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편의 극영화가 아냐 그건, 진지하게 말해서....

기본적으로 내가 그거 봤을땐 못만들었다, 구리다 인상이 아니라 그냥 영화를 만들다 말고 개봉했다는 느낌이였음. CG는 비례랑 조명처리조차 제대로 확인 안하고 그냥 컨펌한 느낌이였고, 영화 내 장면들은 있어야할 것들이 중간 중간 듬성 듬성 빠져서 그 사이를 몇년후로 때운 느낌이였다.

몇 개 예를 들어보면 초능력 가진 슈퍼 히어로 탄생 영화의 진행을 한 번 살펴보자고. 일반적으로 능력 얻음-사용하는 법을 깨달음-악역의 등장-싸움 의 구성으로 보면, 판타스틱 포는 '사용하는 법을 깨달음' 단계가 아예 빠져있음. 가만히 보면 의도한게 아니라 아예 안 찍은 느낌이였어. 왜냐면 일반적인 마인드 가진 영화 제작자라면 그 과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거든. 이 장면은 보는 관객들로 하여금 영상속의 히어로들에게 감정을 이입하게 만들고, 그들이 히어로가 되고, 힘을 자연스럽게 쓰는 것을 관객들로 하여금 공감을 하게 만드는 장면이지.

스파이더맨, 슈퍼맨, 맨오브스틸, 심지어 엑스맨도 탄생기를 다룬 퍼스트 클래스나 아포칼립스에선 이런 걸 철저하게 다뤘지. 근데 판타스틱 포는 그게 없어. 1년후가 지나더니 갑자기 다들 알아서 잘 쓰고 있지. 능력 제어가 안되던 휴먼토치는 갑자기 신나서 쓰고 있고, 씽은 자기 처지에 난데없이 만족해있지.

그리고 위에서 말한 CG는 정말 심각했던게, 이것도 퀄리티가 낮은게 아니라 그냥 완성을 안한거야. 플래닛 제로는 컨셉아트 상의 외계문명의 흔적이 있는 거랑 거리가 아주 먼데다가 심지어 1차 예고편과 2차 예고편 사이에선 그나마도 컨셉이 갑자기 바뀐건지 에너지 용맥의 색상을 용암같은 빨간색에서 초록색으로 이유없이 바꿔버리더만 후처리도 안 한건지 용맥이 아니라 아무 처리 안한 그린스크린으로만 보이더라. 기본적인 광택 처리와 명암 처리 아무것도 안한 느낌이였어. 닥터둠 피부에 듬성 듬성 보이는 초록색 그것도 같은 느낌이였고.

또 다른 CG 문제를 말하면 벡스터 빌딩인데, 이건 아예 원근감이 안 맞아. 이 정도는 원래 CG팀이 한 번 확인하면 해결할 문제인데, 그것도 안 했다는 증거지 뭐...

아마 영화가 이 지랄이 난건 조쉬 트랭크가 만들다가 폭스&킨버그랑 크게 충돌하고 개진상 떨고 쫓겨난 다음 킨버그가 각본 수정하고 거의 대부분을 다시 촬영해서 생긴게 원인으로 보인다. 아마 부족한 제작비 가지고 어떻게든 킨버그가 수습해보려다 이런 미완성 영화가 나와버렸다고 봄. 하긴, 애초에 정상적인 제작 과정을 가진 영화도 아니였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