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초 겨울 건축상담전화가 걸려왔다. 건축주는 본인이 아니고 동생이래

현장으로 가보니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묶인곳이고 한창 도로공사중이었음

현장에서 만난 건축주가 건물을 지으려고 하는데 가능하냐고 물어보길래

어짜피 도로준공도 안됐는데 도로공사되는것 보고 연락달라고함

그동안 잊고 지냈지

그러던중 건축주와 연결해준 분이 부랴부랴 전화가 오더라고

설계 진행중이라는데 내가 안했냐고 물어보더라

금시초문이라고 했지

일단 건축주한테 내가 해야한다고 얘기해 둘테니까 만나보래

건축주 만나서 설명 들어보니까

중간에 건설업자가 나타나서 설계사무소를 소개시켜줬다는거야

어디까지 설계됐는지 보니까 거의 허가직전까지 도면을 그렸더라

나 : 이거 비용 주셨나요?

건축주 : 아니요. 비용 들어가는거에요?

나 : 그럼요. 비용 얘기는 전혀 안했나요?

건축주 : 몰랐어요. 설계비가 얼만지도 몰라요.

나 : 그럼 계속 하시던 곳에서 하세요. 이정도면 도면 거의다 그린겁니다.

제가 가져오는건 그쪽에서 일해주고 돈 못받고 끝나는 거에요.

뭐 대충 이런얘기 오갔다.

입장바꿔 생각해보니까 차마 못가져오겠더라

내가 그동안 검토해준 것들 중 이런식으로 중간에 설계자가 바뀌었다는 것에 짜증이 좀 나기도했고

이래서 계획설계 때부터 비용얘기 꺼내서 계약을 해야한다

그나마 다행인건 초면인 사람은 우선 계약하고 시작하는걸로 바뀌는 것 같긴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