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역한지 좀 됐고 난 취사병이고 병장달고 전역 1~2개월쯤 남았을때였다.

우리부대 취사병은 일어나서 당직사관한테 취사장 열쇠를 받고 취사장 뒤에있는 휴계실에서 신발을 갈아신고 취사 시작하는 구조임.

근데 내가 말년되고 투폰을 하면서 가끔 취사는 후임한테 짬때리고 휴계실에서 폰할때가 있는데 이날도 그렇게 하려고 생각했다.

열쇠받고 신발 갈아신고 취사장들어갈때 애들한테 화장실좀 간다 하고 휴계실로 들어갔다. 근데 갑자기 당식사관이 저 멀리서 라이트들고 걸어오는게 보이는거임.

원래 당직사관이 아침취사하는걸 감독하고 휴계실같은게 깨끗한지 확인하는게 맞긴함.
근데 여태까지 그런적이 거의 없어가지고 신경 안쓰고있었는데 갑자기 와서 어떡하지 그러다가 일단 불다끄고 휴계실 문을 잠궈버림.

당직사관이 그냥 가지않을까 기대했는데 휴계실 쪽으로 직진하더라.

결국 휴계실까지 오고 문을 덜컹 열어보는데 열릴리가 없지.
근데 보통사람들은 문이 안열리면 안열리는구나 하고 그냥 갈텐데 이놈은 창문으로 라이트를 비춰서 안을 들여다 보는거임.

휴계실이 크지가 않아서 들킬까봐 구석에서 숨도안쉬고 누워있었음..
결국 들키진 않았고 당직사관이 그렇게 한 5초 보다가 갔다.

이때 진짜 걸리면 좆된다는 생각밖에 안들었음.

당직사관이 취사장 안쪽까지 다 체크하고 떠나는걸 보고 그제서야 취사장에 들어감.

당직사관이 나 찾았냐고 후임들한테 물어봤는데 찾긴 했는데 화장실갔다고 하니까 그냥 알겠다고 했다 함.

글로 쓰려니까 잘 못말한게 있기도 한거같은데 진짜 인생 최고로 쫄렸던 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