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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그냥 좀 길어질 것 같은 느낌적 느낌이 든다;;
생각보다 빨리 진도가 안빼지네..능력부족 ㅠㅠ
전개가 느려도 그러려니 해주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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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란지
@. 안채 거실
다기 정리하는 초롱/
탁자 닦고 있는 연주/
태섭 경수 2층 올라가고/
@. 안방
문 열리며 병태 들어오고/
민재 장롱 열어 이부자리 펴는/
병태-(거들며)그래도 다행이야. 병걸이녀석이 제일 마음에 걸렸었는데/ 경수 얘기 듣고 뭐/ 심경의 변화/ 그런게 있었나?
민재-(앉으며)모르지 뭐어. 일단 첫단추는 잘 꿰진 것 같으니까. 근데 왜 연락이 없지?
병태-누구?
민재-경수가 어머니께 내 연락처 전했는데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네. 혹시/ 설마...(어두워지는 표정)
병태-그 댁에서도 우리 처럼 이런 저런 의견 오갈 수 있고/ 생각중이실 테지.
민재-생각 중 그게 제일 피말리는 소리야.
병태-시간을 벌자구. 응? 여보(민재의 등 쓸어주는)
@. 태섭의 방
작은 사이즈의 캐리어 열려있고/
옷장 열어 옷가지 챙기는 태섭/
회전의자에 앉아 좌우로 조금씩 돌리는 경수/
경수-그래도 내 말이 조금은 통한 거 아니냐.
태섭-난 좀 그렇단 말야.
경수-뭐가 그런데?
태섭-(옷 챙기던 손 멈추는)네 가족들 일이면 충분했어. 우리 둘 어쨌다는 것 까지 말할 필욘 없는 자리였구.
경수-(웃으며)너 지금 창피해서 그러는거야?
태섭-(대답않고)
경수-(태섭의 머리카락 흐트러뜨리듯)하여간 귀여운 자식.
태섭-(짐짓 버럭)무슨 짓이야?
경수-너 귀여워서 하는 짓.
태섭-가볍게 굴지 마. 우리 일은 우리 두 사람만 아는거야. 다른 누가 알고 이렇다 저렇다 얘깃거리 되는 건 싫어.
경수-알았다 그래/ 자식 정색은.
태섭-아버지께서 자고 가라셔.
경수-(태섭보는)
태섭-내 방에서 자.
경수-(반색)정말이야? 우리 둘/ 같이?
태섭-(표정 풀지 않고)휴가철 만실이라서 그런 것 뿐이야.
경수-(태섭의 손 잡아 왼 가슴에 갖다대는)이것봐/ 너무 좋아서 마구마구 뛰는 심장. 들려? 나 심장마비 오면 어떡하지? 응?
태섭-(경수 보며 웃음)나 참/ 너 때문에 울다가 화났다가 웃다가/ 나도 정상은 아니다아.
경수-당연하지. 너 내껀데.
태섭-(마주보며 푸흐흐 웃음)
#. 경수 본가
@주방
아침식사 하는 경수가족/
경수 모-그러니까 제주사는 그 아이 식구들이 우리 식구들과 같이 식사 한끼 하고 싶다구요.
경희-(놀라는)..큰오빠 그 사람?
경준-무슨 뜻이에요?
경수 모-그 댁 식구들은 우리 경수를/ 그 아들의 짝으로 받아들인다는구나. 우리랑 사는 모양새가 영판 다른 것 같으니 그건 그렇다치고 아무튼지간에/
그 댁 어르신께서 경수를 받자 하시니까 가족이나 다름없다는 뜻으로/ 이를테면 상견례를 하자신다고 들었다.
경준-(정색)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에요? 상견례라니 얼토당토 않은 말이에요. 그쪽 식구들이야 형을 어떻게 생각하든 우리랑 무슨 상관이라구요.
경수 부-(말 않고 점잖게 식사)
경희-(토마토 썰던 동작 멈추는/ 포크 나이프 내려놓고 주스 한 모금)큰오빠가 좋은 사람 만났나보네.
