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오랜만에 주갤에서 좀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먹는것 그중에서도 특히 마시는걸 좋아하는 랑카횽입니다.
그렇다고 전문적으로 막 열변을 토하고 집에 고가품들을 재워놓고 그런것 없이 그냥 생활로 한번씩 여유롭게 소소이 재미를 즐기는 그런 부류입니다.

그냥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아마추어적으로 주절거려 볼까 합니다.

와인, 맥주, 차의 공통점은 인류의 5대음료라는 점과 인류문명과 함께 기원전부터 함께해온 전통있는 음료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와인이고 맥주고 차고 하나하나 알아갈때마다 느끼는 것이 있습니다.\\

옛 전통을 이어가며 인류의 문명과 함께해온 정신을 기리어 그대로 이어받고자 하는 전통보존파가 있는 반면
새롭게 다변화되어가는 현대인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힘쓰고 모두가 예스라고 할수있는 보편적인 정신과 물질지향적 가치를 추구하는 대중진보파가 있습니다.
 이른바 신과 구의 격돌이죠.

저역시도 아직까지 정답을 찾지 못한채 혼란입니다.
새롭게 우리입맛대로 만들어낸 것을 과연 그 본연의 가치라고 할수 있을까.
아니 그렇다고 입맛에 맞지도 않는데 원래 이게 본래의 것이라며 구태여 맛도 없는걸 맛있다고 여겨야 하는 것일까

 와인을 봅니다.
보르도와 보르고뉴의 대립 나아가 구대륙과 신대륙와인의 대립
파커와 롤랑을 필두로 이제 맛있는 와인의 기준은 정해졌고 더 뛰어난 와인의 맛을 위해 기후와 토지의 변화를 고민하는게 아니라 오크통으로 어떻게 더 바닐라 맛을 낼까를 골몰하고 어떤 최첨단 시설을 더 만들어낼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맛있는 와인의 기준을 따라가고자 모두는 그 맛을 추종하고 노력하게 되고 각 와인의 특색은 점차 사라져가며,  와인에 깃들어 있던 테루아와 옛 선조들의 천지인 정신은 퇴색되게 됩니다.
물론 부정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와인의 척도를 만드는데 큰 공로를 했고, 품질좋은 와인을 일관되게 만들수 있는 기술개발에도 공헌이 있고
무엇보다 와인을 세상사람들에게 접하기 쉽게 널리알렸기도 하구요.

맥주를 볼까요
라보물님의 글대로 대중들에게 편하고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맛을 따라가다보니 어느새 맥주 본연의 정신은 퇴색되어 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로
일관되면서도 뛰어난 맛을 유지하게 되었고, 무엇보다 대중들이 원하는 맥주의 맛에 다가 섰습니다.
한떄 아사히 슈퍼드라이가 맥주평론사이에서 허구한날 까였지만 몇년째 부동의 1위니 이제는 아무도 그런말 쉽게 못하는게 같은 맥락이죠

차도 똑같습니다.
시중에서 흔히 접하는 설록녹차며, 대다수의 대형보성녹차,    그리고 이제는 전통있는 하동녹차까지 점점 대중의 길들여진 입맛에 따라가고 있습니다.
한번 정말 제대로 만든 수제덕음차를 드신다면 실망을 많이 하실수도 있을겁니다. 이게 녹차맛이야?
네. 그게 원래 우리네 일천년역사의 녹차맛인데 50년도안되 우리나라에 들어온 일본녹차맛에 길들여져있는 겁니다.
그럼 그렇다고 일본녹차주류를 마냥 뭐라고만도 할수 없는 노릇이지요. 두개 다를 먹어보고 대중들이 선택한건 일본녹차라면
그게 더 맛있는 것이라고 한다면 , 사지도 않을 우리 전통덕음차 박박 우겨가며 만든다고 될 일도 아니지요.

 신과 구의 격돌,       저도 아직 뭐가 정답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냥 자기입맛에 따라 취사선택하면 된다는 간단한 생각을 할수도 있지만
원래의 것이 무엇이고 지금의 것은 무엇인지 알고 판단할수 잇는 교양은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헉 말이 좀 헷깔릴까 싶어 간단하게 말하자면 나중에 자식을 낳아서 전통음식점엘 갔는데 아들이 막걸리를 먹으며 아니 이런 쓰고 텁텁하기만한게 무슨 막걸리냐고 할때, 이건 우리 전통의 진짜 막걸리란다 라고 대답할수 있는 아버지와 그렇게 이건 맛이 왜이러냐라고 대답하는 아버지와는 큰 차이가 있다고 봅니다. 비록 평소에는 슈퍼에 파는 막걸리를 마시더라도 말이죠)


 옛것이 뭔지. 원형이 뭔지는 정확히 알고, 요즘의 새로운 변형된 것들도 접하고 받아들여야 하는데
요즘의 새로운 것들을 접하며 그것이 원래의 원형이고 옳은 것만인줄 안다면 참으로 애석한 일이 아닐수가 없겠지요
진짜 막걸리를 먹고선 그게 원래 진짜의 막걸리 맛이란걸 아는 사람이 과연 열명중 몇명이나 있을까요

 비단 술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에 이렇게 글 남겨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