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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훈련소 이야기.

망고쟁이(121.147) 2020.03.11 10:24:17
조회 1098 추천 0 댓글 2
														

 기억이 가물가물하다만, 미지의 앞날에 두려움을 겪고있는, 또는 혹여나 도움이 될 수도 있는 어린양들을 위해 기억을 끄집어낸다. 

난 학교를 다니다 실증이 많이 난 놈이였다. 다른 부류와는 달리 나와 내친구들은 입대를 하는 것에 대해 충분히 낙천적이였던 것 같다. 

한 때, 군대도 이제 밀려서 못간다라는 말이 돌았지만 11년은 그러지 않았다. 그냥 신청만 하면 바로 날짜가 나오거나 심지어 신청하고 다음 달 또는 

신청한 달에 입대가 떨어진 친구도 있었고, 고등학교 불알친구 9명은 파프리카 밭에서 술잔을 비우고 피씨방으로 달려가 입대를 신청했다. 

10월 20일. 306보충대는 유독히 추운날이였다. 지금 생각이 들지만 남부지방에 살던 사람이 느끼기엔 충분히 같은 나라라고 볼 수 없을 정도의 날씨 였고

한편으론 '아 일베저장소에서 왜 전라도를 외국이라하는지 알 것 같기도' 라는 생각이 든다. 

맞벌이 부모님과 장교인 친형에게 불편을 주고싶지 않아 오지말라고 몇번이고 설득을 한 후, 홀로 306에 입소한 나는 306보충대의 구대장의 친절함에 감탄하였다. 

'군대가 이렇게 편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들은 친절하였고, 그 친절함은 훈련소를 들어가기 전까지 막 입대한 나의 긴장을 풀기엔 충분하였다.

자대배치가 끝나고, 자대배치에 따라 미니버스를 타고 어디론가로 가는 그 날, 버스안에서는 아직 어린 군인들의 많은 추측들이 서로에게 위로를 주었다. 

'우리가 가는 곳이 양구라는데?', '고양으로 간다고하네', 심지어 어떤 새끼는 자신이 수능 지리 1등급을 맞았다면서, 이 버스는 지금 남쪽으로 가고 있다고 

불안에 떠는 훈련병들의 맘을 충분히 녹여 주었다. 이때 앞에서 듣고 있던 기간병의 속마음은 어땠을지...

40분정도가 지난 것 같다. 태풍훈련소라는 큼지막한 간판을 지나서 버스가 멈추자, 306에서는 듣지못한 날카로운 목소리가 사방에서 들렸다. 

욕인지 아닌지 선을 넘을 듯 말 듯한 교관과 조교들의 샤우팅은 우리를 태풍관이라는 곳으로 마치 양을 모는 개마냥 사방에서 짖어댔다. 

어디에든 존재하는 '사마귀'교관이 자기소개를 마치고(생긴건 여치였다.) 상도라는 담당조교를 만나 생활관으로 도착했다. 

이새끼는 총검술 하나는 스타워즈 주연을 맡을 정도로 잘했었는데 상병짬으로 지금 생각해보면 왜 한번도 웃음기 없던 십새끼인지 이해가 간다. 

 팔도에서 모인 생활관에는 별에 별 새끼들이 다 있었다. 밖에서 깡패하던 놈, 양아치하던놈, 전과 4범(잡범인데 내 바로 옆자리였다.), 임신시키고 온놈 등 등 

이중 임신시키고 온놈이 존나 골때리는데 훈련소 3주차였나? 여자친구에게 온 편지안에 초음파사진을 동봉받아 펑펑울던 병신같은놈이였다. 

한가지 소름돋는 점은, 상도조교가 훈련생들 전부 눈을 감으라고하고 절대 눈을 뜨면 안된다는 말을 몇번이고 한다음, 말한 내용이다.

'여기서 전과있는놈 손만 조용히 들어'

내 바로 왼쪽에서 부르럭 소리가 똑똑히 들렸다. 

여튼간에 지금 생각하면, A특공대마냥 사회 각기 병신들을 모아놓은 자리에서 군인만든답시고 고생하는 조교들의 노고가 얼마나 힘든일인지 안쓰럽기도 하다. 

여튼간에 1주차는 제식이였다. 유독 생활관에 발바꾸어가 를 못하는 몸치들이 많아서인지 초등학교 때, 갓 전역하고 임용된 군필남선생(잘생겼었음)께 교육받은

제식동작이 아직도 몸이 기억하고 있다는게 감사했고, 그날 이후로 그 선생님은 내 마음의 은사가 된 것 같다. 

제식이야 뭐, 혼나면서해도 다 함께 제식을 맞추고 조교십새끼들이 아무말 못하고 다음 제식 알려줄 때의 쾌락으로 잘 버텨냈다만, 첫 종교행사 때

아직 관문이 보이지도 않았구나라는 것 을 알게 되었다. 

 나는 어렸을 때, 달란트시장의 암거래 상인으로써, 입장에서 당연히 교회를 갔다. 군대에서도 일진스럽게 가장 뒷 자리쯔음 앉았을 때, 의자에 명확하게

음각되어있는, 훈련소 난이도를 보게 되었다. 마치, 독립운동가가 감옥에서 자신의 뼈로 새긴듯한 글씨체, 그리고 피를 말리는 듯한 내용. 

1주차는 별 하나였다. 지금도 뒤지겠는데 별 하나란다. 별 5개는 군필자라면 당연히 알 것이다. 아직 군대를 가지 않은 미필은 직접 확인하기 바란다.
(참고로 나때 오장군이라 불리는 사단장이 부임할 때라 그런지 별5개가 유독 많았다.)

다시 돌아가, 1주차 2주차는 어느 훈련병이든 비슷할 것이다. 편지는 안오고, 적응은 힘들고, 샤워는 안시켜줘(11년기준, 일주일에 한번샤워시켜줬다.), 똥은 안나와(밥먹는 양은 엄청나지만, 대부분 1주일 또는 2주만에 똥을 쌌다.) 배는 항상 배가 고픈상태... 심지어 오물장청소를 배정받은 친구들은 조교들이 버린 과자를 청소하면서
먹는 친구들도 많았다. 


하지만, 특이하게 나는 배는 곪지 않았다. 위에 전과기록 있는 친구를 기억하는가? 그는 신실한 천주교 신자였지만,

잠와서 나중에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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