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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 타협할 수 없는 가치

이응(175.203) 2017.05.29 20:44:31
조회 1838 추천 38 댓글 15
														

바로 이전 리뷰랑 이어지게 쓰는건 첨인거 같은데, 얼릉 쓰고 싶어서 참을 수가 없었음. 뒀다가 다른거 먼저 올린다음에 올릴까 싶었는데 성격 개급한 나샛기는 그런걸 참을 수 없뜸

그살리뷰는 두사람의 신념의 일치가 아니라 유시진에 중점을 두고 썼음. 이번 리뷰는 공감하지 못할 포로리들도 있을거라 예상함. 으으으 돌맞을까봐 무섭지만 갤마웨라 했으니 올리고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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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섹시합니까? 수술실에서?"

 


모연은 그 말을 당신은 여전히 그런 사람이죠, 라는 뜻으로 듣고 그렇지 못한 자신을 부끄러워했지만 시진은 굳이 그런 뜻으로 물은 것이 아니었어.

시진은 모연이 방송을 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고, 그래서 예전처럼 수술에만 집중할 수는 없을거라는 것도 알고 있었을거야.

시진은 모연이 예전처럼 수술실에 살진 않아도 모연의 의사로서의 뜨거운 가슴은 여전히 그대로라고 생각했어.

실제로 시진이 본 모연은 여전히 그 모습 그대로였고.


시진은 당장 그날 아침에도 의사로서의 모연을 보았어.

시진이 거짓말했던 그 산악도로의 사고에 대한 모연의 첫번째 물음 말이야.

 

다친 사람은 없는지, 의사가 필요한 상황은 아닌지 모연은 그걸 가장 처음 묻고 도움이 되고 싶어했어.

응급이 일상이라며 모연은 그 일상에 아직도 많이 익숙해보였지.

 

시진이 보기에 모연은 전혀 변하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건 시진에게 전혀 염두에 둔 물음이 아니었어.


시진은 다만 그 대화를 주고 받았던 첫데이트 때처럼 우리가 다시 시작할 수 있는지를 묻고 싶었던 거지, 모연의 변한 모습을 꼬집은게 아니었어.

근데 그 물음이 모연의 입장에서는 마치 너무도 변한 것 같은 자신을 시진이 들춰내는 것 같아서 자격지심에 아팠던 거야.


자괴감에 시달리는 모연도 그렇지만 그녀에게 거절당한 시진의 마음도 상처가 컸을거야.

8개월의 시간을 넘어 이미 자신을 거절했던 모연에게 다가가기에 시진에게도 많은 용기가 필요했으니까.

그 어려웠던 고백을 또 거절당했을 땐 시진도 상처를 많이 받았을 거고 그의 자존심도 많이 상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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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로 막 돌아온 두사람은 치훈이 데려온 아이를 지켜보고 있어.

아이의 병증에 대한 이런저런 케이스를 생각해보고 있는 모연의 사고가 급성 납중독까지 이르기 전에, 현지 사정에 익숙한 시진이 먼저 답을 찾아냈어.

 

모연은 자기자신이 너무 한심해.

내가 이제는 하다하다 군인보다도 질환 진단을 못하는구나 싶어진거야.

 

사실 모연이 이렇게 괴로워할 일이 아니야.

시간이 좀 더 필요했던 것 뿐이지 모연도 금방 답을 찾아냈을텐데 그저 모연은 지금 자신에 대한 경멸감이 너무 커서 다 괴로울 뿐인거야.

 

거기다 벌써 아무일 없었다는 듯 냉담해진 시진에게 자신은 계속해서 창피한 꼴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에 모연은 꽤 뾰족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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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어나면 알려줘요.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는 되니까."
"도와주신 건 감사합니다. 근데 앞으로 의료팀 일은 의료팀이 알아서,"
"고마운 건 그냥 고마운 겁니다."
"무슨 뜻이에요?"
"생명은 존엄하고 그걸 넘어선 가치는 없다면서요. 전에 봤던 강선생이랑은 거리가 너무 먼 거 같다는 뜻입니다."


 

모연이 날을 세우자 시진도 참지 못해.

방금 자신의 진심을 차갑게 거절당하고 상심한 남자가 이성적이면 얼마나 이성적이겠어.

그저 밀어내기 바쁜 모연에게 시진도 화가 난거야.

