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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리뷰북동의완)15회리뷰 - 모든 성부가 멈춘 그때, 마음의 소리가 들린다

ㅇㅇ(99.229) 2020.10.29 09:21:40
조회 4523 추천 227 댓글 62


1화부터 수없이 반복하고 또 복습하고 너무나 소중한 회차가 많지만,


내가 가장 좋아하는 회차는 바로 15회, 게네랄 파우제: 돌연히 멈추고 모든 성부가 쉴것 G.P.


나단원은 음악이나, 문학을 대입하는 리뷰 보다는 두 사람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리뷰를 좋아해서

그런 흐름으로 한번 적어볼게. 너무 소중해서, 계속 쓰려고 망설이다 쓰지 못했어. 그리고 긴글 싫어하지만 이번엔 좀 길어졌네.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 사랑했지만, 그 사랑이 응답받지 못했다고 생각했던 송아.

자신의 모든 것을 다해 사랑을 지키고 싶지만, 그 사랑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했다고 생각한 준영.



14회 마지막에서 준영이는, 비록 송아가 연락을 받지 않고 있었음에도 이별이라는 것을 그에게 건널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한 표정이었고,

제발이라고까지 해가면서 붙잡고 싶어했어. 하지만 송아의 행복하지가 않아요 라는 말에 더이상 잡지도 못하고 무너져버려.


너무 아픈 이별을 겪는 두사람의 모습.


그런데 송아가 겪는 이별과 준영이 겪는 이별의 본질은 조금 달랐던 것 같아.


준영의 이별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행복하게 해주지 못하고 힘들게 했다는 것에서 오는 자책감, 자괴감이었지 두사람의 사랑 자체에 대한 의심은 전혀 없어.

준영은 송아와의 이별이 전적으로 자기의 잘못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다고 느껴질 정도로 절망적이야. 내가 행복을 잃어버렸고, 그 행복의 원천인 그 사람을 잃었기 때문에 자신에게 가혹하게 대하고 엄마 앞에서 단지 이별때문에 너무 힘들어 눈물이 터질 정도로 괴로운 상황이야.



하지만 송아의 이별은, 내가 사랑한 그 사람은 사실 다른 사람에게 마음이 가 있었다(마음을 정리하지 못했다), 즉 내가 한 사랑은 짝사랑이었다(최소한 그사람의 사랑은 나만큼 크지 않았다)는 명제에서 시작해. 내가 이 관계에서 빠지면 그 사람은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에게 갈수 있다 라는 생각을 하고, 그렇기에 정리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더 의연한 모습이 보여.


송아의 사랑은, 처음부터 그녀가 고백을 했고 이쁘게 만남을 시작했어도, 결국 그 사람은 첫사랑을 향한 마음을 거두지 못했고, 헤어지자는 그녀를 절절히 잡아주지도 않았다. 이런 여러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아 난, 우리의 사랑은 여기까지였구나, 라고 결론을 내렸어.


즉, 송아가 이 관계를 정리해주면, 내가 사랑하는 그 사람은 진짜 행복을 찾을수 있겠다 라는 생각.

정말 마음이 아프지만, 이 마음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이 바로 장례식장에서 송아와 준영이가 나눈 대화야.


준영은 장례식장에서 송아를 보고 얼어붙은 듯이 멈춰서서 그녀를 기다려. 하지만 정작 송아와 함께 앉아서는 먼저 말도 건네지를 못하지.

만나서 미치도록 좋다는 말도, 다시 너를 찾고 싶다는 말도. 나 너무 힘들다는 말도 차마 꺼내질 못해. 그저 그녀를 기다려.


송아는 졸업연주 이야기를 꺼내면서, 자신이 브람스를 연주하게되었다고 이야기해. 준영은 처음으로 "곡을 바꿨네요” 반응을 하는데,

일단 송아의 일상중 자신이 알지 못하는 것이 생겼고, 자신은 더이상 그녀의 인생에 관여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을 했을거야.

그리고 바이올린을 그만하려는 것도 알게되. 준영이는 바이올린을 향한 송아의 사랑을 그 누구보다 잘 알아. 그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 가운데서도 연주자로서의 삶을 살고자 했던 그녀의 사랑. 바이올리니스트로서의 그녀의 삶을 인정해준 사람이니까.


그런데 그녀가 그 바이올린을 그만 두겠다는 것에서 자신에 대한 사랑 역시 정리하겠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느꼈을거야.


"생각해보니까, 나도 브람스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받아주지도 않는 사랑을 나 혼자 계속 했잖아요.

그 짝사랑, 이제 그만 하려구요.

근데 괜찮아요 계속 혼자 사랑하고 혼자 상처받다가 결국 이렇게 끝났지만 그래도 그동안은,


행복했던 것 같아요.

그거면 된것 같아요."


아마 이때 준영이는 깨달았을거야. 송아가 자기 혼자 사랑했다고 생각했으며, 그렇기 때문에 이별을 고했고 자신에 대한 마음을 정리할거라는 걸.

바이올린에 대한 짝사랑을 정리했듯이 자신에 대한 사랑도.


