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내가 분석하면서 쳐야
작곡 실력이 쉽게 는다는 글을 썼는데,
: 결국 어떻게 분석하라는 건데?! 무책임해!!
라고 화내는 사람이 있을 것 같아서
추가적인 글을 쓰게 됐어.
분석하다 막히는 일이 없도록,
작곡가들이 자주 사용하는 몇 가지 기술들을 소개하려고 해
오늘은 그 중에서도 도미넌트 레졸루션 계의 진행들에 대해 얘기할 거야
목차
1. 도미넌트 레졸루션이란?
2. 투 파이브 원에 대해 (llm7-V7-l)
3. 세컨더리 도미넌트
4. 섭스티튜드 도미넌트
5. 실제적용
6. 마무리
1. 도미넌트 레졸루션이란?
: 도미넌트 레졸루션이 뭔가요?
도미넌트 레졸루션이란 V7의 불안정함을 4도 상행하여 I도 화음으로 해결*하는 걸 말해
한 마디로 'V7-I 진행 = 도미넌트 레졸루션'인 셈
해결 : Resolutian. 안정적인 소리를 내서 이전 코드의 불안정한 소리를 덮어씌우는 행위. 들으면 기분 좋다...
: 그럼 VI-I 진행은 뭐라고 부르나요? 더블토닉 페너트레이션?
: 다른 진행에는 이런 별명이 없어요.
어째서 V7-1에만 이런 별명이 붙어있는 걸까?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야.
V7가 가진 트라이톤을 I도 화음으로 해결하는 것이
다른 어떤 진행보다 듣기 좋은 소리를 내기 때문이지.
: 트라이톤? 어디선가 들었던 것 같아요!
: 그걸 기억하고 있다니... 대단해...!
트라이톤에 대해서는 마루세 진행에서 설명한 적이 있어.
마루세 진행에 대해 - 작곡 갤러리 (dcinside.com)
반음6개 거리에 있는 두 음을 치면 불안정한 소리를 내고, 그것이 트라이톤이란 설명이었지.
트라이톤 = 불안정한 소리
사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B와 F는 반음 6개 거리에 있어.
저 두 음을 같이 치면 트라이톤 소리를 내.
왜 트라이톤이라 부르냐고?
: 반음 6개는 온음 3개이므로, 3을 의미하는 접두사 Tri에 소리를 의미하는 Tone을 붙여서 Tritone인 거지...
이 트라이톤에서 나오는 강한 불안정함을
I가 가진 강한 안정감으로 잡아주는 것이 도미넌트 레졸루션의 핵심이야.
: 마치 단짠단짠... 허니버터칩 같은 맛인 거네요!
2. 투 파이브 원 (llm7-V7-l)
V7-I 진행은 확실히 맛있지만, 아무리 맛있는 것도 급하게 먹으면 체하잖아?
그렇기 때문에 메인디쉬인 V7에 앞서 빈 속을 채워주기 위한 에피타이저가 필요해.
음악에서는 그게 llm7이야
llm7-V7 진행은
어? 앞으로도 4도 상행이 나오나? <--- 이런 느낌의 기대감을 부여해.
그러한 기대감을 똑같이 4도 상행인 V7-I 진행으로 충족시켜주면
듣는 이에게 자신의 추측이 맞았다는 성취감을 줄 수 있지.
재미란 패턴을 학습하는 데에서 오기 때문에*
적당한 수준의 문제를 내고, 상대가 맞추도록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이야.
한 마디로 llm7-V7-I는 뇌과학적 측면에서도 훌륭한 진행인 거지.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을 참조
고전 화성학의 기능론적 시각에서 봐도 llm7-V7-I은 완벽한 진행이야.
발단 , 전개에 해당하는 서브도미넌트인 llm7과
위기, 절정에 해당하는 도미넌트인 V7
결말에 해당하는 토닉인 I가 한 방에 나오기 때문이지.
그런데다 4도 상행 코드라 루트의 이동량이 많아서 강하고 명쾌한 소리를 내고
ll-V , V-I 사이에 공통음이 2개 씩 있어서 음색의 변화도 균형잡혀 있어.
대단하지 않아?
이렇게 봐도 저렇게 봐도 완벽한 진행이라니 말야.
: 아, 너무 멋져...
너무나도 좋은 진행이기 때문에,
실제로는 나올 수 없는 곳이라 해도 억지로 벌려서 집어넣고 싶어져...!
그런 욕구에서 발명된 기술이 바로 세컨더리 도미넌트야.
