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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련소 첫날 2

옛날에(59.13) 2014.01.21 02:34:11
조회 3200 추천 14 댓글 7

아무튼 또 한차례 별아저씨의 랩이 이어졌고 이제 마지막 순서로

가족에게 큰절 코너가 다가왔다


군입대를 잘하겠다는 의미로 입대장정들은 큰절을, 가족들은 격려의 의미로 박수를 치라고 


하니 그 박수소리가 마치 개콘 엔딩송과 같게 들렸다 


조교의 인솔하에 행사장을 빙 돌면서 건물 뒤로 끌려걸어갔다


극도로 흥분하면서 우는 어머니들도 있었고 통곡을 하는 여친도 있었고 


애써 눈물을 안보이시려 눈을 찍어보는 아버지들 


우리 강아지 잘 갔다오레~ 하시는 할머니들


넌 죽은거야 ㅋㅋㅋㅋ 거리는 친구들 


아무튼 그들을 뒤로하고 연병장 뒤에 있는 전천후 라는 곳에 당도했다


전천후에 우리를 몰아넣은 사육사 조교는 다 모인 것을 확인하자 중위 계급을 단 어떤


애송이에게 보고를 했다 


중위는 휙 둘러보더니 옆에 있던 상사 중사 아저씨들과 쑥덕쑥덕 하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허리춤에 찬 마이크를 테스트를 몇 번 하고 나서 각자 면접을 봤던 병무청 기준으로 


모여보라고 했다


역시 서울과 경기가 거의 대부분이었고 경상도와 전라도도 적당히 있었다 


충청도와 강원도는 인구가 적어서인지 제주도까지 해서 다 모았어도 경기도의 1/3도 안되어 


보였다


호명하면 한명씩 나가서 신원확인과 입영통지서 등을 받아 넣기 시작했다


1300여명에 달하는 인원이라 여러 곳에서 동시에 진행했지만 꽤나 한참 걸렸다


이후에는 5시가 넘어가는 시간이라 기훈단에서의 첫 식사를 하게 되었다 


기훈단 식당에 들어가자 뿌옇게 김이 오르는 국통과 밥통이 놓여있었고 

한기수 먼저 온 애들이 부지런히 밥을 퍼주고 있었다


메뉴는 아직도 기억나는 순두부찌개와 김치 잡곡밥 그리고 부식으로 수박한조각....


밥을 받는데 퍼주던 졸라 어려보이는 새끼가 대뜸 반말로 몇 살이냐고 물어봤다


주옥같았지만 이게 군대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그 새끼랑은 같은 자대를 가지 않을 확률이 압도적이지만 막 입대한 입장에선


그저 위축되기 마련이었던 것 같다


단체급식이 맛있을수가 없었기에 대충 깨작거리고 스텐컵에 물만 잔뜩 들이켰다


잠시 휴식을 하면서 다시 모여든 장정들은 생활관 건물이 있는 점호장으로 이동되었다


점호장에서 다시 소대번호를 부여하면서 몇호실로 가라고 했다


생활관에 들어가니 


왓더...홀리쉿...펔....ㅅㅂ....아....썅.....


뭐 암튼 잠시 머릿속이 적응할 시간을 가지고 나서 구석탱이 자리에 대충 가방을 던지고 


앉았다 


옆에 앉은 비리비리한 멸치녀석과 바로 통성명을 하고 신상을 캐내어 이야기를 시도했다


30분이나 되었을까 


갑자기 조교하나가 박스를 발로 차면서 들어왔다


일제히 굳어버린 우리를 향해서 짜증반 반가움반의 눈초리로 쏘아보더니


‘가지고 와서는 안될 물건’ 이라는 말을 유독 강조하면서 앞에 박스에 넣으라고 했다


다들 주저주저하면서 이거도 내느냐 저것도 내느냐 하면서 물어볼 때마다


“냅니다” “안냅니다” 라고 목소리 졸라 깔면서 단답형 대답만 했다


아무튼 박스가 대충 차오르자 보험 몇 개를 판 듯한 얼굴을 하더니 다시 들고 나갔다

다시 정적이 흘렀다.....가 이야기꽃이 더 커졌다 


일단 공감대 형성해줄 재료가 하나 왔다갔다 


조교


조교 품평회를 열심히 하는데 이번엔 중사아저씨가 들어왔다


선량해보이는 얼굴로 미소를 지으면서 따뜻한 목소리로 


“너희들 여기와서 좋지?” 


라는 비수를 꼿았다


“행정처리할게 많으니까 아까 받은 소대번호 순서대로 다시 좀 앉고 한명씩 나한테 와”


내가 거기서 3번째여서 문가에 앉게 되었고 문 바로 앞에 책상을 하나 놓고 앉은 그 아저씨


를 볼 수 있었다 


1,2번째 애들이 하는 걸 보니 신원확인과 현금 등이 있다면 제출할 것 무슨무슨 서류에 싸인


할 것, 병이나 특이사항 있는지 물어보는 식으로 진행되었다


그리고 아까 조교의 전리품 박스를 뒤적이면서 여기있는거 중에 니꺼 다시 찾아가라고 했다


“얘는 뭘 이런거까지 다 걷었대...” 라고 하는 말을 덧붙이면서


그 절차마저 끝나고나니 어느새 10시가 넘고 있었다 


그 때 나오는 방송


“2대대 전 입대장정들은 공공실 출입을 할 수 있도록 합니다


아 여기서 공공실 출입이라고 하면 세면과 샤워를 할 수 있고 용변을 볼 수 있는 곳을 뜻합니


다“ 


첫주라 민간인 상대한다는 개념인지 방송이 존댓말로 나왔다 


샤워는 귀찮기도 해서 대충 세수와 양치질만 하고 생활관으로 돌아가서 침구류를 폈다


불을 다 끄고 누우니 정말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당장 나가서 편의점에서 맥주 사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밤을 새고 갔는데도 잠이 안와서 옆에 멸치와 새벽2시까지 떠들다가


기절하듯 잠에 들었다





그게 내 군생활 750여일의 첫날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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