충분히 받아 넘길 수 있는 도움도 자존심 때문에 덮어놓고 거부하는 모연에게 시진은 싸늘하게 말해.

 

 

지금은 당신이 자존심을 세울 때가 아니라고.

서로 협조해야할 일이 있다면 얼굴을 보기 불편하더라도 그건 제쳐둬야 하는 문제라고.

생명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던 예전에 당신이 한 그 말에 책임을 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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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기 힘든 질병이라도 알고 있는 의사가 왔으면 좋았을텐데요."
"물론 그렇겠죠. 근데, 이 세상 모든 의사가 슈바이처는 아니거든요."
"그쵸. 방송하는 의사도 있어야죠."
"..."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의 말에 모연의 낯빛은 더욱 창백해져.

그녀 자신이 했던 말에, 그 말을 되짚으며 모연을 질책하는 시진의 말에 모연은 두 번 상처 받았어.


돌아서서 나온 시진도, 병실에 남은 모연도 방금 자신의 모습에 화가 나.

시진은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하고 모연의 역린을 건드리며 상처 준 자신의 경솔함을 후회하고,

모연은 자격지심에 끝까지 엇나가기만 한 자신이 끔찍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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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사람은 불행하게도 서로에게 사과를 할 여유도 없이 큰일을 맞닥뜨렸어.

 


"VIP 주치의가 보낸 VIP 병력기록입니다."

"네."


 

아주 냉랭한 분위기의 모연에게 시진은 사과를 하고 싶지만 이미 큰일이 터졌고, 그 일부터 수습하기 위해 시진은 일단 사무적으로 모연을 대해.


 

"뭐냐 이게? 이렇게 다 가려놓고 뭘 보고 어쩌라는 거냐?"
"VIP들 차트에는 어차피 진실보단 거짓이 많아요."
"환자들 차트에 거짓기록을 한다고요? 어떤 미친 의사가 그래요?"

"나같은 의사? 가난한 사람들에게 슈바이처 같은 의사가 필요한 것처럼, VIP들에겐 또 특별한 의사가 필요하거든. VIP에게 메디컬 히스토리는 곧 약점이니까. 그래서 대통령의 건강상태는 국가 기밀인 거고."

"..."


모연의 말은 마치 시진에게 항변하는 것 같아.

 

 

내가 지금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슈바이처는 못되어도 누군가에게는 나같은 의사도 필요하다고.

내가 예전과 같지 않다고 해서 의사가 아닌건 아니라고.

 

 

모연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는 걸 느낀 시진도 모연에게 사과하고 싶지만 지금 당장은 아무 말도 할 수가 없어서 그저 모연을 바라볼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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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환자가 죽어가고 있는 앞, 모연은 본래의 의사의 모습으로 돌아왔어.

환자가 정치적으로 매우 중요한 사람인지 수술실 안에는 환자측 무장경호팀과 의료팀 경호를 위해 시진을 비롯한 알파팀이 전원 지켜보고 있어.

매우 살벌한 분위기지만 의료팀은 애써 냉정하게 환자를 살피는데 환자의 상태가 심각해져.

수술하지 않고는 환자의 생명이 위태롭고 그래서 망설임 없이 모연은 수술을 하기로 해.

부담스러운 상황에서도 의료팀은 모연의 지시에 따라 수술을 준비하려는데, 그때 환자측 무장경호팀장이 위협적인 목소리로 말해.


 

"손 떼십시오! 그렇게 할 수 없습니다. 수술은 허가할 수 없습니다. 한 시간 안에 주치의가 이 곳에 도착합니다."
"무슨 소리예요. 한 시간 못 버텨요. 지금 당장 수술하지 않으면 20분도 못 버팁니다."
"아랍의 지도자 몸에 아무나 칼을 댈 수 없습니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20분 안에 수술 안 하면 이 환자 죽는다구요!"


 

죽어가는 사람을 앞에 놓고 인종같은 소리나 답답하게 늘어놓는 경호팀장에게 모연은 지금 당장 수술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해.

그 때 순식간에 총을 빼든 경호팀장은 모연을 향해 총구를 바로 들이댔어.

 

시진은 순간 모연의 앞을 몸으로 막아서고 상황을 살피기 시작해.

지금 상황에 알파팀까지 총을 빼들면 훨씬 더 상황은 심각해질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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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겠어요. 난 세계사를 책임질 생각은 없어요. 하지만 지금 손 떼면, 이 환자는 죽습니다."


