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 소장이랑 직원 이렇게 두명뿐인 사무소에 들어갔슴
그렇게 작은곳에 간 이유는 소장의 경력때문이었슴 꽤 알아주는 사무소 출신이라
뭐 배울게 많겠지 하고 들어감

근데 아직도 이해가 안갈정도로 모르는게 너무 많았슴
뭐 물어보면 인터넷에서 찾아보라고 답하는게 80%
직원은 그때 경력 5년차 직원이었는데 얘도 뭐 물어보면 모르는게 너무 많음

특히 건축법 관련해서 구멍이 숭숭 뚤려있는 느낌
근데 내가 몰라서 물어봤던 그것들을 2년차때 혼자 찾아보고 정리해서 알게됨
그때 ”아… 얘들은 이런 낮은 수준의 기초적인것도 모르는채로 나 소장이요 나 경력이요 하고 앉아있는거구나 여기는 내가 배울게 없다 옮기자“
해서 큰규모 사무실로 옮김

근데 싯팔 큰 규모로 옮기면 그래도 수준이 좀 있겠지 했는데
그냥 그런 수준의 새끼들이 숫자만 많은거였슴

3년차때 10년차보다 캐드도 잘해 건축법도 더 정확하게 알아
이러다 보니
이 업종 자체에 대한 역겨움이 밀려왔슴
이색끼들 도대체 뭐하는 색끼들이지? 하는 생각

근데 이게 건축만 이런게 아녔슴
구조쪽에서 구조설계가 넘어온걸 보면
“거의 매번”
보 정착에 관한 문제, 기둥과 보의 편심같은 기초적인 문제가 나타났슴
이게 내 눈에 보이니까 내가 일일이 전화해서 초소 3-4번의 수정을 해야 그제서야 설계는 물론이고 시공에도 문제가 없는
수준의 구조가 나왔슴
내가 알기로는 얘들은 작업자체를 2d가 아니라 3d로 할텐데도 왜 이런 기본적인게 자꾸 말이 안되게 되어서 오는걸까 하는 궁금증이 컸슴
근데 뭐 사람일이라는게 한번에 완벽할수는 없으니까 내가 3-4번 전화해서 설명하고 수정요청하는것 자체는 이해할수있었슴

문제는 사무실에서 그런걸 알아채거나 챙기는 사람이 나뿐이었다는거임
우리팀에서 내가 그거 담당해서 하는건 내가 맡았으니 그러려니 하는데

우리팀 프로젝트 끝나고 다른팀 서폿가게 됐을때 그냥 나의 성격때문에 또 슬쩍 받아온 구조도면이랑 건축 체크해보면 또 그런문제가 내눈에 띄임
이게 너무 이해가 안갔슴
왜 체크를 안하는지 또 체크했다고 하는데 왜 내가 보면 또 뭐가 보이는 상태인건지

이러다보니 나중에는 소름마저 돋았슴

건설에서 사고는 이렇게 생기는구나 하는 생각


원체 내 성격자체가 확인되지않은걸 그냥 덮어놓고 잘되있겠지 어떻게든 되겠지 하는 성격이 아닌걸 내가 알고있어서
내가 좀 유난스럽게 꼼꼼한 부분이 있다는걸 감안하더라도

이건 아니다 싶었슴

아는것도 별로없거나 부정확하게 알면서 “나 7년차요 나 10년차요 내가 어디출신 건축사요” 꺼드럭거리는 거리는 인간들 보는것도 고통이었고
내가 생각한 어떤 “전문적인일”이라는건 내가 건축사 개업하기전에는 불가능하겠다 싶어서
건축사 시험을 준비해서 겨우 붙기는 붙었는데

그거 붙자마자 탈건함
이유는 건축사 시험을 보면서 “이 시험 존나 웃기네”라는 생각이 머리속을 떠나지 않았슴
이건 또 이야기하자면 한페이지라서 그냥 넘어감
눈치좀 있고 시험본적있는 사람들이면 아마 알 이야기임

지금은 전혀 전문적이지 않은일 하면서 돈이랑 마음의 평화 모두 얻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