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원님, 부임길을 나서다 - 타니아 미니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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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7

[일반] 01. 원님, 부임길을 나서다앱에서 작성

타니아

2022.06.01 20:09:10

조회 116 추천 3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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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님! 떠날 채비가 끝났습니다요. 안으로 드시지요. "

부르는 소리에 돌아본 사내의 얼굴엔 채 숨기지 못해 미약히 떠오른 불만이 보였다.

" 문이방, 이제 사또라 칭하거라. 내 이제 부임길인데 언제까지 그리 부를 셈인게냐 "

그렇다. 이제 과거 4수 응시생이 아닌 턱걸이 급제 사또였다.

목욕탕에서 남몰래 수음을 즐기던 변태가 아닌, 마땅히 대접받을 권위가 있는 파란 딱지를 지닌 사또란 말이다!

" 말투 씹.. "

" 어허. 그건 그렇고 이번 춘향은 정해졌느냐? "

남원은 마을마다 모두가 특별하다 인정하는 여자를 골라 춘향이라 이름 붙여 사또의 수청을 들게하는 전통이 있었다.

그러니 광원순 자는 석, 공부만 하던 24세 모솔아다의 쥬지가 아직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춘향을 생각하며 울끈불끈함은 당연한 일이다.

" 듣기로는 아직이라 하옵니다. 아마 도착할 즈음이면 정해지겠지요. "

순간이동기가 개발되어 공무전용으로 쓰이기 시작한 이후 벼슬아치들은 거리의 제약에서 벗어났으나 신임 사또들의 부임길만은 예외였다.

부임지가 아닌 인근 마을로 전송하여 걸어가도록 했는데 본디 서울서부터 걸어가도록 하였으나 평생 책상머리에 앉아 공부만 하던 샌님들이 이를 어찌 버텼겠는가? 당도하지도 못하고 줄줄이 나자빠지니 부조리는 점차 완화되어 인근 마을까지는 허용하도록 했다.

" 내 여색을 밝히진 않으나 신원 미상의 춘향과 저잣거리를 나돌 생각하니 참으로 기대되는구나 "

" "

위이잉

원판 위에 올라서자 옅은 가동음이 들려왔다.

사또는 본가에 두고온 외롭던 나날들을 달래주던 전동윙윙이가 떠올랐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를 애타게 기다릴 춘향이 있잖은가!

" 내 운우지정이 뭔지 알려주도록 하겠다! 가즈아! "

빛무리와 함께 사라지는 그들 앞으로, 어떤 험난한 여정이 기다릴진 아무도 모를 일이었다.

고정닉 3

원본 첨부파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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