경수 모-(의외라는듯)너 아무렇지도 않아?
경희-다 지난 일이에요. 그리고/ 파리에도 더러 그런 사람 있더라구요.
경준-여기가 외국이야? 그런 거 하고싶으면 어디 멀리 나가살라고 해요. 가당찮은 말씀이에요. 저는 안갑니다.
경수 모-그런 얘긴 나도/ 그 아이 엄마한테 했단다.(한숨)그런데 돌아오는 반응이 꼭 제 새끼 지키려 으르렁대는 호랑이처럼 그러시더구나.
(속상한듯)나는 그저/ 내 자식 미워 다그치는 매몰찬 애미모양.
경수 부-그만 해요. 우리 애 받아주시니/ 감사한 일 아니오.
경준-아버지!
경수 부-더 할 것 없다. 내키지 않으면 나오지 마라. (경수 모에게)날짜 잡히면 얘기해요. 시간 비울테니.(일어나는)
경수 모-(따라 일어나는)
경준-(경희에게)너도 나가지 마. 세상이 미쳐 돌아가는 건지 어쩐건지/ 대체 어디서 그런 말도 안 되는..이만 일어난다.(나가는)
경희-(반응않는/ 아무말 않고 식사)
@. 거실
경수 모, 경수 부의 옷매무새 만져주고/
현관을 나서는 경수 부/
주방에서 나오는 경준/
경준-부산 다녀와요. J그룹 박회장님과 중요한 계약이 있어요.
경수 모-그래. 하루 자고 오니?
경준-그래야죠. 아 그리고..
경수 모-(경준보는)
경준-(고개 돌리며 나가는)아니에요. 다녀오겠습니다.
현관문 닫히는/
바라보다 안방으로 들어가는 경수 모/
@. 주방
홀로 식사중인 경희/
포크 내려놓고 냅킨으로 입가 닦아내는/
잠시 회상/
[병실에 누운 경희에게 다가오는 경수/
경희 잠들어 있는 척/
경수-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나라도/ 네 오빠다. 내 일로 그 집 식구들이 네게 달려들면 나도 가만 안 있는다. 미안하다는 말이 무색하게도 유구무언이지만 경희야/
그렇게 날 내치지만 말아주라. 날 외면하지 말아주라. 다 속이고 가짜 인생 살 수 밖에 없었던 날..너는 이해해주면 좋겠다...(흐느끼는)]
#. 불란지
@. 지혜네
식탁에 달걀말이, 된장국, 시금치 나물과 채소볶음 올리진/
소파에서 책 보고 있는 지나/
지혜-(수저 챙기며)지나야/ 아빠 빨리 화장실에서 나오시라 그래. 밥 다 식기전에 어서. 응?
지나-알았어요. (종종걸음치는)아빠아!
수일-(화장실에서 나오며)어어/ 말 안해도 알아 다 됐어.
지혜-세정제로 손 제대로 닦았지?
수일-내가 애야? 비누로 슬렁슬렁 안 했으니까 걱정 마.(미지근한 물잔 들며)한 여름에 물이 이게 뭐야? 냉장고에 식혀둔 거 없어?
지혜-아침에 찬 물 그거 좋지 않다고 내가 몇 번을 말해야 해? 체온보다 조금 낮은 온도의 미온수가 좋다구. 속탈도 잘 나는 사람이 식전부터 찬 물은 왜 찾아?
수일-(짜증)아니 글쎄 나는 덥다니까 여보?
지혜-(수일 밉게 보다가 일어나는/ 냉장고에서 물병꺼내는/ 컵에 따르고 수일에게)나중에 딴소리만 해봐.
수일-딴소리는.(받아들고 한 모금)속탈나 화장실을 골백 번 드나드는 일 생겨두/ 입도 벙긋 안 할테니까. (지나 밥 위에 계란말이 올려주며)많이 먹어라 우리 지나.
지나-(계란 말이 집으며)네.
지혜-(수일에게)당신 오늘 싱크대 좀 봐 주지. 어제 내가 물 샌다고 말한 거 말야.
