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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 후기앱에서 작성

성적표보여줘갤로그로 이동합니다. 2024.02.07 16: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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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환학생에 대한 기억이 사라지기 전에 미리 후기글을 쓰려고 한다. 걍 생각나는 대로 두서 없이 적어서 재미는 없을 듯
교환학생 생활이 끝났다. 애미 씨발...

아직 귀국하려면 며칠 더 있어야 하긴 하지만 일단 모든 수업의 기말고사를 봤고 이제 성적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면 된다.
곧 있으면 구청에 가서 퇴거 신청도 하고 공항까지 못 들고 가는 짐도 택배로 부치고 마지막으로 일본에서 사귄 동아리 친구들이랑 놀고 등등 하고 나면 이제 정들었던 삿포로를 떠나서 오사카, 다카마쓰, 도쿄를 조금 여행하다가 집으로 돌아간다.

‘교환학생’이라는 제도를 처음 들었던 건 고등학교 영어 시간이었다. 영어 선생님께서 자기가 대학생 때 미국으로 교환학생을 갔다오신 이야기를 해줬는데, 그때 처음 교환학생이라는게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때 영어 선생님께서 굳은 의지로 꼭 교환학생은 대학생활 동안 무조건 해보라는 말이 기억에 남았다.

그리고 대학에 입학하고 코로나가 찾아오고, 가고 싶었던 일본 여행도 못가고 한국에만 있을 때
불현 듯 ‘교환학생으로 학생 비자를 받으면 일본에 들어갈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할게 되었다.
그게 아마 2022년 중순 즈음인데 뭐 사실 그땐 이미 코로나가 슬슬 풀리면서 일본 여행이 풀리던 시기였고, 2022년 10월엔 PCR 검사까지 받아가면서 일본여행도 2박 3일로 잠시 다녀오기까지 했으니 그건 기우긴 했다만... JLPT N1도 이미 신청했고 교환학생도 안 되면 말고 ㅋㅋ 하는 마음으로 알아보기 시작했다.

2022년 12월에 JLPT N1을 보고 다년간의 버튜버 시청을 통한 달고 닦은 일본어 실력으로 무난히 합격하고, 슬슬 진짜로 교환학생을 지원해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원래 4년 안에 졸업하는 것이 목표...긴 했으나 생각보다 대학을 빨리 졸업한다는게 그렇게 큰 이점이 없다는 걸 깨닫고 그냥 교환학생 다녀오면서 쉬기로 생각했었다. 어차피 학점도 많이 들었었고...

처음에는 도쿄대를 지원했었다. N1을 봤던 것도 도쿄대는 N1이 필수여서였다. 어차피 서울대 공대에서 일본 교환학생을 지원하는 인간은 아무도 없었고 모든 자격조건을 맞춘 나는 무난히 합격했다.
그렇게 무난하게 도쿄대에 갈 수 있을 줄 알았으나... 생각지도 못한 복병이 있었다.
도쿄대의 경우, 교환학생이더라도 꼭 어느 연구실에 소속되어서 인턴을 해야 하는 규정이 있었다. 즉, 내가 직접 교수님들에게 연락해서 자리를 구해내야 한다는 점이었다.
여기에는 크게 두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첫 번째로, 도쿄대 공대에는 컴퓨터공학부가 없다. 정확히는 자연대에 존재한다. (왜인지는 모르겠다.)
그러다 보니 그나마 전기과에서 컴퓨터 비스무리한 연구를 하는 연구실에 마구잡이로 메일을 넣었고, 하나같이 다 씹혔다.
아무래도 어필이 안 된 점도 있겠으나... 두 번째이자 가장 큰 문제는 사실 지원하던 2-3월이 일본 신입학 직전 기간이라 교수들이 가장 바쁜 시기여서인 점도 있는 것 같았다.

한 3주?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메일만 한 20장을 보냈지만 웬만하면 다 씹혔고 한 3명 정도에게 자리가 없다는 연락이 왔었다.

결국 기한이 지나버려서 도쿄대는 날라갔고, 그냥 포기하려던 찰나에 서울대 사무실에서 추가 모집 공고를 보내줬다.
홋카이도 대학이 다행히도 추가 모집 자리가 남아있어서 (도쿄대도 자리가 남는데 홋카이도는 당연히 남는 것 같았다) 홋카이도 대학에 지원을 했고 여긴 뭐 인턴하고 그런 귀찮은 과정이 없어서 무난하게 붙었다.

지도교수 싸인을 받느라 3번 정도 왕복한거 빼면 그래도 무난하게 서류를 제출했고 (뭔가 크고 작은 서류들이 엄청 많았다)
결국 9월 초 즈음에 비자를 받았고, 9월 말에 일본으로 출국했다.
일본으로 갈 때 그때가 추석 연휴 즈음이었어서 가족들이랑 다 같이 갔다. 첫날은 가족들이랑 같이 숙소에서 잤고, 그 다음날 기숙사에 입주를 했다.

