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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트렉과 펠릭스 트롤슬레이어 4장 슬라네쉬의 표식

Gotrek(112.166) 2018.08.07 15:49:14
조회 1240 추천 27 댓글 13
														

https://gall.dcinside.com/warhammer/1821985 3장 세계 아래의 어둠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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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특별출연 돌연변이들








 돈이 부족해지자 우리는 제국으로 돌아가 돈이 될 만한 일을 찾기로 했다. 팔봉산에서 귀환하는 일은 쉬운 일과는 거리가 멀었다. 날씨는 괴상했고, 땅은 황폐하며, 아무 것도 없었다. 그리고 내 동료의 기분은 평소보다도 더 괴팍하게 비이성적이었다. 우리가 남쪽으로 향할 때는 크고, 호위 받는 행렬과 함께 라서 상대적으로 더 안전하고 편안했다. 북쪽으로 향하는 여정은 누구의 도움도 받지 못했다. 그리고 아무 이동 수단도 사용하지 않고 두 다리만으로 걸어왔다. 올라오면서 들렸던 몇 몇 마을은 무장한 두 여행자에게 이해는 갈 정도로 경계했고, 그들이 우리에게 판 보급품의 가격은 완전 바가지에 그렇게 질이 좋은 것도 아니었다. 

 고향 땅으로 돌아가는 동안 있었던 끝없이 겪게 된 끔찍한 모험들 사이에서 잠시나마 숨 돌릴 틈이 있기를 바란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었을지도 모른다. 마치 나와 트롤슬레이어는 영원히 어둠의 하수인들과 마주치도록 운명 지어진 것처럼 보였다. 그렇다 하더라도 내 두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았다면, 그들의 사악한 영향력이 이렇게까지 넓게 퍼졌으리라고 믿기 힘들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나는 슬레이어가 이상한 운명에 빠져버리는 통에 혼자서 어둠의 세력들과 맞서 싸워야 했다...

- 고트렉과 나의 여정, 2권에서 발췌,

펠릭스 예거 씀 (알트도르프 출판, 2505)










"그룽니여! 방금 뭐야?" 고트렉이 소리 쳤다.



몸을 돌리며 반항하듯 그의 거대한 도끼를 치켜들었다. 

두 번째로 돌의 휫 소리가 들리자 마자 펠릭스 예거는 반사적으로 몸을 숙였다. 날카로운 돌이 가까이 있는 판판한 돌에 부딪쳐 초록 이끼로 덮인 돌에 회색 흉터를 남겼다. 펠릭스는 바위 뒤로 몸을 던져 숨은 다음 어디서 공격한 건지 찾기 위해 흉터가 나있는 푸른 눈으로 뒤돌아봤다.


 블랙파이어패스의 아랫 부분 계곡은 조용했다. 눈이 보이는 건 나무 표면처럼 우둑 투둘한 언덕이 저 너머의 산맥을 향해 솟아올라 있는 것뿐이었다. 그는 계곡을 가듯 채워 자신의 시야를 가로막고 있는 거대한 돌들을 향해 조용히 욕을 뱉었다. 


 순간 펠릭스에 눈에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오른쪽 높은 곳으로부터, 뒤틀린 몸들의 물결이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었다. 돌연변이들이 뛰어내려 오는 것과 함께 자갈 돌맹이들이 산사태처럼 함께 내려오고 있었다. 미친놈처럼 소리를 지르며, 산양같은 날렵함으로 짐승같은 모습이 그를 향해 내리막길을 뛰어내려왔다. 길고 묵직한 사냥의 뿔나팔 소리가 공기를 찢듯 울려 퍼졌다. 



 "안 돼, 지금 이럴 수는 없어." 



