은데."

"이 제복 다이아도 입었었다구?"

"그런 것 같네요. 하지만 기억이 전혀 없었기에."

"카난, 잠깐."

"...미안."

"아뇨, 저야말로 아무 말도 못해서."


카난 씨도 마리 씨도 분명 다이아의 소중한 사람이었다.

그건 아플 정도로 알고 있다. 카난 씨는 마치 무언가를

바라는 것처럼 나를 바라보았고, 그런 카난 씨를 진정

시키려는 듯이 마리 씨는 카난 씨와 내 상태를 보며

적당하게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어주었다.

시간적으로는 30분도 채 지나지 않았을테지만, 

간만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탓일까

나는 엄청 피곤했기에 그 날은 빠르게 잠들었다.


그 이후로 곧 마리 씨는 며칠 간격으로 만나러 와줬다.

카난 씨는 이후로 한 번도 와주지 않았다. 아무래도

다이아가 기억 상실이었던 것에 상처를 받은 것일까.

미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내가 어떻게 할 수도 없다.

기억을 떠올려보려 해도, 아무 것도 기억나지 않으니까.


"마리 씨는 이사장 일도 하고 있는데, 괜찮아?"

"다이아가 걱정 안해도 일은 제대로 하고 있어ㅡ.

이래뵈도 매우 우수ㅡ하단 말이지!"

"그래?"

"뭐, 이 좁은 우치우라 안에선 

나 같은 사람은 거의 없지."

"우수한 사람은 전부 누마즈로 간다고 들었어.

혹시, 하프인 거랑 관계 있는 거야?"

"루비한테서 들었어?"

"물으면 안 되는 거였어?"

"아니, 보다시피 이런 외모니까 친구가 생길까 

불안했었지. 여기 오기 전에도 친구를 만들기 전에

전학한 거였으니까 그게 무서웠거든. 거기다 생긴

것도 '외국인' 그 자체였으니까. 여기 와서, 카난이랑

다이아랑 만나고, 친구가 되었고, 엄청 재미있었고,

그게 좋아진 거야."


"잠깐 해외에 있긴 했지만, 그래도 여기 돌아온 건

다이아랑 카난이 있었기 때문이구."

"그랬었구나."

"다이아 정말 좋아하니까 말야."


그리 말하며 미소짓는 모습에 가슴이 두근댔다.

미인이 짓는 미소는 어째선지 긴장된다.


"하지만, 나 기억이..."

"기억이 없어도, 다이아잖아. 지금은 아직 움직이는

것에 제한이 있어서 안 되지만, 같이 여기저기 가보자?"

"그렇다면, 먼저 아와시마에 가보고 싶어."

"아와시마?"

"왜냐면 거기 마리 씨랑 카난 씨가 살고 있잖아?"

"그래. 하지만, 괜찮아?"

"오히려 그래서 가보고 싶어. 

좀 더 두사람을 알고 싶어."

"그러자 그럼. 안내는 맡겨줘. 

그리고 루비한테서 들었어?"

"뭘?"

"카난 배 운전할 수 있고, 다이빙이 특기라는 것."

"아니."

"카난이 수영하는 걸 보면 잊을 수 없을걸. 평상시

모습으로는 상상이 안 될 정도로 예쁘게 수영하거든.

그리고 나랑 달리 잘 못 오는 건 집이 다이빙 가게를

하는데 그걸 돕고 있어서 그래. 다음에 놀리러 가자."

"밖으로 나갈 수 있게 되면, 약속할게."

"응, 약속."


마리 씨는 그렇게 말했지만, 카난 씨가 나를 조금

피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기분 탓인지,

아니면 너무 의심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집안일을

돕는다고는 해도 잠깐 들르는 것이 그렇게 큰 일인

것일까. 마리 씨는 이사장 일을 하면서도 만나러

와주는데. 


그렇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고 있다.

하지만, 한 번 밖에 만나지 않았는데,

만나러 와주지 않는 것은, 

분명 내가 '다이아'가 아니기 때문이겠지.

카난 씨는, 누구보다도 내가 '다이아'의 기억을

찾길 원하는 듯한 그런 표정이었으니까.