 

모연은 현재 이 환자의 보호자와 다름없는 경호팀장에게 마지막으로 통고해.

의사는 보호자에게 환자에게 대한 정확한 상태를 고지해야할 의무가 있으니까.

그것을 듣고도 보호자가 환자의 수술을 원하지 않으면 의사인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모연에게 이런 상황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었을거야.

모연의 8년 간의 의사 생활동안 보호자 혹은 환자 본인이 의사의 치료 방법을 제대로 따라주지 않는 경우는 많았을거야.

 

입원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병원비가 아까워서 퇴원하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어쩔 수 없이 퇴원조치 해주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환자가 자택에서 위급상황에 빠져서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면서 사망하거나 심각한 중태에 빠진 상황도 있었을 거고.

또는 약물치료가 아닌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의사가 돈 벌고 싶어서 환자 등골 빼먹나 싶어 모연의 말을 믿지 못하고 약물만으로 치료받겠다고 고집부리다가 사망하는 일도 있었을거야.

 

보호자 혹은 환자 본인이 치료를 거부할 때에는 의사로서도 그들을 계속해서 설득하는 수 밖에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모연에게 그런 일은 부지기수였겠지.

그런 모연에게 무바라트 의장 측 수술 거부는 크게 당황스러운 상황은 아니었을거야.

 

단지 보호자가 들고 있는 것이 총이었을 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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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바이탈이 심하게 요동치고 모니터의 알람 소리가 점점 요란해지는 가운데, 알파팀의 무전으로 들리는 대대장 박병수의 목소리.

 


+잘 들어. 지금 죽냐 사냐가 문제가 아니야. 누가 책임질 것인가, 이게 포인트야. 아랍 애들 하자는 대로 해줘. 그래서 환자 죽으면, 그건 수술 안 한 의사 개인의 과실로 책임 돌리면 돼. 우리 군은, 절대 개입하지 않는다. 명령이야.+


 

시진은 자신의 귀를 의심해.

수술을 강력하게 권하는 의사의 말에도 불구하고 아랍 측이 수술을 거부하는 상황을 모두 알면서도 박병수는 이후 모든 것에서 대한민국 군은 아무런 입장 표명도 하지 않을거라고 못 박았어.

 

아니, 오히려 마땅히 자신의 의무를 다했던 의사를 제물로 바치는 것으로 이후 곤란해질 수 있는 상황을 모면할 것이라고 시진의 상관은 결정한거야.

이대로 두면 무바라트 의장은 죽을 게 분명하고 그럼 군은 의사인 모연에게 모든 책임을 뒤집어 씌운 채 뒷짐 지고 관망만 할거라는게 시진에게는 너무도 분명하게 보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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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물 정치인의 죽음은 누군가 책임질 사람을 필요로 할 거고 그 상황에서 가장 물어뜯기 좋고 편한 그 누군가는 정치인의 수술을 집도해야 했을 의사가 되겠지.

그 의사가 얼굴이 알려진 공인이라면 훨씬 더 맛좋은 먹잇감이 될거야.

모연과 함께 그 상황 속에 있던 의료팀의 증언도 사람들의 무수한 비난 속에선 아무 소용 없을거고, 그렇게 모연은 어떤 보호장치조차 없이 모든 비난에 시달리고 재판장에 불려다니며 인생을 망가뜨리게 될게 분명했어.

박병수는 그 모든 걸 알면서도 모연을 천길 낭떠러지 아래로 밀어버리라는 명령을 내리고 있었던거야.

시진은 적어도 모연의 인생이 망가지는 것을 그저 두고보고 있지만은 않기로 결정했어.

 


"이 환자 살릴 수 있습니까?"
"네? 확실한 건 열어봐야 알겠지만,"
"복잡한 얘긴 됐고, 살릴 수 있는지 없는지만 대답해요. 의사로서."
+너 이새끼 지금 뭐하는 거야!!+
"대답해요!"
"살릴 수 있어요."
"그럼, 살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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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역질 나는 명령이 흘러나오는 무전을 꺼버리고 시진은 총을 뽑아들며 모연을 아랍인의 총구 앞에서 완전히 막아섰어.


시진의 눈빛은 이미 굳어졌어.

시진은 모연이 설령 무바라트를 살리지 못하더라도 그녀가 수술을 시도해볼 수는 있게 해주기로 했어.

