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까지 내가 해왔던 방식이 아니라 다른 거 시도해야 하면 

사람은 항상 스트레스 받게 되어 있음

그래서 나이가 들수록 변화를 싫어하는 거임. 

수용질서도 마찬가지

처음에는 칼같이 잡다가도 어느 순간 귀찮아지고

야간에 한명 한명 들쑤셔봐야 거기 순찰 지나갈때마다 신경쓰이고

도둑놈 새끼가 '저 교도관 왤케 나대지. ㅈ대바라' 하고 별것도 아닌 일로 비상벨 누르면

내가 튀어나가서 또 몇마디 해야 대고. 

저 밑에 글쓴애가 말했듯이

'아니 다른 직원은 안그러는데 왜 부장님만 그러십니까?' 하면 할말이 없고

계속 인터폰 호출하면서 이거 해달라 저거 해달라 말같지도 않은 소리 해대고.

그래서 좋게 좋게 넘어가는거

그리고 이건 혼거방일 수록 더 심함.

독거방은 조사징벌 제외하고 이렇게 저렇게 훈수하면 되는데

혼거방은 잘못 훈수했다간 거기 열댓명들 전부 소리치고

그 중 한두명은 꼭 가오잡는답시고 다 들리게 궁시렁궁시렁 쌍욕 하고 이지랄병 떠니까.

교정관 할애비가 와도 기세에 밀려서 게임이 안 됨.

그리고 가장 중요한게 뭐냐면

나만 정의감으로 똘똘 뭉쳐봐야 

내 주위 여러 사람이 피곤함.

당장 내가 혼자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관구실에 연락을 해서 지원을 받아야지, 관구실은 또 당직한테 연락해서 보고해야지. 

당직은 또 보안과장한테 보고해야지

등등

애초에 내가 카바칠 수 있는 범위가 아님 

근데 이건 교정뿐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모든 직장의 풀 수 없는 문제같은거임.

내가 열심히 하면 내 주위 사람도 그에 걸맞게 열심히 해야 되거든. 그래야 자기들도 뒷땅 안 까이니까.

근데 그렇게 하면 내가 오히려 직원들한테 뒷땅까인다. 피곤하게 일 벌리는 스타일이라고. 

그래서 커피계장들이 사실 같이 일하는 동료로써는 편한거야.

그 날 하룻밤은 조용히 지나갈테니까.

니가 서무라고 생각해봐라.

쉬고 싶은데 계속 일거리 만들면 

니 일만 늘어나는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