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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약간 불편할 수 있는 뻘-글

니컬(39.117) 2017.11.11 12:29:11
조회 1203 추천 18 댓글 10
														

오늘은 크툴루 신화에 관계된 이야기 중에서 조금 불쾌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하자. 그러니까 턀갤에 쓰는 거야. 

러브크래프트하면 떠오르는 인종 차별과 외국인 / 해산물 혐오야 굳이 말 안해도 될 것 같으니 이번엔 다른 것을

가지고 좀 말할 거임. 근데.... 오히려 한국에서는 이게 훨씬 더 불쾌하다고 느낄 사람도 있을 거 같음. 사실 이거

전에도 이야기한 적이 있는 거 같지만 알 게 뭐야. 


여성성의 배제

러브크래프트는 현대 관점에서 좀 극단적으로 본다면 일베충 / 백수 / 혼모노가 적당히 짬뽕되어 있는 인간인데, 

(그나마 범죄는 저지르지 않았음) 그래서인지 여성성에 대해서도 별 관심이 없었음. 그러다보니 이 양반 작품에 

여성은 거의 등장하지 않고, 등장해도 중요한 역할을 맡는 사례가 별로 없음. 아예 선역으로는 등장한 적이 없고. 

그나마 결혼하고는 조금 여성관 등이 나아지긴 했다는데... 어쨌든간에 작품 상에서는 그런 변화가 거의 안 나옴. 

일단 크툴루 신화 작품에 한정해서는 확실히 그럼. 그러면 여성성을 좀 다루려고 한 노력들을 보자. 


현관 앞에 있는 것(The Thing on the Doorstep)

브크래프트의 작품 중에서는 여성이 주요 캐릭터로 나오는 유일한 작품인데, 작품의 구성을 찬찬히 살펴본다면

이래저래 말이 나올 법한 물건임. 다들 읽어는 봤겠지? 물론 아니 이런 소설도 있었나요 할 턀붕이를 위해 간략히 

소개하자면 마법으로 육체를 바꾸는 걸 소재로 한 물건임. 아니 안 읽었는데 왜 스포일러 하나요하면서 씩씩대면 

할 말이 없으니 패스. 안 읽은 네가 잘못한 거야.  


근데 이게 젠더 문제와 얽히면 좀 해석이 묘해지는 물건임. 왜냐하면 이 작품에서 마법으로 육체를 바꿔친 과정이

아버지 <-> 딸 / 딸 <-> 사위가 되거든. 그러니까 아버지가 늙어 죽게 생겼으니까 딸하고 육체를 강제로 바꿔쳐서 

딸을 자기 육체와 함께 죽게 만들고, 딸의 육체로는 만족을 못해서 만만한 놈 꼬신 다음에 그놈의 육체를 뺏은 거. 

문제는 이 '만족을 못했다'는 내용인데, 쉽게 요약하자면 여성보다 남성이 우월하기 때문에 여성의 육체를 갖고는

원래 자기 육체 시절만큼의 능력을 발휘할 수 없어서 만족을 못 했다는 거임. 문제는 이 작품을 쓰기 전에 냈었던 

위치 하우스의 집에서의 꿈(The Dreams in the Witch House)에서는 작품의 악역으로 강력한 마녀가 등장했었음. 

이쯤 되면 저 위의 내용은 그냥 여성에 대한 편견이라고 봐도 되지 않겠냐? 


거기다 한술 더 떠서 나름 주요 캐릭터인 "딸"은 작중에 직접적으로는 거의 나타나지 않음. 화자가 결혼식장에서 

그녀를 봤다거나 뭐 그런 일도 있긴 한데, 화자하고 직접적으로 대화하는 장면이 한 장면도 안 나오는 그런 위치에 

있는 인물임. 이쯤 되면 대놓고 배제하고 있다고 봐야겠지? 거기다 위에서 말했지만 안에는 남성이 들어있다고.

 

다만 '그녀가 그토록 원했던 남자로, 진정한 인간으로(She wanted to be a man—to be fully human)'라는 구절은 

남자 = 진정한 인간이란 의미보다는 얘네 집안이 인스머스 출신이라서 나온 별개의 표현임. 무슨 말인지 알겠지? 

물론 다른 쪽으로 좀 더 나가면 사실 러브크래프트가 이거 쓴 시점이 소니아 그린(Sonia Green)과 결별한 시기라 

그 경험이 반영됐다는 썰도 좀 나왔는데, 개인적으로는 굳이 거기까지 비약해야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음. 


슈브-니구라스(Shub-Nigguras)의 여성성과 그에 대한 재해석

슈브-니구라스는 러브크래프트의 여러 신격체들 중에서 여성성이 강조된(Goddess) 적이 있는 대표적인 존재임.

그 외에도 어머니 히드라(Mother Hydra)도 들 수 있겠지만 이쪽은 여성성보다는 종족적 특성이 더 크게 강조되고.

그런데 러브크래프트는 슈브-니구라스를 깊게 다루지 않다보니까 여기에 대해서 크게 신경을 안 썼는데, 어쨌든 

여성성에 대한 언급을 거의 안 하던 양반이 이렇게 적어둔 것 때문에 이게 후대 작가들에게 아주 묘하게 활용됨. 

그러니까 이거는 러브크래프트의 책임이 아니야.


그럼 냐루코... 아 아니지 참. 부풀어오른 여인(The Bloated Woman)이란 화신이 있는 니알랏토텝은 뭐냐고? 

그 화신은 카오시움의 후대 창작이거든. 어쨌거나 그래서 이러한 슈브-니구라스의 여성성이 크툴루 신화적으로 

뒤틀려 나온 후대 창작물들이 좀 있는데... 요새 떡밥에 오르는 '그분들'스러운 분위기의 교단들을 만들어 냄. 

여신을 숭배하면서 여성성을 강조하고, 그 과정에서 남성에게 거세를 요구하거나 제물로 바쳐질 것을 요구하거나

뭐 그런 교단들 말이지. 남성들도 이런 교단 내의 고위직이 될 수 있긴 하지만 대부분 사회적 지위가 높기 때문에 

얼굴마담이 되거나 아니면 거세를 했다거나 그런 조건이 붙어야 함. 물론 모든 슈브-니구라스 숭배 교단이 전부

이런 식의 구조인 건 아님. 


어쨌거나 이런 식으로 여성성 강조 -> 적당히 뒤틀어 놓음 -> ??? 하는 교단 관련 소재는 깊게 다루기 시작하면 

현대 사회에서는 조금 많이 곤란해 질 수 있는 요소긴 함. 특히 요새 웹상에서 돌아가는 상황을 본다면 더 그렇고. 

덧붙여서 이와 비슷하게 여성성을 뒤틀어서 갖다 쓸 때 애용되는 포지션의 신격체로는 C.A 스미스의 신격체인

아틀락-나차(Atlach-Nacha)도 있음.  

  

3줄 요약

러브크래프트는 '여성성'을 제대로 다루지 않은 작가로 볼 수 있음.

딱 하나 여성을 주요 캐릭터로 활용한 소설도 뜯어보면 좀 아닌 듯. 

신격체에 부여한 여성성은 후대에 아주 골때리는 방식으로 활용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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