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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못하는 여우굴을 위하여

이건준(210.115) 2010.08.30 16:40:09
조회 5693 추천 4 댓글 85

[구미호: 여우누이뎐]을 마치고(2) 2010.08.30.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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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지 못하는 여우굴러들을 위한 비하인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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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제목에 얽힌 비화

[구미호: 여우누이뎐]은 아시다시피 2009년 KBS 미니시리즈 극본 공모 당선작입니다. 당선작의 제목은 [여우누이]이구요. 당선작은 [여우누이]가 주인공으로, 작가들과 저는 [여우누이] 원작의 장점을 최대로 살리면서, 구미호의 모성애를 극대화하는 쪽으로 이야기를 전개시키기로 뜻을 모았습니다. 연이의 희생을 이야기의 중간 기점으로 잡고, 뒷부분은 구미호의 복수를 보여주는 것으로 한 것이죠. 이리하여 [구미호의 복수]라는 가제가 탄생합니다. 말들이 많았죠. 너무 짜치다... 촌스럽다... 제목 자체가 연이의 죽음을 암시하는 스포일러다... 그러나 작가들과 저는 다른 좋은 대안이 없으면 이걸로 간다고 결의(?)하였더랬습니다.(바보들!!! ㅋㅋ) 방송이 임박할 즈음, 스탭들이 계속 문제제기를 하는 거였습니다. 대안 중에는 [딸아, 딸아, 내 딸아], [아홉수], [여우잔혹사], [구미호의 착각] 등 재밌는 제목들이 많았죠... 최종적으로 압축된 게 [구미호: 여누누이전]과 [구미호후] 두 개로 모아졌습니다. [구미호후]는 구미호 뒷 이야기라는 것과 ‘후회’의 느낌, 사자성어의 느낌 등이 있어서 나름 장점이 있었지만, 최종적으로 [구미호: 여누누이전]으로 정하고 ‘전’을 ‘뎐\'으로 예스럽게 바꾸고 사극임을 명시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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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삭제씬들... 너무도 많은 삭제씬들... 아깝도다...

1회에는 꽤 많은 삭제씬이 있었습니다. 연이가 버섯을 한아름 들고와서 구미호에게 자랑하다가 독버섯임을 알고 놀라는 씬, 윤두수와 조현감이 팽팽히 부딪치는 씬, 연이가 의원집 대문 앞에서 절규하는 씬 등등등... 구미호와 퇴마사가 하늘을 날아다니면서 싸우는 씬도 있었군요...

2회에도 조현감은 중요 씬이 날아가 버렸죠. 조현감한테 미안하다고 하니까 괜찮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얼마나 섭섭했겠습니까? 드라마 다 끝나고 종방연 자리에서 희석 왈, “그나마 그걸 자르는 게 맞는 거 같다”고 하더군요. 중요씬 두 개나 삭제 당하고 얼마나 가슴앓이를 했을까... 내 연기가 맘에 안들었나? 틀림없이 이런 고민을 했을 겁니다. 이 자리에서 희석이한테 미안하다고 전합니다. 절대 연기 때문은 아니라고. 편성시간에는 맞춰야 하고, 그러다보니 이야기의 큰 흐름에 지장없는 씬을 고르다보니 그렇게 된 거라고... 물론 다른 삭제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3회 이후에도 삭제된 씬들은 엄청 많았습니다. 일일이 나열하기가 벅찰 정도로. 이 자리에서 삭제되신(?) 씬과 거기에 참여하신 배우분들게 심심한 위로와 미안한 마음을 전합니다. 저도 아까운 씬들이 너무도 많답니다. 모든 씬들은 다 내 새끼들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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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동물없이 찍은 동물씬들... 허공에 연기하는 연기천재들...

