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많은 원자력 발전소에서 주력으로 사용하는 노형은 경수로 및 중수로 노형임.
과거 액체금속을 사용하는 액금로, 토륨을 핵연료로 사용하는 토륨로, 구슬 모양의 핵연료에 SiC 피복을 입힌 페블베드 원자로 등 다양한 노형들이 연구됐었고, 지금도 Gen IV 원전이라고 해서 기존 원자로의 단점을 개선한 여러 새로운 노형들이 제안되고 있음.
문제는 현재의 경/중수로가 처리가 난감한 사용후핵연료가 대량으로 발생한다는 심각한 단점이 있음에도 이를 새로운 노형의 원전으로 대체하는 것은 경제성의 논리와 Gen IV 노형 기술의 불완전한 성숙도로 인해 그다지 진지하게 논의되지는 않는다는 것임.
더군다나 사용후핵연료 문제의 해결을 위한 재처리는 핵확산 방지를 위해 엄격히 통제되는 기술이고, 이런 우려를 그나마 줄일 수 있는 파이로프로세싱과 고속로의 조합 역시 미성숙한 고속로의 한계를 그대로 가져가고 있음.
그렇다면 원자력 공학에 미래는 어두울 뿐일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전혀 그렇지 않음.
우선, 원자력 발전의 대안으로 핵융합 발전을 제시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개인적으로 완전한 대체는 현 기술 수준으론 요원하다고 생각함(언젠가는 아마도 가능할것임). 여기엔 많은 기술적인 사항들이 있지만, 너무 길어져서 따로 적진 않겠음. 따라서 미래에도 원자력 발전은 반드시 필요하며, 사용후핵연료나 안전 문제 해결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개량되어야 한다고 봄.
개인적으로는 높은 안전성과 간단한 사용후핵연료 재사용 능력을 갖춘 Molten Salt Fast Reactor - 용융염 고속로가 좋은 예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함. MSFR은 용융염 원자로에 고속로 개념을 도입한 원자로인데, 미국 빌게이츠나 불란서 쪽에서 많이 관심을 두는 디자인임.
장점으로는 단순한 원자로 디자인, 높은 안전성, 극도로 높은 연료 연소율과 이에 따른 극도로 적은 폐기물, 풍부한 연료(U238이나 토륨 등 이용가능)라고 함.
핵반응 제어에는 제어봉 및 감속재가 필요없고, 온도가 높아지면 연료에 열팽창이 일어나 자연스럽게 핵반응이 줄어드는 단순한 물리 법칙에 의존할 뿐이라고. 한편 원자로 디자인을 보면 용기 내부에 블랭킷 혹은 중성자 반사체를 둘러서 중성자 사용 효율을 높히고, 증식로로 기능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편임.
핵연료로는 FLiBe(LiF-BeF2)나 Chloride 용융염에 핵연료를 녹인 연료를 사용하는데, FLiBe의 경우 다소 부식성은 있지만 소듐로와 같은 액체금속로의 단점에 비하면 큰 문제는 아니고 현재 알려진 소재들의 선택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함. 또한 핵연료 물질이 용융염에 녹아 뒤섞여 있다는 것은 낮은 핵확산 우려의 장점을 가지게 함.
높은 안전성 이외에 MSFR의 무엇보다 큰 장점은 핵확산 우려 없이 사용후핵연료의 간단한 재사용이 가능하다는 것임. 앞서 말했듯 핵연료가 용융염과 섞여 있어서(Eutectic mixture) 가동중인 원자로에서 따로 우라늄이나 플루토늄 따위를 추출해내기 어려움.
이는 즉 사용후핵연료에서 핵연료 피복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잘게 잘라서 용융염에 녹인 것을 바로 원자로에 연료로 공급할 수 있다는 것임. 역시 재사용 과정에서도 핵연료 물질을 따로 추출하는 과정이 없어서 핵확산 우려가 낮음.
MSFR은 크기 조절도 쉬워서 Brayton cycle 등과 결합하면 1~10MWe 정도의 소형모듈화원전(SMR)부터 수천MWe 수준의 대형 원자로까지 다양한 응용이 가능한 것도 소소한 장점. 이를 살려 우주 및 오지용 원자로나 군용, 선박용 원자로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안되고 있음.
MSFR의 단점으로는 단순 용융염 원자로를 제외하고는 아직 실제 제작된 사례가 없다는 점이 가장 큼. 공학적으로는 핵연료와 용융염의 혼합물의 열적 특성에 대해 아직 모르는 것이 많다는 것이 큰데,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핵연료를 작은 나노입자로 만들어서 용융염에 녹이는 Nanofluidic 방식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라고 함.
MSFR이 미래 원자력 에너지에 대세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핵융합 발전이 크게 발전하지 않는 한 현재로는 최선의 후보 중 하나라는 것은 변함없다고 생각함. 특히 사용후핵연료를 골칫덩어리가 아닌 오히려 자원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용후핵연료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 한국에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을거라고 봄.
관련 프로젝트로는 미국 테라파워의 MCFR, 프랑스의 SAMOFAR 등이 있고, 2030년대 초반 실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음. 국내에서는 비슷한 원자로 노형에 대한 이론적 연구가 진행되는듯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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