3. 세컨더리 도미넌트
본래 도미넌트가 아니었던 화음에 트라이톤을 쑤셔넣어서
억지로 도미넌트 레졸루션 맛을 첨가하는 것.
그것이 세컨더리 도미넌트야.
IIIm7에는 본래 트라이톤이 없지만, III7으로 만들면 트라이톤이 생겨
이렇게 만들어낸 트라이톤을 4도 위의 안정감을 가진 화음 Vl로 해결하면?
도미넌트 레졸루션이 되잖아?
: 굳이 이럴 필요가 있나요?
강하게 지지되고 있는 기둥 2개가 있다고 생각해봐.
I I <---이렇게 말야
이건 이것대로 멋있긴 하지만,
서로 연관 없는 두 사람이 따로 서 있는 것 같아서 재미가 없잖아...
어느 한 쪽을 불안정하게 만들면 어떨까?
人 <--- 이렇게 하면 뭔가 서로 단단히 얽혀있는 느낌이 들잖아?
이처럼, III를 불안정하게 만드는 것은 VI 와의 결속력을 강화하는 행위가 돼.
: VI의 등장에 필연성을 부여하고 있는 거다!
그렇다면 llm7를 세컨더리 도미넌트화 한 투 파이브 원은 어떨까? (ll7 - V7 - I)
도미넌트 레졸루션이 2연속이잖아? 그래서 이것만 특별히 더블 도미넌트라고 불러
: 다 좋은데 왜 하필 이름이 세컨더리 도미넌트인가요?
: 큰 의미는 없어. 다른 이름으로 기억해도 돼.
하지만 세상 사람들은 다이아토닉*에 속하는 V7를 프라이머리 도미넌트라고 하고
나머지는 세컨더리 도미넌트라고 부르고 있어
다이아토닉 : 스케일의 구성음으로 이루어진 화음들을 일컫는 말.
I II III IV V VI VII△이 다이아 토닉에 해당된다. 스케일의 구성음이 아닌 게 끼여있는 화음은 논 다이아토닉 코드라고 부른다.
분석할 때, 본래 m7이던 게 그냥 7이 됐다던가 하는 걸 발견하면
세컨더리 도미넌트가 아닌가 의심해보면 좋아
4. 섭스티튜드 도미넌트
섭스티튜드 도미넌트는 한국어로 대리 도미넌트라고 했지?
대리라는 건 누군가를 대신한다는 뜻인데, 대체 누구를 대신한다는 걸까?
바로 프라이머리 도미넌트인 G7을 대신하는 거야.
(세컨더리 도미넌트는 G7과 비슷한 맛을 내는 거지 대리하지는 않음)
: G7을 대신한다고요? 어떻게?
G7가 가진 불안정함의 핵심은 트라이톤에 있으니까 F와 B만 쏙 빼내면 G7를 대신 할 수 있지 않을까??
: F와 B를 동시에 가진 화음이 뭐가 있더라...
: Ddim7과 Bdim이 있어요!
: 맞아요! 하지만 그 두 코드는 도미넌트가 아니라 디미니쉬에요.
F와 B를 가진 7화음 중에 도미넌트인 건 Db7 밖에 없어.
Db7를 G7의 자리에 넣어보자.
llm7-V7-I 에서
V7대신 llb7을 넣고 C키를 적용하면
Dm7 - Db7 -C 이런 진행이 돼
4도 상행 특유의 명쾌한 느낌은 줄지만
강한 불안정 - 강한 안정 느낌은 살아있어서 매우 고급진 느낌을 주지.
표기할 때는 SubV라고 써.
: 그래서? 이것들을 대체 어떻게 써야하는 건데!
: 지, 지금 설명하겠습니다!
5. 실제적용
조상익의 재즈피아노 만들어치기 2에 있는 악보야
1-5-1-1 진행인 이 곡에 세컨더리 도미넌트를 적용해보자.
C - G7 - C
이렇게 되어 있는 곡을...
G7부분의 멜로디가 레랑 파니깐 Dm7을 끼워넣어서 투 파이브 원으로 만들자
C - Dm7 G7 - C
명쾌하고 힘있긴 한데, 살짝 심심하니까? Dm7을 세컨더리 도미넌트화 시키자
C - D7 G7 - C
도펠 도미난테가 되었다.
: 도펠 도미난테가 뭔가요? 아까는 더블 도미넌트라고 하지 않았나요?
: 그냥 독일식으로 읽은 거에요.
