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림쇼 잔 못닦은거 죄송합니다 흑.....)

최근 맥주를 마시며서

너무 국맥에는 관심을 못 줬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오히려 내가 이런 맥주들을 마시면서

국맥 마시는 사람들을 까고 비난하며, snob이 되며 사대주의에 빠지게 되는것은 아닐까?

걱정해, 오히려 국맥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사실 지랄이고 그냥 밤에 맥주 땡기는데 1845 마시긴 아까워서.....

왜이렇게 맥스가 226초인가 뭔가하는 크림탑에 열을 올렸는지 알 것 같습니다.

최근 마신 맥주들이 따뤄두고, 좀 상온으로 변할 때 까지 카메라 포트 연결해서 사진빼고 글 쓸 준비하고 다시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해도

거품이 여전히 소복하게 남아있는데에 비해, 지금 제 앞에 있는 두 맥주의 거품은 온데간데 없고, 플랫하게 남아있습니다.

시발 벌써부터 두렵네요.

둘 다 향은 정말 적은 편이지만, 하이트 페일라거에서는 그래도 일말의 맥주향이라도 느껴지는 반면,

드라이 피니시에서는 진짜 말 그대로 어떠한 냄새조차 나지 않습니다.

눈 감고 물이랑 냄새 비교하면 구분을 못할정도.

우선 하이트 페일라거, 한 입 머금자 혀를 강하게 자극하는 탄산떄문에 빠르게 목으로 넘겼으나,

탄산감은 목마저 자극합니다.

그래도 청량감 만큼은 정말 대단합니다.

하지만 마시자 마자 대체 뭘 마신거지? 라는 기분이 들 정도로 희미한 맛과 함께 입 안에서 맛이 사라집니다.

몰트의 단맛인가요? 파악조차 힘듭니다. 약간의 고소한 맛이 포착되나 너무나도 빨리 사라집니다.

잔을 이쁘게 안닦아서 그런걸까요... 하이트 페일라거는 거품이 흔적조차 사라졌는데 비해 드라이 피니시는 그래도 아주 얇은 거품층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좀 더 크리미하고, 입 안으로 넘어가는 느낌이 페일라거에 비해서는 묵직합니다.

하지만 이름답게 굉장히 드라이하며, 밍밍함을 넘어서서 탄산수를 마시는 기분까지 들게 합니다.

수원의 명물인 통닭거리에서 사온 (먹다남은) 진미통닭 한 부위 먹은 뒤 다시 도전해봅니다.

과연 제가 여태까지 마신 맥주가 이상한건지, 이것들이 이상한건지 혼란이 오기 시작합니다.

맛의 포착조차 힘들어 계속 연달아 마시다 보니 속이 조금 뜨뜻해지기는 하는데

여전히 이 마지막 약간 느껴지는 몰티함?과 같은 고소함을 제외하면 어떠한 맛 조차 느껴지지 않습니다.

어렵네요.. .어렵네요...

다른 라거들도 이런걸까요? 내일 벨기에 맥주 사려고 하이네켄같은거까지는 못샀는데...

최근 라거만 우르켈만 먹다가 마시니 더한것 같습니다.

역시 맥잘알의 길은 멀고도 험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