한국에서 처음에 지원할 때 뭐 기숙사 입주 희망 지원서?도 작성했는데, 그때 그냥 가장 좋아보이는 기숙사만 선택받고 지원했고, 다행히 그 중에 하나에 들어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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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는 1인 1실이었고 이게 정말 내 일본 생활 만족도를 매우매우 크게 올려준거 같았다. 룸메 있었으면 불편해서 죽었을 듯??

집세는 한달 2.2만엔이었고 난방비로 한 1만엔 정도 나왔다. 1월엔 좀 난방을 많이 틀어서 1.8만엔까지 나왔다 ㅋㅋ
기름 보일러로 틀었는데 얘가 문제가 온도 조절이 제대로 안 돼서 틀면 존나 덥고 끄면 존나 추웠다. 그래서 난로 틀고 잠깐씩 창문열고 이지랄을 좀 했더니 난방비가 좀 많이 나온듯 ㅋㅋ

샤워실, 화장실, 세탁기, 주방은 공용이었는데, 샤워실, 화장실은 공용이다 보니 오히려 청소부가 자주 청소를 해주셔서 깨끗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방 안에 딸려 있는 것보다 훨씬 나은 기분이었다.

근데 문제는 기숙사랑 공대 건물이랑 존나 멀다는 점이었다. 난 뭐 셔틀버스라도 있을 줄 알았는데 없더라?? 걸어가는데 정확히 2.5km로 25분 정도 걸렸다.
그래서 다들 자전거를 타고 다녔는데, 나야 어차피 2월에 돌아가는데 여기 삿포로는 11월 초부터 눈이 오는 동네라 그냥 한 달만 쓸 바엔 자전거를 안 샀다.
근데 시발 살걸 좀 후회함 막상 눈 거의 11월 말은 되어야 쌓임 ㅅㅂ
그래도 눈이 안 쌓여있을 땐 걸어갈만 한데 눈 쌓이고 나서는 안 미끄러지려고 다리에 힘 존나 빡 주고 걸어서 다리가 두 배로 힘들었다. 항상 하루 만 보 가볍게 찍은 듯??

외국인 기숙사다 보니 기숙사에 있는 모든 인원이 외국인이었는데, 역시나 중국인이랑 인도인이 제일 많았다.
뭐 처음 입주했을 땐 외국인들이 나한테 말을 좀 걸었는데, 내가 딱히 친해지려는 노력도 안 해서 걍 나중 가선 인사만 좀 하고 거의 대화를 안 했다. 같은 층에 한국인들도 있었는데 얘넨 실존하는지 모르겠다. 진심으로 본 적이 없음
중국인들은 거의 다들 말을 안하거나 지들끼리 중국어로 대화했고, 인도인들이 좀 적극적으로 말을 걸었었다.

근데 문제는 이 새끼들 말을 도저히 못 알아듣겠다는 거였다. 아니 인도 새끼들 영어 발음 왤케 개좆됨?? 진짜 씨발 발음이 너무너무 이상해서 ‘Where are you from?’도 못 알아들었다. 진지하게 미국인 데려와도 못 알아들을 듯.

그리고 인도인들은 문제가 일본어를 더럽게 못했다. 중국인들이랑 가끔 대화할 땐 다 일본어로 대화했는데, 얘네랑 대화할 땐 한 번도 일본어를 써본 적이 없다.
한 번은 얘네가 세탁기에 적힌 글자를 못 읽고 휴대폰 구글 사진 번역으로 보고 있길래 알려준 적도 있었다. 아니 다른 건 몰라도 히라가나로 적힌 오마카세를 모르는데 어떻게 일본에 온거지...??

뭐 그래도 민폐 짓을 하거나 그런 것은 아닌지라 딱히 악감정은 없었다. 가끔 카레도 나눠줬는데 뭐 솔직히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었다.. 그냥 카레 맛...
참고로 얘들은 진짜로 매일 카레만 먹었다. 나 얘네 카레 이외의 음식을 만들어서 먹는 걸 정말 비유적 의미가 아니라 한 번도 못 봤다.
네덜란드인도 있었는데 그래도 얘는 발음이 정상적이어서 영어로 나름 대화를 했다.

기숙사 근처에 큰 마트가 2개 정도 있었고, 바로 옆에 맥도날드도 있어서 식사 걱정은 없었다.
서울대 기숙사처럼 학생식당이 있었으면 좋을 거 같긴 했는데... 뭐 그냥 대충 알아서 때웠다.
밥솥은 없어서 항상 즉석밥 먹긴 했는데 그냥 저냥 먹을만 했다.
뭐 처음에는 최대한 다양한 거 사먹어보려고 노력했는데, 나중 가서는 그냥 해산물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곳이라는 걸 깨닫고 거의 3끼에 한 번은 회를 사서 먹었다.