 펠릭스는 어디선가 훌쩍이는 소리를 들었다. 순간 그는 자신이 내는 소리란 것을 깨닫고 깜짝 놀랐다. 그는 문명사회에 너무나도 가까이 왔다. 팔봉산으로부터 제국의 남쪽 국경까지 오는 길고 힘든 여정은 곧 끝날 참이었다. 그는 오래된 드워프 도시 근처에서 고블린들과 싸웠고, 폰 디엘의 요새의 폐허에서 잠복해 있던 도적들에게 습격을 받았다. 그는 블랙 파이어 패스의 고지의 추위를 견뎌냈고, 봉우리 아래로 지나는 오랜 드워프들의 눈 덮인 길을 지나며 벌벌 떨어야 했다. 그는 어둠속에 숨어, 수많은 다리로 종종걸음 치며 돌아다니던 어두운 괴물을 다시 떠올렸을 때, 몸서리 쳤다. 그는 너무나 많이 여행해왔고, 너무나 많이 참아왔다. 그리고 이제는 그의 고향 땅의 경계에 거의 다 도착했음에도, 그는 여전히 공격받고 있었다. 모든 게 너무 불공평했다.



 '그만 울어라, 인간. 그저 신들에게도 버림받은 돌연변이들일 뿐이라고!‘



 고트렉이 우렁찬 목소리를 뿜어냈다.

 

 펠릭스는 슬레이어의 자신감 좀 나눠봤으면 하면서, 고트렉에게 신경질적인 눈빛을 쏘아냈다. 고트렉은 엄페물 없이 뚫린 계곡 바닥에서 용감하게 서 있었다. 거대한 도끼는 그의 강력한 한쪽 손으로 흔들림 없이 굳게 잡혀있었다. 그는 그의 발치에 무수한 먼지를 내며 쏟아지는 새총의 돌들이 하나도 걱정되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그의 잔인해 보이는 얼굴에 광기어린 미소가 뒤틀려지어졌다. 불경한 즐거움이 그의 외눈에서 불타올랐다. 고트렉은 스스로가 즐기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전형적인 드워프였다. 그는 극한의 전투에 싸여있을 때만 행복해 보였다. 그는 고블린이 매복해 있다 튀어나왔을 때에 미소 짓고 있었다. 폭력이 난무할거라 예상되면 즐거워 보였다. 그는 실제로 천둥강 여울에서 어린아이의 얼굴을 한 박쥐날개달린 거대한 괴물이 인간의 피를 탐하며 강하해 공격해 올 때에도 웃었다. 최악의 적이 찾아올수록 슬레이어는 더 기뻐보였다. 그는 죽음이 훤히 보이는 때에도 두 팔 벌려 환영했다. 

 

 고트렉은 가슴을 주먹으로 퉁 치고 고함쳤다.



 '덤벼라! 내 도끼가 목마르다. 우리 이쁜이가 피를 못 마신지 몇 주나 지났다고!.'



 쏘아진 돌 하나가 그의 머리 옆을 쉭 하며 지나갔다. 슬레이어는 눈도 껌뻑하지 않았다. 


 펠릭스는 고트렉의 짧고, 두꺼운 몸이 자신의 키 크고, 여윈 몸 보다 훨씬 맞추기 어려울 것 같다고 생각했다. 그는 고개를 저었다. 그의 광전사 전우가 그런 걸 생각해 둘 리가 없었다. 펠릭스는 다시 습격자들에게 주의를 돌렸다. 


 확실히 그들은 돌연변이들이 맞았다. 인간이 괴상한 카오스의 마법으로 인해, 타락하고 변이된 모습이었다. 누군가는 저런 게 워프스톤이 그들의 피에 흐른 흔적이라고 말했다. 다른 이들은 저들을 은밀히 어둠을 숭배하던 자들이며, 그들의 내면이 부패해 가는 것이 겉모습으로 발현 된 것이라고 한다. 얼마 안 되는 현자들은 인류 전체를 삼켜가는 변화의 과정에서 나온 무고한 희생자들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 순간, 펠릭스는 그딴 것들에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저런 부정한 생물체들과 만날 때 마다 은밀한 두려움이 날로 커져갔다. 공포가 그를 채워, 살의로 가득 찬 분노를 불태울 연료가 되었다.


 그들은 펠릭스가 각각의 모습을 구분 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왔다. 그들의 대장은 역겹도록 살찐 거인으로, 허리에는 단검이 꽂힌 허리띠가 둘려있었다. 그는 너무 뚱뚱해서 몸이 밀가루 반죽으로 만들어 진 것 같았다. 살들이 여러 겹 겹쳐있는 덩어리가 매 발자국마다 위아래로 출렁거렸다. 펠릭스는 그의 무지막지한 발걸음에도 불구하고 땅이 울리지 않는 데에 놀랐다. 고트렉의 으르렁 거리는 소리에 대답하듯, 대장이 턱이 여러 겹인 얼굴에 고트렉처럼 많은 이빨구멍을 보이며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었다. 토실토실한 한 손으로 거대한 돌이 달린 곤봉을 휘두르고 있었다. 


