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렌 버핏 :
우리가 주식을 투자할 때는 다음의 네 가지 원칙을 고수합니다.
① 우리가 이해할 수 있고
② 장기 전망이 밝으며
③ 정직하고 유능한 사람들이 경영하고
④ 가격이 매우 매력적인 기업을 고릅니다.
< 버크셔 1977년 연차보고서 중에서>
기업에 투자하려면 먼저 그 기업에 대해 알고 이해하는 게 첫째 목표다.
사업을 이해하지 못하면 투자 근거가 성립되지 못한다.
피터린치는 자신이 이해하지도 못할 복잡한 과학기술 사업을 무시하고, 대신 쉽게 알 수 있는 던킨도너츠로 10배 이상의 수익을 냈다고 한다.
코카콜라나 스타벅스, 맥도날드 등 일상생활에 녹아드는 보편적인 기업일 수록 불확실성 감소로 투자하기 쉬워진다.
이제 본문으로 들어가서,
기업을 아는 방법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오늘은 그 중 하나인 기업의 '연차 보고서(Annual Report)'에 대해 살펴보겠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주주가 CEO에게 "뭐하는 회사인가요?" 라고 물어보면 CEO가 주주에게 건네줄 보고서다.
관광지를 가면 받는 지도,안내서 같은 걸로 보면 된다.
그 전에 먼저 'SEC'을 간단히 소개하겠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U.S. 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 - 통칭 'SEC'이며 미국 증시를 감시 감독하는 기관이다.
기업들은 이 SEC에 직접 기업 보고서를 제출하는데 일반인도 SEC 홈페이지에서 쉽게 이 보고서들을 살펴볼 수 있다.
구글에 sec을 치면 바로 검색된다.
오늘은 애플의 연차 보고서를 통해 보고서 양식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져있는지 살펴보겠다.
애플이야 보편적으로 잘 알려진 회사니 보고서를 살펴보는데 조금 더 원만할 것이다.
보고서 자체가 글자 수가 상당하니 내가 표시한 박스나 밑줄만 보고 따라오자.
(국장은 잘모르지만 개별 회사 홈페이지에서 찾으면 나올 것이다.)
메인화면 모습이다.
알아보고 싶은 기업의 티커를 검색하자. 애플이면 AAPL, 마이크로소프트는 MSFT이다.
검색하면 이런 화면이 뜨는데 주황색 박스를 보면 10-K(연차 보고서)와 10-Q(분기 보고서)가 있다.
조금이라도 장기간의 보고서가 분석에 용이하기 때문에 10-K를 확인하자.
드디어 연차 보고서에 입성했다. 이게 첫 화면이다.
보고서가 영어인 관계로 편의성을 위해 크롬 번역기를 사용했다.
번역기이므로 글이 백퍼센트 매끄럽지는 않을 수 있다.
붉은 박스를 보면 22년 9월 24일 보고서임을 알 수 있다.
가장 최신 연차 보고서다.
조금 아래로 내려보면 목차가 나온다. 주황색 박스에 있는 5개 항목을 하나씩 살펴보겠다.
① 사업
② 위험 요소
③ 미해결 문제
④ 자사주 매입
⑤ 재무제표
① 사업
주주가 CEO에게 무슨 회사인지, 무엇을 파는지 물어보면 대답해줄 가장 기본적인 내용이다.
익숙한 제품군들이 보인다.
단순히 아이폰, 맥을 넘어서 그 외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 수 있다.
블라블라 가면 갈수록 말도 많아진다.
애플이 경쟁력을 유지하려면 가격 , 제품 및 서비스 , 성능 , 신뢰성 , 디자인 , 마케팅 , 유통 능력 등을 잘 관리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대개 이런 이야기는 어느 기업의 보고서를 보든 보수적으로 쓰이는게 특징이므로 리스크가 있다면 확실하게 명시해둔다.
제품은 주로 아시아에서 생산된다. 중국이 아시아니 당연하다.
애플은 주로 1분기(1월~3월)가 매출액이 제일 높다.
크리스마스나 연말 이후이니 그렇다.