뭐 카레니 소고기(존나 쌌다 ㄹㅇ)니 파스타니 찾든 만들어서 먹든 했는데 설거지<- 이새끼가 진짜 존나 귀찮아서 나중 가면 거의 안했다.
그리고 사시미가 일단 존나게 쌌다. 마트 끝나는 시간대에 가면 반값 떨이 세일로 한 700엔? 정도에 회 한 판을 사서 먹을 수 있었다.
특히 좋았던게 키리오토시라고 막 썬 회? 같은걸 마트에서 팔았는데 이게 진짜 말도 안되게 양이 많은데 1000엔밖에 안해서 존나 자주 사먹었다. 회를 항상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곳은 진짜 천국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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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제일 좋아했던 건 저 400엔? 500엔? 짜리 스프카레였다. 식당에서 파는 스프카레에 비하면 재료가 부실하긴 한데, 어차피 난 야채도 별로 안 좋아하는 초딩 입맛이라 저게 가장 마음에 들었다. 근데 한 일주일만에 사라지더라 ㅅㅂ
집이랑 학교 밖에 나가서도 많이 먹었는데 최대한 식도락을 하려고 노력했었다. 최대한 많이 다양하게 쳐먹으려고 노력했다.
먼저 라멘은 삿포로는 미소라멘 그중에서도 미소 콘버터 라멘이 유명하다. 근데 사실 콘버터는 별로 안 좋아해서… 그냥 미소라멘 많이 찾아서 먹었다. 애초에 미소라멘이 대부분이기도 하고.
특히 기숙사 근처에 있는 츠케멘 집이 진짜 내 인생에서 먹은 라멘 중 가장 맛있었다. 애초에 라멘집이 엄청 많아서 (우리나라 국밥집 수준) 다양하게 먹었다. 아래는 내가 맛있게 먹었던 라멘 집들이다.

https://maps.app.goo .gl/novaBpm7ZbACwggc9
https://maps.app.goo .gl/LDTSW81rDpqgSwAJ7

그리고 카레나 스프 카레도 좀 먹었다. 근데 스프 카레는 솔직히 1500엔 이상 갈 정도로 좀 비싸고… 그리고 일단 야채<-- 이새끼가 좀 많이 들어가서 별로 안 좋아했다. 많이 찾아먹지는 않았고 그냥 카레를 더 많이 찾아서 먹었다. 아래는 맛있게 먹었던 카레집이다.

https://maps.app.goo .gl/3nazp7dgzTEXsCyo9

스시도 많이 먹었는데, 싼 데 가서도 먹었고 비싼 데 가서도 먹었다. 어차피 혼자 다니다 보니 오마카세 예약이 쉬워서 나름 자주 갔다. 아예 예약 안하고 그냥 무대뽀로 들어가도 자리가 남아서 받아주는 식당들도 꽤 됐다.
싼 스시 먹은 곳들 중에선 밑에 집이 제일 맛있었다. 근데 관광객이 존나 많다보니 대기시간이 길어서 별로 자주 가지는 않았다.

https://maps.app.goo .gl/HiXCJBsarY5Wmy5b8

비싼 스시 먹은 곳들 중에선 밑에 링크에 있는 집이 제일 맛있었다. 보통 스시 오마카세를 가면 연어가 잘 안 나오는데 홋카이도는 항상 연어가 나온다. 진짜 존나 좋고 비싼 연어는 차원이 다르게 맛있으니 혹시 삿포로에 가면 꼭 먹어보길 바란다…
오타루까지도 가서 직접 스시도 먹어봤었는데 흠 그냥 그정돈가…? 싶긴 했다. 뭐 5천엔짜리 코스 먹었어서 기대하는 거도 이상하긴 하다. 애초에 귀찮아서 자주 가지도 않았고.

https://maps.app.goo .gl/Z2qHc9moHF9FKWGZA

정식 집도 많이 갔었는데 맛은 뭐 기가 막히게 맛있고 그런 곳은 없었다. 그냥 가성비 넘치는 집으로는 밑에 링크가 있었다.
여긴 기본 밥양이 800g이다 ㅅㅂ. 처음에 갔을 때 모르고 가서 다 남기고 왔다가 나중에 가서 밥 적게 달라고 말했는데 그거 도 400g이라 꾸역꾸역 먹었다… 참고로 이걸 오오모리로 시키는 인간도 있는게 존나 신기했다.

https://maps.app.goo .gl/WP3QR5Ap2uE7hig37

징기스칸은 아무래도 혼밥하러 가서 먹기엔 좀 그래서 자주 안 먹었다. 혼밥하기 어려운 분위기같은게 아니긴 했는데(애초에 일본에서 혼밥이 안되는 곳은 사실상 없고) 어차피 고기 많이 먹지도 못해서 걍 집에서 소고기나 가끔 구워먹었다.

처음에 9월에 입주하고 나서 일본인 학생 서포터가 붙었었다. 구청에 가서 주소지 등록하는 거랑 은행 가서 계좌 만들어주는 걸 도와줬었다.
한국인 2명이랑 중국인 1명이랑 같이 갔는데 한국인들은 그래도 일본어를 나름 어느정도 했는데 중국인은 진짜 한마디도 못했다. 문제라면 얘는 영어도 못했다. 대체 어떻게 온거지???

