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113 I have won 608 official games so far, since I became a pro. It's really an honor for my ability!

실력에 비해 과도한(?) 성적을 내왔는데, 97년 입단 이후 608승(459패)을 거두었다. 2020년 현재 한국여자기사 중 최다승을 기록중(루이사범님의 공식 승리는 2012년 중국 전출 이후 공식 집계가 빠져있다.)이다. 그러나 역시 성적에 비해 조명을 못 받았던 이유가, 성적이 실력에 비해 잘 나왔다는 것을 나도 우리 모두도 잘 알고 있었던 때문이겠다.

바둑의 세계는 냉정하다. 나는 이것이 좋거나 혹은 나쁘다고 보진 않는데, 바둑의 길을 걷기 원한다면 한국 프로바둑계의 생리에 대해  알아두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쩌면 나는 꽤 많은 칭찬을 받아온 축에 속할 텐데도, 내가 어릴적부터 받았던 갈굼과 서러움이 훨씬 크다. 내 성적의 70%는 갈굼에서 많이 왔다. 여기 바닥은 프로로서 계속 나아갈수록 냉정한 평가에 직면하게 되는데, 나 또한 결코 예외일 수 없었다.

우리 세대는 조금씩은 갈굼의 역사가 있다. 특히 나의 입단 초창기 여성기사가 많이 약했기 때문에 어릴적부터 "네가 실력적으로 프로냐" 라는 의혹에 시달려왔다. 2010년, GS칼텍스배 예선에서 이세돌 9단에게 흑 불계승을 했는데, 그 일주일전 쯤 내가 동료기사에게 들었던 말이 "너 세돌오빠한테 두점에 진짜 자신있어?" 였다. 묘하게 그 말이 뇌리에서 떠나지 않고 비수처럼 심장에 박힌 질문이었다. 일주일 후에 공식전에서 세돌오빠를 한 판 이기면서 극복했고, 이 기보는 일본어판 "공략과 안력"에 실린다. (옆나라 일본에서, 바둑기사로서 받은 칭찬과 대접이 한국의 열 몇 배는 된다.  나는 결국 일본에서 기보집을 내었다. 이 아이러니란.)

그동안 내가 공식에서 한 판이라도 이겨본 남성 초초일류기사가 열 손가락을 꼽을 정도인데도, 바둑언론은 나에게 냉정한 편이었다. 칭찬과 인정에 목마른 것은 아니었지만, 유독 나에게만은 높은 기준을 적용하여 나를 계속 단련시키고 강하게 키워줬다. ㅎㅎㅎㅎ

'어쩌다 한 판 이기는' 그런 것을 절대로 인정해주지 않았지만, 초일류기사에게는 어쩌다 한 판 이기기조차 어려운 것임을 감안해볼 때, 확실히 나에게는 냉정했던 바둑세계였다. 그래서일까, 나는 항상 실력 약한 기사라고 스스로 기죽어 있었는데, 곰곰 따져보니 공식전 608승 여자 최다승에,
이를 없다셈치고, 리셋하고 다시 시작하면 되겠다!
셀프 칭찬을 해봅시다. 누가 뭐래도 애썼다. 토닥토닥.
바둑언론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지난 20여년 간 그닥 알아주지 않았으니, 이제는 내가 스스로를 격려한다.

입단 초년병의 마음으로 힘을 낸다!
또한 나의 제자는 나보다 훨씬 강하게 키울 것이므로.





나는 성적이 좋은 편이었는데도 내게 냉정했으니 실상 바둑계는 몇 명에만 그저 초점을 맞추고 살아온 듯싶다.





무슨 실적이 있기에 자기입으로 성적좋다 소리를 하냐
글만 봐도 이런 사람 진짜 싫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