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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무서운이야기 써봤는데 감평좀앱에서 작성

ㅇㅇ(58.225) 2024.05.19 03:30:35
조회 245 추천 1 댓글 6
														

제목: 군대에서 전우조가 들려준 무서운 이야기


군대에 갔다.
좆같았다.
9사단 신병교육대였다.

영화 고지전의 애록고지 전투가 9사단의 백마고지 전투 고증이란다.
그거 말이다. 배우 고수나오는 거. 악어니 뭐니 하는 영화.
다들 한 번쯤 봤을 거다.

월남 파병도 갔었던 부대고, 12.12에 동원되기도 했다. 9사단 9대 자랑 중 하나가 대통령을 3명 배출한 거라고 대문짝만 하게 적혀 있다. 경례도 일반 땅개와 달리 충성이 아니라 백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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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튼.

나는 겨울군번이었다.
유둘혹둘. 정상적으로 훈련병 과정을 마치면, 자대에 가자마자 혹한기를 하는 그런 군번이었다.
하지만 그 좆같은 미래를 우린 아직 모른다.

첫날에 빡빡이들끼리 추워서 기침하면서 침상에 누워 서로 머하다 왔냐고 수다떨다 자고 그랬다.

군대는 항상 불침번이 있는데 첫날부터 로테이션이 돌아갔다.

우리는 한 소대에 오십몇명 규모였다.
소대는 3개 분대로 나누어져 있고 한 침상에 9명 정도가 지냈는데 하나의 침상에 있는 애들을 팀으로 엮였고 팀은 3개의 전우조로 이루어졌다.

불침번은 전우조끼리 3명이서 선다.
자다가 쳐 일어나야해서 좆같다.
그뿐이랴?

전투복으로 환복도 해야한다.
피곤하고 추운데 남들 피해줄까봐 라이트도 못키고 어두운 와중에 주섬주섬 환복을 했다. 가끔 그 소리에 누군가가 깨서 나와 눈을 마주친 적도 있었다. 머쓱하지. 나땜에 깬 거 같아서.
누구나 다 불침번을 서길 싫어했다.

근데 문제는 우리가 훈련 받을 수록 겨울 군번이기 때문에 환자가 생긴다는 거였다.
열나고 기침하고. 
국군고양병원 갔다온 그런 새끼들이 불침번 못서는 상황이 생겼다.
가용가능한 전우조의 숫자가 줄어드니 불침번 순번이 빠르게 빠르게 돌아왔다.

그래서 어제 불침번 섰는데 그 다음날 또 불침번 서야 하는 사람도 있었다. 똑같이 끌려서 군대 왔는데 단지 건강하다는 이유 만으로 말이다.

그래도 우리소대 애들은 다 착해서 환자한테 꼽주고 뭐라하기보단 빨리 나아서 근무서라 마 으쌰으쌰하자.
페북 친추도 걸고 자대 가면 사지방에서 연락하자 이런 분위기였다.

근데 나와 나의 전우조들은 존나 건강해서 불침번을 맨날 서는 그 사람들이었다. 
솔직히 좆같았다.
훈련받고 잠자다가 도중에 깨서 전투복 그 개같은 거 환복해서 탄띠 매고 당직 서는 조교 앞에가서 복장 검사맡고 취침등 아래에 서서 남들 코골며 자는 거 구경하면서 서 있어야 하는데 당연히 좆같을 수밖에 없다.

그걸 맨날 한다?
20대는 초인이라 솔직히 못할 수준은 아니지만, 내가 그래야 하는 이유가 없기 때문에 심보가 꼬이게 되는 것이다.

근데 솔직히 뭐 어쩔 수 없으니까 걍 사회생각하면서 시간 보내기 일쑤였다.
근데 그날 따라 좀 심사가 꼬여서 다음 순번 전우조를 존나 빨리 깨우기로 입을 맞췄다.

한 30분 정도 일찍 깨우고, "아 미안 우리가 시간 착각했어."를 시전할 생각이었다. 이 짓을 한다고 해도 빨리 교대하고 잘 수 있는 건 아니지만, 20대 초반의 남자란 원래 속이 좁은 법이었다.
심지어 상대는 환자였다가 최근에 다시 복귀한 애라서 그동안 빠진게 존나 많으니 죄책감이 생기지 않았다.

그래서 다음 순번애들 한 30분 일찍 깨우려고 다가갔는데 뭔가 쎄한 기분이 들었다.

갑자기 생활관 문이 확 닫힌 거였다.

그래서 뭔가하고 나가봤는데 조교가 묵향 읽고 있었고, 주변에 뭐 화장실 가고 이런 사람도 없었다.