나를 만났는데도, 기억하지 못하는 거야?

그런 눈으로 나를 보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카난 씨의 시선이 무서웠다.

그 정도로 무작정 '다이아'를 기대하면서,

나를 보는 사람은 지금까지 없었으니까.


카난 씨가 오지 않는 것을 스스로가 조금 안심해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그 시선이 무서워서, 카난 씨를

제대로 바라보지 못하고 마리 씨만 보고 있었던 것도,

그녀가 오지 않는 이유일까. 알 수 없지만, 그 후로

며칠이 지나도 카난 씨가 날 만나러 오는 일은 없었다. 


그 며칠 사이로, 스쿨 아이돌 멤버였다고 루비 쨩이

알려줬던 2학년생 3명과, 루비 쨩의 친구 2명도 나를

만나러 와주었다. 나에게 기억이 없다는 것에 순간

당황하면서도, '처음 뵙겠습니다'부터 시작해서 특기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가르쳐주었다. 스쿨 아이돌 활동 중,

2학년생 3명은 가사, 곡, 의상을, 각각 담당하고 있었던

것 같다. 솔직히 대단하다고 생각해 감동하자, '다이아

씨가 그렇게 말해주는 건, 조금 부끄럽다'며 그녀들은

당황했다. 아무래도, 쿠로사와 다이아는 연습 중에

꽤 엄격했던 모양이다. 칭찬한 적도 있다, 고 말은

했지만 아마도 엄격했다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치카 씨가 노트북을 갖고 왔었기에, 모두가 노래하는

모습을 처음으로 보았다. 그 안에서 내가, 아니,

'쿠로사와 다이아'가 웃는 모습으로 춤추고 있다는 것에

놀랐다.


"이런 표정도 가능했어?"

"다이아 씨라구요?"

"나라지만, 역시 다른 사람이라는 느낌이니까."

"하긴 말투도 전혀 다르고 말이죠. 자기 자신을

'나'라니, 저도 깜짝 놀랐어요."

"에?"

"아, 말하면 안 되는 거였나?"

"다이아는 어떻게 말했어?"

"아ㅡ, 그 편하게 말하는 느낌은 아니었달까, 

루비 쨩한테서 아무 것도 못 들었어요?"

"루비 쨩은 '나'를 존중해주니까, 최근에는 '다이아'의

이야기는 하지 않거든. 내가 물어보면 가르쳐주지만."


세 사람에게서 들은 '쿠로사와 다이아'는 굉장히

정중한 말투를 사용했었던 모양이다. 나와는 달라.

나는 아마도 루비 쨩의 영향을 받았을테니까, 그렇게

정중하게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루비 쨩, 마리 씨,

어머니, 아버지 누구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또 다른 날에는 루비 쨩의 친구 하나마루 쨩과 요시코

쨩이 왔다. 아마 두 사람도 내 말투에 놀랐을 것이다.

'하나마루 쨩'이라는 호칭과 '요시코 쨩'이라는 호칭은

루비 쨩에게서 옮은 것일테지만, 원래는 '하나마루 씨',

'요시코 씨'라고 불렀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이미

요시코 쨩과 하나마루 쨩에 익숙해졌으니까, 그렇게

부르기로 했다. 그런 나를 보며 두 사람은 놀랐지만,

두 사람 모두 루비 쨩의 친구인 만큼 상냥했다. 단지

요시코 쨩만 '좀 이상해'라고 나에게 말했다. 그 후에

바로 하나마루 쨩에게 혼났지만. 그런 요시코 쨩도

당황은 했지만 카난 씨만큼 무서운 눈으로 나를 보지는

않았다. 그랬기에 평소처럼 있을 수 있었다.


어째서 카난 씨만, 그렇게 무서웠을까.

나로서는 알 수 없었다.


********************************************************

********************************************************


* 우리가 알고 있는 다이아의 고풍스런 말투가 있지만

현재 작품 속 다이아는 기억을 잃었기에 말투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말투가 아님. 이 부분은 나중에 작품 

내에서도 중요한 장치이기 때문에 일부러 평소의

말투와 다르게 번역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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