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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들고 갔다가 오해 받았다.

고정닉존내많네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17.02.12 14:47:40
조회 680 추천 6 댓글 2

오인을 받을 일이긴 했지만


사실 내가 집회 갈 때 반드시 챙기던게 촛불하고 태극기였다. 태극기를 처음 들고 나온게 4차, 박사모가 설치기 시작하던 8차, 9차에도 꾿꾿이 들었고 10차 집회까지 쭉 들고 나왔다. 

그런데, 박사모 새끼들이 점점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니 점점 태극기가 박사모의 상징으로 변질되어가기 시작했다. 사람들의 시선도 좀 이상해지는 걸 느끼고, 자중하고자 11차 때부턴 가지고 나가지 않기로 했었다.

그렇게 태극기에 대한 생각 접고 11차부터 14차까진 들고 나오지 않았다. 그러다가 14차 이후 이건 아닌거 같았다. 우리나라를 구하고자 들어왔던 것인데, 박사모 때문에 더 이상 들지 못하는게,

그리고 태극기는 저렇게 처절하게 더럽혀지고 있는데 그걸 보고 화만 낼 뿐이고 정작 이쪽은 태극기를 드는것이 박사모로 몰릴까 두려워하는게 말이 되나 싶었다.

그래서 어제 다시 들고 나왔다. 욕 먹을 각오도 어느 정도 하고 있었다. 사실 이런 일이 이전에도 있어서 괜찮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제는 참 충격이 컸다. 이전까진 반드시 나갈 생각만 해온게 지금은 심각하게 고민할 정도로 위축했다.


오후 5시 몇분쯤이었는지 모르지만 그날 집회 무대 오른 쪽에서 태극기를 들고 서 있었을 때 어느 할아버지가 다가와 태극기를 내리라 했다. 나는 여기선 어느정도 이해를 했고.
할아버지께 박사모같은 생각으로 들고 온게 아니라고 좋게 말씀 드렸다.

그러자 그 할아버닌 이미 태극기가 박사모의 상징 다 되었는데 뭐하러 달고 나왔느냐고 하시더니, 여긴 촛불만 있는 곳이라면서 빨랑 내리라고 언성을 높였다.

"'촛불만 있는곳"", 가슴에 비수가 꽂히는 느낌이었다.

근처 사람들 시선이 다 나와 할아버지 쪽으로 모였다. 이때 숨이 턱 막혀서 입이 움직이질 않았다. 그 할아버지는 그것에 그치지 않고, 굳이 태극기를 달로 싶으면 박사모 쪽에서 이야기를 해보라고 또다시 나에게 비수를 던졌다.

이때 나는 죄인이 된 것 같았고. 주변 사람들 모두가 그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만 같았다. 이번엔 눈이 점점 흐려지기 시작하고, 손끝, 발끝부터 힘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겨우 정신을 잡고 "그런게 민주주의인가요"라고 한 마디를 겨우 뱉었다.

그 대답 가관이다. "민주주의 맞다. 너는 그 태극기 들고 온게 지금 박근혜 상징하는 거 아니냐, 그게 민주주의 파괴가 아니면 뭐냐."

그 말에 힘은 순식간에 나 몸에서 빠져나갔고, 더 이상 앞이 보이질 않았다. 더이상 버틸 수가 없었고, 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리고 곧이어 뒤로 자빠졌다. 그 때 보였던 하늘은 핏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이제 나에게 비난과 조소를 받은 채 쫓겨날 것이라 생각하였다.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다. 시민분들께선 모여들어서 나를 일으켜 세우고, 오히려 그 할아버지에게 몰려가선 "무슨 짓이냐" 하며 항의를 하였다. 그 중에 한 아저씨께서 그동안
내가 태극기를 들고 온 것을 많이 봐 왔었는데 외 그리 단정짓느냐고 하셨다.

나는 사람들에게 의지해서 겨우 일어서 근처 화단에 앉았다. 정말 서럽게 울었다. "나는 이 곳에 있는 시민분들에게도, 나의 마음 속엔 태극기가 있다는 것을 박사모 놈들에게 보여주고자 가지고 왔었는데, 어떻게 그들과 같은 취급이 되었느냐"며 울부짖었다.
 
시민분들이께서 나를 위로해 주시며 오히려 태극기를 제 자리로 찾아 오도록 한것은 잘 한 것이라 하셨다. 그리곤 충격이 컸을 거라며 뭐라도 먹으라 하시며 아주머니 두분께서 파인애플을 주셨다. 또 다른 아주머니와 아저씨께서 날이 춥다며 따듯하게
하라며 핫팩을 나눠 주셨다.

나를 봐 왔었다는 아저씨께서 옆을 지켜주시겠다 하셨고 다시 집회에 참여하였지만, 충격이 너무 커서 일찍 돌아가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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