이후 벌어질 끔찍한 일들이 눈에 뻔히 보이는데 아무것도 못해보고 모연을 그 상황 속으로 내던질 수는 없으니까.

 


모연은 이 상황이 너무나 당황스러워.

왜 이렇게 총구를 겨누면서까지 시진이 그녀의 수술을 돕는지 모연은 알 수 없어.

하지만 일단 눈 앞의 환자를 살릴 시도라도 해볼 수 있다면 모연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환자를 살려볼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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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드, 수술실로 옮깁니다."
"물러 서! 마지막 경고다."
"지금부터 의료진과 환자보호가 우리의 제 1임무다. 전 팀원, 총구 앞에 정렬."

"이 시간 이후, 이를 위협하는 누구에게든 대응사격을 허가한다."
"이봐, 캡틴. 당신 지금 무슨 짓을 벌이는 건지 알고 이러는 거야?"
"당신은 당신이 지켜야할 것을 지켜. 의사는 환자를 살리고, 우린 우리가 지킬 것을 지킨다."
"이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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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에게 무바라트 의장의 생명은 그리 중요하지 않아.

그의 생명을 살리겠다고 지금 총을 든게 아니야.

 

그가 지키고 싶은 건 자신이 옳다고 믿는 선과 모연의 평안이야.

누군가의 인생이 망가질 것이 뻔한 상황을 모른척 하지 않는 용기를 시진은 갖고 있고, 그리고 그 누군가가 모연이라면 더욱 시진은 망설이지 않아.

 

시진은 이후 벌어질 모든 상황들 속에서 책임자는 시진 혼자만이길 원해.

자신의 명령에 따랐을 뿐인 알파팀도,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게 수술을 했을 뿐인 의료팀도 모두 그의 등 뒤로 놓고 그가 모든 것을 책임질 생각이야.

 

그의 명예, 그의 영광, 그의 사명감 모두를 걸고 시진은 지금 현재 지켜야할 것을 지키기로 했어.

군인으로서의 시진이 입은 군복의 의미란 그런거고, 개인으로서의 시진이 지키고 싶은 사람들도 이곳에 있으니까.

 

그리고 그 어떤 이유보다도 그가 지금 가장 지키고 싶은 사람이 저 수술실 안에 있기 때문에 시진은 총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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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썼던 리뷰에서도 말했지만, 난 만약 이때 시진에게 다른 방법이 보였다면 그가 굳이 수술을 강행하지 않았을 거라고 생각해.

난 시진이 경호팀장을 막아준 게 무바라트를 살리려고 그런게 아니라고 생각하거든.

 

드라마 상에서 시진은 항상 완전히 이상적인 인물은 아니야.

어떤 일에서는 현실과 타협하기도 하지.

예시로 많이 들었지만, 3회 무기밀매 문제가 어느 선까지 엮였을지 모르니 들쑤시지 말고 그대로 두라던 대대장의 명령에도 시진은 따랐고, 10회 아구스를 저지하지 말고 그대로 두라고 윤중장이 내리던 명령에도 따랐어.


마찬가지로 무바라트 의장 수술도 그렇게 군의 명령을 따를 수도 있었을거야.

인종, 종교, 신념이라는게 얼마나 무서운 건지, 911테러처럼 수백명의 목숨도 서슴치 않고 살해하고 자신의 몸에 자살폭탄까지 매게 하는 끔찍한 힘을 가지고 있는 걸 시진도 잘 알고 있으니, 굳이 아랍 측의 거부 의사를 거스르면서까지 시진이 무바라트의 생명을 구해주려 할 이유가 없었어.

만약 군이 그런 이유를 들며 저들이 수술받기 싫다는게 어쩌겠냐 상황 녹음 다 됐으니까 그냥 넘겨주고 말자고 했다면 시진도 그냥 그 명령을 따랐을거야.

근데 군은 그런 중립적인 입장이 절대 아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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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이 모연에 대한 변호를 약속했다면, 아니 변호까지도 필요없고,

아랍측이 수술을 거부한 거라는 사실관계만이라도 다만 명확히 밝혀줄 것 같았다면, 시진도 아랍측에 무바라트의 신병을 넘겼을거야.

무바라트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자기네들의 신념과 인종 때문에 그렇게 된거니 시진도 많이 애석해하지 않았겠지.

 

그들이 거부한 것이 분명하니 모연도 의사로서 무리없이 살아갈 수 있을거라고 시진은 계산했을 거야.