 대장 옆에는 펠릭스보다 키가 크고 삐쩍 마른 생물체가 따라오고 있었다. 놈의 귀에는 자기들 끼리 다투다 생긴 것 같은 상처로, 사나운 이빨로 물어뜯은 톱니자국이 있었다. 길고 얇게 묶은 머리가 썩은 이끼처럼 반삭발한 좁은 머리의 꼭대기에 매달려 있었다. 놈은 녹슨 시미터를 뾰족한 머리 위로 높게 치켜 올리며 도전하듯 소리 질렀다. 놈의 앞니가 늑대처럼 뾰족한 것이 보였다. 


 엘크 머리를 한 거인이 멈추더니 거대하고 구부러진 뿔나팔을 들어 입술에 갖다 댔다. 또 다른 천둥 같은 울림이 황량한 대지에 울려 퍼졌고, 돌연변이들은 한 번 더 무기를 휘두르더니 계속 앞으로 돌격해왔다. 


 그들 뒤로는 누더기를 입은 못된 얼굴을 한 무리들이 따라오고 있었다. 각각 카오스의 성흔을 가지고 있었다. 그중 대부분이 표식에 진물 흐르는 상처가 남아있었다. 일부는 늑대나 염소, 양의 얼굴을 가지고 있었다. 어떤 놈들은 집게발이나 촉수 혹은 거대한 몽둥이 뼈가 손대신 달려있었다. 한 놈은 얼굴이 배 한가운데에 있고, 머리가 있을 자리는 텅 비어 있었다. 다른 녀석은 등 뒤에 입이 달린 혹이 툭 튀어나와 번들거리고 있었다. 돌연변이들은 다양한 조잡한 무기를 휘두르고 있었다. 어딘가에 있는 잊혀진 전장에서 노획해온 창과 곤봉, 톱날 시미터를 지니고 있었다. 펠릭스가 놈들의 수를 가늠 해보니 열은 넘고 스물은 조금 안 돼 보였다. 펠릭스가 고트렉의 훌륭한 무력을 알고 있다고 해도, 놈들이 좋아하는 게 전혀 이상해 보이지 않았다.


 펠릭스는 나지막하게 욕을 했다. 그들은 검은 산맥에서 벗어나 저지대에 있는 제국의 남쪽 지방으로 탈출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블랙 파이어 패스의 높은 곳에서 전날 저녁을 보낸 펠릭스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의 불빛을 볼 수 있었다. 그는 오늘 저녁 즘에 따뜻한 침대와 차가운 맥주 한 잔 걸치는 걸 고대하고 있었다. 지금은 얼음물 같은 공포가 그의 핏줄을 타고 흘렀다. 그는 다시 한 번 살기 위해 싸워야 했다. 그는 자기도 모르는 새 신음소리를 흘리고 있었다.

 


 "일어나, 인간. 피를 좀 뿌려보자고.“



 고트렉이 말했다. 그는 발 근처에 커다란 가래 덩어리를 뱉어 버리고, 왼손을 들어 삭발하고 문신 박힌 머리에 솟아있는 붉은색 머리카락을 넘겼다. 그의 코 사슬이 잔잔하게 잘랑댔다. 그의 미친놈처럼 호탕한 웃음소리와 이상한 대조가 됐다. 

 

 펠릭스는 포기한 듯 한숨을 쉬고 색 바랜 붉은색 망토를 오른쪽 어깨 뒤로 넘겨 오른팔의 동작을 자유롭게 했다. 그리고 화려하게 장식된 칼집에서 그의 칼을 뽑아 들었다. 칼날에서 드워프식 상형문자가 붉게 빛나고 있었다. 