: 왜 갑자기 독일어로 읽는 건가요?
: 그야... 멋있으니까...
C - D7 G7 - C
여기에 섭스티튜드 도미넌트를 적용할 수 있을까?
: G7을 Db7으로 바꾸면 되는 거 아닌가요? Db7이 G7을 대신할 수 있으니까?
: 아니야!!!!!!!!!!!!!!!!!!!!!!!!!!!!!!!!!!!!!!!!!!!!!!!!!!!!!!!!!!!
멜로디가 D인데 Db7의 구성음은
Db, F, Ab, B잖아? 여기에 D를 넣으면
Db8도 아니고 Db9도 아닌 Db8.5쯤의 괴악한 소리가 나게 될 거야
섭스티튜드 도미넌트는 타겟코드*의 반음 위의 음을 루트로 삼기 때문에
멜로디가 트라이톤인 경우가 아니면 쓰기 힘들어 <-- 그래서인지 SubV는 간주 부분에 많이 등장함
타겟코드 : 도미넌트 레졸루션에서 해결을 담당하는 코드. Dm7-G7-C 에서는 C가 타겟 코드임.
하지만?
방법은 언제나 존재하는 법.
C - F - C
먼저 G7을 F로 바꿔보자.
: F코드에는 D음이 없잖아요! 멜로디를 헤치면 안된다면서!
: Db8.5는 용납하기 힘든 사문난적이지만 F코드에 D음이 들어간 건 F6이라서 허용 가능한 범위고, 그나마도 존재감이 약한 박자에서 등장하기 때문에 괜찮아요.
이제 F에 대한 세컨더리 도미넌트 C7을 앞에 끼워넣자.
C C7 - F - C
멜로디가 E인데 C7의 트라이톤은 E+B잖아?
이럼 SubV가 가능하겠지?
C7의 섭스티튜드 도미넌트는 F#7이야.
한 번 적용해보자.
C F#7 - F - C
여기서 한 번 더 꼬아서 F를 세컨더리 도미넌트화 시키면?
F7이 되겠지.
C F#7 - F7 - C
이런 다음 F7의 도미넌트 레졸루션을 위한 타겟 코드인 Bb를 넣으면...
결론적으로 아래와 같은 진행이 돼
C F#7 - F7 BbM7 - C
: 너무 복잡하고 어려운 것 같아요...
멜로디에 맞춰 타겟 코드를 정하고 타겟 코드에 맞춰 도미넌트 레졸루션을 넣는다고 생각하면 쉬워.
소설로 치면 결말을 정해놓고 쓰는 편이 좋다는 거지
초견*할 때는 메트로놈 60으로도 힘들지만
몇 번 쳐보면 120으로도 금새 치잖아?
차근차근 하다보면 금새 체득할 수 있을 거야
초견 : 처음 본 악보를 곧바로 치는 행위
: 죄송하지만... 별로 듣기에 좋지도 않아요...!
그야 곡의 주제랑은 상관 없이 기술만 발휘한 거니까...
단순하고 정직한 멜로디에
쓸데 없이 힘 들어간 코드가 붙어있으면 듣기에 거북할 뿐이야.
최소한 반주법이라도 복잡한 걸 동원해야 균형이 맞아. <--- 작곡가가 피아노를 배워야 하는 이유. 이거 못하면 코드 문제인지 곡의 구조 문제인지 알기 힘듬.
어제도 올렸던 짤인데, 저기서 Db를 Db7로 치고 C7을 CM7로 치면?
SubV겠지? 그대로 한 번 쳐보고
Dm7-G7-C로 끝냈을 때와 비교해보길 바래
: 이 곡에 SubV를 적용한 것은 어째서 나비야의 SubV보다 좋게 들리는 거지?
: 거기까지 설명하면 너무 길어지니까 다음 기회에...
6. 마무리
슬슬 끝낼 때가 되어서 밝히는 건데
사실 도미넌트 레졸루션이란 말은 없어
내가 오늘 만들어낸 말이야
하지만 기억하기 편했지?
이런 식으로, 어떤 것이든 지속적으로 이름 붙여서 언어화 시키는 게 중요해
아니다 싶으면 나중에 고치면 되니까.
손가락 지병이 도져서 당분간 긴 글은 못쓸 것 같은데
손가락이 나으면 Rel llm 등
오늘 미처 다 설명하지 못했던 부분과 화성 분석용 기호까지 설명하고
실전 분석에 들어가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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