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금은 결혼한 유부남입니다

거두절미하고 바로 말씀드리자면

제가 19살때 운좋게 분수도 안맞는 톱급 말딸과 연애했다가

서로 가치관이 안맞아서 헤어졌습니다

(저는 커리어를 더 쌓고 싶었는데

전여친은 계속 같이 살자고 주장해서 어쩔수 없이 헤어짐)

뭔가 아쉬워 해보였지만 제 선택을 존중해 주길래

깔끔하게 끝난줄 알았습니다

아니 그랬어야 했죠

그동안 한번도 연락을 안했으니

지금은 소처럼 순한 말딸 처자 만나서 결혼까지 한뒤

오순도순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

근데 저번주에 갑자기

전여친 친구가 대뜸 우리집에 예고도 없이 찾아오더니

전여친이 불치병에 걸렸다고 하네요;;;

솔직히 처음 들었을때는 당황했습니다

그동안 연락도 없다가 이제와서?

근데 더 당황스러운것은

전여친이 자기 죽기전 소원이라고 

꼭 한번 저를 다시 보고 싶답니다...

그동안 미안했다고

자기가 다 잘못했으니 다시한번만 찾아와달라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죽은사람 소원도 들어준다던데

한번 가야하나...싶다가도

처자식들 눈치보여서 좀...그렇고

집사람은 저보고 알아서 하라고 하지만

성격상 표현만 안할 뿐이지

속으로는 끙끙 앓는것 같습니다

같이 가겠냐고 권해봐도

가면 둘만 아는 이야기 할꺼 뻔한데

뭐하러 자기는 가냐고 그러더라구요

자랑은 아니지만 전여친을 만난 건

제게 로또당첨급 행운이었습니다

19살 아무것도 몰랐던 저에게

커리어를 쌓게 해준건 전여친이었으니까요

지금까지도 저의 은사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 제 아내, 가끔 소처럼 맹해도

(지금도 소파에서 자고 있네요;;)

20대 초반 암울했던 사회초년생때

남들 다 저에게 손가락질 할때도

옆에서 보담아주고 위로해 준 사람입니다

그런 아내에게 상처주고 싶지않습니다

이게 무슨 마른하늘에 날벼락인지...

저 어떻게 해야할까요?

만약 간다면, 아내에겐 어떻게 말해야 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