 

 돌연변이들이 충분히 가까이 와서 놈들의 맨발이 땅에 닿는 찰싹 소리와 그리고 개개의 그르렁대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놈들의 누렇게 뜬 눈에 초록색 핏줄이 서있는 것을 봤다. 그리고 가죽 방패로 무장하고 있는 녀석들이 몇 놈인지 세 보았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일어서서 엄폐물로부터 나와 싸울 준비를 했다. 


 그는 고트렉을 쳐다봤다가 그의 거대한 두개골에 새총이 적중하는 것을 보고 공포에 빠졌다. 어딘가에 금이가는 소리와 함께 슬레이어가 휘청거렸다. 공포가 인간의 마음을 가득 채웠다. 만약 드워프가 쓰러진다면 그는 자신이 저 공격자들의 물결 속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고트렉은 뒤로 주춤했지만 다시 제대로 섰다. 그리고 손으로 명중한 곳에 남은 상처를 만졌다. 손가락에 묻은 피를 보자 그의 얼굴에서 놀라는 빛이 스쳤다. 그리고 놀람은 즉각 무시무시한 분노의 방출로 승화되었다. 트롤슬레이어는 무시무시한 고함을 내뱉고 낄낄 웃는 돌연변이들에게 돌격했다.


 그의 흉포한 공격이 놈들의 방어를 날려버렸다. 뚱뚱한 대장이 빠르게 몸을 숙이자 슬레이어의 도끼가 바로 그가 있던 자리를 스쳐 지나갔다. 펠릭스는 대장의 민첩함에 놀랐다. 끔찍한 콰직 소리와 함께 도끼가 말라빠진 보좌관의 가슴팍을 찢어버렸다. 그리고 두 번째 공격으로 머리를 날려버렸다. 도끼를 다시 뒤로 휘두르자 가중 방패를 붙어있는 촉수와 함께 잘라버렸다. 


 회복할 시간도 주지 않고, 고트렉은 놈들의 한가운데로 파고들어 죽음의 소용돌이처럼 놈들을 찢어버렸다. 도끼의 사정거리에서 어떻게 잘 빠져나온 뚱뚱한 대장은 횡설수설하며 부하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돌연변이들이 고트렉을 포위하기 시작하더니 여덟 개의 거대한 덩치들 말고는 고트렉의 전투도끼에 닿지 않게 만들었다.


 펠릭스도 싸움에 끼어들었다. 성기사 알드레드의 시체로부터 가져온 마법의 검은 버드나무로 만든 지팡이처럼 가볍게 느껴졌다. 그가 돌연변이의 두개골을 쪼개버릴 때 마다 노래하는 것 같았다. 도살자의 칼날이 소고기의 관절을 쉽게 통과하듯 그의 검이 놈의 머리를 간단하게 잘라 낼 때 룬이 밝게 빛났다. 돌연변이의 뇌가 앞으로 지저분하게 삐져나왔다. 젤리 같은 것이 그의 얼굴에 튀자 그의 얼굴이 절로 찌푸려졌다. 그는 역겨움을 억누르고 다른 돌연변이를 베어나가기 시작했다. 괴물의 얼룩덜룩한 흉곽에 칼을 쑤셔 넣어 놈의 썩은 심장을 찌르자 그의 팔에 충격이 전해졌다. 돌연변이의 눈이 고통과 공포로 크게 벌어졌다. 놈의 사마귀로 덮인 얼굴이 공포에 싸였고 어둠의 신들에게 기도나 저주라도 퍼 붓는 것처럼 울면서 죽어갔다. 


 펠릭스의 손이 이제 끈적하고 축축했다. 그는 양쪽에 돌연변이들에게 동시에 공격을 받으며 검을 고쳐 쥐었다. 그는 몸을 숙여 가시 박힌 철퇴를 피한 다음 오른쪽으로 파고 들었다. 그의 검이 통처럼 생긴 돌연변이의 뺨을 자르고, 가죽투구의 귀덮개도 함께 잘랐다. 투구가 앞쪽으로 떨어져 괴물의 시야를 일시적으로 가렸다. 펠릭스는 무거운 라이클란트식 가죽 부츠를 신은 발로 괴물의 배를 차버렸다. 바보처럼 앞으로 내민 목을 베어버렸다. 