수일-(눈치보듯)아/ 아아 여보/ 어쩌지? 오늘 강차장님이랑 골프 약속 있는데..
지혜-나한테 그런 말 안 했잖아? 갑자기 골프 약속은 뭐냐구 글쎄.
수일-내가 본다고 달라질 게 뭐 있어/ 어차피 혼자 끙끙대다가 땀만 한바가지 흘리고 결국 수리공 부르게 될 텐데.
지혜-(흘기는)됐어. 식사나 하자구. 응?
수일-(지혜 시선 피하며)지나야/ 밥 먹고 아빠랑 할머니한테 갈까?
지나-오늘 영훈이랑 멜로디언 연습해야하는데. 영훈이 집에 가야해요.
수일-그래? 그럼 아빠가 나가면서 데려다줄게.
지나-네.
@.안채
태섭이 경수 2층에서 내려오는/
호섭-(현관에서 들어오다)어 형/ 나가요? 경수형두요?
태섭-어/ 식당에 사람 많지?
호섭-바글바글해요. 일은 두 배 쯤 늘었지만 이 쯤이야 뭐. 아침/ 하고 가죠?
태섭-아니. 나가서 간단하게 먹으려구.
호섭-(태섭에게 시선두다 경수보며 안다는듯이)아아/ 알았어요. 경수형/ 다 잘 될 겁니다. 하하.
경수-고마워요. 잘 먹고 잘 쉬다 가요. 여기만 오면 과식해서 큰일이야. (태섭에게)나 이러다 배 나오면 어쩌지?
태섭-휘트니스 문턱이 닳게 드나드는 네가 설마. 잡담 그만하고 가자. (주방에다)엄마 저 경수랑 가요.
민재-(앞치마 두른 채로 손 닦으며 나오는)어머 어쩌지? 니들 줄 반찬 챙긴다는 걸 어젯밤 그만 깜빡했지 뭐니. 잠시만 기다릴래?
태섭-아니에요 엄마. 저희 바로 집으로 안 가요.
경수-모처럼 휴가니까요. 어디 놀러 가 보려구요.
민재-아 그렇구나. 그럼 그렇게 해.
태섭-아직 반찬 떨어지지 않았어요 엄마. 괜찮아요.
민재-그래. 잘 놀다와. 사고나지 않게 조심하구/ 응?
경수-걱정 마세요 어머니.
민재-그래. 주방 일 안 끝나서 안 나간다. 여기서 인사 해. 일 진행되는대로 소식 전해줄게 아들들.
태섭-네 엄마. 기다릴게요.(경수와 나가는)
@.마당
빗자루로 마당 쓰는 병태/
안채에서 나오는 경수 태섭 바라보며 흐뭇한 웃음짓는/
어서 가라는 손짓으로 배웅하는 병태/
비질 다시 시작하며 점례 별채 앞에서 인사하는 두 아이들 잠시 보고/
멀리 경수의 차가 사라질 때 까지 눈바라기/
#. 경수의 차/ 도로
경수-(운전하며)뭐가 먹고 싶은데?
태섭-그냥 간단하게 샌드위치에 커피면 돼. 공항 가 해결하자.
경수-점심은 제대로 먹어야 할 거 아냐. 도착하면 시간이 얼추 그 쯤일 텐데.
태섭-그 때 가서 생각하자구.
경수-..피곤하구나?
태섭-조금/ 아마도 어제 너보다 내가 더 긴장했던 것 같아.
경수-왜? 작은삼촌 때문에?
태섭-어/ 나는 괜찮지만/ 너한테까지 불똥 튈까봐. 너 수나엄마 수나 얘기까지 할 때는 정말이지 네 입을 틀어막고 싶더라.
경수-나무라셔도 할 말 없는 건 맞는데 뭐. 내 잘못이니까.
태섭-(차창에 시선)그리도 또 한 가지.