그런 사정을 알리 없는 모연도 보호자가 수술동의를 하지 않는 수준을 넘어 거부하는데 수술을 하지는 못했을거고.

 


그렇게 시진이 그냥 상부의 명령에 따랐을 수 있는 상황에서 결정적으로 시진을 불복하게 했던 부분은 박병수가 했던 말 중 "의사 개인의 과실로 책임 돌리면 돼"였어.

모연을 총알받이로 쓰겠다는 말과도 다름없는 그 말에 시진은 총을 든 거지.


그렇다면 왜 그 말에 시진이 상관의 명령에 불복했던 걸까?

 

 

시진은 상부의 명령 중 99.9%는 모두 군말없이 따르는 군인이야.

위에서 예시로 든 문제 같은 것도 그렇지만, 좀더 개인적인 관계로 들어가서 봐도 마찬가지야.

 

3회, 대영에게 내려진 윤중장의 부당한 전출명령에도 시진은 반발하지 않았어.

그런 대영에 대한 사령관의 부당한 명령은 시진의 군 생활동안 매번 있어왔던 일이었고 매번 시진도 속상했지만, 그 명령에 이제까지도 시진은 반발한 적이 없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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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명령이라면 그게 설령 좀 비겁하고 부당하더라도 일단 복종하는 시진이 군에 반발한 적은 두 번.

두 번 다 모연이 중간에 끼어있었지.

지금 리뷰했던 3회, 그살에서도 그렇고 11회, 모연이 납치당했을 때도 그랬어.


왜 시진은 모연이 중간에 끼면 이제까지처럼 조국의 명령에 묵묵히 따르지를 못할까?

 

나는 그 이유를 시진에게 있어 모연의 안전, 평안이 그 어떤 것과도 타협할 여지 없는 마지막 보루이기 때문이라고 봤어.

 

 

내가 본 유시진이라는 인물은 자기 마음 속에 있는 저울 한 쪽에 조국을 올려놓으면 그 반대편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올려놔도 그 저울이 조국쪽으로 더 기울어지는 인물이야.

그는 군에 자신의 청춘을 바치고,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목숨을 걸고, 자신이 죽은 뒤에 명예도 찾아주지 않을 조국의 명령을 따르는데에 망설임이 없는 사람이니까.

그런 걸 보면 유시진은 자신이 가진 모든 것보다 조국이 우선인 사람이야.


하지만 시진의 저울에 모연은 논외의 대상이야.

 

시진에게 모연은 그의 저울에 올려놓고 뭐가 더 무겁고 뭐가 더 중요하다고 판단할 수 없는 대상인거야.

그래서 아무리 조국의 명령이라도 모연에게 해가 되는 명령에 시진은 따를 수가 없는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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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모두 저마다 가장 중요한 무언가가 분명히 있어.

그게 어떤 사람에게는 자신의 목숨이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종교와 신념이고, 그 외에도 돈, 명예, 자존심, 부모, 자식, 연인 등등 저마다들 다르겠지.

 

그게 유시진에게는 강모연인거야.

그 어느 것과도 타협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 무게를 잴 수도 없고 가치를 따질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유시진에게는 강모연이야.

 

비록 그가 위험한 일을 하면서 모연의 가슴을 졸아붙게 하기도 하지만 그건 그 일이 모연보다 중요해서가 아니라, 그저 그가 해야하는 [일]을 하는 것 뿐이야.

사람들이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해서 집으로 돌아오는 것처럼, 유시진도 작전지역으로 출근해서 위험한 일 잘 마치고 무사히 모연이가 기다리는 집으로 퇴근하면 되는 [일]인거지.

 

 

 

이어지는 글 : 각자가 해야할 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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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오늘 리뷰는 아마도 동의하지 못할 포로리들도 많을거라 예상함. 어떤 포로리는 유시진이 그래서 사랑에 살고 사랑에 죽는 그런 남자냐 그럴 수 있는데 내가 보기엔 유시진은 충분히 그런 남자더라구. 아무리 생각해도 나한텐 그래. 물론 그렇다고 유시진이 사랑을 위해 난 다버릴 수 있어!! 뭐 이런 노답이라는 건 아니고, 모두 다 잘해낼 수 있는 사람이지만 절대 모연의 문제에서만큼은 타협하지 않는 그런 남자라는 뜻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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