② 위험 요소
인플레이션, 시장 변동 등의 거시적 요인이 기업에 영향을 미치긴 하겠지만
거시 경제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부분이고 아무리 시장이 안좋아도 훌륭한 기업의 주가는 장기적으로 오르게 되어있다.
애플이 분명 코로나때문에 중국 공장에서 차질이 빚어진 적도 있었지만 코로나덕분에 매출이 급상승했다.
그러니 이런 부분은 형식적인 부분이라 생각하고 알잘딱 넘어가자.
주로 아시아에서 제품조립을 하니 변수를 주의하라.
달러 강세는 회사 제품의 수요를 감소시켜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이런 점도 알아두면 좋다.
③ 미해결 문제
에픽게임즈와 진행중인 소송 내용도 담고 있다.
소송 문제도 거액의 비용을 동반하니 무시할 요소는 아니다.
④ 자사주 매입
자사주 매입은 정말 중요한 요소다.
'시총 = 주가 X 유통주식수'
공식에 의거하여 만약 시총이 그대로일지라도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주식수를 줄여버리면 (장기적으로) 주가가 상승한다!
(다른 말로 주주의 지분이 확대된다!)
자사주매입 몰빵 기업의 대표적인 예시가 애플이고 팀쿡 아저씨가 사랑스런 주주들에게 아낌없이 주려는 태도가 엿보인다.
9월 24일까지 3개월 동안 매입한 주식수와 평단을 확인할 수 있다.
평단이 최소 145불에서 최대 168불이다.
이때까지 총 3,443억 달러가 활용되었다고 한다.
애플 차트인데 붉은 원이 현재이고 주황색 원이 자사주 매입을 한 부분이다.
참고로 마소, 구글, 아마존 자사주매입도 비교해봤는데 마소도 괜찮지만 세 기업 전체적으로 애플만큼 거대하고 활발한 환원이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
위 이미지는 아마존 보고서인데 최근 활동이 아예 없어서 그런지 보고서 자체가 휑하다.
이건 그냥 지난 5년간 슨피 지수 대비 애플의 주가 실적을 비교한 내용이다.
박스의 내용은 2017년 9월에 슨피, 애플에 각각 100달러 씩 투자했을 경우,
22년에 슨피는 156달러 , 애플은 411달러의 수익을 얻었다고 할 수 있다.
⑤ 재무제표
마지막 파트인 운영결과 및 재무제표이다.
아이폰, 맥, 서비스의 순매출 증가덕분에 전년 대비 8% 순매출 증가
달러 강세로 인한 부정적 영향
22년 한해 902억 달러의 보통주 재매입(자사주 매입)이 이루어졌다.
아이폰이 순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20년 매출과 비교해도 비약적인 상승이다.
광고, 클라우드, 결제 서비스 등을 포함한 서비스 매출액도 꽤나 상당하다.
아메리카가 순매출 1순위로 약 43%를 차지한다.
그리고 순매출 약 18%가 중국에서 나오니 무시하기 어려운 현실은 여전하다.
재밌는 점은 달러 강세로 유럽과 일본에서 매출에 악영향을 미쳤지만
중국의 위안화가 달러보다 더 강세여서 중국 순매출이 증가했다.
'마진 = 매출 - 원가 등의 비용'
즉 판매행위 후에 회사의 손에 남는 진짜 돈이다.
서비스 마진 규모가 제품판매 마진의 절반으로 생각보다 어마어마하다.
게다가 서비스의 마진율을 보면 71.7%로 제품 마진율보다 훨씬 높다.
이는 당연한게 자본이 많이 들어가는 제조산업보다 비용이 적게 들 수 밖에 없다.
소프트웨어나 컨설팅 회사가 적은 비용으로 마진률이 높은 반면,
항공, 운송, 소매 회사는 비용이 커 마진률이 낮은 것과 같은 이치다.
마진율이 71%라 하면, 회사가 1달러의 매출을 얻었을 때 29센트의 비용을 치르고 회사 손에 71센트의 돈이 남았다는 뜻이다.
현금과 현금 비스무리한게 총 1,564억 달러 있다는 이야기다.
빚은 총 1,118억 달러가 있으며 1년 만기 빚이 111억 달러가 있다.
