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청 행정지원과가 발송한 문자에 따르면 소집대상은 ‘구청 남직원 전원’이다. 내용은 ‘소방·군·경찰·구청 합동 잔불확인 작업’이다. 오전 6시30분까지 부암동 주민센터로 모일 것을 지시했다.
해당 문자에는 “구청장님 지시사항으로 긴급전파하니 소집대상 직원 전원은 시간엄수하여 응소바랍니다”라는 강조 문구도 첨부돼 있다.
구청에 따르면 인왕산 화재가 발생한 첫째 날에는 성별을 구분하지 않고 전 직원이 비상 소집됐다고 한다. 첫째 날 비상소집은 일몰 시각 무렵 화재 진압 중단과 함께 해제됐다. 이날 서울 종로구의 일몰 시각은 오후 6시56분이었다.
구청은 이날 밤 10시쯤 소방 등 관계기관과 함께 상황판단회의를 진행했는데, 이 회의에서 다음 날 아침 잔불 진화 작업에 남직원들만 투입하자는 결론이 나왔다고 한다. 전 직원이 하루 종일 화재 진압에 동원됐는데, 다음 날 아침 일찍 남직원들만 또 나오라고 하니 남직원들 사이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구청 관계자는 “불이 언제 재발화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잔불 작업을 해야 하는데 인왕산은 산세가 험하고, 잔불 진화를 위해 20㎏이 넘는 물 펌프도 지고 올라가야 하는 상황이었다”면서 “다시 교육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해 경험이 있는 남직원들 위주로 진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대전시청이 직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블라인드 캡처 앞서 대전시에서도 남직원들만 동원하면서 ‘여직원은 귀가하라’는 문자 공지를 해 성차별 논란이 있었다.
지난 2일 대전 서구 산직동에서 발생한 산불과 관련해 대전시청은 전 직원에게 ‘산불 긴급 비상소집’ 발령을 알리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하지만 이날 오후 6시 2차로 발송된 문자메시지에서는 “산불 현장에 비상 대기 중인 여직원 및 집결 중인 여직원은 귀가해 주시기 바란다”고 공지됐다. 또 다음 날 산불 관련 비상근무에 대해서는 “본청의 남자 직원 동편 주차장 06시까지 버스에 탑승 바람”이라고 공지됐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서는 성차별 논란이 제기됐다. “남녀를 가리지 않고 누구든지 산불을 꺼야 하는 상황 아닌가” “남자가 여자보다 호흡기가 더 튼튼한가” 등의 반응이 나왔다.
공지 문안을 작성한 대전시청 산림녹지과는 “산불 현장은 굉장히 험하고 야간까지 작업이 진행되면서 아무래도 체력적으로 젊은 남성 직원이 더 유리할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두 번째 메시지는 산을 실제로 오르내리는 필수인력만 남고, 직접적으로 관계되지 않는 일을 하는 일부 여직원은 철수하라는 취지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논란이 계속되자 “한편으로는 경솔했다. 사려 깊지 못한 지시였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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