경수-(묻듯이 태섭보는)
태섭-네 얘기/ 나도 너처럼 살아버릴 뻔 했다/ 그렇지만 너처럼 그렇게 안 살고/ 그렇게 살아온 너 만나 나는 잘 살고 있어서 다행이다/
그런데 아팠던 네 과거보다 다행이라고 생각하는 내가 너무/ 속물같아서.
경수-우리 만나고 얼마 안되/ 너 채영씨랑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할 때/ 나처럼 되지 말라고/ 내가 샘플이라고 그랬던 거 잊었어? 너까지 그랬으면 사기꾼 하나 더/
희생자 하나 플러스 알파가 더 생기는 거지 좋을 게 뭐야. 속물 아냐. 다행인건 다행인거지. 또 복잡해진다 양태섭. (신호대기중/ 시트 내려주며)좀 자라.
생각하지 마. 도착하면 깨울게.
태섭-으응.(깜빡거리다 느리게 감기는 눈)
#. 경수 본가
@. 안방
테이블에 커피잔 놓여있고/
휴대전화 들여다보는 경수 모/
경수가 보낸 문자메시지에 민재의 번호 C.U./
커피 잔 들어 한 모금 마시다가 잔 내려놓고 통화 누르는/
#. 불란지
@. 마당
파라솔 펼쳐진 데크에 얼음 넣은 오미자차 일곱 잔 쟁반에 놓여있고/
마침 스쿠버를 마치고 들어오는 한 팀/
주방에서 그릇 정리중이던 연주가 나와 오미자차 한 잔씩 나눠주는 모습/
빨래 걷는 민재 연주의 모습 보다 울리는 전화벨(모르는 번호)/
민재-(받는)네 김민재입니다.
경수 모-F.(반응없는)
민재-여보세요?
경수 모-F. 저/ 경수엄마에요.
민재-(놀라다가 반가운)아 네/ 기다리고 있었어요. 경수한테 제 번호 받으셨다구요.
경수 모-F. 연락이 늦었나요?
민재-아니에요 그저 제가 급한 마음에..
경수 모-F. 내일 오전 중으로 제주 다녀갈까 하는데요. 전화로는 그렇고 이런 건/ 직접 얼굴보고 얘기해야 하지 않겠어요?
민재-그럼요. 언제쯤 도착하시죠?
경수 모-열한시쯤이면 되겠어요. 제주시로 나와주실 수 있죠? 장소는 문자로 보내드리겠어요.
민재-네 그렇게 하지요.
경수 모-F. 그럼 내일 뵙겠어요.(끊는)
민재-(끊어진 전화 보다/ 얼마간 멍하게/ 다시 빨래 걷는/ 재빨리 안채로)
@. 안채 거실
휴대폰으로 댄스곡 크게 틀어놓고 리듬타는 초롱/
민재 들어오고 빨래 거실 한 쪽 구석에 두는/
안방 문 열어보며(병태 없는)/
두리번거리는 민재에게 다가가 두 손 붙들고 춤 추는 초롱/
민재-(놓으며)아니 얘가 대낮부터 정신 사납게/ 그거 좀 꺼!
초롱-아이 참 엄마는/ 흥 다 깨지게.
민재-네 아빠 어디가셨니?
초롱-작은오빠 방에/ 뭐 찾을거 있으시다구요.(방으로)
민재-(서둘러 계단 오르는/ 마침 내려오는 병태 보고)여보! (전화꺼내며)왔어! 왔다구우!
병태-(공구함 들고 내려오며/ 민재에게 팔 붙들린)아 사람 참/ 뭐가 왔다는 거야? 알아듣게 얘기해요.
민재-겨, 경수어머니 전화.
병태-(놀란 표정 이내 차분해지는)방으로 들어가자구.(들어가는)
@. 안방
병태-그래서/ 무슨 얘길 어떻게 했길래?
민재-내일 오전에 이쪽으로 다녀가신다네. 만나서 얘기하자구.
병태-다른 말씀은?
민재-아니. 그게 전부.
병태-그럼 일단 만나야겠네.
민재-설마 그쪽에서/ 지금이라도 못하겠다 그러실까?
