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의 다이스 04 < 야밤의 학교 >
"새 퀘스트?"
승빈은 퀘스트 확인 버튼을 눌렀다. 그러자 두 개의 퀘스트가 떴다.
- 자정에 학교에 침입한다 ㅁx3
이후, 옥상에 출입한다 ㅁx5 -
미묘한 퀘스트였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는 것일까. 너무 뜬금없는 퀘스트였다.
'밤에 학교 침입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왜 갑자기?'
승빈은 갸웃거리며 퀘스트를 수락했다. 그렇게 어려운 퀘스트도 아니었기에. 현재 시작 오후 7시. 아직 자정까지 5시간 정도 남은 상황이었다.
'손전등 챙겨두고..'
이번 퀘스트를 깨면 얻게 되는 다이스는 8개. 평균 주사위 눈금 기대치를 3이라 해두면 24의 눈금을 얻게 된다 어디에 투자할지 승빈은 벌써 고민이었다.
'하지만.. 너무 뜬금없단 말이지. 욕망과도 상관없어 보이고..'
승빈은 간단히 물건을 챙기고서는 숙제를 마저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밤 11시.
"이제 출발해볼까."
승빈은 외출복을 간단하게 입고는 학교로 향했다. 학교는 역시나 잠겨있어서 담을 넘었다.
'담 넘는 것은 처음이네..'
마침내 학교에 들어오는데 성공한 승빈이었다. 아직 다이스가 안 나오는 것을 보니 건물 내에 침입해야만 하는 것 같았다.
'지금 거의 잠겨있을 텐데..'
승빈은 머뭇거리다가 본관-신관 통로를 떠올렸다. 울타리가 낮아서 충분히 넘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좋았어.'
승빈은 그대로 울타리 안쪽으로 넘어 들어갔다. 다행히 통로 쪽의 본관 입구는 열려있었다. 승빈은 그대로 출입했다.
'꽤나 허술하네.'
곧바로 승빈 앞에는 3개의 다이스가 생성됐다. 굴려보니 2,5,4 합은 11이었다.
'똑같이..'
이번에도 행운에 11을 투자하는 승빈이었다. 이로써 행운이 총 29 증가했다.
'진짜 의미 있기는 할까.'
승빈은 바로 계단을 올라 옥상으로 향했다. 하지만 예상외로 옥상은 잠겨있었다.
'어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 승빈은 퀘스트를 포기할까도 생각했다. 어차피 별 상관은 없을 것 같았다.
'그래도 한 번 도전은 해보자.'
승빈은 우선 혹시나 하는 생각에 3층 교무실로 내려왔다. 그런데.
'저벅. 저벅.'
갑자기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승빈은 순간 놀라서 정수기 뒤에 숨었다. 다행히 발자국 소리는 계단 위로 올라갔다.
'수위인가..'
승빈은 안 들킨 것에 안도하며 교무실 안을 살피기 시작했다.
'이러니까 어디의 공포 게임 같아..'
승빈은 교무실 한구석의 열쇠 보관함을 살폈다. 하지만 어디에도 옥상 열쇠는 보이지 않았다.
'옥상 열쇠를 누가 보관하고 있을까.'
승빈은 곰곰이 생각을 해봤다. 옥상 열쇠를 가지고 있을만한 선생님..
'기술 선생님.'
가끔씩 옥상에 올라와서는 담배를 피우고 돌아간다는 소문을 들은 적이 있었다.
'1층 학생지도부실에서 생활하시지.. 아마?'
승빈이 다시 교무실에서 나오려고 할 때였다.
'저벅. 저벅.'
다시 들려오는 발자국 소리. 승빈은 재빨리 다시 숨었다. 이내 소리는 다시 계단 위로 사라졌다.
'휴우..'
다시 사라진 소리에 승빈은 안도하면서 교무실을 나와 1층 학생지도부 실로 향했다. 다행히 기술 선생님 책상 서랍에 옥상 열쇠가 들어 있었다.
'이 퀘스트만 끝나고 다시 제자리에 놓겠습니다..'
승빈은 자리에 꾸벅 인사를 하고서는 학생지도부실에서 나왔다. 이제 옥상으로 들어가는 일만 남았다.
'빨리 끝내고 자고 싶어..'
승빈은 하품을 하며 계단을 올랐다. 그런데.
'어?'
승빈은 그제야 무언가 이상한 것을 깨달았다. 왜 이제야 깨달은 것일까.
'그러고 보니..'
분명히 맨 처음 계단을 올라가는 발자국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내려오는 발자국 소리는 못 들었다. 그리고 그 이후, 한 번 더 올라가는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즉, 두 사람이라는 이야기.
'즉 둘 다 위층에 있다는 소리인데..'
