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

원래 5년 전까지만 해도 세계 최초의 신문은

독일의 렐라치온과 아비소라고 알려져 있었는데

뜬금없이 조선에서 세계 최초의 신문 '조보'가 실물로 발견되었어

발행 연도를 따져보니 조선의 조보가 저것들보다 훨씬 먼저 만들어졌기에

서양에서도 조선의 조보가 최초의 신문이라고 인정해주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하던데

조선의 조보는 원래 승정원에서 발행하던 관영 언론지였어

그렇기에 나라 돌아가는 이야기들을 기사로 냈었는데

관영 언론 답게 어떤 정책이 시행되고 폐지되는지 기사로 실었으며

언제 과거가 시행되는지, 누가 합격했는지도 실었고

임팩트가 있는 상소문이 올라오면

임금이 어떻게 답을 했는지까지 기사로 실었는데다

천재지변이나 중국이나 일본 소식까지 올려서 그야말로 종합일간지 수준이었어

그래서 오늘날 발견되는 조보들은 발행 일자가 꼬박꼬박 적혀 있어서

근대적 신문 양식에 부합한다드라

원래는 이게 승정원에서 발행하는 거라서

관료나 사대부 계층에게만 배포하는 형태였었는데

당시에는 당연히 활판 인쇄 기술이 있었는데도

조판할 시간과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어차피 초서체로 흘려 써도 사대부 계층이면 다 알아본다' 라는 이유로

일일히 손으로 배껴서 흘려 쓴 다음

한양은 당일날 바로 배포했고

지방에 있는 관리들에겐 배달부들이 파견되어서 배달을 하는 방식이었어

다만 국경 지대 같은 곳은 매일 매일 배달하기에는

예산이나 행정력이 너무 많이 들어가니까

1주일 마다 발송하는 형태를 취했다고 하더라

원래 지방에는 고위 관료들에게만 배달이 되는 방식이라

귀양간 죄인들은 조보가 배달이 되진 않았는데

보통 파워 게임에서 밀려서 '잠시 쉬고 와' 라고 귀양 간 사람들은

해당 지역 고위 관료들이 알아서 조보를 구해주어서 대부분 조보를 봤었다고 하드라

그래서 정약용 같은 경우에도 귀양가 있는데

'임금이 정치를 저렇게 하네' 라고 평론할 수 있었던 게 조보 덕분이었어

그리고 일반인들도 과거 시험 일정을 조보를 통해서 알았고

임진왜란 중에도 조보가 계속 발행이 되어서

빤쓰런하던 선비들도 조보를 통해서 전황을 알 수 있었지

근데 이렇게 조보가 세계 최초의 신문이라고 불리는 건

고위 관료들과 사대부들만을 대상으로 한 관보 형태를 벗어나려고 했었기 때문이야

예나 지금이나 다들 나라 돌아가는 꼴 존나 궁금해 하잖아?

그래서 조보가 원칙적으로는 고위 관료들과 사대부들만 읽으라고 만들어진 건데

백성들도 조보를 구해서 읽고 싶어서 미치겠던 거야

이러한 트렌드를 파악한 글 좀 아는 중인 계층이

'야 이거 우리가 찍어서 배포하면 대박나겠다' 라면서

당시 승정원 관료들에게 로비를 해서 조보 한 부를 구한 다음에

이걸 목판에 찍어다가 시중에 돈 받고 뿌려버린 거야

그래서 '활자로 찍은 다음 일반인들에게 대량으로 유통 되었다.' 라는 점에서

조보가 세계 최초의 근대적 신문으로 인정을 받은 거야

이런 식으로 출판하니까 존나게 히트를 쳤지

이렇게 되니까 일반 백성들은 나라 돌아가는 꼴 알 수 있어서 존나 좋아했다고 쳐도

원래 조보가 배달되던 사대부 계층들도 일부러 돈을 내고 저걸 사서 볼 정도였어

왜 그랬냐고? 그야 원본 조보가 초서체로 흘려 써서 읽기가 존나게 고통스러웠거든

참고로 이런 글씨 전부 알아볼 정도면 한국에서 초서 전문가로 밥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다.

이런 걸 활판에 정자체로 인쇄해서 배포하니 존나 좋아 죽는 거야

그래서 선조 수정실록에도 이러한 인기에 대해 이렇게 적었을 정도였어

이렇게 정보가 생산되어 대량으로 유통이 되면

일반 백성들도 세상 돌아가는 걸 알게 되고

이렇게 정보를 가진 시민 계층이 형성되면 시민혁명이 일어나게 마련인데

조선에선 그렇지 못했어

왜냐고?

시팔 정신병자 선좆 새끼가

조보가 일반인들에게 유통된다는 소식을 듣고선

'일반 백성들이 나라 돌아가는 소식을 알고

개나 소나 정치를 논하는 꼬라지가 개탄스럽다'

라고 존나게 빡쳐서 금지시켰거든

당시 조보를 구해다 대량으로 찍어서 장사한 놈들은 물론이고

승정원에서 조보를 한 부 건네주는 거 반대하지 않은 관료들까지 죄다 작살났지

이렇게 해서 세계 최초의 신문으로 취급받은

민간에 유통된 활자본 조보는 3개월 만에 막을 내렸지

이렇게 조선은 '어디서 감히 백성들이 나라 돌아가는 꼴을 이야기 하는 건가' 라면서

개화기가 될 때까지 국정 소식을 관료들과 사대부들에게만 공유했고

활자로 인쇄하면 혹시라도 백성들이 내용을 알 수 있을까봐

조보가 폐간되는 날까지 끝까지 필사체로 베껴서 배포했으며

개화기가 되어서야 조선에 신문이 다시 나타나긴 했지만

그 시절에는 서구 국가들은 이미 수백년 전에 시민혁명을 이루어내고

근대국가로 전환하여 열강에 오른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이미 너무 늦은 상황이었지

만일 의심병 환자 선좆 새끼만 없었어도

조선에서도 시민 사회가 형성될 수 있었을텐데

잘 싸우던 장수들 죄다 무슨 무슨 죄 뒤집어 씌어서 도륙내고 숙청하던 선좆답게

이러한 흐름을 틀어막고 죄다 조져버린 거 보면

하 씨발...