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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ashback, marquez-pacquiao 1st meeting

Alan Waits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1.11.10 19:34:24
조회 474 추천 0 댓글 11


매니 파퀴아오가 메인스트림 복싱 씬에서 거둔 대성공은 우연에 기인했다. -126 이하 디비전을 돈으로 수놓던 ppv 스타 mab가 숙지없이

필리핀 산 미끼를 덥썩 문 것이었다. 한 번의 기회를 살리기가 여간 어려운 무대에서 새로운 구도를 이끌어냈고 아시아 스타로 올라선 발판이 되었다.

그가 미국을 처음 밟았던 것부터 운의 산물이었다. 방어전을 앞두고 있던 레드와바가 경기 2주를 남겨두고 대체 선수를 찾았다.


반대편에서는 뜻은 있었으나 무대가 좁았던 인물이 있었다. 서른이 다 되도록 의미있는 매치란 로비 페덴이나 프레디 노우드가 전부였고

나이만 먹어가는데 영연방 한 쪽에서 로이 존스 주니어나 레녹스 루이스가 부럽지 않았던 진짜배기 대스타 프린스 나심 하메드와 합리적인

경기를 잡을 수가 없었다.


둘이 만났을 때, 파퀴아오는 파운드 포 파운드 5위였고 그보다 지명도가 낮았던 마르케스는 11위, 지금으로 따지면 아미르 칸 정도의 대우를 받았다.

실력은 인정하겠으나 공식 랭킹 안에 들려면 메이저 무대에 걸맞은 빅 리그 퍼포먼스를 보여주어야 한다는 크리틱들의 도끼 서린 눈이 무대 뒤에 자리잡고 있었다.


더 맨을 꺾었으나 파퀴아오에게 따라붙은 표가 하나 있었다. 바레라에게 거둔 승리가 진지한 성질이느냐는 것. like i said before, 스타였던 바레라가

필리핀 산 바나나인지 알고 물다가 갯지렁이임을 뒤늦게 알고 까무러쳤는데 매치메이킹 상에서 꿔다 놓은 보릿자루, 구색맞추기에 불과했던

파퀴아오가 일을 낼 줄은 바레라 본인은 물론이고 자기 선수 살리느라 그날 링에 난입해 경기를 끝내버린 트레이너 루디 페레스도 그렇고

팀 바레라를 포함해 방송사 말단 직원까지 몰랐다는 것. 의문은 남았다. 


운없던 마르케스가 라스 베이거스 무대에 본격 발을 들여놓을 수 있었던 연유도 파퀴아오에게 진지한 시험을 안겨줄 맞수로 낙점되었기 때문이었다.

라스 베이거스, 훌리오 세사르 차베스의 집. 그리고 jcc를 존경하는 마르케스는 이번 무대가 정말 오기 힘든 기회임을 본능으로 알았다.


경기 당일이 되어 mgm은 이상했다. 분명 메히칸들의 놀이터인데 어째 필리피노스, 필리피노-어메리칸들이 잔뜩 진을 치고 있는 것이었다.

인지도에서 달리는 마르케스를 연호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곧 달라지지만.


경기는 마르케스 의도처럼 흘러갔다. 1라운드 초반, 리드 라이트를 얹혀주자 부산스러운 파퀴아오가 헤드 무브먼트, 어퍼-바디 무브먼트로 다가온다.

그러면 갈고 닦은 컴비네이션 투-원-투로 파퀴아오가 들어오는 리듬을 끊어버린다. 기세를 넘겨주지 않으려는 파퀴아오가 더 들어와 제스처를 취하지만 

그 이후로 몇 대 더 쥐어터지고 비틀댈 뿐이다. 언제부턴가 파퀴아오가 이 안 좋은 버릇을 고쳤는데 잘한 짓이다.

테크닉으로 지배하는 아웃박스가 시작되고 1라운드가 반환점을 돌려는 때에 파퀴아오가 직선으로 들어오며 각도를 사선으로 줄인다.

마르케스가 스텝 백 한 번으로 타이밍을 최대한 지연시켜 보려다가 뒤에 날아오는 트레일 레프트 핸드에 당한다. 당황하는 기색없이 쉽게 일어나지만

날아오는 펀치를 잡아내지 못한다. 테크닉 차이는 현저한데 정신이 없는 것이다.

복싱에서 보고 맞은 펀치는 의지가 있는 한 일어날 수 있다는 안젤로 던디의 오랜 격언처럼, 마르케스는 어쨌거나 쉽게 일어난다. 문제가 딱 한 가지 있는데 

자기 안전 지대를 찾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 넉다운 후, 분노의 컴비네이션을 날리는데 어라, 라운드 초반에 그토록 안정된 풋워크가 엉키더니

투-원-투를 내지르려다 tangled up. 오소독스와 사우스포가 만났을 때 나오는 장면이 벌어지고 경기가 참 안 풀린다.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한 탓이다.