잘못하다가는 옥상에 도착하기도 전에 걸릴 수 있는 상황이었다. 승빈은 잠시 망설였다.
'모 아니면 도다.'
승빈은 일단 가보 자라는 식으로 5층으로 올라갔다. 다행히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엇갈린 것일까.'
승빈은 다행이라 여기고 옥상 앞에 섰다. 그런데 뜻밖에도 옥상 문이 열려있었다.
'그 둘.. 옥상에 있는 것일까.'
승빈은 잠시 들어갈까 말까 고민했다. 저쪽도 침입자겠지만, 강도 일 수도 있다.
'어떻게든 되겠지.'
승빈은 조심스럽게 옥상 문을 열었다. 당장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이윽고 생성되는 5개의 다이스.
'휴우..'
승빈은 다이스를 굴려보았다. 6,5,4,2,5. 합은 22. 전부 행운에 투자했다. 이로써 행운은 51이었다.
'이제..'
방향을 돌려 계단으로 향하는 승빈. 그러던 그때였다.
"꺄아아악!"
갑자기 들려오는 비명. 여자의 비명소리였다. 그리고.
- 띠리링 -
도착하는 퀘스트.
'이건..'
- 위기에 처한 여자를 구하라 ㅁx7 -
엄청난 다이스를 보상으로 하는 퀘스트였다. 승빈은 슬쩍 소리 난 쪽을 보았다. 그러자 한 괴한이 여학생 하나를 위협하는 것이 보였다. 덩치가 조금 있어 보였다.
'저 얘는..'
게다가 위기에 처한 여자애는 며칠 전에 본 소리였다. 밤 하늘 구경하러 왔다가 이 꼴인듯했다.
'저 애를 구할 수 있을까.'
승빈은 싸움을 해본 적이 없었다. 힘도 없고. 그렇기에 승빈은 망설여졌다.
'그렇다고 못 본 척 지나갈 수도 없다. 신고하기에도 너무 늦을지 모르고.'
승빈은 어쩔 줄 몰라 하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에도 괴한은 소리에게 계속 다가가고 있었다.
'어쩌지.'
승빈은 가지고 온 물건들을 떠올렸다. 도움이 될만한 것이 있을까.
'제발 뭔가가..'
--------------------------------끝-----------------------
비극의 다이스 05 < 구출 >
괴한은 소리에게 더더욱 다가갔다. 승빈은 더 지체할 시간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는 서둘렀다. 그러던 승빈의 손에 한가지 물건이 잡혔다. 우연히 갖고 왔던 물건-.
'손전등!'
승빈은 은밀히 그 괴한에게 다가갔다. 다행히 눈치를 못 채는 듯 보였다.
"어이!"
승빈이 갑자기 부르자 놀란 괴한이 돌아봤다. 곧장 승빈은 괴한의 얼굴을 향해 손전등을 비췄다. 이에 갑자기 들어온 빛에 당황하는 괴한. 조금 당황하는 듯 보였다.
"가자."
어벙해 있는 소리의 팔을 붙잡고는 계단을 내려가는 승빈이었다. 그러고는 4층의 열려있는 교실 하나에 급히 들어간 승빈. 이내 뛰어내려오는 소리가 들려왔다.
"흐읍.."
승빈은 떨고 있는 소리의 등을 다독여줬다. 이내 발자국 소리가 계단을 내려갔고, 소리는 사라졌다.
"괜찮아?"
"고.. 고마워."
승빈은 소리를 부축해 조심스럽게 2층으로 내려왔다. 다행히 괴한은 보이지 않았다. 승빈과 소리는 2층 본관 - 신관 통로를 통해 밖으로 나갔다.
"한숨 돌린 것 같네."
승빈은 소리를 보며 말했다. 괴한은 쫓아오지 않는 듯했다.
"그러니까, 밤에 늦게까지 있으면 위험한데 왜 굳이.."
"이럴 줄 몰랐지.."
"내가 와서 다행이지, 아니었으면.."
"탈출 했으면 됐지."
"너.."
승빈은 머리를 긁적였다. 이에 소리는 웃었다.
"고마워."
"으응.."
승빈이 먼저 담을 넘고, 소리를 도와 같이 탈출했다.
"그럼 조심히 들어가."
"오늘은 고마웠어."
승빈은 소리와 헤어지고서는 집으로 향했다. 그러자 그의 앞에 생성되는 7개의 다이스.
"이제 잘 수 있으려나.."
승빈은 곧장 다이스를 굴려보았다. 5,1,6,3,2,5,4 합 26. 승빈은 전부 행운에 투자했다. 이제 행운은 77. 어느새 숫자가 상당히 높아진 편이었다.
"쓸데 없으려나.."
