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 달도 더 지난 서뮤위 후기

쏜팡이 · 2024.05.15 21:24:24

작년 9월에 광화문에서 했던 그거 맞음

그 후기를 왜 이제 쓰냐면 그때는 내가 갤주들을 몰랐기 때문

내가 갤주들의 존재를 제대로 처음 안 것도 서뮤위에서였고

갤주들 노래를 처음 들어본 것도 서뮤위에서였음

그래서 그때의 감상을 남겨본 적이 없길래 기록해둘 겸 적어봄

상술했지만 난 갤주들의 존재도 몰랐고 애초에 밴드에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었어서

그때 내가 광화문에 갔다가 서뮤위에서 갤주들을 본 건 순전히 운이었음

그것도 뭐 그 전 공연들도 쭉 보다가 갤주들까지 보게 된 것도 아니었고

교보문고 마감 시간 10시까지 죽치고 나왔다가 정말 우연히 타이밍이 맞물려서 보게 된 거였음

지금 생각해보면 무슨 운빨이었나 싶음

사실 그런 공연을 하고 있는 걸 봐도 관심 안 두고 그냥 갈 수도 있었는데

교보문고에서 나와서 광장 쪽으로 가는데 광장이 진짜 존나 시끄러운 거임

도저히 어그로가 안 끌릴 수가 없는 시끄러움이었음

개인적으로 옛날부터 광화문 좋아해서 자주 가는데 광화문 광장이 그렇게 시끄러운 거 처음 봤음

그래서 대체 뭘 하길래 이렇게 시끄럽냐 뭔지 보기나 하자

하고 광장으로 건너가서 봤더니 서뮤위를 하고 있던 거였음(사이드 무대 쪽 공연)

그때 갤주들은 리허설 세팅 중이었고

뭔가 그때 벼련 기분이 안 좋아 보였던 기억이 남

어렴풋한 기억으로는 뭐 딜레이가 됐던가? 그랬던 것 같은데

찾아보니까 갤주들은 9시 30분 시작 예정이었는데

10시에 아직 시작도 안 했었으니까 딜레이 맞았네

그때는 누군지 몰랐던 홍ㅋㅋㅋ이 되게 엉거주춤하게 서 있었던 기억도 남

사실 이제 그 시끄러움의 이유는 알았으니 진짜 그냥 갈 수도 있었는데

날도 선선하고... 광화문에서 이런 공연 보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이런 밴드 공연을 진짜 한 번도 본 적이 없기도 하고

또 리허설 때 잠깐 했던 (그때는 매비운인 줄 몰랐던) 매비운이 마음에 좀 들었어서

이런 식으로 새로운 경험 하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서 걍 계속 봄

이날 셋리는 타이틀 곡들 구성이었는데

그때 당시에 벼련이 멘트에서 그거 얘기했을 때도 그렇고(타이틀곡만 쭉 했다)

지금 갤주들 공연 몇 번 다녀보고 나서 생각해봤을 때도 그렇고

되게 좋은 셋리 구성이었다고 생각함

잘 모르는 입장에서는 보통 타이틀곡이 그 가수를 잘 설명해준다고 생각하기도 하고

(막상 좋아하고 나서 보니 갤주들은 그런가...? 싶긴 하지만)

전부 편곡 같은 거 일절 없이 원곡 음원 그대로 진행됐어서

나중에 음원을 찾아 들었을 때 차이가 없으니까

그것도 그거대로 일종의 장벽을 없앴던 것 같음

어떤 식당에서 토마토 스파게티라고 팔았던 음식을 맛있게 먹었던 기억으로

그 집에서 토마토 스파게티를 다시 시켰더니

아 손님 사실 그때 드렸던 건 크림으로 변주를 준 토마토 스파게티였어요 하면서 다른 맛을 가지고 오면 당황스러운 것처럼

그냥 처음부터 제대로 토마토 스파게티를 입에 넣어준 느낌이라고 해야 되나

매비운에서 다른 팡들이 떼창하는 거 보고 신기하다고 생각했었음

아 밴드 쪽에서도 이런 걸 팬들끼리 정하고 다같이 하기도 하는구나 싶어서

지금은 나도 못 질러서 난리지만

기솔에서 홍동균 뛰어내려왔다가 다시 엉거주춤 올라가는 거 봤었는데

그게 선이 빠져서였던가 아무튼 그런 이유였는 줄 그때는 몰랐음

실수로 잘못 떨어졌나? 이렇게 생각했던 듯 ㅋㅋㅋㅋ

낯선 열대 들을 때는 혼란스러웠음

이를 우짤꼬 듣고 ㅈㄴ 혼란스러웠음

안 좋은 의미는 아니고 그런 어투를 가사에서 쓰는 걸 처음 들어봤음

집 가는 길에 가사 다시 제대로 찾아보고 진짜 신기하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남

