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에만 7000~8000개의 인디 게임이 출시되고 20만개가 넘는 게임이 환불되는 무자비한 이계복마전 '스팀'
32000개의 인디 게임에서 10개 이상의 리뷰를 받은 게임은 18000개에 불과한 냉혹한 디지털 정글이다
스팀은 지금까지도 수많은 인디 게임이 경쟁하는 똥겜들의 요람이자 성공한 인디 게임들의 발상지로 여겨지고 있다
똥겜과 안일한 개발자들의 성지 스팀
그렇다면 어느 장르에서 가장 똥겜이 많이 나왔을까?
덱빌딩? 로그라이크?
슬레이어 더 스파이어의 성공으로 급격하게 불어난 덱빌딩 장르는 어떨까?
사실 덱빌딩 장르는 특유의 마이너함과 슬더스라는 엄청난 걸작의 존재 때문에 대충 만들어서는 선택받을 수 없다
마치 성심당으로 인해 대전에서 빵의 품질이 전반적으로 올라갔듯 슬더스가 덱빌딩의 품질을 끌어 올리고 있다
슬더스 철새들에 의해 덱빌딩 로그라이크 게임들은 플레이어를 유혹할 수 있는 최소한의 퀄리티는 가지고 있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최근 유행을 선도하고 있는 뱀서라이크는 어떨까?
안일한 자가복제와 발전 없이 정체된 시스템, 극도로 낮은 개발 난이도까지...
어쩌면 똥겜의 왕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쥘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문제는 뱀서라이크가 로그라이트의 아류에 불과하며 그 역사가 극도로 짧다는데 있다
뱀서라이크는 근본적으로 로그라이트와 거의 동일한 시스템을 가졌기에 새로움을 주지도 못한다
당장 브로테이토와 리스크 오브 레인을 비교하면 상당한 유사성을 찾을 수 있을 정도이다
로그라이트의 한 파생에서 벗어날 길이 요원하고 사실 장르 취급도 받지 못하는 수준이니
그 유행은 한순간의 짧은 유행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다 똥겜의 왕이라 불리기에는 한철 장사인 것이다
그렇다면 진정한 똥겜의 왕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한 번 스팀 통계를 확인해보자
스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장르를 차트로 나타냈다(AAA급 타이틀은 제외)
사실 스팀의 장르는 수십 개의 장르가 복합적으로 등록되기 때문에 딱 이거다! 하고 콕집어 얘기하기에는 곤란한 면이 있다
일단 상위권을 보면 RPG, 시뮬레이션, 어드벤처, 총겜, 빌더, 오픈월드, 크래프팅 등이 자리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앞서 말했다시피 스팀은 하나의 게임이 여러개의 장르를 점유한다
가령 데아빌을 생각해보자 데아빌은 디펜스 게임이다 동시에 생존, 빌더, 전략, RTS, 시뮬레이션 게임이기도 하다
한편 림월드는 콜로니 심 게임이지만 동시에 기지 건설, 생존, 전략, 시뮬레이션, 도시 건설, 오픈월드 게임이기도 하다
실제로 시뮬레이션은 매우 인기 있는 태그로 유로트럭 시뮬레이터부터 림월드까지 폭넓게 쓰이는 장르 태그이기 때문에 아무런 변별력을 가지지 못한다
따라서 이 통계는 우리에게 큰 의미를 주지 못한다
다른 통계를 확인해보자
파란색 막대는 해당 장르에서 출시된 게임의 숫자이다
한편 붉은색 선은 해당 장르의 게임이 출시했을때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을 의미한다
이게 무엇을 의미할까?
우선 스팀에서 가장 인기 있는 태그는 '야스'이다
그 다음으로 인기 있는 태그를 보자 비주얼 노벨, 그러니까 미연시가 그 다음으로 많이 출시됐다
총겜, VR, 2D 플랫포머, 3D 플랫포머도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생각해야 하는 부분은 이 파란색 막대는 '개발자'에게 인기 있는 장르라는 점이다
다시 그래프로 돌아가서 붉은색 선을 보자
붉은색 선은 해당 게임이 출시했을때 얻은 수익의 중앙값이다 감소할수록 해당 장르의 게임은 잘 안 팔린다는 소리가 된다
그렇다면 이게 무슨 의미를 가질까?
