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은 2년동안 개고생하겠다고 킥킥대면서 비웃듯이 말하는데

난 군대 가는게 내 생활태도나 마인드 이런거 전반적으로 싹 뜯어고치고 싶어서 가는거라

별 감흥이 없음...

고등학교때 sky못가면 병신이라는 소리 들을정도로 학교에서 잘나가다 수능때 삐긋하고 말아먹어서 중경외시라인으로 떨어졌는데

학벌 컴플렉스 존나 심해서 그거 바꿔보려고 편입시험이고 이것저것 시험들 준비하느라 남들보다 좀 군대를 늦게가게됐어.

중요한건 시험 준비 한다는 핑계로 집에서 놀았다는 거임 걍. 전형적인 히키코모리 테크트리탐. 그렇다고 다른 사람들이랑 어울리는데에 장애가 있는건 아닌데 그냥 SKY못간 병신이라는 생각에 자존심이 상해서 도저히 고등학교 동창들을 못 만나겠더라. 대학교 동기들한테도 미안하지만 이딴 대학이 뭐가 좋다고 희희낙락대면서 대학생활하는지 이해가 안가서 별로 친하게 지내지도 않았고.

대인관계는 그렇다치고 생활패턴도 리얼 씹창됨. 허구한날 게임만 쳐하고 심할 땐 몇개월간 밤낮이 뒤바뀌고 살은 찌고. 거기다가 이게 몇달 지속되니까 벗어나기가 진짜 쉽지않더라. 무기력이 습관이 되고 어떤것에도 금새 지루해지고. 집에서 노는게 마냥 좋지만은 않음. 사람이 진짜 무기력해져. 아무것도 하기 싫어지고 사는게 재미가 없으니 그냥 차라리 자다가 조용히 죽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하게 됨.

거기다가 아버지도 실직하셔서 집안 형편 급격히 안좋아짐 ^오^ 철없이 집에서 몇달 놀 땐 그냥 금방 해결되겠지 싶었는데 아버지 실직이 올해로 2년째 지속중. 그나마 내가 군대가기전 몇달전에 부랴부랴 정신 차리고 알바해서 3달동안 알바해서 번 돈은 내 용돈 13 15만원인가만 떼고 얼마 안되지만 꼬박꼬박 어머니한테 다 드렸음.

사람이 존나 시발 이렇게 망가지는구나....하는 생각에 일단 시험이고 뭐고 '일단 군대부터 가자. 군대가서 마인드랑 생활태도 좀 뜯어 고치고 거기서도 열심히 공부해서 나오자.' 이런 생각으로 입대 신청했고 이제 밤 12시가 지났으니 오늘부로 입대까지 이틀 남았네

2017년 5월의 나 자신은 제발 변해있는 모습이 됐으면 좋겠다. 나도 2년이란 시간동안 반드시 노력해야될테고.

시발 새벽이라 그런가 감성터지네. 뜬금없는 인생썰 미안하다. 군대가서 꼭 새사람으로 태어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