그런데 은행에 가서 계좌를 만들려면 이름이 박혀있는 도장이 필요하대서 결국 나는 만들러 가지는 않았다. 뭐 어차피 알바할 생각도 없었고 어차피 1년 이상 사는 외국인이 아니면 송금기능이 있는 통장을 안 만들어준다는 걸 나중에 찾아보니 알게 돼서 결국 안 만들었고 별 상관없었다. (근데 대체 왜 안됨 시발??)

일본 전화번호는 나혼자 가서 BicSim 가서 만들었는데 한달 15GB 1800엔으로 개통했다. 한국에서는 데이터 무제한으로 거의 한달에 100기가씩 썼는데 15기가로 살려니까 약간 빡세긴 했는데, 항상 와이파이 잡으려는 습관 드니까 그래도 데이터를 넘어가지는 않았다.
근데 저가형이라서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가끔 가다가 엥 시발 여기서 왜 통신이 안되지?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아니 멜론 북스 지하는 대체 왜 통신이 안 잡히는 거냐…

참고로 좆본이 내가 알기로 계좌->집주소->전번->계좌 3중 무한 순환이 있는데 다행히 기숙사로 주소를 뚫어놔서 별 문제 없이 진행됐다. 애초에 전기나 수도 계약부터가 존나 귀찮은데 바로바로 다 해결됐고…

뭐 첫 일주일은 사실상 가족들이랑 있었고 첫 일본 생활이라는 기쁨에 순식간에 지나갔다. 관광도 조금 했는데 솔직히 삿포로는 관광할거 없는 병신 동네긴 하다 ㅋㅋ

이제 10월 1일에 개강을 했는데 특별청강생?이라는 제도로 들어가게 돼서 수기로 과목 신청서를 작성해서 제출했다.
얘네 설마 씨발 수강신청도 전부 수기로 하는건가? 싶었지만 다행히 정규 학생들은 온라인으로 하는 거 같았고 우리만 아직 전산 등록이 안 돼서 수기로 하는 것 같았다.

근데 충격적이었던 건 강의실 위치가 시발 게시판에 종이로 붙어있었다는 점이었다. 아니 시발 아무리 찾아도 강의실 위치가 안 적혀있길래 ??? 하면서 일단 공대로 갔는데 게시판에 붙어있을 때의 그 충격은 잊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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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14학점을 수강해야 해서 과목을 7가지 신청했었다.
근데 홋카이도 대학이 특이한게 학기가 총 4학기로 나뉘어져 있었다. 즉 나는 3학기랑 4학기를 다니게 된거 였는데, 8주 동안 수업을 쭈욱 나가고 기말고사 한번만 치는 방식이었다.
근데 또 1학년 교양과목같은 건 3 4학기 한번에 통합해서 진도를 나갔다. 뭐지…??

솔직히 나는 여기서 힘들게 학교를 다니고 싶진 않았고 어차피 학점 인정 받으려는 생각도 없었기 때문에 최대한 서울대에서 들은 과목 위주로 신청했다. 애초에 여기 컴퓨터공학부가 그리 크지도 않아서 과목도 몇개 안 열리기도 해서 원하지 않아도 겹칠 수밖에 없었다.

3학기엔 컴퓨터 시스템, 계산기프로그래밍2(C언어), 정보기하학, 4학기엔 정보수학, 응용수학2, 프로그래밍 이론과 언어 수업을 들었다. 그리고 교양 한 과목으로 과학기술의 역사 수업을 들었다. 독일인 교수가 하는 영강이었다.
시간표를 기가막히게 짜서 3학기는 화금 공강 4학기는 월금 공강이었다. 그러다 보니 4학기 때는 여행도 많이 갔었다.
수업은 다 일본어로 진행되기는 했는데 애초에 버튜버로 일본어 청해는 의도치 않게 매일매일 연습했어서 솔직히 별 문제는 없었다.

한자도 뭐 그렇게 까지 어렵지는 않아서 읽는데는 큰 문제는 없었는데, 문제는 답안을 쓸 때였다.
아니 시발 이게 직접 손으로 써본 경험이 거의 없다 보니 답안을 쓸 때 분명 아는 한자인데 디테일한 부분이 전혀 생각이 안 나는 거였다. 그래서 그냥 히라가나로 적거나 영어로 적은 답안이 좀 됐다…

그리고 용어가 일본어다 보니까 원래 알고 있는 개념인데 처음에는 모를 때가 많았다. 그래도 다행인 건 한국에서 쓰는 한국어 용어 자체는 다 일본에서 온거다보니 아예 막 어색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신기했던 건 가끔 영어 용어를 읽을 때였는데 일본인들의 창의성에 많이 놀랐다. null을 ‘누루’로 읽을 때의 그 충격…

수업의 난이도는 서울대학교에 비하면 정말 쉬웠다. 쉬웠다? 솔직히 진짜 배우는 거 하나도 없는 개좆밥 수업이었다.
일단 모든 수업에 제대로된 과제가 없었다. 이건 근데 내가 어쩌구 실습이나 이런 수업들을 안 들어서(애초에 특별청강생은 수신이 안되긴 했다)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으나, 그냥 진짜로 모든 수업이 로드가 없었다.
내가 들은 7개 과목 모두를 합친 것보다 걍 문병로 자료구조 수업 하나가 더 로드 많은 수준…
수업도 뭔가 실질적인 내용을 배우는게 아니라 진짜 겉핥기 식으로 큰 개념만 배우는 느낌이었다.

