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구 늦어 미안
어제 아부지에 대한 후기를
더 풀어달라는 댓글이 있었는데
글쎄... 남아있는 얘기는
아부지 후기라기보다 내 의식의 흐름이거든..
이게 쓸만한 얘기가 맞나 싶어서 주저되는데
아 뭐라도 쓰면 좋겠지 뭐ㅋ

도착하니까 아부지가 앞에서
객석 쪽을 바라보며 서 계셔서 첨엔 진짜 좋았다ㅋ
당연히 맨앞자리에 앉아계실 줄 알았거든
그래서 보일락말락하는 아부지 뒤통수만
감질나게 바라보며 서 있어야 되는줄 알았는데
그냥 아부지 얼굴을 계속 보면 되는 거잖아
공원에 진입하면서부터 아부지 막막 볼 수 있어서
앗싸리아~ 그냥 막 좋은거야ㅋ

흠... 근데 곧바로 또다른 부담감이 살짝...
좋다고 히힝~ 이긴 한데
아부지 시선이 이쪽을 향하실 때마다
뭔가 움찔하게 되는...
객석이라고 깔린 의자는 네다섯줄 정도?
그리고는 영상카메라들 있고 그 뒤에 옆에 서 있으니
내 앞을 가로막는 거 없이 그냥 뚫려 있는거다...
서 있는 사람이 겹겹이라도 되서
사람속에 뭍혀있을 수 있는것도 아니고.. ㅜ

아부지가 앞에 계실땐
살짝 내몸을 숨길수 있는 게 좋다...ㅎ
나보는거 아닌데도 시선이 이쪽을 향하시면
움찔하고 딴청피우고 출마자분 보는척하고
뭔가 숨고 싶은데 태연한척 해야되고...
나 왜 쓸데없이 쭈글 모드가 되는지ㅠ

그러다가 아부지 시선이 다른데로 가면
아부지만 보는데...
햇살을 바로 받고 계시니까
살짝 찡그린 표정도 되고,
얼굴에 음영도 더 확실하게 생기고...
그래서 지금 저게 부으신건가 그냥 빛받아 그러신건가
계속 본다고 알 수 있는 것도 아닌데
그래도 뚫어지게 보면서
긴가민가 분석하고 앉았고, 아니 섰고,

선크림은 바르고 나오셨나
보나마나 안 바르셨을거야
선물로 드려도 아마 잘 안바르실거야, 분명해, 에구 몬살아... 저 피부 어떡하리오ㅠ
뭐 내가 거기 서서 의식의 흐름이 이런 식이었다고 ...ㅠ

그러다가 아부지 얼굴 볼 수 있는건 좋은데
왜 저렇게 다리아프게 사람을 벌세워놓지 ..
그러다가..
어..
난 서있으면 다리나 발을 계속 꼼지락거리는데
안그러면 다리도 아프고 좀이 쑤시고.... 근데
아부지는 진짜 반듯하게 군더더기 동작없이 서 계신다...
우와 아부지 다리 되게 튼튼하신가보다 이랬다가
정치인으로 살아오시면서 단련된
반듯한 자세일거라 생각도 했다가...

으헝헝.. 아무튼 페북중계해 주시는
이ㅈㄱ님 뒤 그 어딘가에 붙어있으면
그냥 넘어가시는 줄 알고 거기 서 있는데
그걸 악수를 또 챙기시고
나샛기 성은이 망극해 죽으라고 아부지이ㅠㅠ
정말 나쁘다ㅠㅠ 아니 좋다ㅋㅋㅋㅋㅋㅋ
언제 봐도 내가 알던 그 아부지가 맞아서ㅎㅎㅎ

라이브 방송으로 다들 보고 확인하고 느낄 수 있는 부분
빼고 현장에서의 내의식의 흐름이 이랬다고ㅋㅋ
그니까 이게 무슨 얘깃거리가 되냐곸ㅋㅋ

몰라 지금 기억도 휘발되서 영상보며 다시 떠올려봐야 돼..일단 얘기 다 짤아내서 나 지금 마른오징어 됐다ㅋㅋ
수분 보충하고 영양가 좀 채워서 다시 올게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