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유달리 글이 써지지 않았고.
그래서 여느 때처럼 인풋을 하던 중이었다.

"이 글은 내 글에 그다지 참고가 안 되는 것 같은데..."

내가 쓰던 글은 판타지 였기에, 나는 주로 공모전과 문피아 인기
유료 소설들을 보며 인풋을 했다.

이 글은 내가 군대에 가기 전 2019년에 구상했던 글.

이 글은 어떻게 해서라도 완성도를 높이고 싶었기에 나는 그럼에도 인풋을 반복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늘어난 것은 표현력 뿐.

항상 불만이었던 1화와 2화의 내용을 수정하기에는 내가 참고할 만한 전개가 없었다.

그래서 나는 구상하던 당시에 내가 재밌게 읽었던 소설 하나를 찾아보았다.

"이때 쯤이면... 카카오페이지인가?"

나는 간만에 독자의 마음으로 돌아가 열심히 소설을 읽었다.

그래도 그 땐 나름 보는 눈이 있었는지, 내가 봤던 소설들은 죄다 지금봐도 재밌는 소설들 뿐이었다.

"아, 이거다."

나는 내가 처음으로 소설을 읽으면서 재미있다고 느꼈었던 그 작품을 다시 읽어보았다.

1화를 읽었다.

글에서 생동감이 넘쳤다.

마치 내가 작품의 주인공이 된듯한 생동감.

거기에 글의 분위기 전달.

주인공의 소개까지 완벽했다.

이런 완벽한 글을 본 내 표정은...

썩어들어갔다.

내 글은 이렇지 않았으니까.

내가 그렇게나 바라던 1화의 전개가 이곳에 있었다.

그야말로 완벽한 교보재.

그래서 나는 글을 엎었다.

15화 비축이 남아있었고, 적어도 내 기준에서는
연독도 나쁘지 않았지만 엎었다.

지금이라면 더 잘 쓸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글을 쓰고자 마음먹은 이유인 이 글을
어떻게든 완벽한 모습으로 세상에 내놓고 싶었다.

어쩌면 훗날 이 일을 후회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지금 내 마음속에는 후회가 없다.

나는 지금부터 다시 1화를 쓰러간다.

처음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