예를 들어서 컴퓨터 시스템 수업은 처음에 강의계획서만 봤을 때는 뭔 컴퓨터구조부터 OS까지 다 다룬다길래 진짜 개빡센 수업인줄 알았는데, 그냥 진짜 겉핥기만 배웠다.
컴퓨터의 역사 가지고 2회차를 수업할 땐 정신줄을 놓을 뻔 했다. 뭔 매킨토시에 어떤 프로세서가 들어갔는지를 왜 알아야 하는 거지…???
여긴 모든 학점이 절대평가인지라 60점 밑이면 F다 보니 시험이 엄청 쉽게 나왔다. 뭐 복잡한 계산은 아예 없었고 진짜 개념적인 부분을 묻는 수준?
염헌영 교수님의 시스템프로그래밍의 그 개좆같은 문제들이 스쳐 지나가면서 서울대가 개병신 학교라는걸 깨달아 갔다…

그리고 이건 진짜 내가 기만하려고 이러는게 아니라 정말로 학생들은 공부를 안했다.
응용수학2(서울대로 치면 공수2쯤?) 수업에서 첫시간에 응용수학1 복습 퀴즈를 봤는데, 문제가 정말정말 쉬웠다.
뭐 기껏해야 f - 3f’ + 2f’’ = 0 미방 풀거나 3*3 행렬 대각화하는 정도??

물론 나는 공학수학1 C+의 절망적인 수학 실력 + 컴공이라 미분방정식 따윈 볼 이유가 없음이라는 이유로 100점 만점에 68점을 받았다.
심지어 틀린 거도 뭐 그냥 계산 실수하거나 미방 해 Ce^x에서 C 안 썼다고 점수 10점 다 깎이고 그 정도…
그 다음 시간에 채점한걸 한명씩 출석 부르면서 나눠줬는데 교수님이 날 존나 째려보는게 느껴졌다.
‘흠 아무리 그래도 내가 존나 병신같은 점수를 받긴 했지…ㅇㅇ’ 하면서 들어갔는데 이시발 내가 1등이라는 거다.

놀랍게도 씨발 교실에 30명이 넘게 있었는데 3*3 행렬 대각화하는 문제를 나 혼자 맞췄다. (교수님이 내 이름 기억함 ㅅㅂ) 아니 시발 공대 2학년이 그걸 몰라…????
수업에서는 선대 복습 + 공수2 범위(벡터 미적분학이랑 푸리에 변환) 정도를 했는데 벡터 미적분학 배울 때 스토크스 정리를 어렵다고 안하고 소개만 하고 넘어가는 수업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그때부터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의 커리큘럼이 단단히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 여기가 잘못된건가? 아닌데 여긴 씨발 서울대보다 노벨상 많은데…??? 잘 모르겠다…

그리고 여기 되게 좋았던 점은 요일별로 수업시수를 챙겨준다는 점이었다. 한국은 공휴일이 많이 겹치는 수업이 있으면 보충을 잡거나 하는 식으로 솔직히 뭔 의미가 있나 싶었는데, 여기는 신기하게 월-금 수업일수를 정확히 채워줬다.
어떤 식이냐면 예를 들어 월요일이 휴일이 많으면 하루 정도 금요일에 금요일 수업을 하는게 아니라 월요일 수업을 하는 느낌이었다.
일본이 월요일 휴일이 꽤 많은데 월요일 공강이었던 나는 오히려 두배로 이득을 본 느낌이라서 좋았다. 우리나라도 이런거 도입좀 하면 안되나? 솔직히 보강쳐잡고 하는게 더 귀찮은거 같은데

사실 개인적으로 홋카이도 대학에서 제일 기대했던 건 동아리 생활이었다. 여행와서 일본어를 몇번 써본적은 있긴 하지만 뭐 길게 대화해본적은 없었고, 일본어 실력을 늘릴려면 역시 일본인 친구를 사귀는게 제일이라고 생각했었다.
동아리가 되게 많았는데, 원래도 밴드를 했었으니까 밴드부에 들어갈까 했지만 반년만 있을 조선인이 밴드부에 가입하려고 하면 ‘취주악부’ 당할까봐 지원은 안 했다. 내가 동아리 회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외국인이 들어와서 반년만 밴드하는건 되게 애매한지라…
애초에 기타를 연습용으로 싼 걸 구매하긴 했지만 기타말곤 장비가 없기도 했었다.

대신에 원래 그림도 그려서 일러스트 동아리에 들어가려고 했다. 널럴해보이는 분위기라서 편해보일 것 같았다. 애니 제작 동아리도 있었는데 여긴 처음에는 뭔가 빡세보여서? 안 들어가려고 했었다.
여긴 운동부같은건 정말정말 빡세게 돌아가니까 혹시 여기도 그런 분위기는 아닐까 약간 걱정하긴 했었다.

