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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창모임(상플)1편모바일에서 작성

ㅇㅇ(175.223) 2018.09.26 16:51:31
조회 1252 추천 6 댓글 4

끝나지 않을 것 같던 고등학교 생활. 세빛고를 졸업하고 아이들은 제각각 꿈을 찾아 떠났다.


연두는 리얼킹 부장 경력을 살려 대학교 내 춤동아리에서 여전한 멋쁨을 뽐내고 있고 조금 나아진 성적으로 열과 조금 더 로맨틱한 연애를 즐기고 있다. 열은 하버드에 갈 수 있는 실력임에도 연두와 떨어지는 것이 싫다며 S대에 수석으로 입학했다.

하준은 부모의 반대에도 병원장을 물려받는걸 포기했다. 자기처럼 엇나가는 아이들을 보호해주겠다며 높은 경쟁률을 뚫고 심리학과에 합격해 공부 중이었다. 처음엔 열마저 네 성질에 그건 무리라며 말렸지만 진지한 하준의 모습에 응원할 수밖에 없었다. 하준의 아버지는 병원장직에서 물러나 조용히 아내와 함께 노후를 즐기겠다며 외국으로 떠났다. 하준은 부모의 결정을 존중해주었다.

수아는 동재와 같은 대학교에 입학해 풋풋한 대학생활을 즐기고 있다. 동재는 아무도 몰랐지만 사실 공부를 잘했다. 수아는 생기부에 오점이 남아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지 못했다. 그러나 누구보다 수아는 행복해보였다. 공부만 하는게 지겨웠는데 가끔 엄마랑 여행도 가고 동재랑 밀당도 하는게(연두가 보기에는 당당당당이지만)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단다. 동재는 여전히 농구를 하고 있었지만 전처럼 꿈이 아닌 취미로 즐기고 있었다. 새롭게 공부에 눈을 뜬 동재는 이제 수아마저 기겁할 정도로 높은 집중력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리얼킹 멤버들 중 다수는 대학 진학을 포기했다. 연두가 후일 물어보니 효식은 재미가 없어서 승우랑 경은은 춤이 아직 너무 좋아서 라고 대답했다. 놀랍게도 준수는 재수 끝에 원하던 대학에 합격했다. 그리고 여느 대학생들처럼 교수님이 주는 학점에 애걸복걸하는 처지가 되었다. 다미는 엄마와의 협상 끝에 대학에 들어갔다. 대학에 들어가서 더 큰 세계를 체험하고 그래도 춤이 좋다면 말리지 않겠다는 달콤한 제안 때문이었다.

태평은 고등학교 졸업 후 모두의 앞에서 공개커플을 선언한 뒤 다미와 풋풋한 연애중이었다. 그리고 둘의 연애를 효식은 제일 꼴보기 싫어했다. 태평이 옛날에 자신이 공부를 도와줬으니 이제 연애 상담을 해달라며 졸라대는 통에 들어주고는 있지만 싸우고 나서 다미가 그래도 너무 좋은데 어떠냐는 식이기 때문에 진지하게 차단을 해놓을까 고민 중이었다. 태평과 다미는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대학에 갔다. 물론 태평이 다니는 대학이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태평은 고딩에서 어른이 되더니 안경에 묻혀진 잘생김이 드러나 학교내 유명인사가 되었다. 그리고 최고의 철벽남으로도 유명해졌다. 다미는 신입생 환영회 때 자기소개를 하다가 리얼킹 선배들을 만나 예쁨을 듬뿍 받았다. 그리고 선배들과 대학로에서 공연을 하는 등 춤에 대한 열정도 포기하지 않았다.

재영과 나연은 각각 Y대 K대에 입학했다. 사실 백호 때도 실질적으로 스펙에 오점이 남은건 하준과 열 그리고 수아뿐이었기 때문에 두 사람은 생기부관리에 있어서 고득점을 받을 수 있었고 누구누구처럼 연애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직접 이렇게 말했다) 자신의 기대치보다 높은 대학에 합격했다. 재영의 엄마는 대학에 입학시켜놨으니 내 할 일은 끝났다며 재영이 말하기도 전에 간섭을 멈추었고 나연의 엄마는 여전히 인맥을 넓히느라 부모들 모임에 꾸준히 참석 중이었다.

그리고, 많은 일들이 지나고 비로소 오늘. 리얼킹과 백호가 재결합한다.

단톡방은 한 달 전부터 불이 났다. 장소를 정하고 시간을 정하고 스케줄을 조정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다며 열은 엄마를 보러 가는 시간까지 조정했고 하준은 부모님을 뵙고 급히 귀국했다.
겨우겨우 잡은 날은 대학교 방학기간이었다. 2박3일의 일정은 국내여행치고는 꽤나 빡빡했다. 연두 엄마랑 열 아빠는 캠핑카를 제공했고 일정을 짜는 데에 도움을 주었다. 수아네에선 식비를, 하준네에서는 텐트를 제공했다. 첫 날 아이들은 연두 엄마의 카페를 통째로 빌려 파티를 시작했다. 포도주를 마시고 정신줄을 놓았던 고딩 때와 달리 온갖 주류를 사온 아이들은 안주와 함께 다른 의미로 정신줄을 놓은 파티를 시작했다.