차라리 아껴둘 걸 그랬나, 승빈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집에 도착했다. 승빈이 침대에 누워서 잠을 청하던 도중 무언가 생각난 듯 X에게 물었다.
"저기 X. 다이스의 능력은 어디까지야?"
- 엉? 아아, 다이스의 능력. 글쎄? 어디까지 일까나. -
"..."
X의 장난스러운 말투에 잠시 아무 말도 없는 승빈이었다. 그러자 X가 재미없다는 듯이 말했다.
- 지금은 네 능력 그 자체. -
"지금은?"
- 그 이상은 아직 접근 불가능. -
"아직 나는 안된다는 것인가."
예전에 본 개인 프로필로는 자신의 랭크는 C랭크인걸 확인했던 승빈이었다. B, A 랭커도 존재한다는 것이겠지.
"그럼 궁금한 거 하나 더."
- ? -
승빈은 잠시 뜸을 들이더니 천천히 입을 열었다.
"죽은 사람은 되살릴 수도 있어?"
승빈은 어렵게 말을 했다. 말도 안 되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 글쎄. -
X는 부정하지 않았다. 승빈은 3년 전에 죽은 형을 떠올렸다.
- 근데 질문이 특이하다. 아직 그런 류의 질문을 하는 사람은 없는데. -
"..."
승빈은 굳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 그 보답일지 모르겠지만, 하나의 Tip을 주지. -
"?"
승빈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에 X가 천천히 말했다.
- 계속 그렇게 하나에만 투자해 봐. 멋진 것을 볼 수 있을 거야. -
"행운을 말하는 건가."
X는 더 이상 말이 없었다. 승빈은 몇 가지 의문을 가진 채 잠을 청했다. 다음날, 승빈은 평소처럼 등교했다. 하지만 어젯밤 무리한 탓인지 피곤한 듯 보였다.
"여."
그런 승빈에게 다가오는 현필이었다. 현필은 피곤해 보이는 승빈에게 걱정되는 듯이 물었다.
"잠 잘 못 잤나 봐?"
"공부 좀 하느라.."
"적당히 해."
"내년에 고3이잖아."
승빈은 하품을 하며 둘러댔다. 현필과 승빈은 그러고 몇 마디를 더 나눴다. 그런데.
"음.."
한 여학생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승빈이 고개를 돌리자 소리가 서있었다.
"어, 안녕?"
"안녕."
"어젯밤엔 고마웠어."
"천만에."
"어젯밤?"
현필이 딴죽을 걸었지만 승빈과 소리는 무시한 채 몇 마디 더 나눴다.
"그럼 또 봐."
"잘 가."
소리가 가자 현필이 묘한 표정으로 승빈을 바라봤다.
"오오.. 밤에?"
"네가 생각하는 그런 거 아니야."
"쳇."
승빈과 몇 마디 더 나누고는 아침 조회 때문에 반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그즈음. 몇몇 학생들의 핸드폰이 울렸다. 승빈이 확인을 해보니 단체 퀘스트가 와있었다.
- 다이서 게임 스타트. 선착순 10명. 운동장의 농구 골대로. ㅁX3 -
동시에 몇몇 다이서들이 곧바로 운동장으로 뛰어 내려갔다. 승빈은 관심 없는 듯이 앉아 있었다.
'별난 퀘스트..'
이윽고 다른 학생들은 구경하려고 창문에 달라붙었다. 선생님이 들어왔지만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
'X는 무슨 생각일까?'
--------------------------- 끝 --------------------------
비극의 다이스 06 < 미래를 보는 소녀 >
몇몇 학생들이 빠진 가운데 아침 조회가 진행됐다. 아침 조회가 끝나자 다들 다시 창문으로 달려갔다.
'아직 안 끝났나?'
승빈도 시선을 돌려 운동장을 봤다. 다이서로 추정되는 10명의 인원들이 농구를 하고 있었다.
'농구..?'
저것도 퀘스트일까하고 승빈은 생각했다. 승자 팀에게 다이스를 주는 것일까.
'에휴.'
승빈이 자세히 보니 현필과 아신도 보였다. 현필이 저렇게 빨랐었나..
"와아."
수업이 시작되기 전에 경기는 끝이 났다. 현필과 아신이 속해 있는 팀의 승리였다. 제법 강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들에게 다이스가 지급되었다.
'이제 돌아오려나.'
하지만 그 생각은 착각이었다. 10명 정도 되는 인원들은 운동장에서 족구하는 곳으로 발길을 돌렸다.
'쉬지 않고 바로?'
이내 수업이 시작되는 바람에 경기 진행은 보지 못 했다. 하지만 왠지 현필이 이겼을 거 같다고 승빈은 생각했다.
'X는 아무 대가 없이 다이스를 나눠주는 것일까?'