일러스트 동아리에 가입하려면 트위터로 DM을 보내야 됐는데 일론 머스크 이 씨발련이 팔로우 안하는 상대한테 DM 보내는 건 유로 인증 가입자만 가능하도록 바꿔서 눈물을 머금고 결제하고 보냈건만 DM을 안봤다.
한동안 안 보길래 이 새끼들 조선인이라서 거르나…? 라고 생각하고

어쩔수없이 애니 제작 동아리에 DM을 보냈더니 거의 바로 봤다.
무슨 신환? 같은게 있으니 꼭 와달라고 해서 갔더니 신입 희망자는 나밖에 없었다.
가보니 처음에 되게 안심했던게 회장이 말레이시아인이었다. 외국인이 회장할 정도면 외국인에 되게 호의적인 동아리라고 생각해서 바로 가입했다. 다들 반기는 분위기여서 괜찮았었다.
애초에 그림을 그릴 줄 아는 사람 자체가 굉장히 부족해서 원화가가 부족한 상황이라 다들 굉장히 친절하게 대해줘서 고마웠다.

생각보다 애니 제작 동아리는 빡센 분위기는 아니었고 (일 안 하고 노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다들 오타쿠인지라 금방금방 친해질 수 있었다. 사실상 홋카이도 대학에서의 유일한 인간관계였다.
수요일이랑 토요일마다 정기 모임이 있었는데, 뭐 간다고 강제로 일을 시키거나 하는 분위기도 아니고 사실상 작업 조금 하면서 재미있게 노는 분위기라서 부담없이 항상 꼬박꼬박 참가했었다.
원화도 몇개 담당받아서 그렸는데 처음 해보는 건데 다들 잘한다고 칭찬해줘서 고마웠다.

홋카이도 대학에는 ‘징파(징기스칸 파티)’라는 문화가 있는데 공터? 같은 곳에서 자리를 대여해서 징기스칸을 사온 뒤 다같이 먹는 행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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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모든 외부인한테 허용을 해줬다가 청소 문제 등으로 학생들한테만 허용해주는 걸로 바꼈는데, 동아리 애들이랑 즐겁게 놀았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확실히 오타쿠 아싸 동아리라 그런지는 모르겠으나 되게 다들 술을 안 마셨다. 기껏해야 맥주 한 잔 들고 오는 정도?
애초에 일본 대학교 1학년은 나이 상 술을 못 마시니까 아무래도 술을 부어라 마시는 문화가 정착을 안 한 거 같았다. 뭐 물론 신분증 검사를 하는 곳은 사실상 없어서 마실 놈은 마시기는 하는데…
우리나라는 술 안 마신다 하면 혹시 어디 몸이 안 좋냐는 소리부터 듣는데 여긴 아 그렇구나 하고 넘어가는 분위기라서 나처럼 술 안 마시는 인간한테는 너무 좋았다.

징파말고도 같이 이자카야도 가거나 영화도 보러가거나 했다.  참고로 내일 스키장도 같이 감 ㅎ
특히 고마웠던게 1월 중순 즈음에 슬슬 내가 삿포로를 떠나니까 떠나기 전에 밥 사주겠다고 다같이 모여서 스시집에 데려가줬다.
물론 뭐 비싼 스시집은 아니었고 1600엔? 정도 하는 스시집이었는데 너무 고마웠었다. 흑흑 잊지 않을게

아 그리고 일러스트 동아리는 DM 보낸지 한 일주일 뒤에 봐서 결국 가입에는 성공하긴 했다.
근데 아무래도 비공식 동아리라 그런지 정식 부실도 없었고, 정기 모임도 한 달에 한 번? 수준이라 친해지기가 힘들었다.
정기 모임 가봤을 때도 부실이 없어서 회장 집에서 진행했는데, 다들 별로 친하지도 않은 분위기였고, 대화 주제도 내가 끼기 힘든 주제(1학년 수업 등…)같은 것들 뿐이라 그냥 다음 정기 모임부터는 참여를 안했다.

뭐 ‘취주악부’한거 같지는 않고 그냥 내가 친해지려는 의지가 딱히 없었다. 솔직히 가장 큰 건 일단 애니 제작 동아리 사람들이 너무 마음에 들었다는 거였고… 별로 친해지고자 하는 의지를 못 느꼈다.
대신에 여기는 동아리 차원에서 회지를 제작해서 코미케에 냈는데, 나도 코미케에 굿즈 하나는 내고 싶어서 그림은 투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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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뒤에 포스터가 내 그림인데 그래도 내 그림으로 포스터 만들어준거 보면 조선인 차별은 안 하는듯?? ㄹㅇㄹㅇ
심지어 라인으로 곧 떠나는데 님이 그린 포스터 전해주겠다고까지 라인 옴… 일본인들 착한듯… ㄹㅇㄹㅇ…

다시 애니 제작 동아리로 넘어와서, 애니 제작 동아리 사람들 입장에서 나는 사실상 처음 본 한국인이라 한국에 관한걸 되게 많이 물어봤었다.
평소에도 길거리 지나가면 맨날 들리는게 KPOP이었고, 지나가다 보이는게 한국 화장품 광고고 하는 식이라 익숙한줄 알았는데 좀 신기했다.