조교가 우리 감시하나 싶어서 쫄아가지고 그냥 일찍 깨우지 말까 하다가 솔직히 그 동안 너무 애들이 아니꼽고, 밉고 피해의식이 존나 쌓였다.
그래서 다음 순번 애를 툭툭 쳐서 깨웠다.
근데 이 새끼가 화들짝 놀라면서 휙 튀어나오듯이 일어나는 게 아닌가.

그래서 이새끼 왜 이러나 싶었는데 식은땀 존나 흘리고 딱봐도 심상치 않았다.
아픈건가 싶어서 조교한테 데려가려는데 애가 우리를 만류했다.

우리가 걱정되어 왜 그러냐고 물어보니 이 놈이 유체이탈을 했다느니 뭐니 입을 털었다.
그래서 뭔 개소린가 싶었는데 얘가 벌벌 떨면서 이야기를 시작했다.

자기가 자다가 순간 정신 차리니 생활관에서 자고 있는 자기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그리고 불침번(우리)이 취침등 밑에서 조교 몰래 서로 속닥거리며 이야기 하는 것도 다 봤다고 했다.
신기해서 둘러보다가 문득 이 때가 아니면 군대 밖으로 언제 가보겠냐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그래서 일단 밖으로 나가는데 이상하게 자신이 닫혀있는 문 같은 걸 열 필요도 없이 자기가 갈 때 마다 문이나 바리게이트, 철문이 알아서 열렸다고 했다.

영혼상태에서 어떻게 문을 여나 걱정이 있었는데 그게 해소 된 셈이라 신나서 밖으로 나가다가 어느새 위병소 앞에 왔는데 갑자기 입대 전에 돌아가신 할머니 목소리가 들렸다고 했다.

"이놈이 여기가 어디라고 자길 따라오냐! 어서 빨리 돌아가라 돌아가라. 이놈아. "

할머니가 이렇게 소리쳤다고 했다.

그래서 문득 이상함을 느껴서 다시 생활관으로 돌아가려는데 갑자기 위병소 문이 닫히는 것이 보였다고 했다.
좆이 빠질 정도로 존나게 뛰어서 겨우겨우 아슬아슬하게 들어왔는데 그동안 얘가 지나쳐왔던 바리게이트며, 문들이 갑작스럽게 닫히거나 하면서 마치 자기를 의도적으로 가로막으려 하는 것이 눈에 보였다 했다.

아씨발 좆됐구나 하면서 얘가 헐레벌떡 겨우 뛰어 들어오면서 본관에 들어와 계단을 올라가는데 진짜 계속 장애물이 날아오고 하면서 자기를 방해했다는 거다.

그리고 겨우 생활관 앞으로 왔는데 생활관 문이 닫혀서 움직이지 않았다고 했다.
영혼이라서 문을 만질 수가 없던 것이었다.

군대 문은 밖에서 안에 뭐하는지 볼 수 있게 창이 있는데 그걸 통해서 안을 보니 어떤 피칠갑을 한 병사 하나가 자기 육체 위에 둥둥 떠서 육체를 내려다 보고 있는 게 보였다고 했다.

그래서 아씨발 이거 열으라고 하면서 울부짖으며 문을 열려했는데 영혼이기 때문에 문은 아무리해도 열리진 않았고 자긴 진짜 좆됐구나 아 씨발 개좆됐구나 진짜 끝이구나 망했구나 이 생각밖에 안들었다고 했다.

근데 그 때.

피로 물든 병사가 갑자기 창문에 자기 얼굴을 들이밀면서 "아깝다" 하고 사라졌다고 했다.

(귀신짤 넣을까 말까 고민하다 안넣음 ㅎ)

너무 놀라서 놀라 자빠졌다가 갑자기 정신이 확들더니 주변을 인식하고 보니까 불침번인 우리가 자기를 깨웠다는 거였다.

난 아직도 긴가민가했다.
솔직히 난 귀신 안믿는데 우리가 모여서 속닥거렸던 일.(보통 불침번은 당직한테 걸리면 뒤지게 혼나니까 모여서 있음 안된다. 자기 구역 경계해야한다. 언제 당직 조교나 간부가 브리핑 시킬지 모르니.) , 조교가 묵향을 읽는 걸 알고 있다던가, 그리고 결정적으로 한 번 문이 갑자기 닫힌게 존나 신경쓰였다.

암튼 얘가 존나 고맙다 생명의 은인이다라며  감사해하는데 난 아직도 내가 얘를 살린 건지 잘 모르겠다.

단지 30분 일찍 깨워보려는 약은 마음이 있었던 건데 이게 어떻게 운이 좋아서 얘를 살렸던 걸까?
그 피투성이 병사는 뭐였을까?
그리고 만약 우리가 30분일찍 안깨우고 그냥 내버려뒀다면 그 피투성이 병사는 얠 어떻게 했었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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