병태-경수가 그렇게 얘기하진 않았잖아. 어제 그렇게 다 듣고 끝내놓은 사람이 무슨 소리야? 아닐거야.
민재-만에 하나라도 생각이 바뀐 거면? 그 댁 식구들이 죄 들고 일어나 우리집식구더러 못 살게 굴면? 응?
병태-그러실 양반들 같으면 애초에 경수전화 받자마자 우리집 쳐들어왔겠지/ 전번처럼. 이번은 아닐거야. 경수도 그럴거라 생각하고 있구.
그 댁 식구들은 아직 몰라도/ 경수는 믿으라구 여보.
민재-그렇지? 아니겠지?
병태-왜/ 당신/ 긴장 돼?
민재-되지 그럼. 자식 두고 만나는 일인데 어느 부모가 긴장을 안 해. 이대로 안되겠어. 어머님 절에 가시는데 나도 같이 가려구.
부처님 천지신명님께 기도라도 올려야지 내 맘이 편하겠어. 안 그럼 딴 생각 잡 생각 마구 들어 미칠 것 같다구.
병태-좋도록 해. 잘 되겠지. 그렇게 생각하자구.
민재-(휴대폰으로 문자치는)
병태-(일어나는)나 나가 여보. 지혜네 싱크대에서 물이 샌대.
민재-알았어요.
#. 부산국제공항
게이트 빠져나오는 태섭, 경수/
대기해 있던 렌트카에 짐 싣는/
거의 마지막으로 게이트 나오는 경준/
미리 준비된 차로 이동하는 경준/
@. 차 안(렌트카)
태섭-(창 밖으로 바다보며)여기 와 봤어?
경수-사진 찍으러 몇 번. 너는?
태섭-나는 어릴 때 수학여행 제외하곤 처음이야.
경수-여행 다닐 정신이 없었지? 틀어박혀 공부만 하는 사람/ 그럴만 해.
태섭-여기 바다니까. 제주에 바다가 있는데 또 바다가 있는 곳으로는 잘 안 가지기도 했구. 서울에 있을 때는 정말로 여행다닐 여유가 없기도 했구.
근데 난 사람 별로 없는데 가쟸더니 왜 부산이야? 지금 여기 물 반 사람 반 일텐데.
경수-분위기가 에너제틱 하잖냐. 서울에 버금가는 도시지만 그렇게 삭막한 느낌도 안 들고/ 해운대는 이맘때쯤 외국인들까지 많아서 이국적이고/
그런데 반대로 구석진 골목 들어가면 아직 시골같은 분위기도 남아있고. 말투는 투박하지만 따뜻해지거든/ 마음이.
태섭-너 여기 많이 아는 사람같다.
경수-그래서 내가 가이드 한다니까. 숙소에 짐 두고 룸 서비스 불러 점심 해결한 다음 움직이자. 어디 갈래?
태섭-글쎄. 경치 좋고/ 마음이 쉴 수 있는 곳이 좋겠어.
경수-좋아. 그런 데 알아.
태섭-(휴대폰 문자오는 소리/ 보고 답장하는)네 어머니께서 우리 엄마한테 전화하셨댄다. 내일 오전 중으로 제주 다녀가신다구.
경수-그러셨다는 건 일단 아버지께서 수긍하셨단 의미로 받아도 될 거야.
태섭-그래.(창 밖 보는)
경수-너 복잡해지지 말라고 여기 온 거야. 생각을 다른 곳으로 돌려 봐. 오늘 하루 여기서 나와 함께 뭘 하면 좋을지 생각해. 응?
태섭-(대답않는)
경수-태섭아.
태섭-두 분이서 어떤 말씀을 나누실지/ 우리 두 사람/ 도마 위에 올려진 생선 꼴 같다. 네 어머니 우리 집 쳐들어오셨을 때도 생각나구. 이 문자 한 통에 만감이 교차해.
난 그렇다 경수야.
경수-왜/ 사시미로 회 쳐질지 기름에 튀겨질지 몰라서? 왜 그렇게 복잡해 너?