오타쿠인데도 여자들의 경우 되게 한국 문화에 관심이 많았다. 대체 이게 왜 씨발 국뽕티비 주작이 아님? 왜 진짜로 인기가 많음 시발??
심지어 내가 진짜 전혀 알지 못하는 한국어 컨텐츠를 빨던데 (뭔 Alien Stage?? 유튜브 노래+애니 시리즈 같은거던데 뭔지 모르겠음)
‘보통 외국인들이 일본인한테 일본어가 모국어라 부럽다는 소리를 많이 듣는데 이제 그 기분이 이해될 거 같다’는 말을 들었을 땐 어처구니가 없긴 했었다 ㅋㅋ

생각보다 동아리원들 중에서도 한국어 공부를 하는 사람들이 좀 있었다.
그래서 나한테 한국어 질문도 많이 해서 몇 개 알려준 기억이 있다. 교과서에선 안 나오는 ‘최애’라는 단어라던가…
그리고 한국 음식도 생각보다 되게 좋아했는데, 이자카야 집에가면 다들 김치 나베를 되게 좋아했었다…
막 한국 김치랑 다르냐고 평가해달라고도 했던 기억이 있다 ㅋㅋ (참고로 그냥 뭔가 짭잘한 배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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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 친구들이랑 안 놀 때는 주로 오락실을 가거나 집에 쳐박혀서 빈둥거렸다.
오락실은 삿포로에 3개 정도 있는데 주로 스스키노에 있는 라운드원을 갔다. 기체 상태가 제일 좋기도 했고 게임기 종류도 제일 많았다.
오락실에선 주로 온게키를 했는데 원래 오락실 리듬겜은 거의 안 했지만 온게키는 일본에서밖에 못하는 게임이다 보니까 열심히 했었다. 나름 하다보니 실력도 늘어서 재미도 붙일 수 있었다. 아 씨발 한국 돌아가면 계속 생각날텐데 어카지 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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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댄스 어라운드도 가끔 했는데 이건 씹덕 버전 저스트 댄스 느낌? 한국에선 거의 안 알려진 게임이던데 재밌는 게임이라 일본 오락실 가볼 일 있으면 한 번 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집에 쳐박혀있는건 뭐 내가 나가기 귀찮아서도 있지만 일단 삿포로에서의 이동이 꽤나 어렵다.
뭐 눈오는 겨울엔 말하지 않아도 알 거고, 눈이 안 오더라도 일단 지하철역이 너무 멀고 비싸다. 편도 250엔인데 한번 대충 왕복하면 5000원쯤 깨진다는 거다.
거기에 버스환승까지 하면 버스비가 210엔인데, 대애충 왕복에 만원쯤 나가는 정신나간 교통비이다. 심지어 버스는 거의 한시간에 한번 오는 꼴이다.

그래서 보통 삿포로 사람들은 다 자전거를 타고다니는데 앞서 말했듯 나는 자전거를 안 샀다 시발…
그래서 나가기 귀찮을 때는 잘 안 나가고 그냥 기숙사에서 그림 그리거나 기타를 쳤다. 밖에 눈 오는 풍경 보고 있으면 재밌긴 했다.

지붕에 눈이 너무 많이 쌓여서 가끔 눈덩이(반쯤 녹았다가 다시 얼어서 사실상 얼음임)가 떨어질 때가 있는데 이때 소리가 존나 시끄럽다.
한 번은 자다가 존나 뭐가 터지는 소리가 들리길래 뭐지 씨발 전쟁이 났나? 아니 씨발 전쟁나도 홋카이도엔 미사일을 안 쏠텐데? 하면서 깼다가 결국 다시 잤는데
나중에 낮에 그림 그리다가 창문에서 뭐가 떨어지면서 터지는 소리가 또 들리길래 봤더니 눈이 떨어지는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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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렇게 창 밖 시야를 가릴 정도로 굳어있다가 시간이 지나면 떨어진다…
아니면 자주 온천(그냥 목욕탕)에 갔었는데 여긴 웬만하면 항상 야외 노천탕이 있는게 참 좋았다. 대가리는 차갑고 몸은 따뜻한 그 느낌을 좋아해서 자주 방문했다.

뭐 애니메이트나 멜론북스같은거도 있긴 했는데 애니메이트는 소올직히 살 굿즈가 좆도 없어서 자주 안 갔고, 멜론 북스는 가서 떡인지 많이 사왔다 ㅎㅎ!

여행도 나름 많이 갔다.
일단 처음 간 건 11월 중순에 간 도쿄였다. 원래 아는 낙붕이들이 삿포로로 온다고 했었는데 일단 삿포로가 거리가 좀 되기도 하고, 기숙사가 외부인을 못 들여와서 잠자리도 제공을 못해주고 그리고 제일 큰게 삿포로행 비행기표가 존나 비쌌던걸로 기억한다.
그래서 걍 중간 지점인 도쿄에서 만나서 같이 놀았다.
어차피 도쿄 왕복 비행기가 1.2만엔정도? 였어서 전혀 부담이 없었다.
아는 낙붕 선배가 도쿄에 집이 있으셔서 거기서 자면서 아주 재미있게 놀았다.