우리 드라마는 유독 동물들이 많이 나온 드라마입니다. 굴러들의 귀신같은 캡쳐덕에, 없애지 못한 ‘구미호 옷에 붙은 파리’도 의도치 않게 출연했음을 알게 됐네요.(혹 DVD 작업하게 되면 없애야죠...) 나머지 모든 동물들은 연출된 것이구요... 호랑이씬, 까마귀씬, 나비씬, 반딧불이씬... 이 모든 씬들의 동물들은 모두 C.G.입니다. 있지도 않는 호랑이의 등장과 위협에 연이, 구미호는 반응을 하고 연기를 해야 했고, 실재하지 않는 까마귀떼의 공격에 연이, 정규는 도망다녀야 했습니다. 연이는 있지도 않은 나비를 쫓아다녔고, 빈 허공에 대고 반딧불이를 잡았습니다. 어찌나 잘 하던지... 가히 연기 천재들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이 지점에서 우리 C.G.팀의 노고도 자랑하고 싶네요. 호랑이씬, 까마귀씬은 한국 드라마사상 처음 선보이는 씬인 듯해요. 기존 드라마에서 엇비슷한 씬은 있었지만, 그렇게 역동적이고 시간적으로도 긴 씬을 부족하지만 자연스럽게 표현해 낸 것은, 우리 C.G.팀이었기에 가능한 게 아니었나 싶네요. 처음 시작할 때, 주변에선 걱정과 우려가 많았습니다. 그렇게 씨지를 쓰다가 드라마 퀄리티가 떨어지고 감정도 깨지기 십상이라고... 차라리 하지 말라고... 하지만 밀어부쳤죠. 씨지팀을 믿구요. 결과는, 아쉽지만 일정 수준의 품질은 보여줬다는 생각이구요. 아, 반딧불이씬은 우리 씨지팀이 너무도 잘해낸 것이라고 자랑하고 싶네요. 너무도 예쁘게 잘 만들어냈죠... DVD가 나온다면, 배우들이 허공에 하는 연기와 씨지를 넣은 연기를 비교해 보여주면 베우들이 얼마나 잘해냈는지 한 눈에 들어올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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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반인반수의 연이, 괴수 구미호를 어떻게 표현하나

이 드라마를 시작할 때, 가장 큰 고민 중의 하나는 반인반수의 연이와 괴수 구미호의 비주얼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였습니다. 기존 구미호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얼굴에 판을 붙인 형태가 많아 배우 본인의 느낌이 살지 않은 게 너무 걸렸습니다. 해서 미술팀(분장팀), 씨지팀에게 배우 본인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게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특히 반인반수의 연이는 귀여운 새끼여우의 느낌을 최대한 살리는 데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괴수 구미호와 반인반수 연이는 아쉬움은 있으나 기술적, 시간적 한계 때문에 이 정도의 비주얼로 만족해야 했네요. 그럼에도 중요한 건, 분장된 상태에서도 배우 본인의 느낌이 살아있어서 디테일한 감정을 잡아내는 데 무리가 따르지 않았고, 따라서 배우들의 감정표현이 잘 드러날 수 있어서 좋았답니다.

5. 여우꼬리와 여우구슬은 아날로그+디지털로

우리 드라마의 여우꼬리와 여우구슬은 실재를 촬영한 것입니다. 여우꼬리는 4개의 탐스러운 꼬리를 살짝살짝 드러내고 감추는 데 초점을 맞췄고, 여우구슬은 투명구슬 속에 파란색 전구를 집어 넣어서 촬영한 것입니다. 여우구슬은 실제 촬영한 것에다 씨지작업을 보충해서 영롱한 느낌이 나도록 했구요. 100% 씨지는 믿을 게 못됩니다. 생동감도 많이 떨어지구요. 실제의 전구를 넣은 여우구슬을 사용했기에 여우구슬이 다가갈 때, 연이 얼굴에 파란 불빛이 닿는 실제감이 도드라졌죠. 역시 아날로그가 최고이고, 그걸 보충하는 게 디지털 씨지라는 생각이 드네요.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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