결국 첫 번째 넉다운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세 번째 드러눕는다.


이제서야 말인데요. 그때 경기가 끝난 줄 알았어요. 그런데 마르케스가 피를 줄줄 흘리면서 벌떡 일어서더니 심장이란 말로 부족한 열망을

보여주더군요. 날 많이 놀래켰어요. 마르케스에게 그런 모습을 본 적이 없었거든요. 내가 지켜본 바로 마르케스는 그간 지루한 카운터-펀처였어요.

그런데 이 경기에서는 파이트의 모든 방식을 바꾸더군요. - 프레디 로치.


일이 벌어지는 동안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계속 파악하려 했어요. 내가 왜 일어났는 줄 알아요? 그 중 한 가지를 말해드립지. 내가 세 번째

넘어질 때 보면 파퀴아오가 내 바가지를 한 대 더 팬단 말입니다. 그때 내 스스로에게 말했지. 너 이 녀석, 곧 대가를 치를 거야. 두고 보라고. - jmm.


no 3 knock down rule이었고 세 번째 넘어진 마르케스가 그날 가장 늦은 카운트에 일어난다.

첫 다운과 두 번째 다운과 다르게 정신차린 마르케스는 자기가 할 일을 알고 있다. 자기 자리를 찾았다. 뒷손에 찍히기는 여전한데 끝내 안 쓰러진다.

의미있는 스텝 백과 저키 무브먼트로 타이밍을 완화하려 기를 쓰는데 그 바탕에는 라운드를 살아남으려는 의지가 깔려 있다.

지난 이야기지만 코토는 이걸 알았어야 했다. 물론 안됐지만 이걸 학습할 수 없다.

공이 울리는데 코가 부러져 쌍코피가 흐른다.


2라운드를 적응하고 나서 3라운드부터 마르케스가 경기를 조율해간다. 바디 샷, 튀어나오는 레프트를 슬립, 양 손 클린 히트. 그런데 측은한 파퀴아오는

한 손밖에 없다. 4라운드를 지나 5라운드. 파퀴아오의 머리가 뒤로 젖힌다. 오른 눈꺼풀 상처가 더 벌어진다. 6라운드. 그날 마르케스 최고 샷이 나온다.

스크린에는 파퀴아오의 아내가 절규하는 모습이 나온다. 파퀴아오가 실수한 대가는 그날 아내가 대신 치렀다.

경기 후반부는 오소독스 카운터-펀처와 사우스포 파이터가 거리를 재고 싸우는 경기의 이상향이다. 서로 먼 손을 쥐고 가져다 맞출 방법 만을 골몰하기에

긴박감이 시간을 지배한다. 그러면서도 마르케스가 링을 한결 낫게 지휘한다.


오늘날까지 결과를 두고 말이 많다. 세 오피셜 저지는 1라운드 만장일치 pacquiao.

2라운드 2-1 pacquiao.
3라운드 3-0 marquez.
4라운드 2-1 marquez.
5라운드 3-0 marquez.
6라운드 3-0 marquez.
7라운드 2-1 marquez.
8라운드 3-0 pacquiao.
9라운드 2-1 marquez.
10라운드 2-1 pacquiao.
11라운드 2-1 marquez.
12라운드 3-0 marquez.

저지들은 파퀴아오가 14라운드, 마르케스가 22라운드를 이겼다고 보았다. 실제 3심은 split draw를 주었고 hbo 중계진 짐 램플리, 매니 스튜어드,

래리 머천트는 저지들에게 동의했다. 게으른 해롤드 레더만만 빼고.


경기가 끝난 후, 프레디 로치는 버트 클레멘츠를 찾아가 1라운드가 왜 10-7인지 따졌다. 그는 착오임을 인정했지만 한편으로 마지막 다운에서

파퀴아오가 반칙 샷을 먹이는 모습을 보았다. 이런 경우 저지 재량이다.


훗날 골든 보이에 눌러앉아 하염없이 3차전을 기다리던 마르케스에게 그날 파퀴아오를 어떻게 파악했는지 물었다. 나는 솔직했어야 했어.

척 보니 파퀴아오는 쉽게 갖다 맞출 수 있는 상대였고 펀치를 강하게 챌 수 없으리라 보았거든. 과신하고 링에 들어갔어. 그래서 1라운드에 잡혀버렸지. 

2라운드에 들어서자 정신이 번쩍 드는 거야. 맞아, 경기 초반에 내가 잡아가고 있었지. 그래 몇 번 균형을 무너뜨렸었잖아. 다시 해보자고.

바레라가 저질렀던 실수를 그는 저지르지 않았다. 래리 머천트는 그가 차베스와는 다른 성질의 복서라고 말했다.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프레디 로치는 그날의 마르케스에게 선사할 수 있는 최상의 크레딧을 주었다.

- \'아마도 역사 상 최고의 컴백. 미래에도 없을 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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