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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아곤 장기 세션 드디어 끝났다. (영웅 후일담 포함)

카할라니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5.26 07:24:57
조회 296 추천 8 댓글 4
														
실친들과 함께 몇 개월 걸쳐서 진행한 게 드디어 끝났네.
실상 회차 자체는 몇번 안 되긴 한데 현생크리로 일정 조율하고 미뤄지고 하다 보니까 벌써 이렇게 되었어.
나 포함 참가자들 전부 인생 첫 TRPG 입문으로 시작한 거라 중간중간 해줘야하는 판정도 빼먹거나 심지어는 주사위 판정 굴려놓고선 잘못 판정하기도 하고
아주 그냥 얼렁뚱땅 진행 그 자체였음.

그래도 마지막에 고향으로 모두 돌려보내고 나니까 뭔가 후련하고 뿌듯하더라.

아래는 영웅 후일담임.
내 조악한 말솜씨+조악한 상상력으로 훌륭한 후일담을 만들어주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쉽다.
캐릭터의 이름을 검열한 것은 이해해주기를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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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C1 : 무기의 달인 "구원자" PC1은 무사히 자기 고향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그는 여러 섬을 넘나들며 피와 용맹으로 수많은 승리를 거두었고 그중 그가 가장 자랑해 마지않던 승리는 한 섬에서 수많은 오네이로스를 힘으로 무찔러 '오네이로스들의 악몽'이라는 명성을 얻은 때였습니다.
고향 땅에 발을 디딘 후 아테나 여신께서 그의 머리에 숨을 불어넣어 주시어 무력을 앞세운 그의 삶에 지혜 또한 가득하도록 축복해 주었습니다.
하지만 그 섬에서의 일로 아직 그에게 유감이 있었던 헤카테 여신은 그에게 밤에 대한 불안감을 불어넣어 그가 나이 들어 죽는 그 순간까지 편히 잠들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PC2 : 박식한 "승리자" PC2 또한 자기 고향으로 돌아갑니다.
그는 여정 동안 자신의 박식한 지식을 선보이는 한편, 때때로 그의 무기인 비석과 함께 아무도 예상 못 한 긴밀한 움직임을 보여 모두를 놀랍게 만들었습니다.
시인들이 그의 업적을 노래할 때 빠지지 않고 꺼내는 그의 위업은 바로 '하데스 신을 설득한 자'입니다.
감히 신 앞에 나서서 그분을 세 치 혀로 설득해 낸 그의 지혜와 재치는 대대로 후대에 전해질 것입니다.
고향에 돌아온 그는 어느 날 그의 비석 갈라진 틈 속에 사과 씨앗이 박혀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는 이를 데메테르 여신님의 계시라 생각하고 비석째로 땅에 묻어두자 그 자리에 상당히 싱그럽고 거대한 사과나무가 자라납니다.
그 나무는 PC2가 이 세상을 떠나는 그날까지 맛있는 사과와 시원한 그늘을 제공해 주는 마을의 명물이 되었습니다.

PC3 : 기도하는 "용사" PC3도 드디어 고향 아테네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아테나의 후손인 PC3는 용사라는 칭호에 걸맞은 수많은 업적을 달성했습니다.
그중 첫째가는 업적은 당연히 하데스 신께서 직접 강림하신 때에 필멸자의 몸으로 직접 저승의 문을 닫아낸 일로 그때의 이야기는 온 지중해를 떠들썩하게 만들고도 남아 땅끝 멀리까지 퍼져나갔습니다.
그가 집에 도착하여 잠에 들려는 때에 그의 선조이자 섬기는 신인 아테나께서 직접 PC3 앞에 현신하시었습니다.
아테나는 PC3를 보고 살짝 웃으면서 그에게 자신의 올빼미를 넘겨주고는 그의 귓가에 다가가 "고향에 돌아온 것을 환영한다, 아가"라고 말하고는 사라졌습니다.



PC4 : 앞장서는 "구원자" PC4는 이들 중 가장 마지막으로 고향 땅을 밟을 수 있었습니다.

테베의 딸이자 농부 출신인 그녀는 비록 그녀 스스로 달성한 위업이나 얻어낸 기념품은 없었으나 그녀가 함께한 영웅들의 험난한 여정에 한 번도 낙오되지 않고 따라간 것만으로도 그녀의 이름이 널리 퍼지기에는 충분했던 것 같습니다. 테베에 도착하자 온 도시의 사람들이 몰려나와 그녀를 환영합니다. 남자들은 "테베의 자랑을 위하여!"라며 술잔을 높이 들고 여자들은 건물 위에서 꽃을 뿌려 그녀를 맞이해주었습니다.

성대한 환영이 마무리되고 자신의 집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난 그녀는 자신의 밭이 황금빛으로 빛나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녀의 밭은 그리스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훌륭한 품질의 황금빛 밀로 가득 차 있었습니다.

그녀가 멍하니 밀밭을 바라보고 있는데 바람결에 어디선가 말소리 같은 게 들린 것 같습니다.

"내 자랑스러운 신도여, 이것이 내가 내리는 선물이란다."


네 명의 영웅 모두 전설적인 영웅입니다. 문명이 지속되는 한, 여러분의 이름은 미덕을 추구하는 모든 이들의 지표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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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담


인생 첫 TRPG로 하기엔 시나리오를 스스로 만들어야하는 부분이 많은 등, 초보 마스터가 진행하기엔 난이도가 상당한 감이 있어서 첨에 아곤 추천해주신 TRPG샵 사장님한테 다시 물어보니까 "설마 초보자가 단편이 아니라 장기세션으로 진행할 줄은 몰랐다. 그랬으면 다른 룰을 추천해줬을 것."라고....


다시 생각해보니 사전 지식이나 플레이 경험도 없이 첫 마스터를 장기세션으로 진행하는 미친놈이 나라는 사실을 깨닫고 아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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