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한참 떨어져있는 이시카와현에서 발생한 지진이 한반도의 지각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지금부터는 왜 그런지에 대해 알아보겠다.

1. 유라시아판 내부 아무르판 내의 단층에서 발생한 지진

일반적으로 일본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해구형 지진과 단층 지진으로 나뉜다. 해구형 지진은 판이 충돌하는 해구에서 발생하는 지진으로 태평양 판과 유라시아판이 충돌해서 발생한 규모 9.0의 동일본 대지진, 항상 떡밥만 무성한 난카이 대지진 등이 있다. 해구에서 발생하는 특성상 규모가 8.0 이상으로 커질 수 있고, 큰 쓰나미를 동반할 수 있다.

일본에서 발생하는 다른 형태의 지진으로는 단층 지진이 있다. 이러한 형태의 지진은 판 내부에 발달한 단층에서 발생한다. 발생가능한 규모는 규모 8.0 정도가 한계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일본 내륙에서 지진이 발생 가능한 특성상 오히려 큰 피해를 동반하는 경우가 있다. 대표적으로는 고베 대지진, 구마모토 대지진 그리고 이번 노토반도 지진이 있다.

여기서 문제는 이번에 발생한 노토반도 지진이 유라시아판 내부, 더 정확히는 한반도가 속해있는 것으로 알려진 소규모 판인 아무르판 내부의 단층에서 발생한 지진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아무르판을 살펴보고 가겠다.

아무르판은 유라시아 내부 소규모 판으로 사실상 정식으로 인정받고 있는 판이다. 미국의 USGS나 유럽의 EMSC 모두 이 판의 존재를 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르판은 북서쪽 바이칼 호 경계는 명확하지만 우리나라 서해 쪽 경계는 명확하지 않아 그냥 이런 판이 존재한다 정도로만 넘어가도 되지만, 중요한 것은 한반도 동쪽의 노토반도를 포함한 서일본 지역이 이 판에 속한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왜 이 사실이 중요할까? 이 부분은 과거에서 찾을 수 있다.

2. 한반도의 지진활동은 중국과 일본의 영향을 받고 있을 수 있다.

한반도의 지진활동은 중국과 일본의 영향을 받고 있을 수 있다. 허황된 소리처럼 들릴지도 모르지만, 실제 국내 지진 연구자들이 했던 말이다.

지금부터는 실제 사례를 들어보겠다.

과거 1975년 2월 4일 중국 하이청시에서 규모 7.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이 발생한 위치는 다음과 같다.

1976년 7월 28일에는 중국 탕산에서 규모 7.6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이 발생한 위치는 다음과 같다.

두 지진 모두 아무르판의 경계부로 추정되는 한반도와 매우 가까운 곳에서 지진이 발생했음을 알 수 있다. 남한을 기준으로는 이번 노토반도 지진과 거리가 유사하다.

문제는 이 지진 이후로 한반도에서 지진활동이 활발해졌다는 것이다. 아래가 이후 발생한 지진 목록이다.

1976년 10월 6일 규모 5.2 서해 지진 - USGS에 기록이 남아있는 지진이다. 한국 기상청이 아직 관측을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이라 한국에는 기록이 없다.

1978년 규모 5.2 속리산 지진 - 홍성 지진과 함께 기상청이 본격적으로 지진 관측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

1978년 규모 5.0 홍성 지진 - 홍성지역에 큰 피해를 남긴 지진이다.

1980년 규모 5.3 의주 지진 -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규모 5.8 경주 지진 전까지 공식적으로 규모가 가장 큰 지진이었다.

1980년 규모 5.2(USGS 기준) 울릉도 북서해역 지진 - USGS와 일본 기상청에 기록이 남아있다.

1981년 규모 5.2(사후 연구 및 일본 기상청 기준) 포항 해역 지진 - 전국에서 진동이 감지되었다.

