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거 없는 중대강연 후기야.

일단 나는 출발이 좀 늦는 바람에 시간 맞춰 가겠다고 발발거리면서 뛰어댕겼어.

근데 어제 대낮은 너무 더웠고.... 나는 더위에 약했고...... 땀을 뒤집어 썼고......

그럼에도 앞부분을 놓칠 수 없다는 일념 하에 정신 없이 뛰었다.

하지만 결론은 20분 지각ㅋㅋㅋ 길치에게 초행길은 어려운 것이었다.

이왕 늦을 거 걸어서라도 올 걸 그랬다는 자괴감을 느끼며 강의실로 들어감.

처음엔 시험기간이고 시간도 애매해서 사람 별로 없을까봐 걱정했어.

근데 웬걸 사람 짱많음ㅋㅋㅋ

자리는 거진 다 찼고 뒤에서 서서 보는 사람도 많았어.

서서 보는 사람 중에는 도중에 나가야 해서 착석 안한 사람도 있더라고.

시험기간이라도 짬 내서 온 것 같더라. 괜히 뿌듯했음ㅋㅋ

그리고 대충 스캔해봤을 때는 중대생들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았어.

중대생 신청자는 100명이고 나머지를 외부인사로 채워야 한다길래 학생은 얼마 없을 줄 알았는데 아니었음.

젊은 사람 많으니까 괜히 기분 좋더라.

나는 처음엔 뒤에서 멀뚱멀뚱 있다가 빈자리 찾아서 앉음.

그리고 강연 듣는데 빨려들어감. 시간 순삭

강연 내용은 페북으로 라이브돼서 별로 덧붙일 말은 없는데,

질의시간에 갤주 답변하는 도중에 웬 중년 남성분이 갑자기 끼어들었잖아.

현장에서도 되게 당황스러웠다.

흥분해서 말하시는데 무슨 말인지도 잘 안들렸고..

그리고 질의 내용도 결국 '경제학자들이 뭘 모른다. 나한테 자료 5000장 있으니 받아가라' 뭐 이런 거였는데

갤주 입장에서 무례하게 느껴질 법한 질문이었다고 생각함.

근데도 갤주님은 침착하게 '말씀 고맙게 잘 들었습니다' 하면서 넘어가셔서 역시 품위가 넘친다고 생각했다

마지막에 했던 사드 답변은.........말할 것도 없이 핵핵핵사이다

팩트와 지식으로 조목조목 얘기하시는데 대선 때부터 쌓인 체증이 씻기는 기분이었다.

이걸 내 쌩귀로 들을 수 있음에 진심 감사했다. 감동받을 정도였어..

갤주님 답변 끝나니까 사람들도 박수치고 환호하고ㅋㅋ

그리고 강연 끝나고 단체사진 찍고서 강의실 밖으로 나가심. 밖에 기자들 있어서 인터뷰하셨어.

인터뷰 끝나고 난 뒤엔 건물 밖으로 이동해서 학생들이랑 포토타임 가짐.

나도 갤주님과 사진찍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으나, 난 샤이보수라 부끄러웠고

무엇보다 내 꼴이 아주 거지꼴이 돼가지고 차마 사진찍을 엄두가 안나더라.

그래서 걍 먼발치에서 바라만 봤어...

사진찍는 줄은 그렇게 길진 않았음.

그래서인지 포토타임에 여유가 좀 있었어.

주로 20대 청년들이 많아서 그런지 갤주님도 편하신 거 같더라.

얘기도 몇마디씩 나누고 등도 툭툭 두드려주고 그랬는데 레알 너무 부러웠다ㅠㅠㅠㅠ

갤주님이 등 두드려준 사람들 다 입당해라ㅠㅠㅠㅠ

그렇게 나는 갤주님과 학생들의 행복한 한때를 뒤로한 채 집으로 돌아왔다. (돌아오는 길엔 눈에서 땀이 흘렀다고 한다)

강연 내용은 물론 좋았고, 실물로 뵌 거는 대선 이후로 처음인데 목소리 많이 돌아오신 거 같아서 좋았다.

갤주님 건강 잘 챙기셨으면!

서울대 강연은 더 흥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