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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식물가게에서 일할때 얻은 팁들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18.216) 2024.04.23 07:12:11
조회 2030 추천 45 댓글 31

1. 중품 이상짜리 사라. 그게 이득이다.
식물은 크기가 작을 수록 적응력도 생존확률도 낮음.
그래서 나 일할때도 사장이 '사실은 중품 이상짜리 사는게 맞는거야' 라고 나한테 몇번이고 말했음.
포트로 치면 15cm 하얀색 포트 이상짜리는 사야지 오히려 이득이라고.
돈 아깝다고 가장 작은 포트 사면 성장 속도도 느리고 죽을 확률도 더 높아서 장기적으로 손해라고 했음.


2. 환경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비싸고 좋은 상태의 식물이든,
아무리 숙련되고 경험많은 사람이 기르든지간에,
결국 알파이자 오메가는 환경이다 라는 걸 뼈저리게 배움.
햇볕의 세기, 햇볕 드는 시간, 통풍의 정도.
특히 내가 일하던 데는 카페용 대형 식물들을 세팅해서 자주 팔았는데 (내가 팔던 애들 평균가가 보통 20만원~25만원 짜리들이었음)
올리브, 유칼리, 레몬, 유주, 오렌지레몬, 구아바, 황칠(대품), 아카시아 나무
등등을 많이 팔았는데
특히 아카시아 나무는 베란다 없는 집에서 가져간다 하면 극구만류했었음. 바람이 안 통하면 다 죽는지라.
결국 아무리 날고 기는 사람이 온갖 똥꼬쇼를 하며 신경써도
식물은 생육 환경이 제일 중요하다는거.
뼈저리게 배움.
그러니까, 계속 식물이 죽는다면
현재 환경을 바꿀 생각을 하는게 좋음.



3. 화분이 반절이다.
아무리 예쁜 식물도 결국 화분이 별로면 진짜 별로고
그냥 보통짜리도 잘 어울리는 화분에 심으면 진짜 확 살아난다는 걸 뼈저리게 배움.
화분 매칭하는 법 배우는 게 굉장히 어려웠었음



4. 화분은 살거면 어중간한 걸로 가지마라. 오히려 손해다.
손님들이 식물 골라서 화분 세팅해주면 보통 '아 비싼데요' 하고 꼭 더 밑의 어중간한 가격대의 화분으로 가는 사람이 반절이었음.
이렇게 해도 대충 예쁘게 매칭은 가능했는데
뭐 싸구려 베트남 토분들이 잘 깨지고 분진 날리고 그런 걸 떠나서
어중간한 화분들은 ㄹㅇ 애물단지 됨.
시간 좀 지나면 너무 낡아져서 못 쓰는 애들부터
촌스럽고 못생겨서 못 쓰는 애들,
이런 애들이 배달간 집이나 카페에 쌓여있거나 버려달라고 부탁받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니었음.
돈이 아까우면 아예 싼 걸로 가던가
아니면 좀 더 돈 주더라도 장기적으로 오래 가치를 잃지 않을 걸로 가야지,
이도 저도 아니게 가면....
ㄹㅇ 내가 배달갔을때나
아니면 손님이 '저희 집에 빈 화분이 많은데 좀 가져가서 세팅 가능할까요' 하길래 ㅇㅋ 해서 왔더니
ㄹㅇ 미친듯이 트렁크에 쌓여있는거 보고 충격받은 적이 한두번이 아님.
애물단지 되어서 버리게 되거나 방치해놓게 될만한 애들은 아예 사지를 마라.
참고로 대다수 화원들에서 이런 '어중간한 포지션' 전용의 애들을 대량으로 구비해놓음. 당연하지만 얘네 원가는 ㅈㄴ 싸고 퀄리티도 떨어지고 좀만 지나도 너덜너덜해짐.



5. 정원은 개씹노가다임
내가 일하던 데는 조경도 하던데고 야생화랑 관목 나무도 많이 팔던지라
손님들도 정원 ㄹㅇ 잘 꾸미는 사람 많았음. 서로 경쟁도 하고 어 나가서 상도 받고 그런 손님도 있었고. 해외 잡지 읽으며 트렌드 따라가는 거야 뭐 흔한 손님이고.
근데 그 사람들 집에 배달가거나 조경 도우러 가면 늘 느끼던게
벤츠의 amg 대형 투도어 쿠페를 타고다니는 사모님이든  포르쉐를 타고 오는 사모님이든
다들 레이스 달린 수입산 ㅈㄴ 예쁜 꽃무늬 그늘막을 입고는
ㅈㄴ 쭈구리고 앉아서 흙에서 호미질하고 잡초 뽑으며 뻘뻘 땀 흘리다가 우리 맞아줬음 ㅋㅋ
그 노가다 견딜 자신 없으면 하지를 말아야겠다 싶더라.




6. 우리나라 기후는 정원하기 개 씹헬이다
당연한거지만
ㄹㅇ 여름 장마-폭염-겨울 얼어죽는거
이 세가지 견디는 정원 만드는게 엄청 힘들다 싶었음.
'잘하는 사람들도 한국에 있는데?' 는 그 사람의 실력과 관록도 대단한거지만
진짜 운이 따라야함.
너가 주택 지은 곳의 흙이 개씹이다? 황토가 막 나오고 배수가 썩창이다? 그러면 토질을 싹 다 갈아엎거나 아니면 과습 민감한 애들은 싹 다 포기해야함
너가 주택 지은 곳이 재수없게 겨울에 바람길이 세다? 그럼 옆에 집 애들은 안죽는데 너네는 죽을 수 있음.
이런 조건 다 맞았는데 갑자기 이번 겨울이 더 추웠다? 그 추운 날씨에 부랴부랴 비닐 덮어주는 뻘짓하지 않는다면 동사하는 애들 속출 시작
유난히 장마가 길었다? 걍 신께 맡기고 기도해야함
이래서 고객들 중이 정원 꾸미는거 GG치고 타협을 한 사람들 상당히 많았음



7. 결국엔 예뻐야한다.
식물을 기르는건 그 생명력의 경이로움을 느끼는 것도 있지만
예쁘게 기르는게 제일 중요하다 싶었음.
어떤 곳에 가면 식물이 여기저기 널부러져있고 쌓여있어서 ㅅㅂ 발도 넣기 싫은 곳도 있고
어떤 곳에 가면 소품-인테리어-수형-화분 모든 박자가 맞아서 와~~하도 넋놓고 보면서 배달도 잊고 사모님이랑 수다 떨면서 구경하기도 했고
어떤 곳은 '이게 정원이라고? 무슨 노상방뇨 할만한 곳이구만' 하고 심각해지기도 하고
결국 기르는 사람의 이 모든 걸 총괄하는 감각이 중요하구나
하는 걸 깨달음
여기 일하면서부터 소품과 화분의 중요성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었음. 예전에는 소품이나 비싼 화분은 '그돈씨' 였는데 이때부터 비싸더라도 값어치가 있으면 관심을 가지게 되었음.




8. 식물도 등급이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새삼스러운게
다른 농산품이나 육류, 어류 처럼
식물도 상태에 따라 등급이 나뉘는데
간혹 가격이 정말 싸다고 유명한데들 중에
등급 낮은 애들만 받아다가 싸다고 파는데가 있음.
이것도 마찬가지로
좀 더 주고 더 등급 높은 애 사는게 결국 이득임
싸다고 무턱대고 샀다가는 손해볼 가능성이 더 높음
특히 '여기는 왜 식물들이 다 싸지??' 싶은 곳들은 꼭 한번 천천히 애들 상태 보길 권함.








생각나는데로 적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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