되게 의미를 모르겠는데 노래가 좋긴 좋다고 생각했었던 것 같음

서울 할 때 중간에 핸드폰 꺼내서 갤주들 정보 찾아봄

(맨처음에 안녕하세요 쏜애플입니다 했던 것 같은데 말귀 못 알아먹어서 못 알아들음 그래서 이때까지 누군지 몰랐음)

서울을 얘기하는 게 맞나? 내가 제대로 들은 게 맞나? 하고 가사 주워들어서 검색해봤다가

아 이 밴드가 그 쏜애플이구나!! 하고 그때서야 처음으로 앎

옛날에 대충 이름은 들어본 적 있었던 것 같은데 걍 그게 다였고 그대로 잊고 있었어서

아무튼 홍이랑 심이 후반부에 같이 부르는 거 보면서

아 노래를 무조건 보컬만 다 부르는 건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한 거랑

이때 낯선 열대랑 서울이 꽤 마음에 들었어서 집 가는 길에 계속 들었던 기억이 남

은하는 솔직히 기억이 잘 안 난다

계몽에서 뭘 했었는지 기억이 안 나서 영상 찾아 보고서야 기억 떠올렸음 ㅎ;

다른 팡들이 핸드폰 플래시 켜는 거 보고 오 이 곡에서는 저런 걸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했던 듯

그래서 그냥 나도 따라 켜서 흔들었던 것 같음

플래시 흔드는 데 너무 집중해서 기억 다 날아간듯

마지막 곡이 멸종이었는데

어? 싶어서 지금 다시 확인해 보니까

이날이 동물 발매하고 처음으로 멸종 공연한 거였더라

그걸 내가 본 거였구나 하고 진짜 운이 좋았다 싶어짐

개인적으로 귀에 확 꽂히는 멜로디가 있는 걸 좋아하는데

멸종은 시작할 때부터 기타 소리가 귀에 쫙 감겨서 첫인상이 좋았던 것 같음

신나는 느낌으로 끝나서 공연 마무리되고도 기분이 좋았던 것 같다 재밌게 봤었음

멸종 전에 벼련이 쳤던 멘트 중 하나가

이번에 저희를 처음 들으시고 관심이 생기신 분이 계시다면 쏜애플 검색하셔서 동물 많이 들어달라

이거였음

내가 정확히 그 테크를 타고 지금 이렇게 됨

그날 집 가는 길에 낯열 듣고 서울 듣고 멸종 듣고 다음날에도 듣고 그 다음날에도 듣고

다른 노래는 어떤가 하고 이유 들어보고 살너밤 들어보고 검은별 들어보고 동물 통으로 돌리고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그냥 리스너 수준에서 끝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한 번쯤 가 볼까? 하고 하남 막콘으로 동물 투어 막차 탔다가 그민페 가고 불구경 가고 멸종콘 가고 더글로우 가고 러브썸 가고

멸종콘 때쯤부터 리스너는 개뿔 걍 쏜팡인 거 인정하기로 했음

상술했지만 그 전까지 밴드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서 갤주들이 처음으로 좋아해보는 밴드인데

처음부터 코가 아주 제대로 꿰인 듯

아무튼 그랬음

공연 감상도 그렇지만 저 벼련 멘트가 지금 와서 다시 생각해 보니까

진짜 그 말대로 했다가 이렇게 됐네 싶어서 어이도 없고 웃기기도 하고

갤주들을 처음 보고 처음 알게 되고 들었던 공연이라 기억도 비교적 선연하게 남은듯

그 뒤로 단공은 가는 족족 기억 다 휘발당하는데...ㅅ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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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찍었던 사진이 이런 거밖에 없네

암튼 그랬음 문제 시 삭제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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