1982년 규모 5.3(사후 연구 기준) 황해도 지진 -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수도권에서도 상당한 진동이 감지되었다.

1982년 규모 4.7 울진 해역 지진 - 전국에서 진동이 감지되었다.

하이청과 탕산 대지진 이후 고작 7년만에 이렇게나 많은 강진이 발생했다. 과거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1995년 1월 17일 일본 효고현 남부에서 규모 7.3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고베 대지진이라고 부르는 그 지진이다. 위치는 다음과 같다.

이 지진 역시 아무르판 내부 단층에서 발생했다. 이 지진 이후 역시 한반도에서 강한 지진이 발생했다.

한국이 당시 박물관에서나 볼법한 아날로그 지진계로 지진을 관측하여 규모가 제대로 발표되지 않았던지라 가까운 일본 기상청 관측 기준을 사용했다.

1996년 규모 5.6(일본 기상청 기준) 영월 지진 - 진앙지 인근에서 상당한 피해가 발생했다. 참고로 연구자들의 사후 해석으로는 규모가 5.2이다.

1997년 규모 5.0(일본 기상청 기준) 경주 지진 - 당시 경주 지역에 일부 피해를 주었다. 참고로 연구자들의 사후 해석으로는 규모가 4.8이다.

고베 대지진 이후로 서일본 내 단층들이 활발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고베 대지진 이후 몇년 뒤인 2000년 10월 6일 일본 돗토리현에서 규모 7.3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위치는 다음과 같다.

이 지진 이후 몇년 뒤에 또 다시 한국에서 규모가 큰 지진이 발생했다.

2003년 규모 4.9 홍도 해역 지진

2003년 규모 5.0 백령도 해역 지진

2004년 규모 5.2 울진 해역 지진 - 기상청 공식 기준으로는 규모 5.8 경주 지진 이전 속리산 지진과 함께 규모가 가장 큰 지진이었다.

2005년에는 후쿠오카에서 규모 7.0의 대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의 경우 한국과 워낙 가까웠던지라 한국 전역에서 흔들림을 느꼈다.

이번에는 2년 뒤에 평창에서 규모 4.8 지진만 1회 발생했다.

2007년 규모 4.8 오대산 지진

후쿠오카 지진 이후로 한국에 영향을 준 것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큰 피해를 줬던 지진이 발생한다. 바로 2016년 4월 16일 본진이 발생한 구마모토 대지진이다. 당시 본진의 규모는 7.3이었다.

이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에서는 가장 규모가 컸던 지진인 경주 지진과 가장 큰 피해를 준 포항 지진이 발생한다.

2016년 규모 5.0 울산 해역 지진

2016년 규모 5.1 경주 지진 전진

2016년 규모 5.8 경주 지진 본진

2017년 규모 5.4 포항 지진

3. 이번 규모 7.6 노토반도 지진은 한반도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번 규모 7.6 노토반도 지진 역시 아무르판 내부 단층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비슷한 결과를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이번 지진으로 한반도 내부의 지하수가 1m 이상 크게 출렁인 것이 확인되었다.

이번 지진의 경우 중국 하이청 지진과 탕산 대지진의 규모와 거리가 비슷하고, 이전 후쿠오카 지진이나 구마모토 대지진 대비 규모가 컸기 때문에 한반도 지각에 상당한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하수가 크게 출렁인 것 역시 이를 뒷바침해준다.

한반도에서 언제 지진활동이 시작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앞으로 몇년간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게 증가한 것은 사실로 보인다.

작년인 2023년 3월에 발행된 기사 내용으로 마무리하겠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584/0000022338?sid=105

"지진 안전지대 아닌 한반도, 2~3년내 규모 5 지진 가능성"

지난달 초 튀르키예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지진은 이달 6일 기준 5만2800여명의 사망자를 내면서 이 지역에서 역사적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힌 지진으로 기록됐다. 지진 발생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피해가 이어지

n.news.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