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세기 영국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자본 대비 임금의 가격이 유독 월등하게 높았다. 영국 외의 나라에서는 인건비가 저렴해서 기계를 발명해 인간을 대체할 유인을 느끼지 못했다. 1780년대에 아크라이트 방적 공장 건설 수익률은 영국에서 40%, 프랑스에서 9%, 인도에서는 1% 미만이었다. 당연하게도 영국에서는 공장 150개가 건설되었고 프랑스에서는 4개만이 건설되었다. 과학혁명이 영국만의 전유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타국에서는 영국의 발명가만큼 돈과 시간을 연구개발에 투자하지 않았고 그렇기에 증기기관을 비롯한 혁명적 기술들도 영국에서 먼저 탄생했다.

한편으로 경제학자들이 흔히 좋은 제도로 간주하는 과세 제한과 재산권의 안정성 때문에 산업혁명이 촉진되지는 않았다고 주장한다. 영국과 프랑스를 비교할 때 영국의 세금부담은 프랑스의 2배였고 재산몰수도 빈번했다. 하지만 오히려 그덕분에 경제성장이 촉진되었다. 세금은 대부분 군대로 흘려들어갔고 군대는 제국을 확장, 상업을 발전, 기계화 반대 운동 탄압 등에 유용하게 쓰였다. 너무도 안정적인 재산권 때문에 프랑스는 관개 프로젝트를 프로방스 지역 등에선 하지 못했지만, 영국은 재산권 소유자들의 권리를 무효로 하고 운하와 도로 등을 건설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영국만이 자본 대비 임금의 가격이 높았을까? 대항해시대로 거대한 시장을 찾아냈기 때문이다. 대항해시대의 선두국가인 스페인은 신대륙 은광 발견에 뒤이은 인플레이션(가격혁명) 때문에 농업과 제조업의 경쟁력이 약화되었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프랑스에선 왜 산업혁명이 터지지 않았는지 직접적으로 명시하진 않지만 이유는 맥락상 쉽게 짐작이간다. 포르투갈은 네덜란드에게 패했고, 다시 네덜란드는 영국에게 패했다. 그리고 저자가 프랑스에 대해 말하기를 "루이 16세가 세금을 매길 권력이 있었다면, 그는 프랑스 해군을 전쟁과 평화에 대응하여 확대하거나 축소하지 않고 언제건 출동할 수 있도록 항구적으로 유지하여 프랑스의 번영을 이끌었을지도 모른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프랑스 모두 해군이 약해 무역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보통 산업혁명하면 노동착취를 잘 떠올리지만, 저자는 임금이 싸서가 아니라 비싸서 산업혁명이 발생했다 설명하니 놀랍다. 산업혁명 시기 1인당 GDP 뿐만 아니라 노동자들의 실질임금 대비 최저생계비의 배율 또한 영국이 최고수준인데, 통념과 달리 영국 노동자들은 노동착취와는 거리가 생각보다 멀어보인다. 당연히 지금 노동법 기준으로 보면 착취는 맞겠지만

재미로 올리는

1802년 기준 일인당 GDP (기준 : 1990년 달러)

영국 1706

네덜란드 1838

기타 서유럽 1101

지중해 유럽 945

북유럽 898

미국 캐나다 뉴질랜드 오스테일리아 1202

동유럽 683

소련 688

아르헨티나 우루과이 칠레 712

기타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636

일본 669

대한, 한국 591

중국 600

인도 아대륙 533

중동과 북아프리카 561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 415

세계 6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