태섭-그냥 난 그렇다구.
경수-혹시라도 우리 어머니가 네 어머니께 모진 말씀 하실거 걱정하는 거면/ 그거 안 해도 돼. 날 포기하신만큼 많이 누그러지셨으니까.
더는 잔인해질 기운도 없는 양반이셔.
태섭-그러실거라 생각하고 있어. 다만 나는/ 여기까지 온 우리들/ 엄마가 보내신 이 문자 한 통이 마치 트리거처럼 /지난 시간들을 갑자기 생각나게 했을 뿐이야.
경수-그래. 많은 일이 있었지. 그렇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일 뿐이야. 추억은 하되 과거에 발목 잡히는 일은 없어야지. 너도/ 나도.
태섭-네 말이 맞아. (리조트 입구에 들어서는)여기야?
경수-우리 숙소는 좀 더 안쪽에. 다 왔다. 그만 생각하고 놀자구.
태섭-(웃으며)알았다구.
#. 불란지
@. 지혜네
싱크대 열린 채/
바닥에 놓인 공구함 열린 주변으로 나사와 못 흩어진/
드라이버로 나사 끼우는 병태/
뒤에서 가만 지켜보는 지혜/
병태-안에서 삭은거야. 이것만 바꿔주면 아무 문제 없을 거다.
지혜-아빠 고마워요. 이서방은 이런 거에 재주가 없는 사람이라. 내가 잔소리 할 거 아니까 미리 눈치채고 골프 약속 잡은 거 있죠? 얄미워.
병태-이서방 너무 잡지 말어.
지혜-아빠는/ 그래도 잡고 사는 게/ 제가 잡혀 사는 것 보다야 낫지 않아요?
병태-(웃음)그건 그렇다. 갓난쟁이 우유 잘 먹고/ 보채지는 않냐?
지혜-전번처럼 까무러치게 울고 그러진 않아요.
병태-...네 엄마가/ 심란한 모양이다 지혜야.(마무리 하고 싱크대 닫으며/ 목장갑 벗어 손 씻는)
지혜-(냉장고 열어 물 꺼내 컵에 따르는/ 건네고)무슨 일이에요?
병태-(받아 마시는)경수 어머니께 전화가 온 모양이야. 내일 오전 중으로/ 아이들 일로 뵙잖다구.
지혜-아아/ 우리 엄마 이마에 구름이 잔뜩 끼었겠네.
병태-할머니랑 절에 가/ 기도라도 드려야지 딴 생각이 안 든다나 봐.
지혜-딴 생각 뭐요?
병태-혹시나 박시나/ 그쪽에서 다시 아니다 그럴까봐.
지혜-아이 참 엄마는/ 어제 경수오빠 얘길 뭘로 들은거야?
병태-자식 일이라는 게 그렇게 태평하게/ 이럴 때는 이렇게 저럴 때는 저렇게/ 그게 잘 안되는 거야. 너도 지나 지형이 키워보면서 알 날이 있겠지.(공구함 챙겨 주방 나서는)
지혜-하긴/ 그 댁 식구들 얘긴/ 경수오빠한테 전해 들은 게 다니까요.
병태-(나가는)경수가 참 딱하더구나.
지혜-(현관문 열어주며)저도 그런 생각 들었어요. 가세요 아빠.
병태-오냐 그래.
지혜-엄마한테 전하세요. 별 탈 없이 잘 될거라구요.
병태-(지혜보며 웃는/ 현관문 닫히고 계단 내려가며 이내 어두워지는 표정)
#. 부산
@. 범어사
고즈넉하고 한산한 분위기, 드문드문 등산객들 보이고/
일주문 들어서는 경수, 태섭
경수-세상에서 내 말 들어주는 이 하나 없고 내 마음 알아주는 이 없어 외로울 때/ 그때 이런 데 막 찾아다녔어.
