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가 대중교통 서비스 확대를 위해 실시한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같은 생활권인 경남 양산이나 김해에서 부산으로 왕래하는 주민에게 오히려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 부산 시내에서는 노선과 정류장을 축소하는 대신 저렴한 요금으로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환승할 수 있도록 했지만 시계 외 지역에서는 환승은 고사하고 노선과 정류장이 폐지되는 불편만 떠안고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산시는 최근 부산시에 준공영제로 인해 양산시 웅상지역 시내버스 이용객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며 시내버스의 운행 횟수와 정류장 추가 설치 등 개선책을 요청했다고 4일 밝혔다.

양산시 관계자는 "부산시가 준공영제를 도입하면서 지하철도 없고 부산과 양산지역 시내버스 간에는 환승이 되지 않는 사정을 무시한 채 노선과 정류장만 축소, 이용객들의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웅상지역에서는 하루 평균 6000여 명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부산지역으로 오가고 있다. 웅상 중심가인 서창동의 경우 부산 재송동까지 운행하는 247번(일반좌석) 버스노선이 준공영제 도입으로 폐지됐다. 대신 1002번 급행좌석버스 노선이 신설됐다. 이 과정에서 웅상지역에 설치됐던 25개 정류장이 12곳으로 줄었다. 또 하루 8회 운행되던 147번(일반) 버스는 노선 자체가 폐지됐고, 서창동~사직운동장 301번(일반) 버스는 부산대까지 노선이 단축됐다. 주말인 금·토요일에는 노선마다 운행 횟수가 줄어 이래저래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부산 거제동으로 통근하는 정모(51·경남 양산시 평산동) 씨는 "부산지역에서 환승할 때 교통비 부담은 덜었지만 웅상지역에서 시내버스 타기는 더욱 힘들어졌다"며 "부산 시내버스를 타기 위해 택시를 타야 할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양산시 관계자는 "1002번 노선에 5개 정류장 추가 설치 등 부산시 측과 협의를 통해 민원을 줄여나갈 것"이라며 "부산에서 시행되는 준공영제가 성공적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적어도 양산 및 김해시와의 광역 준공영제 도입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한편 김해지역의 경우도 준공영제 실시 이후 하루 138회 김해 구산동~부산 충무동을 오가던 309번 좌석버스 노선이 폐지되는 대신 김해 구산동~부산역을 하루 134회 운행하는 1004번 급행좌석버스 노선이 신설됐다. 하지만 이 신설 노선이 한 번 운행하는데 2시간이나 걸려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김해시는 노선을 줄여 김해 구산동∼백양터널∼서면∼부산역을 운행하도록 직선화를 부산시 측에 요구하고 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