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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결혼이다 ) 제4장 희망, 나의 분신 (2)

헐트119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5.01.09 18:41:25
조회 57778 추천 374 댓글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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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 200만원짜리 유모차

 

 

 

아기를 키운다는 것은

굉장히, 아주, 엄청나게 힘든 일이었다.


 

이 사랑스러운 녀석의 함정은,

그 힘듦을 본능처럼 버티게 한다는 것.


 

헌동은 힘들면서 즐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헌동이 퇴근하자 마자 뻗어버리는 마눌년을 대신해

자기전까지 아기를 봤다.



 

기저귀도 갈아주고

분유도 먹이고

자다 깨서 울면 헌동도 깼다.

아들이 잠들때까지 얼르고 달래다가 부은눈으로 출근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은 마눌련이 아침밥을 차려준다.

맛이 개발새발이지만, 감격적인 순간이기도 하다.

마눌련도 양심이 있는지,

'집에 있으면서 밥 안차려주는 기집애들' 이라며 친구봊들을 흉본다.

지년이 어땠는지는 기억이 안나나 보다.



암튼 다행이다.

밥을 차려주는 여자는, 믿음이가고, 어떤때는 또 사랑스러워 보이고

정말 '내 마누라' 라는 느낌을 받게 한다.

 



 

출근길이 멀기도 하다.

 

 


아버지가 갓난쟁이가 있으면 차가 필요할거라고

차사는데 돈을 보태주셨다.

하지만 별로 쓸일이 없다.

차타고 출근 했다가는 러쉬아워에 걸려 지각만 반복할거다.

워낙 회사가 머니까.

조금 불편하지만, 전철을 타고 간다.

 



아들녀석이 밤새 울어버리면 전철에서 졸면서 간다.

등이 바닥에 닿기만 하면 울어버리는 아들녀석의 울음은 꽤 우렁차다.

신기한건 마눌년은 꿈쩍도 안하고 잘 잔다.

참 무감각 해서 속편한 마눌련.



 

달리는 전철, 운좋게 자리를 잡았다.

꾸벅 꾸벅 졸고 있는데, 누가 와서 툭 친다.


 

- 야 김헌동, 피곤하냐?ㅋㅋ

 


앞을 올려다 보니 타부서에 있는 회사 동료다.

나이가 같아 친구 먹기로 했다.

 



- 어 영팔아, 너도 일찍 출근하는 구나..

 



- 말마라, 우리 부장이 어찌나 출근을 빨리 하는지.. 우리부서는 블라블라

  ...근데 너는 왜케 일찍가냐?



 

-  아.. 밤새 애가 울어서, 재우고 꺤김에 그냥 일찍 나왔지.

 



-  왜, 제수씨는 뭐하고.. 아파?

 

 


응? 와이프..? 옆에서.. 잤지? 라고 말을 하려다가 말았다.

그말을 뱉으면 왠지 창피할것 같았다.

 


 

헌동이 집에 가기만 하면

 으아~ 여보 나 힘들었어~

하며 아들을 안겨주는 마눌련.




듣고보니 또 그렇네..

 


 

 

 




- 김대리님. 여기여



 

사무실의 꽃봊, 미스 윤이다.

반반한 얼굴로 잦들을 그렇게 후리고 다니더니, 이제야 청첩장을 건네준다.



 

하.. 요 수르수트뢰밍년.. 아주 나를 슈렉취급하더니.

결혼한다고 수금을 하시겠다?



 

미스 황 그년을 중심으로 헌동과 대립각을 세우던 사무실 봊들중

남은건 미스 윤 이년뿐이다.

나머지는, 곧 결혼 찡찡, 시월드 찡찡, 경력단절 찡찡, 육아 찡찡 

아주 찡찡거리기만 하더니, 다들 전업주부로 전향했다.

 


 

- 어.. 그래.. 가야지,, 이번주 주말이네?

 


-  네 사모님이랑 꼭 같이 오세여!

 

 


나이가 몇살인데 벌써 사모님이야 이년아.

마눌련 애봐야돼..

 

 


- 하하.. 글쎼 와이프는 애때문에.. 애가 워낙 초우량이라..ㅎㅎ

 


- 아니 왜여? 유모차에 태우고 오면 되져?


 

- 유모차?