 어깨로부터 고통이 파고들었다. 그의 어깨에 곤봉이 적중했다. 그는 끙끙대며 몸을 돌려, 고통이 가져온 분노에 사로잡혔다. 저주받은 놈이 그의 얼굴을 보더니 순간 얼어붙었다. 놈이 아마 항복의 의미로 무기를 들어 올렸다. 펠릭스는 고개를 젓고 놈의 손목을 잘랐다. 피가 그의 온 몸에 튀었다. 돌연변이가 괴성을 지르고 몸을 비틀었다. 팔의 잘라진 부분을 쥐어 피가 흐르는 걸 막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이제 모든 것들이 느리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펠릭스는 눈을 돌려 고트렉이 취한 사람처럼 비틀 대는 것을 보았다. 그의 발아래에는 살려진 몸뚱이들이 잔뜩 쌓여있었다. 펠릭스는 거대한 도끼가 천천히 다른 희생자에게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공포에 움츠린 두 명의 적에게 도끼가 가까이 갔다. 그들은 뒤얽힌 몸뚱이들이 돼서 땅에 떨어졌다. 그의 도끼가 붉은 원을 그리며 올라갔다 아래로 떨어졌다. 고트렉은 놈들을 계속 잘라 조각내버렸다. 


 인간성과 규범의 모든 흔적이 피의 갈망과 공포, 증오의 물결에 쓸려나갔다. 펠릭스가 살아남은 놈들 사이로 뛰어 들어갔다. 살무사의 혀처럼 재빠른 속도로 마법에 걸린 검이 번쩍였다. 피를 마시면 마실수록, 룬들은 더 밝게 빛났다. 펠릭스는 거의 부딪치는 충격의 소리, 그리고 고통과 괴로움의 울부짖음만 느낄 수 있었다. 그는 완전히 살육만을 위한 기계가 되었다. 그는 더 이상 자신의 목숨을 보전하는 데에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직 적들을 도륙하는 데에만 관심을 두었다. 


 재빠르게 시작한 것처럼 일이 재빠르게 끝나버렸다. 돌연변이들은 후퇴했다. 다리가 그들을 옮길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도로 도망쳤다. 뚱뚱한 대장은 놈들 중 가장 빨랐다. 펠릭스는 놈들이 떠나가는 걸 봤다. 마지막 놈이 시야에서 사라지자 그는 몸을 돌려 살육에 대한 욕망이 가득 찬 함성을 지르고 남은 몸뚱이들을 베었다.


 잠시 후 그는 떨기 시작했다. 그와 슬레이어가 초래한 끔찍한 잔해들을 처음으로 인식한 것처럼 떨었다. 그는 몸을 반으로 접고 토하기 시작했다.







 투명하고 차가운 시냇물이 피로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펠릭스는 피가 흘러가는 모습을 보며 자신이 얼마나 감각 없이 있었는지 궁금해 했다. 찬물의 오한이 그의 핏줄을 타고 오르는 것 같았다. 그는 자신이 고트렉의 동료가 되고 나서부터 얼마나 변했는지 깨달았고, 이런 변화가 맘에 든다고 확실히 말할 수 없었다. 


 그는 그의 검에 첫 번째 희생자인 크라스너를 죽이고 나서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기억했다. 알트도르프 대학 뒤쪽 마당에서 소년들의 결투로 끝났어야 할 일에서 사고가 났었다. 칼이 미끄러졌고 사람이 죽었다. 그는 아직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은 그의 얼굴과 자신이 느꼈던 눈물어린 회한들을 기억했다. 그는 한 생명을 끝장냈고, 죄책감을 느꼈었다. 


