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사람 위에 사람 없고 사람 밑에 사람 없다.

누가 처음 말했는지 모르지만, 참으로 훌륭한 소리다.

“참으로 훌륭한 개소리지.”

사람 위에 돈이 있고, 돈 위에 사람이 있다.

나는 그들을 노예와 재벌로 구분한다.

라스베거스 MGM 카지노 호텔 최상층 스카이플로어 VVIP룸.

내가 이곳을 좋아하는 이유는 창밖으로 야경과 함께 자신이 노예인지도 모르고 아등바등 살아가는 사람들이 한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나도 한때는 저들처럼. 혹은 저들보다 더욱 치열하고 처절한 삶을 살았다. 내가 이 자리에 오르기 전까지는.

-똑똑.

야경을 감상하며 잔에 와인을 따르고 있을 때, 밖에서 누군가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렸다.

“대표님. 각 호텔 대표들이 밑에 모여 있습니다.”

“그래요? 와인 마시고 있으니까 기다리라고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라스베가스에 있는 호텔의 대표들이 모인 자리.

‘와인을 마시고 있다.’라는 같잖은 이유로 그들을 기다리게 했다.

기선제압을 할 필요가 있다. 그들은 평생 남에게 굽힌 적이 없는 사람들이다.

나를 앞에 두고 쓸데없이 뻗댈 가능성이 높았다. 이런 방식으로라도 갑과 을의 관계를 보여 줄 필요가 있다.

종합 카지노 리조트 사업 건을 따내기 위해서는 ‘나’라는 투자자가 필요하다.

몇몇 사람들은 나를 슈퍼 갑이라 부른다. 그것 말고도 다양한 별명이 있다.

옥토퍼스.

돈 귀신.

마이더스의 손.

용병술의 달인.

노예 시장의 왕.

0.01%의 승부사.

돈 냄새를 맡는 개코.

나는 그중에 개코라는 별명을 가장 좋아한다.

어떠한 아부나 아첨도 포함되어 있지 않고, 너무 고급지거나 너무 상스럽지도 않은 별명.

그리고 내 능력을 가장 잘 보여 주는 단어이기도 하다.

나는 잔에 담긴 와인을 한입에 삼키며 문 쪽으로 향했다.

“가자, 가자. 돈 냄새를 맡으러 가자.”

----

여기까지. 어때요? 1화가 보고싶어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