하지만 여기서 틀린건, 송아의 사랑은 결코 짝사랑이 아니었고 그의 사랑이 오히려 그녀보다 더 컸는데 준영이는 미칠수밖에.



행복.


준영이를 가장 힘들게 하고 그녀를 잡지 못했던 이유는 바로 그녀가 행복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는데.


자신은 그녀와 함께 있던 모든 순간들이 미치도록 행복했는데 그녀의 입에서 행복하지 않으니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준영이 받았던 충격은 너무 커서 차라리 자기가 모든 아픔을 감내하더라도 그녀를 보내주려고 했던 건데.

이제야 그녀가 왜 행복하지 않다고 말했었는지를 온전히 깨닫게 된거야,

이게 아닌데. 송아가 자신의 마음에 대해 너무나 큰 오해를 하고 있고 지금 그녀를 놓치면 결코 둘의 관계를 풀어 낼수가 없을 것이라는 걸 깨달아.


최소한 그녀가 자신과 함께 하는 시간동안 행복했다는 걸 깨달았으니 준영이는 거기에 희망을 걸고 자신의 방식으로 그녀에게 훅 다가가.



“오늘 송아씨 반주 하게 해줘요, 하고 싶어요.”



하지만 송아의 마음속 준영은 여전히 멈춰있기에, 그가 브람스를 연주하지 못하고 안친다고 생각하지.


“브람스, 못치잖아요, 안좋아하잖아요”



“칠수 있어요, 치고 싶어요 브람스”



인터미션에서 송아를 위해 문을 막아서고 송아를 위해 되도 않는 말을 하던 그때부터,

준영은 송아를 위해서라면 자신이 갖고 있는 성격, 원칙(어떤 상황에 나서서 이야기하거나 먼저 주장해서 일을 벌리지 않음)에 반하는 행동을 많이해왔지.

지금이 순간, 그는 확실하게 말을 해. 오늘 그곳에 내가 함께 하겠다고 하고 싶다고.

반주자가 있다는 것도 알고 당일 연주를 함께 하는게 무리가 될수도 있다는 걸 알지만.


그녀가 사랑했던 바이올린을 보내주는 그 순간에 준영도 함께 하고 싶고 더이상 그녀의 삶에서 멀어지면, 그녀의 마음속 오해도 풀지 못할거고

그는 아예 관계조차 없는 사람이 되고 마니까.


너무나 아름답고 뜨거웠던 합주가 끝나고,

송아는 바이올린과 굿바이 한것처럼 준영과도 작별을 맞이하려해.



마치 모든걸 내려놓은 듯 홀가분하게 그녀는 담담하게 트로이메라이를 이야기하고, 그 곡안에 준영의 진심이 있었을거라고.

너무 아픈 말이지만 그녀는 이젠 그 말을 함으로써 준영을 완전히 놓아주려고 해. 트로이메라이는 준영의 마음을 따라간 연주였다고.

사랑하는 사람의 진심속에 다른 사람이 있었다고 생각하면서도 마음을 따라가는 연주를 하라는 말을 건넬수 있는 송아가 정말 대단해보이더라.


그리고 송아는 진짜 작별의 메시지를 건네,


"하지만 나는 준영씨가, 자유롭고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송아는 오늘 연주를 통해 바이올린도, 준영도 완전히 정리할것이고, 그렇기에 준영에게 저렇게 따뜻하게 행복을 빌어줘.

준영이도 알았을거야. 그녀가 이 순간이 지나면 정말 자신에게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모든 것을 바로 잡을수 있고 돌아서는 그녀를 되돌려세울수 있고 자신이 너무 오랫동안 담아두었던 그 말이 터져나올수 밖에 없는 거지.



"사랑해요.”

모든 것이 정리되었다고 생각한 송아는 혼란스러울수 밖에 없고, 돌아서서 자신을 바라보는 놀란 그녀의 두눈을 보고 준영은 다시한번 말해,


"사랑해요."

마침내 준영은 송아의 진심을 알게 되었고, 정말 그 둘 사이의 간극을 줄일수 있는것이 무엇인지를 알게되.



자기 마음을 따라가는 그 곳에는 바로 송아가 있다는 것을 그녀에게 말해야 한다는 것.

자신의 오직 하나뿐인 행복은 바로 그녀라는 걸.

그리고 이 말을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하고 결코 자신의 행복을 찾을수 없다는 걸 그녀가 알아야 한다는 걸.


자신이 그녀를 사랑하고 있다는 걸 말해야 한다는 걸.


마침내 모든 것이 멈춰있던 그 시간들을 통해, 둘은 마음의 소리를 듣게 되었고

함께 행복을 찾아 나아갈수 있는 실마리를 잡은 회차였던 것 같아. 그래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회차가 바로 15회.




15회 진심 하루에 두세번씩은 보는데 볼때마다 너무 좋아서 그냥 감정 가는대로 적어본거야.

이거 끝나고 16회 기다리던 때가 그립네 ㅋㅋ


긴글 읽어줘서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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