태섭-(경수보는)
경수-누구네 아들이 며느리를 봤는데 그 댁 아버지가 재벌 총수라더라/ 어느 대학병원 병원장 집 막내 딸 선자리가 나한테 들어왔는데 이번엔 퇴짜놓지 말고 꼭 나가야한다/
강남 한복판을 휘어잡는 마담뚜 아주머니가 어머니랑 같이 어울려 다니시며 내 목을 조르듯이 그러셨다. 그래서 나/ 머리 깎고 출가를 하진 못해도/
그 엇비슷한 심정으로 절에 드나들면서 혼자 걷고 가끔은 스님 말씀도 듣고/ 이렇게 새소리 바람소리 들으면서 걷다가/ 이거면 좋겠다 싶은 풍경이 있으면 사진도 찍고/
혼자 오랜 시간 보내고 가기에는 이렇게 서울이랑 멀리 떨어진 곳이 제격이기도 하고/ 그랬지.
태섭-그래. 그랬구나.
경수-여기 좋지? 영남지방 3대 사찰 중 하나 아니냐.
태섭-응. 내 말대루/ 경치 좋고 마음이 쉴 수 있는 곳이야.
경수-목마르지 않아? 저기/ 산에서 내려오는 물이 있는데(돌로 만들어진 식수대 가리키며)물맛이 아주 끝내준다.
태섭-그래/ 가보자구.(경수가 이끄는대로 따르는)
#. 부산 M리조트
@. 호텔 내 일식 레스토랑
프라이빗 룸을 나서는 경준과 박회장/
경준-심사숙고해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박회장-계약서는 계약서일 뿐이지. 자네가 좋은 성과를 낼 거라는 건 믿어 의심치 않네.
경준-믿어주셔 감사합니다. 기대에 부응하겠습니다.
박회장-자네/ 라운딩 때 안색이 좋지 않던데. 어디 불편한데 나온건가?
경준-아닙니다 회장님. 요즘 잠을 좀 못 잤을 뿐입니다.
비서-(박회장에게 다가서며)회장님 곧 비행기 시간입니다.
박회장-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미안하네 김이사. 내 중요한 일이 있어 다시 서울로 가야하네. 술은 다음에 하세.
경준-살펴 가십시오. (박회장 나가고 난 뒤 내쉬는 한 숨/ 배에 찌릿하게 오는 통증 참으며/ 얼굴에 식은땀)
@. 프라이빗 풀빌라형 팬션
수영장쪽으로 걸어오는 경수, 태섭/
편안한 라운지웨어 차림의 태섭, 수영복에 스윔가운 걸친 경수/
태섭-난 너 수영하는 거 감상할래.
경수-왜 같이 들어가지?
태섭-(선베드에 앉는)안 내켜.
경수-(물 속에 들어가 손짓)그럼 여기 가까이 있어. 발만 담그고. 응?
태섭-(망설이다 다가오는)
경수-(이때다 싶어 물을 막 튀기는)아하하하. 어때? 이래도 안 들어올래? 어?
태섭-(팔로 물 막아내며/ 역부족이듯)야아/ 다 젖잖아아!
경수-(더 세게 물 튀기는)너 젖으라구/ 홀딱 젖어 들어오라구우.
태섭-알았어 그만 그만(들어가며)나 수영복도 아니란 말야.
경수-뭐 어때/ 어차피 젖은 건데.
태섭-그래/ 고맙다. 아주 성은이 망극하다아.
경수-(반색)성은 내려주려구?
태섭-(슬쩍 흘기며)하여간 그 생각만. (물 튀기로 반격)복수다 복수!
경수-어엇/ 반칙이야!(물 막아내듯 도망)
물장난하며 노는 경수, 태섭/
#. 제주국제공항/ 다음 날 아침
게이트 빠져나오는 경수 모/
택시 타는/
#. 불란지
@. 안채 거실
돋보기 끼고 신문 읽는 병태/
민재-(안방에서 나오며)여보 나 나가.
병태-(돋보기 벗으며 일어나려는듯)내가 데려다줘? 나도 같이 갈까?