 

 

 

유모차라,, 너무 어려서 태울수 있을런지..

그래도 일단은 필요는 할거야.

왜 유모차 살 생각을 안했지.

 

 

 

집으로 돌아온 헌동.

아이를 건네받아 안고, 마눌년에게

 

 

- 여보.

 


- 응?


 

-  유모차 사야되지?


 

- 응? 어떻게 알았어? 안그래도 알아보고 있었는데 헤헤

 


- 아 그래 ? 벌써 알아봤어?

 


- 응 미리 미리 사놓으면 좋잖아 헤헤

 

 

마눌련이 애를 낳더니 그래도 미리 미리 생각하는 구나 싶었다.

원래 이런 년이 아니었는데.

항상 뭔가 닥치지 않으면 안하고 말야.

 

 

- 여보, 그보다 약속은 지켜야지 ? ^^

 


- 무슨 ?

 


- 있잖아 그거 헤헤 통.장.

 

 

무슨 소릴 하나 했더니,

또 경제권을 호시탐탐 노린다.

 



시치미를 떼는 수밖에.

아니, 애초에 확답을 준적도 없다.

마눌련 지가 일방적으로 정한거다.

 



도리도리 했더니

뱃속에 있던 애를 걸고 거짓말을 한거냐며, 눈을 부릅뜬다.

 

 


- 아... 아니 그게 아니잖아... 지금 잘 관리 해왔잖아 내가...

 


- 아~ 아~아아아~  이 이이잉~


 

또 되도 않는 고집을 피운다.

둘다 애가 울까봐 큰소리는 못낸다.

 

 


- 아니, 그걸 왜. 내가 어디 삥땅을 치니?


 

- 내친구들은 다 지들이 관리한단 말야!

 


 

하.. 또 그 영양가없는 백봊들..

도대체 이렇게 엉키면 어디서 부터 풀어가야할지 모르겠다.

 

 

- 애.. 애 좀 더 크면.. 그때 하자 그때, 클린하게 인수인계 할게.



- ... 그럼 카드를 줘


 

- 카드?

 


- 그래 카드.

 


- 음... 알겠어.

 


 

지깟년이 쓰면 얼마나 쓰겠냐 싶어 카드를 하나 넘겨줬다.

긁을때마다 헌동 폰으로 사용내역이 날아오니 크게 걱정할거 없었다.

그리고 마눌년이 생각보다 그리 씀씀이가 크지 않다는것도 않다.

큰돈을 벌어본적 없는 년, 그래서 크게 크게 쓸줄 모르는 마눌련.

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잠시.

 

 


 

며칠 후

점심시간

 

 


식당서 밥을 먹고 올라오는데, 라스트 김치 미스 윤과 마주쳤다.

 

 


- 어 윤영희씨, 이거.

 

 

가봤자 남을것도 없는 결혼식,

헐겁게 채운 축의금 봉투로 퉁 칠셈이었다.

 


 

- 흐응 왜 , 안오시게여?

 

 

아쉬운척 하지마라, 요년아.

 

 

- 으..응 그..그날 큰아버지 환갑이시더라구.

 

 

- 아네...


 

 

"띵똥"

 

문자가 왔다.

 

 

 -------------------

[결제] (주) K마켓

오빗 유모차 1,970,000

 -------------------



 

'음... 와이프가 유모차를 질럿나보네.

19만 7천원... 생각보다 비싸구만...'

 

 

 

- 꺅 사모님 ! 오빗 하나 지르셨구나 ! 꺆꺆!



헌동 폰을 슬쩍 보던 미스봊 윤이 방방 뛴다.


 

- 뭐야 아는거야?

 


- 그럼요! 영맘들의 핫아이템 이에여~ 그나저나 무리좀 하셨네여 ㅎㅎ



꼴깝은 이젠 하다하다 유모차가 핫아이템이냐...


 

-  뭐.. 애기 용품은 다 비싸니께....

 

 

미스 윤 표정이 오.. 쫌 하는데? 다.

년들은 별 애기 유모차에도 지랄 염병을 한다 생각했다.

 

 


- 어이 김탕구씨

 


- 네.. 네 선배님.

 



옆자리 앉은 사원 김탕구.

올해 새로들어왔다.

신삥이라 그런지 헌동을 어려워한다. 