 하지만 그건 오랜 생애 전에 다른 사람에게 일어난 일이었다. 그 때부터, 그가 슬레이어가 영웅적인 죽음을 맞겠다는 임무를 완수할 때까지 따라가겠다고 맹세했을 때부터, 그는 죽이고 또 죽였다. 매 죽음마다 그가 느끼는 회한은 적어졌다. 매 죽음마다 다음을 죽이기로 결심하는 건 더 쉬워졌다. 한때 그를 사로잡았던 악몽들은 더 이상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살인과 섬뜩함에 대한 감각이 무뎌졌다. 고트렉의 광기가 그를 물들인 것 같았지만 그는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한때, 학생으로서 위대한 철학자인 노이슈타트에 대해 공부했었다. 그는 자신의 걸작 De Re Munde에서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은 영혼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돌연변이조차 지각이 있고 사랑 할 수 있으며, 생명의 가치가 있다고 했다. 하지만 펠릭스는 자신이 두 번도 생각하지 않고 놈들을 지워 버렸다는 걸 알고 있었다. 놈들은 적이었다. 그를 죽이려고 했다. 그리고 그는 놈들에 죽음에 아무런 후회도 느끼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감정이 빠져있는 게 아닌지 궁금할 뿐이었다. 그는 자신에게 어디서부터 변화가 일어났는지를 물었지만 아무 답도 찾을 수 없었다. 


 이게 그가 변한 놈들을 혐오하는 이유일까? 그가 스스로의 내면이 얼마나 바뀌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에 그 변화가 겉모습으로도 드러날 까봐 무서워하는 이유일까? 그는 이걸 정당화 시킬 만큼 충분하고, 괴물 같은 냉담함을 발견했다. 도대체 어떻게, 또 언제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던 걸까?


 그가 처음으로 너무나 사랑했던 커스틴이 만프레드 폰 디엘의 손에 죽고 나서 그랬던 걸까? 그런 것 같지는 않았다. 변화는 더 감지하기 힘들었다. 해괴한 연금술이 그의 오랜 기간 지속된 방랑 생활동안 그를 천천히 바꿔 놓은 것 같았다. 새로운 펠릭스는 세상 끄트머리의 황야에서 태어났다. 장소의 음침함과 그의 인생의 고단함 그리고 가까이서 본 너무 많은 죽음들의 결과물 이었다. 


 그는 고트렉을 건너다 봤다. 그는 평평한 돌에서 구부리고 앉아 물가로 몸을 빼꼼 내놓고 있었다. 펠릭스의 망토에서 찢어진 천 조각이 그의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붉은 양모가 드워프의 마른 피에 젖어 검은색으로 얼룩졌다. 


 나도 결국 저렇게 되는 걸까. 펠릭스는 의문에 빠졌다. 희망도 없고 미치고 저주받고, 수 백개의 작은 상처에 싸여 천천히 죽어가며, 자신을 속죄하기 위해 위대한 죽음만을 쫓게 될까? 그러한 생각이 그를 불안하게 만들지 않았지만 불안하지 않다는 사실이 그를 불안하게 만들었다. 


 뭘 잃어버린 거고, 어디에 잃어버린 걸까. 펠릭스는 궁금해 하며 흐르는 물소리가 답이라도 전해주듯 물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고트렉이 머리를 들어 천천히 주변 광경을 살펴봤다. 펠릭스는 그의 뽑힌 왼쪽 눈을 가리던 안대가 없어진 것을 알아챘다. 흉터 남은 빈 눈 두덩이가 보였다. 


 펠릭스는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얽혀있는 잎 없는 나무들과 가시 많은 덤불들 그리고 차가운 회색빛 바위들을 바라봤다. 그는 꼭대기에 눈이 쌓인 거대한 회색 산의 암울한 그림자 안에서 왜소해진(dwarfed)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스스로에게 어쩌다 이런 고향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신에게도 버림받은 땅에 오게 되었냐고 물었다. 잠시 동안 그는 끝없이 넓은 올드 월드 한 가운데에서 길을 잃은 기분이 들었다. 시간과 공간에 대한 기준을 잃은 채 그와 슬레이어만 이 죽은 세상에 남아있는 것 같았다. 유령들은 지옥에서 연마된 환경의 사슬에 매여 흩날리는 것 같았다.


 고트렉이 그를 쳐다봤다. 펠릭스는 그에게 거의 증오를 담은 시선을 되돌려줬다. 그는 드워프가 자신의 의미 없고 구차한 승리에 대해 흡족해 하며 떠들어 대길 조용히 기다렸다. 



 '여기서 뭔 일이 있었던 거요?' 슬레이어가 물었다.


 

 펠릭스는 입을 쩍 벌린 채 그를 쳐다봤다.








 4장부터는 거의 일주일에 한번 올라올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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