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명: 칠곡 지역사랑 막걸리(일명 칠곡 신동막걸리)

원료 칠곡 지역쌀 70% 밀가루 30%

아스파탐 함유

알콜 6도 750ml

칠곡 신동 막걸리로도 잘 알려져있는 막걸리다.

아예 가게이름을 '신동 막걸리'로 정한 막걸리집이 있을 정도로

막걸리계에서는 나름 유명하다 할 수 있다.

약 1년 전에 막걸리집을 하시는 형님의 추천으로 접해보게 되었고

좋은 인상을 받아 우리 가게에서도 1년 넘게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인터넷 상에는 신동막걸리로 더 유명하지만 라벨에는 '칠곡 지역사랑 막걸리' 로 되어있다.

지자체의 압력이 있어서 그렇게 했다나 어쨌다나~

칠곡막걸리보다는 신동막걸리가 상표의 판매 및 홍보 전략상 훨씬 유리하다고 본다.

아무튼, 게으름과 일상의 무게때문에 방문한 양조장들을 손에꼽지만

칠곡양조장만큼은 인상깊다고 단언할 수 있다.

양조장 주인어르신의 담백하고 단단한 포스때문이다.

유명 블로거 '허수자'님의 포스팅에서처럼

'뭐 볼끼 있다꼬'

'뭐 대단 하다꼬'

하시면서도 묵직한 행동 하나하나가 이 막걸리와 양조장에 대한 신뢰가 생기게 했다.

한 잔 마셔보고 싶다고 부탁드리니 내민 그릇이...

70년대 플라스틱 바가지인데

내 얼굴이 파 묻힐 만큼 깊고 컸다.

거기에 2/3 정도를 받아서 주시는데 어른이 정성들여 만들고 권하는 술을 어찌 거절하랴.

우리 옛역사의 장군들은 이랬지 않았을까.

떼놈들 왜구들 무찌르고 돌아와

무릎높이의 단지에 찰랑찰랑거리는 막걸리를 아이 얼굴만큼 실한 바가지로 듬뿍떠서

쭈욱 들이켜고 그날의 무용담을 신나게 말하지 않았냐는 말이다.

그 정도 양의 술을 아쉽게도 원샷하진 못하고

여친님이 홀짝홀짝

친구가 껄껄껄

내가 꿀꺽꿀꺽 나눠 마셨다.

(내 경험상 그 바가지에 든 양은 750ml 기준으로 1병 반이 확실하다)

장수막걸리를 마실때처럼 트림은 나오지 않았고

안주가 생각나지도 않았다.

칠곡 막걸리 그 자체로 맛있었기에...

칠곡막걸리의 특징은 '부드럽고 화려한 향기'이다.

바닐라 혹은 바나나 계열의 향인데 병에 코를 대고 킁킁이면

플레인 요거트의 향과도 비슷함을 알 수 있다.

맛도 그러하다.

플레인 요거트가 미세하지만 달콤한 향을 지녔지만

맛을 보면 달지 않은 것처럼

이 칠곡 막걸리또한 반전스럽게도 달지 않고 쌉쌀하다.

그리고 밀가루가 30%나 함유되어있음에도 밀가루 막걸리 특유의 텁텁하고 단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쌀막걸리의 특질에 묻혀 아주 균형감이 좋다.

일전에 언급한 것 처럼 블렌딩이 잘된 술이라면 그 맛이 더욱 풍부하고 좋은데

이 칠곡 막걸리가 그런 경우이다.

끝맛에서도 향기가 채 떠나지 않고 코를 자극하는게 기분이 좋아진다.

그러나 아쉽게도 가게 손님들에게 칠곡 막걸리를 권하면 반응은 보통 부정적이다.

막걸리에서 풍부한 향이 나는게 사람들의 고정 관념에 반하는 탓일게다.

좋은 음식을 먹을 때 좋은 향이 맛을 배가시키는 것처럼

좋은 술은 맛도 맛이지만 향이 풍부해야 한다고 본다.

한줄평 흐드러진 벚꽃아래 행복한 술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