 

 

- ㅋㅋㅋ 요즘 여자들은 별거 아닌거에도 열광들을 하지?


 

- 아... 네 맞습니다.


 

- 한심한 종자들.. 그거 알어 요즘엔 별 유모차에 까지 발광들을 하더라니까?



- 아... 네.. 그렇군요.



- 흠... 뭐야... 나만 모르는 거야? .. 김탕구씨 이거 알어?

 

 

결제내역 문자를 보여준다.

 

 

- 아... 아뇨...  모르겠습니다.


 

- 그치? ㅎㅎ하여간... 여자들이란...


 

- 근데 유모차가 197만원이면 좀 비싸긴 하네요.


 

- ..뭐..?

 

 

액정을 다시 들여다본 헌동.

이 씨발 ! 이게 뭐야 진짜 197만원이잖아??


 

이 씨빨!

 


뭐야!

 

 

마눌련 이 정신나간!

 


전화를 걸었다.

받지 않는다.

 


카톡이 온다.

 


 

'해철이 깨니까 집와서 얘기해'


 


이년이 지서방 뒷목 잡게 하려고 용을 쓴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스벌 스벌 거리며 퇴근시간만 기다린다.



 

'내 이년을 오늘만큼은 가만 안두리'

 

 

집으로 쏜살같이 달려온 헌동

 

 

- 당신 미친거 아냐? 200만원이 뉘집 개이름이야?

 


- 쉿 조용히해. 해철이 깬단 말야.

 

 

말리는 헌동.

목소리를 모기소리 만큼 줄인다.

 

 

- 아니. 무슨 정신으로 200만원짜리를 산거냐고?

  이럴려고 통장 달라고 했니?

 


- 뭐. 주지도 않았잖아. 그리고 그거 살만해서 산거야. 필요해서 산거라구.


 

- 뭐 필요? 그런게 도대체 왜 필요해!?

 

 

마눌련의 얘기는 즉슨,

무엇보다, 좋은 유모차에 아이를 태워야 안전하고,

현동이 2000Cc를 타는것처럼, 자기도 그 급에 맞는 유모차를 몰아야 된다는거다.

이런 달밤에 개짖는 소리는 헌동을 더 환장하게 한다.

결제 취소를 강요했다.

불가.

강요.

불가.

취소!

절대불가!



 

도저히 말을 듣지 않는다.

이젠 되려 사정한다.


 

 

- 아니.. 왜 그러냐... 우리 대출금도 있잖니...


 

- 우리 애기 태울꺼잖아. 좋고 안전한 유모차에 태우면 좋은거 아냐?


 

- 아니 애기 곧 크면 못탈걸 왜 그렇게 비싸게 주고 사냐고~


 

- 아니 당신은 타지도 않을차 왜 샀어!?

 


- 차는 중고 시장에 팔수 있어!


 

- 유모차도 다시 팔수 있어!



-  ... 엥? 그... 그걸 누가사!




마눌련 얘기를 듣고  들어가본 중고나루.

 


헉, 시발 정말이네.

뭐야?



그래, 유모차는 다시 되팔수 있었다.

따지고 보면 자동차 보다 감가상각율이 훨씬 낮았다.

어떨때는 샀을때 가격보다 비싸게 되팔리기도 했다.

 


이런 미친 세상...  



허세에 가득차 각자가 끄는 유모차로 서로의 계급을 짐작하는

한국 젊은 봊들의 세계를, 헌동같은 남자는 이해하기 힘들었다.


 

남자가 끌어도 힘에 부칠 것 같은 헤비급 유모차를 꾸역꾸역 끌고 나가는 젊은 미시봊들.

 


카페 한켠에 세워둔 유모차.

다른 봊들이 보내는 시선에 우월감을 느끼는 종특 조선봊들. 

 

 

이 반도위의 조선봊들은 자식새끼를 핑계삼아

자존심과 우월감을 사고 팔고 있었다.



뭐.. 비단 여자들 뿐이겠냐.

카푸어, 하우스 푸어.

다 그런 심리에서 생긴거지.



헌동은, 한숨만 폭 쉰다.




며칠후 도착한 유모차.

197만원의 위용을 뽐내고 있다.




바라보며 만감이 교차하는 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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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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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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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결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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