두 번째로 간 건 오타루였다. 뭐 사실 서울에서 수원가는 느낌이긴 했는데 ㅋㅋ 일단 오타루에 가서 스시도 먹어보고 싶었고 그때 오타루 쇼핑몰같은데서 코스행사도 한다길래 이런 시골짝 코스행사는 어떨지 궁금해서 한 번 가봤다.
확실히 코스어들 수는 적었고 뭔가 일반인들이 코스어들이랑 사진찍으면서 관심받는 행사라기 보단 코스어들끼리 좆목하면서 지들끼리 사진찍는 그런 분위기?였다. 한국이랑 확실히 코스 행사 느낌이 많이 달랐다.

세 번째로 간 건 노보리베츠였다. 온천마을로 유명한 곳인데 뭐 온천 유황냄새가 오지는 거말곤 음… 그냥 뭐 그랬다. 딱히 관광할 것도 없었어서…
그리고 홋카이도 관광은 딱히 더 안 했다. 어라 근데 생각해보니 굳이 홋카이도까지 왔으면 홋카이도 관광을 하는게 맞지 않나 싶긴 한데 ㅋㅋ

네 번째로 간 건 도쿄였다.
일본은 연말연시(12/31-1/4)가 연휴인데, 신기한건 공식 연휴는 1/1 뿐인데 그냥 저 앞뒤로 자율적으로 다 쉰다. 약간 우리나라 설날? 느낌이라서 저때 고향도 가고 이런 느낌인지라 홋카이도 대학도 이때 일주일 정도를 쉬었다.
그래서 다른 놈들 고향 갈 동안 나는 낙붕이들이랑 도쿄 여행이나 갔다. 어 한국 안 가
처음에는 코미케 가서 업적작을 했고 그건 아래 링크에 잘 적어놨다.


그리고 도쿄에서 맛있는 것도 많이 먹으면서 재미있게 돌아다녔다. 다만 연말연시다 보니까 식당이 좀 많이 쉬어서 그건 좀 아쉬웠다.

다섯 번째로 간 건 오사카였다.
이때 킹누 콘서트에 당첨돼서 오사카까지 가서 공연을 봤는데, 진짜진짜진짜 개오졌다. 츠네타 다이키는 신인가?
아 시발 이새끼들은 밴드음악이 주류인게 존나 부러웠다 그냥…
오사카에서는 별다른 관광은 안했고 기억나는 건 돌아오는 길에 눈이 존ㄴㄴ나 내려서 버스가 씨발 고속도로를 못타고 국도로 가서 원래 1시간 갈 거리를 3시간 간 게 기억난다. 눈 이 시발련…

여섯 번째로 간 건 치바였다.
정확히는 치바를 관광하러 간 건 아니고 씹덕새끼답게 마쿠하리 멧세에서 하는 블루아카 페스를 갔다 ㅋㅋ 이것도 밑 글에 잘 정리되어 있다.


이것도 비행기가 삿포로 돌아올때 눈 때문에 연착했었다 ㅋㅋ 시발 ㅋㅋ

한국에서도 친구들이 삿포로로 많이 놀러와줬다. 애초에 한국에서 가까운 도시기도 해서 겸사겸사 나 보러 오는 놈들이 많았고 심심하지 않게 지낼 수 있었다.

이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뭐 택배도 미리 보내 놔야 하고 전출 신청도 해야하고 나름 바쁘게? 살고 있다.
돌이켜보면 사실 굳이 교환학생을 와야 하나? 싶었던 시절도 있었다. 일단 혼자서 외국 생활을 해본 적도 없었고 일본어를 뭐 듣기만 존나 열심히 했지 한 번도 제대로 말해본 적이 없으니 친구들을 제대로 사귈 수 있을지 걱정도 좀 있었다. ‘취주악부’ 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도 좀 했고.
그래도 일본 생활은 정말 최고였다. 진지하게 내 인생에 있어서 이렇게 걱정 없이 맘놓고 논게 처음이었다. 인종차별이니 뭐니 그런건 하나도 없었고 다들 친절한 사람들뿐이었다. (아무래도 외모적으로 모르는게 크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혹시 교환학생을 고려하고 있든 안 하고 있든 간에 교환학생은 무슨 일이 있어도 꼭 오라고 말해주고 싶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비자가 학생비자이기도 하고, 장기간 외국에서 체류해보는 경험이라는게 엄청 좋은 경험이다.
특히 공대생이면 어차피 경쟁률 좆박아서 자격만 맞추면 어디든 갈 수 있을 거라(미국은 좀 셀지도?) 웬만하면 준비해서 꼭 나갔으면 좋겠다.

중요하니까 다시 적는다. ​교환학생 꼭 가라.


출처: 낙성대 갤러리 [원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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