어음은 쉽게 말해서 특정 만기일까지 꼭 갚겠다고 약속한 외상값이다.
내가 돈을 받아야 한다면 '받을 어음'
내가 돈을 갚아야 한다면 '지급 어음'
애플처럼 현금이 충분하면 극단적인 예시로 기업이 한동안 정전상태가 되더라도 복구가 될 때까지 그동안 재력으로 버티는게 가능해진다.
유동성은 기업의 '산소'와 같은 존재다.
이제 진짜 마지막인 재무제표다.
이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손익계산서 , 재무상태표 , 현금흐름표다.
재무제표도 중요하긴 하지만 좀 복잡해서 아예 따로 공부하는게 더 효율적이니 간단하게만 보자.
더 이상 지친다면 여기서 끝마쳐도 좋다. 충분히 공부가 됐을 것이다!
손익계산서부터 보자.
붉은 박스의 영업이익이 2년만에 두배 가까이 띈 걸 볼 수 있다.
최소한 회사가 돈을 벌고있는지, 적자인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주당순이익(이하 EPS)은 1달러 당 얼마의 순이익을 벌었는지 알려주는 지표다.
EPS 6.11달러면 애플이 1달러로 6.11달러의 순이익을 남겼다는 이야기다.
이것 역시 2년만에 두배 가까이 성장했다.
SEC에서 10년 전 보고서까지도 제공하니 10년 전 EPS와 비교해서 현재까지의 성장률을 계산하면 더 훌륭한 분석이다.
재무상태표이다.
'총 자산 = 부채 + 자본'
위의 총 부채와 자본총계를 더하면 총 자산이 나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부채는 말 그대로 빚, 자본은 순수 회사 돈이며 주주들의 돈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총 자산에서 부채가 많으면 많을수록 건전하지 못한 재무이다.
다른말로 총 자산에서 부채가 포함된 비율이 부채비율이고 높으면 좋지 않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애플의 부채비율은 302,083 / 352,755 * 100 = 85%
무려 85%인데 일반적인 기업이라면 결코 좋지 못한 부채비율이다.
그러나 애플이기에 채권 등의 상환능력이 충분해 신용등급이 최상급이므로 이렇게 높은 부채를 굴리는게 가능하다.
그래서 부채비율을 확인할 때 이러한 변수를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현금흐름표는 실제 현금이 오가는 현황을 알 수 있다.
추세를 좀 더 장기적으로 보는게 맞지만 위 보고서는 표본이 2년 뿐이니 감수하고 보자.
필요하면 SEC에서 10년 전 자료까지도 제공하니 참고하면 되겠다.
우선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말그대로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현금의 추세를 볼 수 있다. 증가하면 좋다.
투자활동 현금흐름은 공장, 장비 등의 투자에 쓰인 현금흐름이다. 왕성해야 하니 감소하면 좋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자사주 매입, 배당 등의 현금흐름이다. 이 역시 감소하면 좋다.
다만, 위 세 가지 현금흐름의 증가, 감소가 좋다는 이야기는 정말 기본적인 이야기만 하는 입장으로서 말하는 거다.
기업의 특징, 성장기나 쇠퇴기 등에 따라 달리보아야 할 수 있으니 주의.
조금 더 아래로 내려가면 정말 구체적인 재무 분석 이야기가 나오지만 어려워서 더 이상 설명할 능력이 없으니 패스하겠다.
보고서 끝부분인데 별거 없다.
팀쿡 아저씨의 본명 Timothy D. Cook의 서명을 끝으로 마무리된다.
글 마무리 :
연차 보고서가 작성되는 날은 기업마다 다르다.
애플의 연차 보고서가 9월 마지막 토요일이 기점이니 올해는 9월 30일에나 최신 보고서가 나올 것이다.
연차보고서 외에도 회사의 제품을 직접 경험하는것이 회사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이해할 수 있는 요소 중 하나다.
새삼 다들 알겠지만 정량적인 보고서의 숫자 외에도 정성적인 브랜드 가치, 평판 등이 회사의 큰 일부분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애플이나 스타벅스를 언급한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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