덱빌딩 로그라이크 게임은 개발자들에게 인기가 없다 출시되는 게임도 별로 없고, 도전하려고 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해당 팬층의 충성도는 어마어마한 수준이라 인디 게임에서는 압도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해당 통계가 작성될 당시 3년 동안 출시된 덱빌딩 로그라이크 게임은 단 99개에 불과했다
반면 각각의 게임들은 다른 장르보다 최소 4배의 매출을 기대할 수 있었다
덱빌딩은 개발자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고 개발하지 않으려 했지만 게이머들은 매우 좋아했다
한편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은 흥미롭게도 즐길 만큼 적당한 수의 게임이 출시되었고 매출도 괜찮게 잘 나오는 편이다
또한 비주얼 노벨 장르는 어마어마하게 많이 쏟아져 나오지만 수익이 중간에 자리하고 있다
그건 출시되는 숫자도 어마어마 하지만(스팀에서 두 번째로 많이 출시됨) 꾸준히 사주는 사람도 있다는 걸 의미한다
그렇다면 가장 인기 없는 장르는 무엇일까?
배틀로열이다
배틀로열은 만드는 사람도 별로 없고, 사는 사람은 아예 없다
사실 배틀로열이 망할 이유는 차고 넘친다 PVP 위주, 대규모의 플레이어가 필요함, 핵 관리, 서버 관리 어려움, 게임 접근성이 떨어짐 등등
심지어 배틀로열 장르의 팬은 자신의 게임에 대한 충성도가 높고 AAA급 타이틀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다른 게임을 시도하려 하지 않았다
아래에서 또 한 번 언급 하겠지만 배틀로열은 인디 게임 개발자의 자살 버튼이나 다름 없다
지금 시점에서 배틀로열 게임을 개발하는 회사가 있다면 그냥 병신이니까 거르도록 하자
한편 위 차트는 흥미롭게도 개발자와 소비자간의 엄청난 괴리감을 보여준다
개발자는 2D, 3D 플랫포머 게임이나 VR, FPS, 슛뎀업, 타워 디펜스 게임을 만들고 싶어한다
반면 소비자는 그런 장르의 게임을 전혀 원하지 않으며 덱빌딩, 4X, 경영 게임을 좋아 했다
솔직히 생각해보자
2D 플랫포머 게임은 지난 시간 동안 장르 자체가 인기가 있었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가령 플랫포머 장르에서 가장 흥행한 게임은 셀레스트로 지금까지 50만장의 판매량을 올렸다
가장 성공한 게임이다 중앙값이 아니다
해당 장르는 닌텐도가 다 씹어 먹는 구조이고 콘솔 위주로 돌아간다
닌텐도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스팀도 이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았다
스팀 이용자는 스팀까지 들어와서 2D 플랫포머를 구매하고 싶어하지 않았다
반면 4X나 경영 전략 게임은 과거에도 인기가 많았고 여전히 인기가 많았다
문명3나 심시티 러시아워를 하던 사람들은 여전히 역설사나 시티즈 스카이라인 게임을 좋아 했다
이는 플레이어의 취향이 아주 오래 유지되며 위 차트가 쉽사리 변하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실제로도 20년 이내의 시간 동안 위 차트에서 새롭게 추가된 장르는 단 두가지였다
하나는 덱빌딩 로그라이크이며 다른 하나는 오픈월드 크래프팅 게임이다
헉 그렇다면 별로 팔리지도 않고 개발자도 없는 배틀로열이 똥겜의 왕인가요?
결론을 내는데 너무 서두르지 말자
다음 차트가 있다
인디 게임의 냉혹한 적자생존의 정글은 하나의 법칙을 품고 있다
승자독식, 1%가 모든 걸 가져간다
가장 대표적인 예시가 끝에 있는 배틀로열이다
일단 그래프를 보자
저학력 인붕이인 우리들에게는 너무 해석하기 어려운 그래프다
그래서 여기 해석하는 법을 알려주겠다
이제 그래프를 해석할 수 있을까?