승빈은 며칠 전부터 그 생각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세상엔 공짜란 없는 법이니까.
'딩동 댕동.'
이내 시작되는 수업. 승빈은 다시 자리에 앉았다. 이내 얼마 안 있어서 나갔던 인원들이 다시 들어왔다. 끝난 것일까.
"어디 갔다 와?"
선생님이 질타했지만 대충 둘러대는 그들이었다. 그렇게 시간이 흐럴 점심시간. 승빈은 밥 먹고 책 읽으러 옥상으로 향했다.
'퀘스트의 원리..'
승빈은 X의 말을 떠올렸다. '욕망'으로 이어지는 퀘스트. 하지만 다이스는 정확히 무엇일까. 과학적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 다이스. 그 한계는 무엇일까? 또 그 한계에 봉착하면 어떻게 될까?
'다이서 100명. 그 숫자가 어떤 영향을 미칠까.'
승빈은 수많은 의문점을 가졌다. 하지만, 하나같이 대답해주지 않는 X.
'그리고 이 넓은 세상에 다이스, X는 이게 끝일까?'
수많은 가능성을 떠올려 보는 승빈이었다. 너무 알기 어려운 문제들이었다.
"뭘 그렇게 고민해?"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 승빈은 깜짝 놀라 옆을 쳐다봤다. 어느새 한 여학생이 앉아있었다.
"언제부터?!"
"좀 전."
"몰랐어."
"네가 둔한 거야."
여자애는 무심하게 말했다. 이에 승빈이 물었다.
"넌?"
"은아."
"나는.."
"승빈 맞지?"
은아의 말에 승빈은 놀랐다. 처음 보는 것 같은데 자신을 알아보다니..
"놀랐나 보네."
"나 알아?"
은아는 살며시 웃어보았다. 잠시 말이 없는 그녀.
"어떻게 알았어?"
"글쎄."
은아는 대답을 둘러댔다. 잠시 하늘만 바라보는 그녀.
"조만간."
은아는 뭔가 말하려다가 멈췄다. 말할까 말까 고민하는 듯 보였다.
"왜 그래?"
"조만간 새 퀘스트가 올 거야."
"뭐?"
은아의 뜬금없는 말에 승빈은 의문을 표했다. 다이스에 관한 이야기일까.
"대체 무슨 이야기야?"
"그 때."
은아는 승빈의 말을 끊고는 계속 자기 할 말을 했다.
"이 곳에 다시 와."
"뭐?"
은아는 그 말만 하고서는 옥상을 내려갔다. 승빈은 대체 무슨 소린지 몰라서 가만히 서있었다.
"대체 뭐야..?"
그리고 그로부터 며칠이 지난 후-. 은아의 말과는 다르게 새 퀘스트는 오지 않았다.
'대체 뭐였을까, 그 애는..'
점심시간에 승빈은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있었다. 그런데, 그 즈음. 갑자기 울리는 승빈의 핸드폰.
"에?"
승빈이 핸드폰을 확인하자 새 퀘스트가 와있었다.
- 해가 질 때, 가면을 쓰고 달을 가장 가까이서 맞이하라. 선착순 3명 ㅁx3 -
"뭐야?"
승빈은 이상한 퀘스트에 고개를 갸웃거렸다. 이런 암호 같은 퀘스트는 처음이었다.
'어 그러고 보니.'
승빈은 은아의 말을 떠올렸다. 옥상.. 달을 가까이에서 맞이하기엔 옥상이 적절했다.
'일단 가면을 구해야 해.'
하지만, 학교를 나갈 수가 없기에 가면을 구하기 어려웠다. 다들 비슷한 상황인 듯 보였다.
'가면이 있을만한 곳..'
승빈은 문득 연극부를 떠올렸다. 올해 연극부에서 가면을 사용했다. 그곳에-.
'연극부실이 2층이었지?'
승빈은 곧장 연극부 실로 향했다. 아무래도 눈치챈 사람은 더 없어 보였다. 승빈은 가면을 챙겨 나갔다.
'그런데 은아는 대체 어떻게..?'
승빈은 그 의문점을 가진 채 교실로 돌아왔다. 시간이 흘러 방과 후. 승빈은 몰래 그대로 옥상으로 향했다. 그리고 가면을 쓰는 승빈. 먼저 온 손님이 있었다.
"왔네."
승빈은 목소리로 바로 은아란 것을 알아차렸다.
"어떻게 안거야?"
은아는 잠시 아무 말도 없었다.
"어떻게 알았을 거 같은데?"
"몰라."
승빈의 말에 은아는 잠시 웃었다.
"난 미래를 보거든."
"뭐?"
"조금씩이지만, 나는 미래를 볼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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