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바둑계에서 일하는 한 바둑인입니다.
사실 저를 비롯한 상당수의 바둑계 사람들이 이곳 바둑 갤러리를 자주 와서 봅니다.
비록 표현이 거칠고 때로는 바둑과 무관한 글들도 많지만 이곳만큼 솔직하고 빠르게 바둑계에 대한 피드백이 있는 곳도 없어서요.

가끔씩 글을 읽다보면 바둑TV의 해설자와 진행자에 대한 의견이 나오곤 합니다.
어던 해설자와 진행자는 찬양을 받기도 하지만, 반대로 격한 비방을 당하는 경우도 있죠.
사실 이 문제는 이미 십수년 전부터 바둑TV 시청자 게시판에도 꾸준히 거론되었던 내용입니다.
누구 해설 때문에 보기 싫다, 제발 누구는 해설 좀 시키지 말아라..
그러면 반대로 그 해설자를 좋아하는 사람이 등장해서 논쟁을 펼치곤 했죠.

사람들마다 좋아하는 해설자의 취향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러한 논쟁은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이어집니다.
그리고 이곳 바갤에서도 특정 해설자나 진행자가 칭탄받거나 비난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가 그들을 특별히 옹호하거나 이른바 쉴드를 치려고 하는건 아닙니다만.. 그들도 모두 훌륭한 해설자, 진행자입니다.
좋은 해설을 위해 매일 선수들의 정보나 바둑계 이슈들을 빠짐없이 습득하고, 최신 기보를 놓치지 않고 따라가려는 해설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있습니다.
그리고 해설자를 이끌어가기 위해 발성, 발음 연습부터 다얀한 중계용 표현들까지 익히고 연습하는 캐스터들의 노력이 있습니다.
그들의 노력과 열정을 존중해주시고 다소 취향에 안맞더리더 좋게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 해설자에 대한 취향이 세대에 따라 반응이 현저히 다르다는 겁니다.
사실 지난 10년 동안 가장 논란의 중심이 된 해설자는 XX룡 해설위원이었습니다.
기존의 올드팬들에게는 바둑의 품격을 떨어뜨린다는 평가을 받아왔고, 반면 젊은 층에게는 크게 환영받는 재미있는 해설이었습니다.

사실 젊은 바둑팬층이 바둑 갤러리에 많지만, 상당수의 중장년층 바둑팬들, 어쩌면 바둑TV의 주된 시청자라고 할 수 있는 연령층은 온라인 커뮤니티보다 오프라인 모임에서 더 많은 의견을 주고받습니다.
그곳에서는 여기서 앵무새라고 조롱받는  X유X 캐스터, 실력이 형편없다고 까이는 X대X 해설위원이 가장 인기 많은 캐스터, 해설자라는 점이 재밌습니다.

갑자기 예정에도 없이 충동적으로 쓰는 글이라 주절주절 두서없이 작성했는데요.
제가 드리고 싶은 결론적인 말씀은, 해설자외 캐스터에 대한 평가는 당연히 자유롭게 할 수 있지만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다른 부분이기 때문에..
그들의 노력과 열정을 좋게 봐주시고 인격모독 수준의 악플은 가능한한 자제해주시면 좋겠습니다.

가슴 아피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도 누군가의 아버지이자 가장이고, 누군가의 예쁜 딸입니다. 허튼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