물론 아직도 그래프를 보는 게 어려운 인붕이가 있을 수 있다
너무 낙담하지 말자 나도 잘 모르겠으니까
이제 읽는 법을 알았으니 다시 그래프로 돌아오자
우선 가장 흥미로운 형태를 보이는 배틀로열부터 확인해보자
배틀로열은 상위 1%가 상당히 높은 자리에 위치해 있다
반면 중앙값은 바닥에 깔려 잘 보이지도 않는다 심지어 상위 25%조차 바닥에 자리하고 있다
배틀로열 장르가 철저한 승자독식 위주의 시장으로 굴러간다는 걸 의미한다
반면 덱빌딩 로그라이크를 보자
최상위권 1%와 하위권의 편차가 그리 크지 않다 또한 상위 1%와 25%의 간극이 다른 게임에 비해 간극도 작았다
이는 비주얼 노벨, 4X, 로컬 협동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난다
해당 장르의 게임들이 승자독식 형태가 아니며 한 게임을 구매한 소비자는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도 시도하고 싶어함을 의미한다
슬더스를 좋아한 사람들은 슬더스만 하지 않는다 와일드 프로스트도 해보고 핸드 오브 페이트나 다이시 던전도 함께 즐겼다
위에서 언급한 장르의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은 장르 자체에 높은 충성도를 보였으며, 해당 장르의 모든 게임을 구매하고 싶어 하는 경향을 보였다
해당 장르에서 판매된 상위 1%의 게임들이 올린 수익을 나타낸 그래프이다
오픈 월드 서바이벌 크래프트는 상위 1%가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당장 발헤임이 출시 이후 단 1년만의 1,00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는 AAA급 타이틀에 준하는 판매량이다
물론 타이틀간의 가격 차이가 심해서 바로 비교하는 건 어렵지만 소규모 인디 게임 개발팀의 게임으로서는 상당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
반면 플랫포머, 퍼즐, 비주얼 노벨, 슛뎀업 등의 게임은 해당 장르에서 가장 성공해도 수익을 올리지 못했다
특히 플랫포머 게임은 개발자들은 좋아하지만 게이머들은 전부 싫어하고, 심지어 잘 팔리지도 않는 셈이다
당신은 인디 게임 개발자다
팀을 꾸렸거나 편의점에서 레드불을 사왔고, 유니티 엔진도 비자 카드로 긁었다
이제 게임 개발을 시작할 시간이다 우선 아이스 브레이킹부터 시작하자
어떤 장르의 게임을 개발해야 할까? 트위터에서 광고를 해야 할까? 그래픽은 어떻게 만들지?
많은 고민이 스쳐 지나가겠지만 마케팅적으로 볼때 어떤 아트 스타일로 어떤 장르의 게임을 개발할지 결정했다면
이미 마케팅의 90%는 끝났고, 그 게임의 기대 수익은 정해져 있다고 봐야 한다
일단 팀원들과 회의를 시작해서 장르를 하나씩 생각해보자
역시 인디 게임 하면 플랫포머지! 셀레스트나 레인 월드 같은 성공한 게임들도 있잖아?
아니면 참신하게 VR 게임을 만드는건 어떨까? 완전히 블루 오션일 것 같은데
게임 하면 FPS 게임이지! 게이머들이 총질하는 것보다 좋아하는 게 또 뭐가 있겠어?
하지 마라
당신이 정말 초월적인 실력을 가진 최고의 게임 개발자라서 정말 개지려주는 플랫포머 게임을 만들었다고 해도 기대할 수 있는 판매량은 50만장을 넘기지 못한다
사람들은 당신의 게임에 아무런 관심도 주지 않고, 얼굴에 가져다대면 완전히 질색 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인디 게임을 개발해야 할까?
비주얼 노벨이나 덱빌딩 로그라이크를 만들어라
비주얼 노벨은 입이 떡 벌어질 정도의 수익은 올리기 어려울지언정 개발 난이도가 낮고 해당 장르의 소비자는 같은 장르의 다른 게임도 구매할 확률이 높기 때문에 괜찮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덱빌딩 로그라이크는 완전히 블루오션이며 게이머들이 지갑을 여는데 관용적이다
또한 수요에 비해 공급이 심각할 정도로 적기 때문에 해당 장르로 출시됐다면 주목도도 높았다
스팀 이용자들은 문명과 같은 4X 게임, 팀버본과 같은 빌더 게임, 발헤임과 같은 생존 크래프팅 게임, 슬더스 같은 로그라이크 덱빌딩 게임을 좋아했다
인디 게임 개발자들이 사랑해 마지 않는 플랫포머나 슛뎀업, 디펜스 장르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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