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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도, 존경도, 사랑도..

칭따오(210.183) 2014.12.27 21:29:28
조회 1461 추천 14 댓글 3


"Pieta, rispetto, amore" ㅡ Renato Bruson

 

'맥베스(Macbeth)'는 베르디의 초기작임에도 상당히 볼만한 오페라인데다 매우 멋진 아리아들이 다수 포진되어 있는 걸작이지.

오늘은 이 작품에서 내가 너무 좋아하는 아리아이자 어쩌면 이 작품의 주제곡이라고 할 수 있는, 주인공 맥베스가 부르는 "Pieta, rispetto, amore(연민도, 존경도, 사랑도)"를 함 들어볼까 해.

 

이 곡을 부르는 상황은, 맥베스가 권력욕에 사로잡혀 살육을 저지르며 광기로 치닫다가, 반군의 공격 소식을 듣고 자신의 죽음을 예상하며 회한(悔恨)에 찬 심정으로 부르는 노래지.

이 곡의 1절 가사가 아주 멋진데 다음과 같다는.

 

"연민도 존경도 사랑도 노년의 안위도 이제는 다 사라진다

사람들은 늙어가는 나에게 한 송이 꽃도 뿌려주지 않으리라

내 묘비 위에는 단 한 줄의 미문도 남지 않으리라

오직 저주만이, 불행했던 기억만이 나의 만가가 될 것이다"

 

이 작품의 타이틀 롤인 맥베스의 경우, 가수에게 있어 풍부한 성량과 넓은 음역, 작품 속에 숨어 있는 복잡미묘한 심리를 표현해 내는 연기력까지 갖춰야 해서, 바리톤에게 있어서는 최고의 배역으로 손꼽히지.

끊임 없이 권력을 추구하면서도, 사소한 징조에도 벌벌 떠는 유약한 사내의 내면을 절절히 표출해야 하는 맥베스의 최고 배역으로는, 단연 레나토 브루손이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야.

권력을 향한 욕망의 질주에서, 결국 종착점에 다다른 중년 남성의 감정을 미묘하게 포착한 레나토 브루손의 이 아리아는 단연 일품이지.

 

레나토 브루손(Renato Bruson, 1936~ )은 예술적이고 아주 부드러운 목소리를 가지고 있는데, 노래하지 않고 서 있는 것만으로도 무대를 장악할 정도로 '연기파 바리톤'으로 정평이 나 있지.

그는 45년간 베르디 오페라에서 아버지, 왕, 독재자 등의 역할을 도맡아 왔는데, 특히 자식을 잃은 아버지, 권력을 상실하는 독재자 등의 역할에서 피 끓는 애통함을 표현하는 데 뛰어난 능력을 발휘해 왔어.

그 중에서도 '맥베스'와 '나부코'의 고뇌하는 타이틀 롤은 사상 최고로 평가 받는다는.

특히 이 '맥베스'에서는 캐릭터 연기에 탁월한 브루손의 역량이 절정에 이르는데, 무거운 열정으로 꿈틀거리는 카리스마로 피 끓는 애통함을 표현하는 데 정말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고 있어.

 

주세페 시노폴리(Giuseppe Sinopoli)가 지휘한 베를린 도이치 오퍼(Deutsche Oper Berlin)의 1987년 실황 DVD를 보면, 그가 얼마나 대단한 바리톤이었던가를 실감할 수 있는 절창을 보여주지.

사실 이 영상을 첨 봤을 때, 곡이 끝나고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뜨거워짐을 느낄 정도로 감동을 먹었던 공연이라는.

그럼 레나토 브루손이 부르는 "연민도, 존경도, 사랑도(Pieta, rispetto, amore)"를 실제로 함 감상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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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브루손 하니까 생각나는 게, 그를 실제 오페라 무대에서 만났던 기억이 떠오르는군.

2006년 11월달에 한국 오페라단에서 초청한 로마 오페라 극장 '토스카(Tosca)'에서 스카르피아 역으로 출연했었지.

당시에 1900년 로마 오페라 극장에서 초연된 무대를 그대로 재현한 무대라고 요란하게 선전했었는데, 실제로 무대는 정말 볼품 없었어.

그러나 오페라 팬들이 많은 관심을 기울여 온 레나토 브루손의 등장은 관객을 긴장시켰지.

여전히 활발하게 무대에 서는 현역이긴 하지만 당시 이미 70세에 이른 브루손.

그가 어떤 가창을 들려줄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에서 였지.

 

기본적으로 벨칸토 창법에 충실한 브루손의 가창은 1막 피날레에서 오케스트라에 묻히는 듯 했어.

음색에서도 그가 40~50대에 지녔던 윤기를 느끼기는 어려웠지.

그러나 2막에서는 역시 브루손의 저력을 실감할 수 있었어.

노련한 연기와 유연한 가창으로 브루손은 무대를 장악했지.

다만 그가 창조해 낸 새로운 스카르피아는, 밑바닥에서 출발해 갖은 술수로 권력을 잡은 비열한 인간 스카르피아에는 썩 어울리지 않았어.

카바라도시를 협박하고 토스카를 회유하면서도, 브루손의 가창은 특유의 기품과 안정감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지.

오페라 팬들의 입장에서는 거장 레나토 브루손을 무대에서 만나게 된 것이 큰 기쁨이었지만, 역시 베르디 배역으로 만났더라면 더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남았다는...

 

 

 

음~ 토요일 밤인데 난 어째 더 쓸쓸하다오...

사람들은 '토요일은 밤이 좋아' 하고 다들 신나게 기분들을 내지만, 난 오히려 토요일 밤이 더 외롭고 쓸쓸한 것 같음...

하아~ 찬바람 불 때는 히레사케만한 것도 없는데 말이야.

집 근처 오뎅빠에 가서 한 잔 하고 싶은데...

거실 소파에 떡 하니 금강역사처럼 버티고 앉아 TV 보는 마누라 땜에 눈치 보여서 나가지도 못하고... 으음~

하나 뿐인 대학생 딸은 어디서 한 잔 하시는지 아직 들어오지도 않고...

뭐 별 수 없이 칭따오나 한 캔 따야겠다는... 쩝~

오늘따라 쓸쓸한 중년 남성의 심정이 맥베스와 절묘하게 오버랩되는구먼... 흠~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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