민재-(구두 신으며)아니야. 택시 불렀어. (고개 숙여 구두 한 번 또각거리고 바라보는/ 옷 매무새 다듬고)나 어때? 이상한 데 없어?
병태-전혀어/ 아주 고상해.
민재-(웃으며 현관문 여는)다녀올게.
병태-그래/ 잘 하고 와.(닫히는 문 얼마간 보다 다시 신문이 놓인 탁자 앞으로 앉는)
#. 부산 M리조트
@. 호텔 로비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힘들게 걸어나오는 경준/
배를 부여잡으며/
로비에 마련된 벤치에 잠시 앉는/
오한이 나 몸을 살짝 떠는 경준, 잠시 손목시계보고/
호텔 입구쪽으로 비척비척 걸어나가는/
@. 팬션을 나서는 경수, 태섭/
리조트 내 이국적인 조경을 감상하며 천천히 호텔 쪽으로 걸음을 옮기는/
조경수 너머로 보이는 아침 햇살/
호텔 바깥쪽에서 경수 태섭 함께 걸어들어오는/
경수-여기 일식이 알아주게 맛있단다.
태섭-포장 초밥도 괜찮은데. 풀 빌라/ 나 그것까진 잔소리 안해도 이건 해야겠어.
경수-왜애/ 초밥은 일단 포장된 순간 맛이 떨어져. 바로 만들어 나오는 걸 먹어줘야 한다구. 게다가 언젠가 너 스키야키 제대로 먹고싶다고 했던거 나 아직 안 잊었다.
태섭-(의외라는듯)그걸 기억했어? 언젯적인데.
경수-네 말인데/ 네 말이라면 뭐든/ 하하. 일본 가 먹는 것 보다야 못하겠지만 그래두/ 주방장이 교포 출신에 제대로 배운사람이라 들었는데 뭐.
까탈스런 네 입맛에도 실망안해. 내가 보장해.
태섭-그래 알았다. 입 다물고 먹어줄게.(입구 들어서다 경준과 어깨 부딪히는)아/ 죄송합니다.
경준-(다리가 풀리는 듯 주저앉고)
경수-(주저앉은 이가 경준이라는 걸 알아챈/ 놀라 다가가 앉는)너/ 너 여길 어떻게/ 대체 무슨 일이야? 왜 이러는 거냐구?
태섭-(놀라 튕겨지듯 경준에게)어디 불편하세요? (경수에게)아는 사람이야?
경수-...내 동생.
경준-(기운없이 경수에게)형이 여기 왜(고통스러운 듯 표정 구겨지며 태섭보는/ 배 부여잡고)
태섭-실례지만/ 잠시 제가 보겠습니다.(경준의 배에 손을 대려)
경준-(태섭의 팔 내치며)됐어요. 내가 병원으로 가요.
경수-고집 부리지 마. 여기 태섭이/ 의사야.
태섭-(오른쪽 아랫배 눌렀다 떼는)통증은 언제부터였나요? 전에 식사는 잘 하셨나요? (경준의 손 만져보며/ 뜨거운)구토 증세는요?
경준-(무심결에 대답/ 통증에 고통스러운 얼굴)어제부터 간헐적으로 체한 것처럼/ 새벽에 다 토해내고..
(태섭의 손에 반지보는/ 고갤 들어보니 경수의 손에 같은 반지인 걸 알아 챈)
태섭-경수야/ 일단 입구에 대기중인 택시로 빨리/ 가까운 병원 응급실로 가달라그래/ 어서.
경수-알았다(경준 부축해 일으키는)
태섭-(택시 가까이 불러 부축해오는 경수에게)숙소 들어가 있을게. 지금 잠깐 보기에는 충수염 같아 그렇지만/ 검사 더 해봐야해.
경수-(경준 차에 태우고)그래. 상황봐서 연락한다.(차에 타는)
태섭-(출발하는 택시 보며 멀어져 사라질때까지 눈바라기/ 맥 빠진 듯이 걸어가는 뒷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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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가 내가 계속 도배중인것 같은 느낌이지만;;;
읽어주는 횽들 고마워.
4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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