"연두언니 근데 우리 이렇게 막 놀아도 돼요?"
교수 뒷담에 룸메 뒷담에 온갖 사람들의 뒷담화로 넘쳐나던 자리를 가장 처음 걱정한 건 역시 리얼킹의 막내 다미였다.
"괜차나 괜차나 엄마가 치우기만 하면 된대써"
이미 술에 거나하게 취한 연두는 열에게 기대서 혀 짧은 소리를 냈다. 열은 뭐가 그렇게 좋은지 술은 입에도 안 대고 연두만 연신 쓰다듬었다. 하준은 그 모습을 보더니 역시 술에 덜 취한 효식에게 가서 서로의 생활을 얘기하며 대학의 장단점을 주제로 토론을 시작했다.
수아는 지금 이 순간이 벅차도록 행복했다. 그때와 달리 자신의 옆에 많은 친구들이 있고 술에 취하면 웃음이 날 만큼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고 좋아하는 동재도 옆에 있다. 연두를 시작으로 한명 한명 친구들의 흑역사를 눈에 담더니 조용히 사진을 찍었다. 철없고 공부밖에 모르던 그때 사진을 찍어 고발하던 그때와 너무나도 달라진 마음으로.
한바탕 술판이 벌어지고 몰랐던 서로의 주사까지 알게 된 아이들은 카페 옆 대학교를 입학한 후 열이랑 연두가 합심하여 만든 아지트로 향했다. 아지트에는 연두가 침대에 걸어놓았던 리얼킹의 사진 백호의 사진 그리고 치어리딩부의 사진과 열 연두의 가족사진이 있었다. 아지트는 다락방을 포함하여 총 3층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먼저 춤을 추고 술까지 진탕 마셔 취한 경은과 승우가 아무렇게나 1층에 뻗어 누웠다. 준수는 졸리다며 경은과 조금 떨어져 누웠고 나연은 거실 소파를 차지했다. 재영은 소파를 차지한 나연을 한대 때리더니 그 옆 조그마한 소파에 웅크려 쿠션을 안고 잠들었다.
태평과 다미는 1층을 둘러보더니 굳이 싱글베드에 함께 누웠고(참고로 둘은 가장 술을 안 마셨다)효식은 꼴보기 싫다며 1층에 누운 남자아이들 사이를 뚫고 들어가 가벼운 욕을 들으며 잠들었다.

별로 술을 마시지 않은 수아 하준 열 동재와 한바탕 술을 마시고 이제야 제정신을 차린 연두만 출출하다며 부엌으로 향했다.

"서하준 너네 아버지는 잘 계셔?"
어색한 분위기를 깬 사람은 다름 아닌 수아였다.
"어..뭐 그냥 그렇지. 그냥 건강하셔"
"연두야 너네 어머님도 잘 계시지"
"그럼. 근데  하똥 너 이사갈 때 얘기 안 했다며 서운해하시더라"
"넌 우리장모님한테 인사도 안 드리고 왔냐?"
수아와 하준이 동시에 물을 마시다가 사레가 걸려 켁켁댔다.
"장..장모님???"
연두랑 열만 서로 꿀이 뚝뚝 떨어지는 눈빛으로 바라볼 뿐이었다.
"너네 결혼할 거야??"
동재마저 놀라서 컵을 떨어뜨릴 뻔하였다.
"아마도?졸업하면 바로 하지 않을까?"
태연하게 대답하는 연두에 넷은 각각 다른 반응을 보였다. 열은 귀여워죽겠다는 듯 앞에 있는 육포를 연두 입에 손수 넣어주었고 수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하준은 나도 얼른 연애나 해야겠다며 중얼거렸고 동재는 놀란 가슴을 달래느라 연신 물만 들이켰다.
그날 다섯 아이들은 둘만 알던 혹은 셋만 알던 과거의 기억들을 모두 꺼내놓았다. 갑자기 서러움이 폭발했는지 수아와 관련된 옛날 얘기를 하는 바람에 수아는 땀을 뻘뻘 흘리며 연두를 달래기 바빴고 기어코 등짝을 한 대 맞고서야 소란이 그칠 수 있었다. 열과 하준은 연두의 편을 들어주겠다고 수아를 같이 욕하다가 니들도 잘못한거 많다며 마치 엄마에게 잔소리를 듣는거마냥 손을 공손하게 모았고 동재만이 연두의 술도 안 마셨는데 주사를 부리는 광경을 재밌게 관전할 수 있었다.
다락방으로 열과 연두가 함께 올라가고 동재가 화장실에 간 사이 하준과 수아 둘만 부엌에 남았다.
"서하준"
"..왜"
"그땐 미안했어. 그날 너 되게 아팠을텐데"
하준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너한테 몹쓸짓한 거 아직 용서받지 못한 것 같아서. 넌 나 힘들 때 도와줬는데 난 너 이용만 한 것 같아서"
"옛날 얘기하지말고 그냥 잊어라. 난 이미 잊었으니까"
그날 비슷한 환경에서 서로 다른 선택을 한 두 친구도 진심으로 화해했다. 물론 두 사람은 잊지 않았다. 피 묻은 타월 열과 했던 대화. 하지만 그걸 계속 상처로 기억하기엔 두 사람이 서로 보듬어줬던 상처가 있기에 영원히 그것만은 둘만 아는 비밀로 간직하기로 했다.
두 사람이 모르고 있던 거는 동재가 이걸 다 들었다는 거였다.
"난 왜 맨날 듣기 싫은 것도 듣게 되냐..."머리를 긁적이면서 동재는 수아를 기다렸다가 함께 2층으로 올라갔다.
하준은 침대를 내어준 동재와 수아 덕분에 편하게 잘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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